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여행, 길 위에서 꿈을 찾다
이시가와 나오키 지음, 양억관 옮김 / 터치아트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젊은 청춘 하나가 세계를 여행하는 재기발랄한 여행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장을 펴드는 순간부터 이건 장난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흡사 요즘 TV에서 볼 수 있는 무한도전의 한장면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다.
남들은 평생에 한번이라도 경험해볼까 싶은 여행이나 모험을 무슨 동네 슈퍼 다녀오는 느낌으로 다니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그의 모험심과 열정이 부럽고 한편으론 돈주고 하라고 해도 내가 그짓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고등학교시절 무작정 떠난 듯 보이는 인도여행을 제외하고는 알래스카에서 카누로 여행하는 모습이나 POLE TO POLE로 극지를 탐험하고 남는 힘으로 남극의 최고봉을 여행하고 겸사겸사 세계의 최고봉 초모랑마를 여행하는 여정이나 어떠한 기계의 도움도 받지 않고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읽으며 미크로네시아 섬들을 항해하는 모습에서 정말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기계와 기술이라는 이름 아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과 가능성을 묻어버리고 사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이시가와 나오키의 여행이 단순히 젊고 용기있는 이의 여행으로만 그치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은 열기구를 타고 도전했던 태평양 횡단의 모험이 실패로 끝났지만 그걸로 좌절하지 않고 또다른 도전과 모험을 준비하는 자세나 POLE TO POLE 여행 당시 북미의 캐나다와 미국의 풍요로움을 경험하다 중남미의 어려운 현실을 보며 미국과 일본이 자본주의라는 이름 아래 저지르고 있는 권력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였다. 여행은 인간의 경험만 풍부하게 하는 과정이 아니라 보고 느끼는 속에서 정신도 육체도 한단계 성장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되는 수단이다.
내나이 낼모래면 마흔을 바라보는데 이나이에 나오키와 같은 형태의 모험과 여행을 하기에는 몸도 따라주지 않고 이제는 그럴 용기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여행 속에서 자연을 배우고 세상을 배울 수 있음은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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