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속을 걷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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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아름다운 영화의 배경지를 찾아가는 여행, 언제 여유가 생긴다면 꼭 한번쯤 계획하고 싶은 모습이다. 그런데 영화전문기자라는 양반이 부럽게도 그런 곳들을 다녀와서 멋진 사진들과 함께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제목도 뽀대가 난다. 필름 속을 걷다.

여행지를 선택하게 한 영화들도 그면면들이 예사롭지 않다. <러브레터>, <비포선셋>, <화양연화>, <나니아연대기> 등 다들 한번쯤을 보며 그배경을 아름답다고 생각해봤을 곳들과 장국영을 추모하며 그의 영화와 관련된 곳을 탐방했다거나 영화의 배경이 아니었더라도 꼭 가고픈 여행지로 손 꼽히는 쿠바, 티베트, 부다페스트, 베니스 등...

영화와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한권에 풀어줄 수 있을만하다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구성과 내용이다.

하지만 한정된 지면에 너무 많은 것들을 담아내려 해서일까? 왠지 내가 가진 갈증을 해고했다기 보다는 뭔가가 빠지고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개된 영화 중 그럭저럭 한둘 빼고는 다 본 영화들이지만 그영화에서 내가 감동받고 내 시선을 끌었던 배경들과 그곳의 아름다운 사진과 설명들이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내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영화의 명장면의 배경이 되었던 그곳들이 감동을 주었던 그영화들이 만나서 다시 영화를 찾아보고 싶고 배낭을 메고 훌쩍 떠나보고 싶게 만들어주지 못하고 말았다. 영화들도 최근의 작품들과 젊은층의 취향에만 맞추다보니 쟝르나 주제가 다양하지 못했고 영화와 여행의 조합으로 풍성한 내용을 전해주려는 시도는 각각의 내용들을 다 담아내지 못하고 버거워하는 느낌이 역력했다.

런던을 소개하는 <러브 액츄얼리>도 과거 워털루다리를 배경으로 했던 <애수>나 런던의 지명을 그대로 쓰고 있는 <노팅힐>과 함께 하며 여행에 촛점을 맞추거나 영화에 촛점을 맞췄다면 좀 더 상세한 영화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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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0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티테마님. 주말입니다.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바쁘신가 봅니다.
저도 그다지 나아진 사정은 아닌지라 여전히 바쁘긴 하지만 아무리봐도 안티테마님만큼은 아닌듯 싶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이벤트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안티테마님이 뷰리플 말미잘님과 조2위 공동이 되벼렀습니다. 승자승까지 따져도 비기셨고요.^^ 그래서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제 서재에 방문하셔서 안티테마님 이름이 걸린 페이퍼에 댓글 하나 달아주시는 수고를 하셔야 할 듯 합니다.^^ 바쁘신 와중에 잠깐 바람쐰다 생각으로 방문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책과함께 아틀라스 1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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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닐 적 내가 가장 열심히 읽은(?) 교과서는 사회과부도다. 우리나라와 세계지도가 있고 우리나라 각지역별 지도와 대륙별 지도를 보면서 세상의 넓음을 보았고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의 국가별 권역을 보면서 시각적으로 역사의 변천을 읽었고 동일한 형태로 구성된 세계지도는 세계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하기에 더할 나위없는 책이었다. 그래서 처음 교과서를 받으며 사회과부도를 펼쳐놓고 또 새로운 내용이 뭐 있나 열심히 찾아보곤 했었다.

정치지리의 세계사라는 부제가 붙은 이책을 펼쳐드는 순간 학창시절 열심히 봤던 그 사회과부도가 생각이 났다. 각종 다양한 형태의 지도를 통해서 각 국가나 지역의 역사와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고 칼리닌그라드처럼 듣도 보도 못한 지명을 통해 유럽의 정치지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뉴스에서 심심찮게 접하게 되는 외신의 지역분쟁이나 자원을 둘러싼 분규들 민족간의 갈등과 환경이 파괴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등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다.

지도라는게 요즘 요행하는 네비게이션처럼 단순히 빨리 길을 찾아가는 용도로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딴에는 역사와 세계의 정치, 경제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신문 기사들을 보고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세상은 넓고 그만큼 우리 지구촌은 많은 문제를 안고 산다는 걸 보며 우리세대가 다음세대를 위해서 조금이나마 해결해 줘야하는 문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님을 생각한다.

좁은 이땅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서도 좌절을 느끼고 무력함을 확인하는 시기에 한번도 접하지 못하는 나라와 민족들의 문제와 갈등이 뭐 중요한가 물을 수도 있겠지만 통신과 교통의 발전으로, 에너지와 자원문제라는 한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사안들에 대해서도 올바른 판단으로 뭔가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가고 실천하는데 자그마한 보탬이 될 방법은 없을까 하고 감히 생각해 본다.

프랑스에서 쓰여진 책이다보니 유럽과 가까운 중동, 아프리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내용에 비해서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를 주변으로 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다뤄진 느낌이라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가 느끼는 북핵이나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으로 인한 갈등들도 다뤄줬더라면 정말 피부로 느껴지는 정치지리사가 됐을텐데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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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 - 우리가 몰랐던 특별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쿠바를 사랑한 사람들, 개정판
천샤오추에 지음, 양성희 옮김 / 북돋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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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때만 해도 쿠바는 절대 갈 수 없고 가서도 안되는 나라라는 생각이 컸었다. 이념의 대결이 막바지에 이른 시기였으니 아무리 그곳의 풍광과 음악과 그곳 사람들의 삶이 멋있어도 그런 정보를 접할 수도 없고 지금도 몇 안남은 사회주의 이념을 지키는 국가니 당시는 오죽 했을까? 쿠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체 게바라 마저도 당시에는 이땅에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소수였을테니...

사탕수수와 시가의 나라, 체 게바라가 목숨을 바쳐 혁명을 수행한 나라,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라는 영화와 함께 그들의 음악과 춤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나라가 쿠바다. 예전엔 금단의 땅으로 여겨졌던 쿠바를 소개하는 책자들이 근래에 계속 출간되고 있고 여행관련 프로그램에도 간혹 쿠바를 소개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도상에선 지구 반대편의 멀리 있는 거리는 변함없지만 심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거리는 이제 무척이나 가까와지고 있는 곳이 쿠바다.

근래 읽은 모영화 전문 기자는 체의 이미지를 통해 혁명이 과잉된 상품의 이미지가 넘쳐나는 곳이라고 쿠바를 평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열정이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쿠바인 것 같다. 근래 접한 쿠바관련 서적들이 근세의 쿠바에만 촛점이 맞춰졌었다면 이책은 유럽인의 신대륙 침락시기부터 지금까지의 쿠바를 역사, 인종, 종교, 음악 등 다양한 부문으로 조명하고 있다. 특색있게 각자가 중국계라 그런지 쿠바의 인종을 소개하며 중국이민들에 대한 역사도 다뤘던 게 눈에 띄인다.

강대국 열강의 침탈과 폭력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쿠바가 지금은 어렵고 힘든 경제적 상황이지만 자신들만의 문화와 자존을 지키며 나름의 생활을 살아나가는 역사적 배경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종교나 인종에 관한 부분은 쿠바를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자뭇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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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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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꼭 하고 싶지만 못하는 일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여러가지 대답 중 빈도가 높은 것 중 하나가 여행일거다. 요즘 젊은 후배들을 보면 명절연휴나 휴가를 이용해 멀리들 가곤하지만 가정이 있고 학교다니는 아이가 있고 맞벌이인 경우 여행을 떠나기가 쉽지 않다. 가족여행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고 혼자만의 여행은 어지간해서 이룰 수 없는 꿈이 될 수도 있다.

이병률의 끌림은 독특하다. 여행을 소재로 했고 여행지의 사진을 잔뜩 담았지만 여행서로 부르기엔 뭔가가 다르다. 12년간 50여개의 국가 200개가 넘는 도시들을 여행하고 70개의 꼭지로 100장이 넘는 사진으로 책을 엮었지만 일반적인 여행서에 나오는 여행지 중 꼭 가봐야할 명소가 어딘지 쇼핑이나 숙박을 위한 팁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책을 여행서로 봐야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가 여행지에서 느낀 점이나 문뜩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한 여행노트의 메모들이 주는 끌림도 있었지만 내시선을 끌어들였던 건 어느 곳에선 강렬한 원색의 사진으로, 멋있는 흑백사진으로, 잘못 찍은 게 아닌가 하는 사진들로 그가 여행지에서 받은 느낌을 시각적으로 전달한 백여장의 사진들이었다. 관광명소에서는 쇼핑몰이나 면세점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느낌을 강하게 받고 어딘지 모를 타국의 어느 길모퉁이를 걷고 싶은 끌림을 느낀다.

한편으론 시인이란 자유직업을 가진 그가 부럽고, 그의 글솜씨가 부럽고 그의 사진들이 부럽지만 내가 떠난다면 난 그곳에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할지, 그걸 느껴볼려면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데 매번 어디론가 가고 싶다고 입에 달고 살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게 내 숙명인지...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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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여행, 길 위에서 꿈을 찾다
이시가와 나오키 지음, 양억관 옮김 / 터치아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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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청춘 하나가 세계를 여행하는 재기발랄한 여행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장을 펴드는 순간부터 이건 장난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흡사 요즘 TV에서 볼 수 있는 무한도전의 한장면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다.
남들은 평생에 한번이라도 경험해볼까 싶은 여행이나 모험을 무슨 동네 슈퍼 다녀오는 느낌으로 다니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그의 모험심과 열정이 부럽고 한편으론 돈주고 하라고 해도 내가 그짓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고등학교시절 무작정 떠난 듯 보이는 인도여행을 제외하고는 알래스카에서 카누로 여행하는 모습이나 POLE TO POLE로 극지를 탐험하고 남는 힘으로 남극의 최고봉을 여행하고 겸사겸사 세계의 최고봉 초모랑마를 여행하는 여정이나 어떠한 기계의 도움도 받지 않고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읽으며 미크로네시아 섬들을 항해하는 모습에서 정말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기계와 기술이라는 이름 아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과 가능성을 묻어버리고 사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이시가와 나오키의 여행이 단순히 젊고 용기있는 이의 여행으로만 그치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은 열기구를 타고 도전했던 태평양 횡단의 모험이 실패로 끝났지만 그걸로 좌절하지 않고 또다른 도전과 모험을 준비하는 자세나 POLE TO POLE 여행 당시 북미의 캐나다와 미국의 풍요로움을 경험하다 중남미의 어려운 현실을 보며 미국과 일본이 자본주의라는 이름 아래 저지르고 있는 권력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였다. 여행은 인간의 경험만 풍부하게 하는 과정이 아니라 보고 느끼는 속에서 정신도 육체도 한단계 성장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되는 수단이다.
내나이 낼모래면 마흔을 바라보는데 이나이에 나오키와 같은 형태의 모험과 여행을 하기에는 몸도 따라주지 않고 이제는 그럴 용기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여행 속에서 자연을 배우고 세상을 배울 수 있음은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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