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 - 뇌인지과학이 밝힌 인류 생존의 열쇠 서가명강 시리즈 25
이인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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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학술논문을 써왔던 서울대 현직 교수인 저자가 일반인을 위해 뇌인지과학(Brain and Cognitive Science) 서적을 출간했다. 뇌인지과학은 뇌과학과 인지과학이 합성어이다. 관련 분야에서 오랫동안 탐구해온 저자는 뇌가 학습하고 기억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원리를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한 것들은 모두 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킨다. 그 변화는 기억되어 이후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기억에도 종류가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경험한 것을 기억하는 것을 일화 기억(Episodic memory)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전거 타기와 같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학습에 의해 형성되는 기억은 절차적 기억(Procedual memory)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억의 주요 종류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단기 기억(Short-term memory): 짧은 시간 동안 정보를 유지하는 기억. 현재 인식하고 있는 정보를 잠시 유지.

2. 장기 기억(Long-term memory): 오랜 기간 동안 정보를 유지하는 기억. 중요한 사실, 개인적인 경험, 기술, 지식 등.

3. 명시적 기억(Explicit memory): 의도적으로 기억하고 의식적으로 회상할 수 있는 정보. 사건, 장소, 사람, 단어 등을 학습하고 기억.

4. 암시적 기억(Implicit memory):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는 기억. 일상적인 행동과 습관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침.

5. 공간 기억(Spatial memory): 공간을 인식하고 위치를 기억하는 능력. 집 주변 환경을 인식하거나 길을 찾는 과정을 기억.

6. 시맨틱 기억(Semantic memory): 사실, 개념, 규칙 등의 추상적인 정보를 기억. 단어의 의미나 수학적 원리를 기억.

7. 절차적 기억(Procedural memory): 특정 작업의 절차나 기술을 기억하는 능력. 자전거를 타는 방법


우리 뇌에는 850억~860억 개(거의 1000억 개)의 뉴런이 있는데 뉴런 한 개는 약 1,000~10,000개의 시냅스를 맺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 그물망처럼 매우 좁은 간격을 두고 서로 떨어져 있다. 가운데 까만 몸통 부분이 핵이 들어 있는 세포체(cell body)이고 세포체 우측으로는 다른 뉴런으로부터 정보를 받는 수상돌기(dendrite)라고 한다. 그리고 세포에 왼쪽으로는 축삭돌기(axon)라고 하는데 다른 뇌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뉴런들은 뇌척수액 안에서 전기신호와 화학물질(신경전달물질)을 정보처리에 사용한다. 우리의 뇌는 1.5kg의 무게가 나가지만 액체 위에 떠 있어 가볍게 느껴지고 권투나 격투기와 같은 강한 충격이 아니라면 외부 충격에도 어느 정도 보호가 가능하다. 시냅스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는 그냥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변화는 굉장히 오래, 길게는 평생 기억할 수도 있다. 학습을 통해 뇌가 바뀌고 행동이 바뀐다는 것은 시냅스 수준에서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우리의 뇌가 모든 정보를 영구적으로 기억하면 좋을 거 같은데 원활한 생존을 위해 잘 쓰지 않는 정보는 버리고 자주 쓰는 유용한 정보는 잘 간직해야 하는 선택을 매 순간해야 한다. 현대 과학으로는 어떻게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고 있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유용한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것이 수면 시에 발생하는 것인지 수시로 발생하는지 아직 모른다. 현대 뇌인지과학에서는 신경망을 구성하는 수많은 뉴런이 보이는 특정한 활성 패턴이 곧 특정한 기억에 대응된다고 가정하고 있다.


뇌는 서로 긴밀히 소통하며 공동의 목적을 달성한다. 기저핵과 소뇌는 절차적 기억과 학습을 담당한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여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게 한다. 대표적인 뇌질환으로 치매와 파킨슨병이 있는데 파킨슨병에 걸리면 우리 몸의 근육들을 부드럽게 움직이는 게 어렵게 된다. 그리고 치매에 걸리면 해마가 손상되어 절차적 기억은 정상이지만, 공간기억이나 이에 바탕을 둔 일화기억이 주로 손상된다.

생명체는 생명이 붙어 있는 한 학습한다. 그리고 기억한다. 당연히 목적은 생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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