** 우석훈의 <괴물의 탄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의 '한국경제 시리즈'의 마지막편이 <괴물의 탄생>이다. 우석훈은 C급 경제학자라고 스스로를 칭한다. 경제학의 역사와 어마어마한 경제사상사의 이름들과 비교하면 C급은 C급이다. 물론 우석훈의 팬들에게 이런 평가가 작가의  '겸손'이거나 아니면 '비난'정도로 들리겠지만 말이다. 우석훈은 대중적인 글쓰기로 나름대로 독자층을 확보한 학자다. 그의 책에서 나온 <88만원>세대는 이제 '고유명사'가 된 듯 하다.

 

 

 

 

나는 우석훈의 책을 그다지 읽지 않았다. 내게 리뷰상을 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이후에 그의 책을 본 적이 없다. 남들 다 본다는 <88만원세대>도 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우석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논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우석훈의 발견'은 삭막한 인문서적 시장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일이지만 그의 '주장'은 그렇게 '깜짝 쇼'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르트르가 그랬던가 '베스트셀러는 모두가 읽기 때문에 나도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내게 '우석훈의 책'이 그런 느낌을 준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나는 가끔 <88만원세대>를 봤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니면 우석훈의 다른 책들 <촌놈들의 제국주의> <명랑이 너희를...>들은 봤냐는 질문은 받는다. 아니라고 하면...질문한 이는 약간의 자부심과 함께 '그 책 꼭 보세요. 정말 좋아요' 라는 이야기를 한다.  "... ..."

이런 무언의 압박-진보적 인사면 한 권 쯤은 꼭 봐야할 것 같은 우석훈에 대한 열기-때문에 그의 '한국시리즈' 마지막인 <괴물의 탄생>을 사고야 말았다. 다른 책들에 밀려 있어서 그냥 화장실에 앉아서 몇 장 씩 넘겨봤다. 기획의도처럼 쉽게 씌여져 있는건 사실이다. 경제사상사에 대한 이야기가 대략 전반부였고 후반부는 한국의 현실과 이에 대한 우석훈의 대안이 나와 있는 듯 했다.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는 전제를 감안하고 들어준다면, 그렇게 '감동! 우석훈' 할 만한 내용은 없어보였다. 물론 내가 경제사상사를 배웠던 -지금은 뉴라이트의 핵심인물로 활약하시는- 그 분에 비하면 훨씬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맞다. 우석훈은 학부 수준으로 썼다는데, 요즘 대학생들에 비해 과거 대학생들의 수준이 높았는지, 아니면 나를 가르쳤던 그 선생이 강의에 재능이 없어,지루하게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다. 어쨋거나 우석훈이 무척 쉽게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1부는 경제학자를 중심으로 경제학의 흐름들을 따라가보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하다. 대게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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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0-13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석훈씨 책 하나도 안봤는데 늘 읽어야 한다는 압박에만 시달리고 있는 1인입니다. ㅠ.ㅠ

드팀전 2008-10-14 09:14   좋아요 0 | URL
^^ 그게 일종의 베스트셀러의 압박이지요.사실 어떨때는 그런 압박때문에 독서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합니다. 우석훈의 글은 기획자체부터 '대중성'을 염두에 두었고, 한국의 경제라는 현재적 문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괴물의 탄생>은 책도 얇습니다.

마들렌 2008-10-1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당장 사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길안내요
 







대한민국 중산층 ‘잔인한 10월’ [중앙일보]


금융위기 직격탄 장영학씨 3가지 고민
“분위기 휩쓸려 손댄 것들이 모두 상투 … 전문가도 기다려라 말뿐 … 속수무책”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여겨온 중견업체 임원 장영학씨. 미국발 금융위기가 주택 마련, 재테크, 자녀교육 기반을 온통 헝클어뜨려 놓았다. 딱히 시원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그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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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유통업체 임원 장영학(45)씨는 자신이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지구촌으로 확산하면서 그는 요즘 세 가지 고민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라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대출을 끼고 산 아파트 값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반대로 대출이자는 치솟는 바람에 손해 보고라도 지금 팔아야 할지 잠이 안 옵니다. 이미 반토막 난 주식형 펀드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기에다 자고 나면 뛰는 환율에 미국에 연수 보낸 딸을 불러들여야 할지….”

만날 걱정이지만 어느 하나도 시원한 해결책이 안 보여 답답함만 쌓여가고 있다고 했다. 장씨는 “되돌아보니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재테크 한답시고 잘 모르고 손댄 것들이 모두 상투를 잡은 것 같다”며 “찾아보면 나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거의 정점에 이른 2006년 말 경기도 용인 수지에 아파트를 샀다. 강북 집을 판 돈 2억7000만원에 대출 3억원을 보태 무리하게 51평짜리를 5억7000만원에 샀다. 그는 “당시에는 그렇게라도 집을 사지 않으면 나만 ‘부동산 잔치’에 끼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교육 여건도 강남 쪽이 좋아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집을 산 뒤 1년 동안 1억원 이상 올라 장부상으로는 이자를 치르고도 남는 장사였다.

하지만 올 초부터 집값이 슬금슬금 내려가기 시작해 지금 시세는 구입가보다 더 떨어졌다고 한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이 아파트 시세는 약 6억원. 하지만 인근 공인중개사가 “급매물은 5억원 이하짜리도 많다”고 하는 말에 화병이 생길 지경이다. 그간 대출 이자로 나간 돈만 4000여만원. 그의 연봉은 7200만원 정도. 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10%까지 올라 이자 부담도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됐다.

“유일한 바람으로 아파트를 팔아 그간 들어간 부대비용만이라도 건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주변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앞으로 1억원 이상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해 난감합니다.”

주식형 펀드는 2007년 말에 가입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가 넘어 펀드에 들지 않으면 바보라는 말을 듣고 뒤늦게 뛰어든 것이 화근이었다. 결혼하고 얼마 있다가 들어놓은 10년짜리 저축성 보험을 때마침 타 4500만원이 생겼다. 그 돈을 들고 증권사를 찾아가자 창구 직원이 자원 부국인 브라질이 유망하다며 ‘브릭스 펀드’를 권유했다. 그게 지금은 반토막 났다.

두 아이를 둔 그는 중학교 1학년인 큰딸을 지난해 8월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보냈다. 친구들이 미국·캐나다·호주로 다들 유학 갔다며 하도 졸라 마지못해 허락했다. 기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학교라 학비도 싸다는 말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당시 환율은 달러당 920원대였으나 지금은 1400원을 넘나들고 있다. 매달 보내는 홈스테이 비용 800달러도 큰 짐이 돼 버렸다. 한 달에 70만원 정도 하던 송금액이 요즘은 100만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용돈·책값 등 생활비까지 다 따진다면 1년 새 송금액이 거의 2배나 늘어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며칠 전 전화로 딸에게 돌아오는 게 어떻겠느냐고 묻고는 둘 다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는 신문에 나오는 금융전문가들의 조언이 도움이 될까 해서 열심히 읽어보지만 한결같이 “지금은 일단 기다릴 때”라는 말뿐이라며 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시래 기자

.....................................

이 기사의 인물이 실재인물인지 현 금융위기의 한 전형으로 예를 든 것인지 잘 모르겠다. 금융위기가 사실 남의 일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결코 그렇지 않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면 이런 쉬운 예도 괜찮을 듯 하다. 이번 위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지만....가장 영향을 안받는 사람은 지리산에서 토굴 파놓고 사는 사람들 밖에 없다. 그 외에는 누구나 다 여러 형태로 영향을 받는다. 이 참에 경제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좀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위의 기사를 보니까..도대체 중산층이 어딘가 싶다. 물론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건 이 신문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범위이자, MB정권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개념과 유사해 보인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겠다고 50% 이상의 돈을 대출받는 투기심리, 강남의 집값 상승을 염두해 두고 담보대출을 해주는-즉 부동산 거품을 불려온-은행권의 행태 등등....이 기사에는 너무 당연시 하지만 개별 행동 하나 하나의 욕망과 동기를 살펴보는 시각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 그냥 모든 것은 주어진 당연한 것이고 그 결과의 실패가 '눈물'이 날 뿐이다. 그렇게 이 신문이 숭상하는 '시장자유주의'에 기대면 '일말의 동정'도 필요없는 것 아닌가?  모든 '투자'는 '수익'과 '손실' 사이를 왔다 갔다하는 게 원칙이니까. 그리고 '투자'만 하고 늘 '이익'만 보는 '자본주의'는 유아적인 욕심꾼들의 자본주의 아닌가?

미국 간 딸에게 돈을 보내주지 못해서 통화하다가 눈물이 난 대목에서는 나도 눈물이 살짝 났다. 그래서 어제인가 20대 주부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면서 두 아이에게 유서처럼 남긴 글에 흘렸던 눈물은 싹 닦아주게 만든다. 그 27살의 어린 엄마는 ' 신발이 작아 발이 아프다는데도 신발을 사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달러 올라서 가만있어도 20만원씩 더 나간다.짜친다.(부산말이다)  미국에서 들어와라.'

'신발을 사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신발이 작아서 발이 아프다는데도...발이 아프다는데도'

눈물 나는 가을이구나.

힘차게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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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링 2008-10-11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일보 기자 연봉으로 어디 저 분이 고소득층으로 보였겠어요?

드팀전 2008-10-11 06:12   좋아요 0 | URL
중앙일보이에요..^^ ㅋㅋ
 

르 클레지오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사실 수상 발표 앞부터 심심치 않게 그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르 클레지오는 한국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이화여대에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에서 아예 살기까지 했다. 단지 살았다는 것 만이 아니라 그는 진짜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듯 보인다. 언젠가 국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스크린 키드로서 자신의 삶과 영화 제작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그리고 한국영화에 대한 칭찬과 애정어린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마 그 인터뷰가 그의 책 <발라시네>와 관련된 것으로 기억된다.

내게 르 클레지오를 알려준 사람은 내가 예전에 '황순원' 리뷰에 쓴 적이 있는 S형이다. 형이랑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르 클레지오'라는 이름을 언급했다. 나는 그를 잘 몰랐던 터라 '그가 누군데요?' 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그 사람을 모를 수 있어?' 라며 눈을 동글동글 떳다.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걸' 이라고 말했다.

원래 소설을 그다지 좋아라 하지 않았고, 특히 번역투의 문장이 싫었던 내게 '르 클레지오'는 낯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잊었다. 하여간 '르 클레지오'라는 이름은 그 때 입력된게 사실이다. 그 이후 몇 년이 지나고 서점에서 두리번 거리다가 '르 클레지오'의 이름을 다시 만나게 되기까지 잊고 있었다. 서점에서 내가 다시 만난 르 클레지오는 아주 촌스러운 표지의 <사막>이었다.

매혹적이었다.

이후 나는 <사막> 이라는 책을 여러 명에게 선물했다. 지금 내 옆에서 사는 아내에게도 선물했다. 결혼과 함께 '서재 결혼시키기'를 하고 난 다음에 그 책은 처조카에게 보내는 박스안에 들어갔다.지금 이 책은 품절상태인데 르 클레지오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더불어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후에 르 클레지오의 초기작인 <조서>를 봤다. 민음사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다.그리고 프리다 칼로에 대한 관심으로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를 봤다.

르 클레지오의 수상소식이 반갑다.  열심히 선물했던 책이 떠올라서 더욱 그렇다. 밀려 있는 책들때무에 르 클레지오를 바로 읽지는 않겠지만 몇 권을 보관함에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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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1-28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이요. 이것 때문에 사막을 샀는데, 정작 들어있는 게 옛날 판본이어서 드팀전님께 땡스투를 못하고 사는 게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요. 그래서 이렇게, 말로라도 '땡스투'를 남깁니다. 잘 읽을게요 ^_^

드팀전 2008-11-29 07:43   좋아요 0 | URL
^^ 받았습니다.
 

<시사in>은 잡지다. 다 알다시피 한국의 티나로사우르스 삼성과 맞짱 뜬 유인원들이 만든 시사 잡지다. <시사in>의 정기구독 권유를 '회사에서 볼 수 있다'는 핑계로 끊고 났을 때 미안함이 들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시사in>을 회사 자료실에서 봤다. 원래 모든 잡지를 꼼꼼히 읽지 않는다. 어떤 이들이 재미있다고, 속 시원하다고 말하는 진중권이나 우석훈의 글들도 주마간산으로 읽는다. 그렇기 때문에 특집 <강남좌파> 역시 요지만 파악하는 수준으로 대충 읽었다.

나는 그 말을 처음 들었다. 그런데 이미 포털의 국어 사전에도 나와 있는 말이었다.

강남좌파: 몸은 상류층이지만, 생각은 진보적이고 좌파적인 사람을 이르는 말.

<시사in>은 강남에서 촛불을 들고, 한겨레와 경향을 보고, 이명박에 반대하고,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잡지는 진보신당의 강남 10% 지지율을 상당히 주목했다.)....정치행동적인 측면에서 그런 것을 '강남좌파'의 몇 가지 예로 들었다.

사실 나는 가끔 '로또'를 꿈꾼다. 그런데 '로또'가 당첨되면 이걸 하고, 저걸 하고...이러다가 항상 2부로 이어지는 질문이 그거다. "내가 로또 당첨되어 부자대열-요즘 로또로는 부자대접 못받는다지만-에 낀 다면 내가 말하는 범좌파로 남을 수가 있을까?  멋진 외제차를 타면서 좌파서적을 읽어도 스스로 어색하지 않을까? " (^^; 어색해도 되니까 로또 한 번만 되보자. 석 달에 한 번쯤은 사는데 5천원 맞기가 왜 이리도 힘든지.)

하여간 내 꿈의 2부 만큼 많은 돈을 가지고  현실을 사는 사람들이 '강남좌파'라는 부류인것 같다.

먼저 <시사in>의 섹시한 소재를 찾아 헤메는 하이에나 근성(모든 언론이 갖고 있는 카인의 DNA다)과 오도방정이 이 닦고 가글 못한것 처럼 씁슬하다. 기본적으로 <시사in>은 '계급'에 대해 '동일한 속성을 갖고 있는 부류'라는 전통적인 분류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하다. '강남 좌파'의 반대말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 반대말은 '울산 우파','창원 우파' 쯤 될 것이다.(두 지역은 노동자들의 구성비율이 높은 곳이다.) '강남 좌파'가 특이한 현상처럼 보이는 것은, 이 지역에서 '노동자 계급이 어떻게 한나라당을 찍을 수 있지' 하는 질문과 같은 지평의 것이다. 결국 풀리지 않는 미적분 앞에서 발만 동동구르다 보면 남는 건 성질 뿐이다. '어떻게...노동자가...어떻게...농민이...어떻게...20%가...' 결국 나오는 것은 계급성을 잃어버린 정치적 행태에 대한 '분노작열'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게 '계급은 동일하지 않다.'(진부한 명제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가 한나라당에 투효하는 것' 과 '강남 좌파가 진보신당'에 투표하는 것이 분노하거나 칭송할 만큼의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착취의 구조와 불의가 은폐되는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 10%가 90%를 이용해먹는 구조에 대해 끊임없이 싸워 나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분노'와 '성토'는 자기정초를 위한 만족일 뿐 '소통'을 위한 첫걸음일 수 없다. 

'강남좌파' 라는 말은 '좌파'라는 단어의 활용면에 있어서 현 정권이 노무현 정권을 규정했더 '잃어버린 10년'의 주체인 '좌파'와 같은 뉘앙스를 갖는다. 즉 현 정권을 기준으로 그 왼쪽에 있으면 '좌파'고 아니면 '우파'가 된다. '강남좌파' 라는 말 역시 역시 현재의 무식한 정권에 반대 기치를 드는 세력을 뭉뚱그리고 있다.  '안티MB'로 '좌파'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자의적이며 이분법적이고, 앞서 말한 것 처럼 MB적이다. (좌파를 무슨 순혈엘리트집단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내가 싫어하는 두 단어가 동시에 들어가 있다. 단지 수구세력에 반대하기에 '좌파'라고 붙이는 것의 몰상식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그걸 MB가 하는데  그대로 따라하다니...미워하며 닮는가.)

그런 차원에서 '강남좌파'라는 말에는 자의적인 이분법이 내재되어 있다. 그것도 한정된 틀 안에서이다.  '강남좌파' 는 자신의 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말을 하지 않는다.  이런 이들에게 '인류는 희생양의 역사위에 서있다' 라는 말을 꺼낸다는 것은 이해받지 못할 말일뿐이다. (물론 그런 원죄의식이 좋은 것 만은 아니다. )그들에게 '부'의 결과는 '천부인권'처럼 자신들에게 입혀져 있다. 그들이 어떤 수단을 통해서 돈을 벌든 그것은 그들의 관심이 아니다. 부동산 거품으로 돈을 벌든, 정실 자본주의를 따라 돈을 벌든, 사교육을 통해 돈을 벌든..그것은 지금 이 대목에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 결국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 것만을 '도덕'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그들은 자신의 '능력' 만을 말하지, 그 '능력'이 어떤 시스템에 의해서 '좋은 능력'으로 간택되는지는 별로 말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권력,지식의 결합이 있다. 최근 침뜸 논쟁을 불러일으킨 노구의 침술가가 있다. <시사IN>도 그 기사를 다루었다. 현재 한의사가 돈 잘버는 직업으로, 수능 고득점자들의 전공으로 선택되는 것은 과연 '한의학'이 그것 자체로 '뛰어난 능력'의 무엇이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것은 선택과 배제라는 권력 관계에 의해 배분된 것이다. 침구사들은 근대한의학의 이름으로 배제되었다. 그들이 배제되지 않았다면 한의사들의 벌이는 지금보다 떨어졌을 것이다. 그럼 입학 수능 점수도 조금 낮아졌을 게다.(물론 강남좌파나 한의학도가 이런 시스템의 배분에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라는 말은 아니다. 그런 차원이 있다는 점에 대해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강남좌파'는 자신들의 '부'에 그런 '권력과 자본'의 우생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일언반구 하지 않는다.    

'강남좌파'는 일종의 '유사 진보'의 형식을 갖는다. '반MB 정서'에 부하뇌동만 하지 않는다면 사실 그들은 '보수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보수주의'를 '좌파'라고 부르는 것은 '한국의 구태의연한 보수정권'외엔 보지 못했다. 그들은 '토니적인 보수주의'이며 그것은 오히려 전통적인 의미의 '보수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그들이 특히 강조하는 것이 '노블리스 오블리주'인데 바로 그 점이 '보수주의 도덕관'의 핵심이다.

"'강남좌파'라면 한 해 4번 가던 해외여행을 타인들을 고려해서 2번으로 줄일 줄 알아야 한다."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해외 나가서 쇼핑하느라 돈 쓰는 것 보다 국내에서 어려운 이들에게 베푸는 것이 훨씬 좋다. 이게 '노블리스 오블리주'다. 그것은 그것일 뿐이다.

블로거 중 어떤 이는 이것을 두고 '떳떳한 부자로 살겠다는 강남인들의 의지'라고 표현했다. 진보인사들이 가장 치를 떨만한 영국의 신자유주의 대모 '마거릿 대처'를 생각해보자. 그녀가 최종적으로 목표했던 이데올로기적 지점이 바로 그것이 었다. ' 부는 좋은 것이다. 부자가 당당하게..' 그러기 위해서 대처는 '시장외엔 대안이 없다' 와 '빅토리아 시대로 돌아가자' 라는 구호를 내건 것이다. 앞에 슬로건은 말 그래도 '자유시장주의' 이며 뒤의 슬로건은 '도덕주의'와 '애국주의'를 상징한다.

이번 주 <시사IN>의 '고뇌하는 보수 우파'에서 대담자로 나선 중앙대 모 교수의 인터뷰가 사실 '강남좌파' 와 이데올로기적으로 가장 가깝다고 본다. 그 교수는 보수파 내에서 '안티 이명박'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촛불시위'에 대한 정부의 몰아잡기식 대응에 반대했다. 교과서 논쟁에 있어서도 비교적 '중립적' 태도를 취한다. 이 사람은 '좌파'인가? 그렇지 않다. (현재 한국에서 이것만 해도 '좌파' 취급을 받는다는게 얼마나 '좌파'가 빈약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강남'이라고 모두 부자만 사는 것도 아니다. 강남에는 모두 '로데오' 만 있는 것도 아니다. 진보신당이 강남에서 10%를 얻었다고 하는데 이 표가 '강남좌파'에서 나왔는지 강남의 빈자들에게서 나왔는지 비밀투표 상황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시사IN>은 당당하게 '강남좌파 날자 진보신당 뜬다' 라는 식으로 쓰고 있다.

어쨋거나 '세상 어느 곳에나 부처도 있고 악마도 있다.' 는 어느 선승의 하이쿠처럼 강남이든 강북이든 여러 계급과 여러 정치적 의견들이 모여있다. 물론 그 안에는 지역적 편향성등이 존재한다. 강남에서 '노블리스오블리지'에 대해 생각하고 '건전한 보수주의'가 되려는 시도까지 나무랄 수는 없다. 안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나. 그러나 그곳에는 '생산'은 없고 '소비'만 있다.(이 의미는 이중적이다.)  1억을 한 달 판공비로 소비하듯 '좌파'가 그렇게 소비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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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링 2008-10-09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재열 기자의 블로그에도 강남좌파보다 강남진보가 더 적확한 표현이라고 밝히셨더라고요.
 

저 정말 궁금해서 물어요.

글을 작성할 때는 분명히 작은 글인데, 왜 저장하고 나면 큰 글자로 바뀔까요?

수정버튼을 누르고 보면 작성상태의 작은 글이 확실하고, 다시 확인하면 또 큰 글이고?

전 큰 글자가 싫어요. 뭔가 눈에 확 안들어와요.

정말 답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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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10-0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페이퍼 그냥 작은글로 보이는데.. 드팀전님은 크게 보이시나봐요?

드팀전 2008-10-0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전 크게 보여요...뭔 일이래???

니나 2008-10-07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용하시는 컴터 모니터 설정 모시기 때문에 그럴거라고 알고 있는데 저도 전문가는 아닌지라... 암튼 저한테도 그냥 작은글로 보입니다.

드팀전 2008-10-07 17:56   좋아요 0 | URL
모니터 설정..옹 그게 뭔지..댓글은 작게 나와요

람혼 2008-10-07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익스플로러 메뉴 중 '보기 → 텍스트 크기'에서 글자 크기를 '크게'로 해놓으신 건 아니겠죠...??

드팀전 2008-10-07 17:55   좋아요 0 | URL
그건 아닌데요 ㅜㅜ

전호인 2008-10-0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게 보이는 걸요.
알라딘 만의 문제라면 해결책을 제시해 드리기 난감하고, 전체적인 화면이 그렇게 나온다면
인터넷 메인화면에서 ->제어판-> 디스플레이->설정->화면해상도에서 픽셀을 1024*768로 조정해 보시길 바랍니다.

드팀전 2008-10-08 17:22   좋아요 0 | URL
^^ 전체적인건 아니구요.

비로그인 2008-10-08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험상으로는 밑에 긁어오신 한겨레 기사(시일야방성대곡 글요) 때문에 그럴 겁니다. 저도 왜인지는 모르지만, 긁어온 글의 포인트가 크면 보고 있는 다른 페이퍼의 글도 영향을 미치더라구요.
제 추측에 드팀전 님과 다른 분이 보실 때 글자 크기가 다른 것은,
드팀전 님은 페이퍼를 펼쳐보기로 해서 보고 계실 것이고
다른 분들은 아마 서재브리핑 등을 통해서 이 글만 화면에 나오도록 해서 보고 계시기 때문일 겁니다.
드팀전 님도 페이퍼를 목록보기로 하신 다음 "저 정말 궁금해요" 이 글만 클릭해서 보세요. 그럼 글자가 작아 보일 걸요. 아마도.^^
그래서 저는 가끔 큰 글자가 넘 눈에 불편할 때에는 기사를 그냥 바로 갖다 붙이지 않고 다른 게시판에 가서 작게 만든 다음 스크랩합니다. 그럼 다른 글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요. 한겨레 기사는 이상하게... 이웃글들에게 피해를 주는..^^;
문제의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경험상 얻은 현상만을 말씀드리고 갑니다. 쿡.^^

드팀전 2008-10-0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경험이 정답이네요..ㅋㅋ 저의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이해하시고 계시구(아욱 오랜만에 느껴보는 동류의식) ..해주신데로 해봤더니 정말 그렇게 됩니다.
그런데...그럼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해야하나요. 한번 퍼오기를 크게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가? 어쨋든 고맙습니다.

비로그인 2008-10-09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분간 '시일야방성대곡'과 같은 페이지 상에 놓이는 글은 모두 글자가 뻥튀기될 거예요. 페이지가 넘어가면 괜찮아지고요. 해결은 두가지예요. '시일야방성대곡'의 글자를 작게 하시든지, 빨리 페이퍼를 많이 써서 페이지를 넘겨버리든지...ㅋㅋ^^;

드팀전 2008-10-0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박사학위 드려야겠어요.ㅋㅋ 정답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