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술 1902-1950 - 조국엔 언제나 감옥이 있었다
안재성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인터넷 서핑하다 우연히 책소개를 보고 읽게 되었다. 일제시대와 해방 직후 이땅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충분히 시류와 물결에 몸을 맏기고 편안히 남들보다 나은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처지였지만 더큰 대의를 위해 자신의 생을 화려하게 불태운 인물.

어릴 적 근대사나 해방국면의 드라마에 종종 소재로 나왔던 누가 거기 얽혔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던 정판사 위폐사건으로 인해 정치적 사회적 생을 마감해야 했던 인물 이관술의 삶의 흔적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시절 남아 있는 사료도 부족하고 그의 삶을 증언해 줄 이들도 거의 세상을 떠난 상황이라 몇몇 친지들의 증언과 그리 많지 않은 자료를 통해 그의 삶의 흔적을 더듬다 보니 조금은 지루하고 건조한 내용이었지만 표지에도 보이는 그의 모습에서 조국을 위한 그 조국에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강인한 의지와 뜨거운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2~30년 사이의 사회운동에 대한 자세한 정리도 안돼 있는 우리네 형편에서 60년 이전의 그가 살아온 기록들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언젠가 이땅에 지금보다는 좀더 세련되고 합리적인 진정한 보수와 진보 세력이 공존하게 되는 시기가 온다면 객관적으로 그의 삶을 평가할 기회가 올런지...

작가의 전작 <경성 트로이카>를 통해 소설이란 쟝르를 통해서라도 그의 삶을 더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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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와 박중훈. 내가 그리 선호하지 않는 배우들이다. 이들이 처음 모습을 보였을 때만 해도 대단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속에 품고 있던 에너지를 다쓰고 연륜과 관록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둘이 함께 출연해 공전의 히트를 친 <투캅스> 이전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연기관을 구축한 멋진 배우들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가벼운 코메디로만 돌며 자신들의 재능을 소비하는 느낌이었다. 개중 <박봉곤 가출 사건>에서 보여준 안성기의 모습이나 <황산벌>에서 보여준 박중훈의 모습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만 그외의 작품들은 내눈엔 지리멸렬로 보였다.

한물간, 과거의 영화만 곱씹으며 살아가는 퇴물 가수와 그에게 올인해 청춘을 다 바쳐놓고선 가수는 가수대로 가정은 가정대로 망가진 채 살아가는 매니저. <황산벌>, <왕의 남자>처럼 쉽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예상치 못한 웃음과 감동을 준 이준익감독의 작품이라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 갈데까지 간 인물들이 영월이란 낯선 곳에 가서 주변의 사람들과 부딫히면서 겪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영화라 좋았다. 영월의 풍광도 좋았고, 열정적인 Rock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좋았고 다방에서 차 배달하는 아가씨와 주변의 서민들의 모습, 영월이란 곳을 배경으로 우리가 사는 도시의 각박함을 벗어던지고 순수하게 사는 이들의 모습이 좋았다.



결말에서도 늦긴했지만 철든 최곤의 모습을 보여주며 혼자 잘나서 성공하는게 아니라 그를 비춰주는 주위 사람들과 그를 사랑해주는 많은 이들이 필요하단 걸 알려주는 따뜻한 에피소드를 가진 영화라 좋았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건 마지막 결정적인 한방이 빠진 느낌이다. 따뜻하고 정겨운, 재미있고 즐거운 에피소드들은 나열했는데 정작 감독이 관객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그걸 나처럼 무딘 사람은 알기가 어려웠다. 감독의 전작들이 보여준 해학에 비해 사회에 대한 굴절된 것들에 대한 야유와 비판도 없이 이제는 자신의 제일 큰 장점을 빼버린 조금은 밋밋한 느낌이어서 자극적이기 않고 가슴 따뜻하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이지만 조금은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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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11-10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인기는 한순간이지만, 삶은 영원하다. 그러니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을 소홀히 대하지 말자.
하하~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의 고전 읽기 - 이 시대 대표 지성인 10인이 말하는 나의 인생과 고전
공지영 외 지음 / 북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배에서 차지하는 용골의 위상이 사람에게 있어서 교양 교육, 특히 고전의 가치와 다를 바 없다고 믿는다. 용골이 튼튼해야 선박의 안전한 운항이 보장되듯, 사람 역시 제대로 된 '고전'의 밑바침 위에서야 시시각각 닥쳐올 인생 항로의 위기를 이겨내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고전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별 탈 없는 공자님 말씀'이 아니라, 인생을 항해하며 봉착하는 삶의 위기를 버텨 이겨낼 힘의 근원인 것이다."(P88~89 배병삼의 글 중에서)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일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 고전으로 살아남은 것들은 그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오랜 세월 깊이 있게 검증돼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특정 전문 분야의 고전이든 일상생활의 가치를 전해주는 고전이든, 아니면 사람들간에 전해지는 속담이나 그보다 더 못한 것이라도 끊이지 않고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면 삶의 위기를 헤쳐나갈 힘의 근원임과 동시에 그 자체에도 뭔가 권위와 힘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고전은 옛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가장 첨예했던 문제들을 예술가들이 자신의 세계관 속에 풀어냈지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읽지 않으니 뱉어 놓을 것이 없다. 고전이란 사랑하거나 좋아해야 하는 것이지, 존경하거나 흠모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P129 변영주의 글 중에서)

고전을 지나치게 존경하거나 흠모하다 보면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행간의 의미는 잊어버리고 자구에 연연해 진정한 그가치는 잊어버리고 만다. 거기에 조금 더 지나치게 되면 교조주의, 광신적 모습으로 고전의 좋은 의미를 주위 사람들에게 고통으로 느끼게 할 수 있다. 속치 얼치기들. 나도 예전에, 지금 그런 얼치기의 모습을 가지진 않았을까?

"고전의 매력 혹은 위력들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바로 그것을 읽는 시기나 읽는 사람의 현재 처지에 따라 늘 새롭게 해석된다는 점이다. 한 권의 고전을 평생에 걸쳐 여러 번 읽다 보면,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P194 표정훈의 글 중에서)

누군가 아는 만큼 보이고 사랑하는 만큼 알게 된다고 했다. 특히 고전은 읽을 때마다 내가 커온 걸 느끼게 해준다. 단순한 한줄의 글 속에서도 내가 가진 세계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많은 생각할 꺼리와 결과를 안겨 준다.

"자신의 의식 세계와 가치관을 살펴보는 것은 결국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를 살펴보는 성찰적 작업인 동시에 한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P231 홍세화의 글 중에서)

결국은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로 귀결되는 문제이다. 고전의 읽기와 이해가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에서 삶의 방향에 지표가 되고 과거의 인류가 축적한 경험 속에서 내가 사는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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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애들 엄마랑 극장엘 갔다. 애들 엄마는 멜로 영화라면 사죽을 못쓰는 터라 <가을로>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두고 고민하더니 멋진 유지태가 나오는 <가을로>를 선택했다.



내경우는 영화를 선택하는데 감독과 배우를 먼저 보는데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감독에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 <여자 정혜>의 김지수 조합이라 기대가 컸다. 특히 <여자 정혜>를 못봤지 때문에 그영화 한편으로 많은 호평을 받은 김지수의 연기가 궁금했다. 근래 TV에서 연기한 그녀의 모습은 조금 별로라 생각했었는데 영화에선 어떤 모습을 보이나 알고 싶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약혼녀를 잊지 못하고 사는 검사 현우가 맡은 사건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자신의 약혼녀 민주가 남긴 기록을 따라 여행에 나선다. 민주가 신혼여행지로 계획해 둔 우이도, 소쇄원, 불영사 등 이땅의 아름다운 자연을 따라 여행하다 우연히 잦은 만남이 이루어진 세진을 통해 민주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작품은 사랑하는 이를 못잊어 그녀와 어떤 신비한 형태로 다시 교감하는 모습이 감독의 전작 <번지점프를 하다>와 많은 유사한 느낌을 준다. 단순한 멜로로 그치지 않고 빙의나 동성애 코드로 논란은 있었지만 사랑하는 이의 부재를 잘 표현한 전작만큼이나 이번작품도 사랑하는 이의 부재와 그녀가 남겨둔 기록과 여행을 통한  극복을 보여주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소재로 사용한 '삼풍백화점 사고'나 '한양글로벌'로 이름 붙인 사건 등은 단순 소재로만 돌리기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거기에 비해 조금은 가볍게 다루지 않았나 싶다. 현우나 세진을 통해 살아 남은 이들의 아픔과 고통도 표현해 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이쉬움이 컸다. 다만 세진父가 체육관에서 세진母의 다리를 주물러 주다 통곡하는 장면은 그나마 사랑하는 이를 어이없는 사고에 잃은 가족들의 고통을 잘 표현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한가지 현우와 세진간의 공감이 마지막 장면에서 그들이 새로운 길을 바라볼 만큼 컸었나 하는 느낌이다. 현우는 세진을 통해 여행을 통해 떠나간 민주를 떠올렸다지만 세진은 민주와의 추억은 있었다 해도 그렇게 쉽게 현우와 어떤 발전할 관계를 만들 수 있었나 싶은 의문이 들었다.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잘 풀어갔지만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감독이나 배우들의 전작의 그림자가 원체 컸기에 좋은 영화여도 내가 만족을 못하고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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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이전의 자존감이 평생 행복을 결정한다
토니 험프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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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 책의 표지를 보곤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이미 늦다." 거기에 8살이전 평생행복 이 강조된 모습이 조기교육을 강조하며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을 이용하는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며 조기 교육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인간이 가정이란 틀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정서적으로 중요한게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고 가정 생활 속에서 부모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자존감,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의 개념을 읽으며 예전부터 듣던 사랑받고 큰 사람만이 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물론 그렇게 성장하지 못한 경우에도 개인과 주변의 노력으로 그러한 환경을 뛰어넘을 수 있지만 어릴 때부터 부모간에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느끼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면 그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세상을 좀 더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하루하루 직장 생활이 바쁘고 힘들다는 핑게로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는 아빠인 내가 이책을 읽으며 내생활의 많은 부분을 반성하게 됐지만 생활 속에서 한꺼번에 모든 걸 고쳐나가기엔 내가 아직은 모자란게 너무 많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이미 늦다"고 했지만 책속에서 소개한 많은 사례들에서 어릴 적 자존감에 상처 받고 힘들게 성장해도 나이들어 심리 치료를 통해 보다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하는 이들을 보며 지금부터 늦었지만 조금씩 내생활을 고쳐나가면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조금은 보기 좋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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