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 나는 내가 만든다
정창현.안광복.한채영.강동길.최원호 지음 / 사계절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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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부터 안광복 교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에서 논리학을 가르치는 건 특별한 소수에게만 안겨지는 대단한 행운이다. 한국의 고등학교에 선택 교과로 편성되어 있지만 실제로 철학이나 논리학을 선택하는 학교는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 두 교과는 현대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도, 아이들 개인의 삶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지만, 버려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 버려졌다.

  안광복 교사는 행운에 당첨된 특별한 소수이다. (주변인에 따르면) 그는 학교 현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스스로 자기계발에도 소홀함이 없이 꾸준히 정진해나가고 있다. 가히 철학 교사의 표본이다. 이 책은 그런 안광복 교사와 중동고의 국어, 영어, 과학 교과 교사, 교장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낸 꽤 잘 만든, 애쓴 흔적이 엿보이는, 자기탐색 교과서다.

  학교 현장에는 '창의적 재량 수업'이라는 시간이 편성되어 있는데, 실상은 교육용 비디오를 틀어주고 보라고 하거나, 아니면 자율학습 시간을 주거나 하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본래 창의적 재량 수업을 통해서 정규 교과 내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가르치지 못하는, 수업을 해당 시간에 하도록 융통성을 나름 발휘한 것이지만, 학교 교사들은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할지 매우 고민스러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니 진도가 늦은 교과의 보충수업으로 채워지거나 학생들의 자율에 맞기거나, 재미없는 비디오를 틀어주며 스스로는 방관자의 태도를 취하게 된다. 교육이 아니라 방치다.

  매우 빠르게 읽었다. 그야말로 창의적 재량 수업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당장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1장 나는 누구인가, 를 통해서 자기 정체성 확립을, 2장 더 멀리 보자, 를 통해서 비전 수립을, 3장 나는 내가 책임진다, 를 통해서 자기 관리를, 4장 함께하면 즐겁다, 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 향상을 유도한다. 말로만 그런게 아니라 정말 여기 있는 교재를 잘만 활용한다면 재밌는, 또 의미있는 수업이 되리라 믿는다.

  지은이들은 이 책의 말미에 본래 쓰여졌던 원고의 90% 가량을 제거하고 10%만을 압축시켜 책으로 내놨다고 한다. 기초연구 2년에, 실제 수업을 통한 집필 기간 3년, 관련 분야 전문가 면담 130여명, 수업 참여 학생 1400여명, 이 정도면 괜찮은 수업 교재로 충분히 검토되었다고 봐야겠다. 좋은 수업 교재가 나왔으니 남은 것은 현장에서 교사들이 이걸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부분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좋은 교재가 있다고 해서 좋은 수업으로 곧장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이 책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교사들만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책은 '풀어야 할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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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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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숙씨는 편집자를 일컬어 "자신이 편집하는 책의 산모"라고 말한다. 나아가 편집자는 "편집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하는 사람"이라고도 말한다. 편집자는 세상을 작업(?)의 대상으로 삼아 하나의 완결된 책을 만들어내는, (정은숙씨의 표현에 따르면) 지식을 편집하는 사람이 아닌 세상을 질료로 삼아 편집하여 지식을 생산하는 사람이다. 편집자는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무릇 자신이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거듭해서 물어 보아야 한다." 

  편집자는 그 자신의 삶과 주변의 것들에 끊임없이 시선을 유지한 채 새로운 물음을 제기하는 사람이다. 편집자와 저자는 책의 어머니와 아버지이다. 편집자가 새로운 물음을 제기하고 그 물음에 답해줄 저자를 만났을 때, 비로소 책은 모습을 채 갖추지 않은 가능태로 '존재'한다. 두께와 크기는 얼마나 될지, 표지는 어떤 문양으로 꾸며질지, 목차와 머릿말 등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일단 독자의 손에 쥐어질 물질로 태어나기 위한 시작은 고한 셈이다. 편집자와 저자의 막연한 물음과 대답은 둘의 만남이 잦아질수록 구체화 될 것이다.

  이렇게 물음을 제기하고 책이 태어날 때까지 열달이고 스무달이고 머리와 마음을 온통 집중하는 편집자는 책의 산모다. 저자가 원고를 주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원고는 단지 씨앗일 뿐 씨앗이 가진 외형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물도 주고 햇볕도 쬐어주고 가끔 편안한 음악도 틀어주면서 시간을 두고 차분히 가꿔야 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온갖 노력을 기울여 태어났지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점차 잊혀지는 녀석들도 있다. 아니 많다. 그것은 편집자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녀석들이 잊혀짐으로 인해 가장 마음 아파하는 이는 아마도 가장 오랫동안 녀석과 함께 시간을 보낸 편집자일 것이다. 

  책이 태어나기 위해선 씨앗을 품어줄 저자를 만나야 한다. 저자는 때로는 제발로 알아서 찾아오기도 하지만, 대개는 편집자의 끊임없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관찰로 시작해 구애를 통해 끌어온다. 좋은 저자, 내 물음에 답해줄 저자를 만나기 위해선, 편집자는 매력적이고 멋있는 저자를 찾아내야 한다. 두 눈 멀쩡하다고 해서 매력적인 저자가 그냥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누가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누가 어떻게 멋있는지 판별할 줄 아는 자만이 매력적인 저자를 '발굴'해 낼 수 있다. 지금은 허름한 옷차림에 빌빌 거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조차도 모르는 그만의 매력을 발견하고 끄집어낼 때 편집자와 저자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 책은 장장 20년간 매력적인 저자를 발굴하고 씨앗을 품어 세상에 내보인 정은숙의 산모 체험기다. 처음엔 기자가 되려 했다가 책 만드는 일에 발을 담근 뒤 그 길을 묵묵히 계속 걸어온 그는 이제는 버젓이 자신의 출판사를 차려 "우리 삶의 넓이와 깊이를 부여할 수 있는" 문학과 예술, 인문서적들을 만들고 있다. 그는 몇몇 책을 통해 물음을 던지고 답했다. 어떤 책은 스스로 대견하다 싶을 정도로 가슴 뿌듯했고, 어떤 책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뿌듯하면 뿌듯한대로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모두 소중하다. 세상에 선보인 모든 책들은 그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자랐다.

  이 책엔 20년간의 편집자로서의 경험이 담겨있다. 기획하고 저자를 섭외하고 외형을 만들며 세상에 내보내기까지의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수많은 고민들. 정은숙씨는 이 책을 통해 편집자로서가 아니라 저자로서 20년간 그가 해왔던 역할과는 다른 방식으로 책만듦에 참여했다. 그가 몸담은 '마음산책'을 통하지 않은 건, 책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책임을 동시에 떠맡기가 힘겨워서였을까. 이 책은 '마음산책'이 아닌 '바다출판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안겨졌다. 편집자로서의 뜨거운 열정과 애정을 느꼈고, 책탄생의 과정을 보았다. 내 손에 들어오는 책들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하니, 그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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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3-05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자로 지낸 나로선 공감 백배의 책이네요

이잘코군 2008-03-05 00:21   좋아요 0 | URL
^^
 
편집자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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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는 책을 만들면서 세상의 일부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물론 오늘날 책의 의미는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 의미가 더 무거워진 부분도 있고, 가벼워진 부분도 있다. 그런데 책의 의미를 일련의 정영ㄴ한 사고체계 그 자체라고 확대해서 보면 인류가 가진 모든 지혜가 다 이 가운데 내포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책을 만든다는 것은 비단 책만이 아니라 세상을 편집하는 작업 한가운데 있다는 의미도 된다." -43쪽

"요즘은 물음을 던지기보다는 대답을 해야 하는 입장에 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책, 혹은 편집을 잘 모른다는 생각을 반추하곤 한다. 그것은 책의 의미가 어느 한 가지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이 그러하듯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상황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3쪽

"편집자로 살기가 어려운 것은 책 만들기의 어려움에서 나온다기보다는 이런 삶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살기가 어렵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남들은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즐기는 데 비해 편집자는 어느새 저걸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전개하고 있다." -43쪽

관찰자가 되자. 편집자는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관찰은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제 3의 시선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 당사자처럼 흥분해서도, 또 국외자처럼 방관해서도 안된다. 편집자에게 가장 타기해야 할 것은 세상에 대한 무관심이다. 관심이란 자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하는 자의식에서 비롯된다. 편집자는 세상을 관찰하면서 그것을 질료로 새로운 세계를 창출해낸다. 그저 버티거나 견디면서 편집자로 살아서는 안된다. (중략) 관찰을 잘하려면 이해를 해야 한다. 이해를 잘하기 위해서는 역시 앎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출판편집자가 세상 이치를 다 알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책을 낸다고 했을 때 출판편집자의 자양분은 어디에서 올 것인가. 그것은 관찰하는 자아에서 온다. 그것이 발아하여 텍스트도 되고 책도 되고 세상의 일부도 된다. -47-48쪽

출판 불황이 더 심각해져도 책이 죽는 일은 없을테고 독자가 사라질리도 없습니다. 인터넷이 출현하기 전까지 최대, 최강의 정보원이었던 책에서 정보나 지혜를 얻었던 행동을 사람들이 쉽게 버릴 수 없을 테니까요. 단,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책은 살아남겠지만 어쩌면 출판산업은 수년 안에 무너질지도 모릅니다. 제 나름대로 희망적 관측을 해보면 앞으로는 저자-출판사-도매상-독자라는 종래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인터넷을 포함한 '팬클럽'같은 조직을 통해 저자와 독자가 직접 연결되어 그 독자들에 의해 작가가 살아남는 시대로 바뀌게 될 겁니다. 출판의 미래는 그곳에 존재하지 않을까요?
-<심각해지는 출판불황과 '해리포터 현상'>[창] 2003년 3월호. 시노키 히로유키 발언) -57쪽

우리가 한 권의 책을 본다고 하자. 어디부터 먼저 볼 것인가 하는 것에서 이미 관점이 작용한다. 표지를 본다고 답을 냈다면 표지의 무엇을 보는가가 또 문제다. 제목을 보고, 비주얼을 보고, 저자를 보고. 그러나 이런 단순한 관점이 진짜 관점일 리는 없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바가 뭐고 편집은 또 어떻게 앞서의 사실을 구현하고 있으며 내용은 부합하는지, 또 저자가 왜 이런 주장을, 어떤 도구와 과정을 통해 실현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때 관점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왜 같은 물을 먹고도 독도 되고 우유도 되는 것인지, 왜 같은 메시지로 만든 책이 악서도 되고 양서도 되는지 등등의 숱한 물음들에 대해 응답하는 과정이 곧 출판 행위의 A to Z이라 할 수 있다. -59쪽

저자란 무엇인가? 저자는, 또는 작가는 세계를 창조하는 이들이다. 편집자는 작가들에게 현실을 매개로 하여 텍스트라는 정거장을 거쳐 세계를 창조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작가를 앞질러 편집자가 먼저 올 수는 없다. 작가가 현실을 지반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정 역할을 하기 위해서 편집자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편집자는 애초에 독자 편에 서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존재다. 이것은 가치 평가나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다. 즉 우월의 문제가 아니라 개념의 문제인데, 편집자는 독자가 될 수 있을지언정 그 작가 자신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작가와 편집자는 본원적으로 세계관이 다른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너무 단정적이라고 말해도 어쩔 수 없다.-118쪽

전혀 빈틈없는 사람은 편집자가 될 수 없습니다. 작가의 무의식에 있는 것, 엉켜 있는 것을 언어로 만들어내도록 해야 합니다. 마음의 찢어진 상처를 안고 그것을 도려내듯 쓰도록 해야 합니다. 편집자는 그 정신을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행위에 열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 전체를 건 언어가 상대의 가슴에 닿지 않으면 편집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그 부담을 계속 주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지만요.-122쪽

저자들은 자신의 원고에만 몰두해 그 사회적 의미를 캐내려 하지만, 편집자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저자의 원고가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를 읽어내려고 한다. 저자와 편집자의 사고의 순서가 다른 것이다.-125쪽

책은 책 현상으로 인간에게 다가오고, 인간은 인간됨으로 책과 섞여 지낸다. 책 현상이 인간됨과 상호 소통의 과정에 있고, 또 둘의 존속 패턴이 상보적인 한, 삶의 세계에서 보다 적실한 실체는 책이나 인간이 아니라 책 현상이나 인간됨, 혹은 둘의 어울림을 통한 상호조건화의 관련성일 것이다. 책의 존폐는 근대 문화의 뒷문 밖을 휩쓸려다니는 낙엽 같은 이슈가 아니다. 그것은 미토콘드리아로부터 이데올로기에 이르는 삶의 관게항들을 통해서 부단히 자신의 존재를 투여하고 또 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인간됨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물음과 깊고 넓게 맞물려 있는 것이다. 책은 죽을 것인가. 이 물음에 관한 한 책도 인간도 전적인 책임을 질 수가 없으리라. 책의 의의와 그 존폐를 묻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책과 만나 함께 살아온 인류의 긴 족적을 오랫동안 굽어본 역사가 그 무거운 입을 열 수밖에.-140쪽

미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경우도 입선전, 혹은 리뷰는 출판물의 흥행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나라 인터넷 서점에서도 독자들이 별점을 매겨 출판물의 성과를 따지고 있다. 성실한 독자 리뷰가 있는가 하면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리뷰(가령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한 자화자찬용 리뷰, 특정작가 특정출판사 안티세력의 의도적 평가절하 리뷰)도 있다. 문제는 많은 독자들이 책을 구입할 때 그 독자서평을 읽어본다는 것이다. 책은 독자에게는 불확실한 상품이다. 수치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공산품과는 매우 다른 것이다. 자동차는 연비, 가속성능 등의 비교가 분명히 제시되지만 책은 읽은 사람의 주관적인 선호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더구나 책은 구입하기 전에는 다 읽을 수 없다(당연한 이야기다). 이렇게 불확실한 상품으로서의 책을 독자들에게 팔기 위해서는 매체홍보나 서평의 유혹이 필요하다. 독자가 좋아하는 저자의 책, 신뢰받는 출판사의 책인 경우 서평이 크게 개입되지 않지만 주제나 소재에 끌려 책을 구입하려는 독자에게는 다른 사람의 서평이 영향을 미친다. 한 출판사의 충성독자를 늘려가는 일은 그런 점에서 값진 일이다.-242-243쪽

(이어서)

책 표지에 실리는 유명인가 추천글에 대해 '주례사비평'과 더불어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몇 줄의 추천사에 고혹적인 단어들의 나열이 책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그 논의의 진정성은 논외로 하고 홍보 측면에서 이 뒤표지글은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하다.

독자 리뷰의 중요성 특히 전문가의 리뷰는 독자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책의 구성이나 내용의 아주 세밀한 곳까지는 독자들도 미처 눈치채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문성의 장벽도 아주 빠른 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독자들이 책에 대한 리뷰를 올릴 만한 장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 서점 등에서 독자 서평을 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요 출판사의 홈페이지에서도 이런 독자 리뷰가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243쪽

편집자는 저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편집자는 관리자인가? 그렇지도 않다. 편집자는 출판경영자(시장을 인식한다는 점에서)이며, 출판영업자(독자에게 팔아야 한다는 점에서)이고, 또 독자(원고를 평가한다는 점에서)이며, 그 모든 것이다. 편집자의 정체성은 그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내려는 노력 가운데 발생한다. 마치 비온 뒤 잠시 나온 무지개처럼.

편집자는 독특한 잡식성의 동물이다. 뭐든지 취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취향에 몰두하니까. 새삼 편집광적인 자질을 가진 사람이 명편집자가 된닫는 식의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지적인 호기심과 창의력, 편집적인 몰입과 추구 등등이 편집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인 것만은 분명하다. -260쪽

책읽기의 방법론도 어떤 강요된 것보다는 스스로 발견하는 가운데 계발되면 그것보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이 생길리 없으므로 처음부터 비판적으로 읽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배경지식이, 또 앎이 충분하지 않으면 어떠랴. 처음부터 이런 것들이 생길 리가 없지 않겠는가. 누구나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비판적 읽기를 시작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학습될 것이다. 또한 비판적 읽기를 하는 과정에라도 저자의 주장에 설복된다면 그것은 또 그것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버팅겨 읽으려는 적극적 자세가 아니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학습의 가장 빠른 길 중의 하나는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조그마한 메모 형식으로라도 독후감을 남기는 것은,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는 것과는 천양지차의 격차가 있다. 그래서 이런 독후감을 남기는 사람이 바로 그 책의 임자라고까지 말한다.-265-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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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쾌변독설
신해철.지승호 지음 / 부엔리브로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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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기이할 정도로 다뤄지지 않는 것이 '대중의 책임'에 대한 문예요. 대중은 전지전능자 시점에서 좋네 나쁘네를 얘기할 뿐인데요. 자기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고 최후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결과에 대한 책임 의식은 가지지 않는단 말입니다. 우리나라 음악이 이렇게 된 것에 대중의 책임은 없느냐고 했을 때, 대중들은 면책이거든요. 그러면서 전능자의 시점에 올라서서 야단만 친다구요. 싸가지 없게도.(웃음) 일단 우리나라 대중들이 싸가지가 없어요. 인터넷 보세요.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뮤지션을 우상으로 떠받들어 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저 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도 안 해준다는 얘기죠. 자꾸 고개를 숙이라고 하니까. (중략) 지금 10대들까지도 그대로 그 악습을 물려받고 있단 말이죠. 뮤지션 같은 경우 대중의 친구이고, 대중의 입이고, 대중을 대신해서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말하자면 인민의 입이고, 인민의 손과 발인데. 그러니 뮤지션들이 그러한 역할을 해주지 못해요.-28-29쪽

상담에 대해서는 저의 원칙이 몇 가지 있는데요. 제가 상담을 전공으로 공부한 사람은 아니니까, 개인적인 원칙이라면 '그 사람들보다 내가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말 것. 눈 높이를 철저히 같은 위치에 맞출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여긴 상담소지 재판소가 아니니까 그들의 잘잘못을 판단하려 들지 말 것'같은 거예요. 어느 것이 옳은 것이다, 그른 것이다는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니라는 거죠. -42쪽

(동반신기를 두고) 문제는, 제가 지극히 싫어하는 것은 가사였단 말이죠. 옛날에 H.O.T. 도 같은 실수를 했다고 보는데요. 남이 써준 사회비판 가사 말이에요. 사회비판 가사란 본인의 생각이 담겨 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남이 써준 사회비판 가사를 보면서 눈에 힘을 주고 카메라를 향해서 삿대질을 하면 너무 슬픈 거거든요. H.O.T.가 캔디를 부를 때는 너무 사랑스럽고, 동반신기가 풍선을 부를 때 마이 리틀 프린세스를 부를 때는 "야! 이거 노래 좋다"고 했거든요. 마이 리틀 프린세스 같은 경우는 심지어 인디 전문방송인 우리 방송에서도 나갔거든요. 이거 완성도 높다. 이 정도는 들어줘야 한다구요. 그런데 남이 써준 비판 가사를 그들이 연기에 의해서 눈에 힘을 주고 외칠 때 보는 일각의 사람들은 답답한 거고, 일각의 사람들은 슬픈 거거든요. 저는 오히려 '오! 정반합'같은 가사를 본인들에게 맡겨도 좋지 않은가, 자기들 또래에서 충분히 또래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할 때, 그것이 서툰 점이 있다고 한들 거친 점이 있다고 한들 분명히 팬들이 사랑해줄 텐데, 왜 저러한 방법을 쓰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49-50쪽

그러니까 대마초에 대한 논점은 그게 담배보다 몸에 나쁘다고 한들 국가가 그것을 간섭할 권리가 있느냐, 개인이 알아서 해야 될 일이 아니냐는 문제구요. 또 한 가지 간통과 다른 대마초만의 또다른 논점이 있다면 '국가가 소위 자신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목적을 위해서라면 정보를 조작하거나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해도 되느냐'라는 문제인데요. 군사독재 시절부터 대마초에 대한 정보를 곡해해서 국민들에게 그릇된 정보를 알리고 공포심을 심어주면서 협박을 했거든요.-56쪽

대마초에 관해서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일설이 있어요. 대마관리법이라는 것 자체도 존재하지 않고, 정부에서 대마에 대해 크게 관심도 갖지 않다가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이 대마를 흡연하는 사실이 그 아버지에게 알려지면서 그게 문제가 됐다는 이야기죠. 자신의 아들과 어울리던 일군의 뮤지션 집단들이 있었는데요. 자신의 아들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 그들이 나쁜 물을 들였다는 괘씸죄가 적용되어서 하루 아침에 법이 생기고, 심지어는 소급 적용되어 그 당시 활동하던 모든 뮤지션들이 때려 잡혔습니다. 심지어는 밤무대조차도 올라갈 수 없게 생계를 전부 막아버리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음악 전문가들은 70년대에 있었던 대마초 파동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사건을 우리나라 대중음악계가 치명타를 입었던 사건으로 판단하거든요.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나라 대중 음악계가 30년 후퇴했다고 보는 겁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자기가 뭘 때려잡는지도 모르면서 잡은 거에요. 향후 이 나라의 대중음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장르가 분화되어 나가면서 파죽지세로 성장하던 음악의 정상적인 발전 단계를 완전히 퇴행시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겠죠. -67-68쪽

그러니까 본인 혹은 당신의 아들딸이 어느 날 정말 황당한 이유, 예를 들면 청바지를 입었기 때문에 잡혀간다든가 머리카락이 길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두들겨 맞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말 역겹고 꼴 보기 싫지만, 저 놈을 탄압하도록 국가 권력이 날뛰게 내버려뒀다가는 그 칼이 내 목에 들어올 것이므로, 그렇기 때문에 소수자들을 보호해야 되는 거거든요. 내가 소수자에 해당되기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인식들을 국민들이 가지지 못하니까 그 화살을 계속 쏴대고, 알게 모르게 자기도 그 화살을 맞는 거죠. -73쪽

우리나라 기독교의 세계관 자체가 문제에요. 기독교 내부라는 자기네 메이저 세계 이외의 세계를 전혀 인정하려고 들지 않는 오만불손한 태도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자꾸 실수가 나오는 건데요. 이명박 전 시장의 서울시 봉헌 발언은 얼마나 부적절한 발언이며, 주미대사의 참회 금식 기도는 얼마나 부적절합니까?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잖아요. 종교는 자기 자신의 사적인 영역에 담궈놔야 되는데 공직자들이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81쪽

기독교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경계하는 게 자기들끼리만 모여서 믿으면 상관이 없는데 저 사람들이 내 생활 안으로 파고들어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내 생활을 침략하고, 공격해 들어오니까 방어를 해야 되는 거죠. 그건 중학교 2하견 때의 우스운 경험 하나에서 시작하는데요.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손에 맥콜 음료수를 들고 있었어요. 그게 일화에서 나오는거 아닙니까? 통일교 기업이고, 지나가던 한 여자가, 제가 보기에는 뭔가 광기가 들린 듯한 특유의 번쩍거리는 눈동자로 저를 보는데, 정말 무서웠는데요. 제 손에서 음료수를 빼앗가지고 땅바닥에 패대기를 치면서 이게 어디서 나온 건지 알고 먹느냐는 겁니다. 그게 제 사유재산 아닙니까? 제 사유재산을 약탈당했잖아요.(웃음)-82쪽

말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질문을 많이 받아요. 심지어는 상담소에서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어?'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그것은 대화를 테크니컬한 차원으로 낮게 보는 수작이거든요. 대화는 그런 테크니컬한 차원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느다구요. 웅변은 테크니컬한 차원으로 이루어질 수 있죠. 그러나 대화는 테크닉으로 가는 게 아니라고 보거든요. 마음이 따라가지 않으면 대화가 따라가지 않는다고 봐요. 그러니까 대화의 기술 중에서 제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듣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 말을 차근차근 듣고, 말을 끊는 일이 여간해서는 없어야 하고, 참을성 있게 인내하면서 들어야 되고, 그 다음에 그 말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기분 나쁘지 않게 유도하면서 발언을 끌고 가주고 이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저에 대해서 제 말만 실컷하고, 그 다음에 '에브리바디 샷다마우스'하면서 내 말은 전부 맞는 말 너는 전무 틀린 말잉라고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웃음) 그것은 굳이 신해철을 얕잡아 봐서 기분 나쁜게 아니라 이 사람들이 정작 대화라는 것을 너무 얕잡아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나빠요. (계속)-85쪽

(이어서) 대화라는 건 그런 차원이 아니거든요. 두 번째 대화의 기술은 마음입니다. 그 다음이란 상대방하고 이야기를 해봐서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느 종류의 용어나 단어들을 피해 간다든가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친구랑 얘기하고 있는데, 유학까지 갔다 온 애라서 영어를 사용하는 애면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영어 섞어가면서 얘기해도 되지만, 상대방이 영어 못하는 사람이란 말이죠. 음악계 선밴데. 그 분한테는 영어로 된 단어들은 피해 가야죠. 이건 상대방에 대한 배려잖아요. 기왕이면 상대방이 좋아하는 소재,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는 소재, 내가 말하면 상대방이 맞받아칠 수 있는 소재, 이런 것들 위주로 대화를 해야겠죠.-85-86쪽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포감이 많이 작용하는거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서 검열에 의한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게 바로 그런 건데요. 나에게 직접 피해를 줄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하한 여지만 있으면 겁을 내는 겁니다.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내가 문신을 하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문신을 한 사람들을 내버려두라'고 할 때 입지가 강화되는 겁니다. 그 반면에 제가 대마초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 발언하면 입지가 약해지는 거죠. 그만큼 소수자를 옹호하는데는 당사자가 아니어야 유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당사자 아니면 빠지라고 얘기하는데, 소수자들을 옹호하는 데 있어서는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짖어줘야 되거든요.(웃음) 마찬가지로 제가 경상도 출신이기 때문에 전라도를 옹호하기가 쉽습니다. 제가 전라도 출신이면 전라도를 옹호하기가 어려울 거 아니에요.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라도 사람으로 찍혀 있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신해철, 이 전라디안 새끼'하면서 제가 전라도 출신인 줄 알더군요. 노무현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저는 심지어 TK잖아요. -92-93쪽

'실제로 섹스를 하지 않았는데, 열나게 러브레터만 교환하고, 매월 보름달 뜰 때 만나서 아름다운 시간을 가진 두 사람은 간통인가, 아닌가? 정신적 간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뭘 간통이라고 할 건데' 하는 거였습니다. 성기의 삽입? 뭐가 기준이냐는 말이죠.

(중략)

성기를 넣었네, 뺐네 그걸 논하고 있어야 되니까. 국가 공권력이 국민들한테 세금을 받아서 유부남, 유부녀가 성기를 넣었다 뺐나 그런 것을 조사해야 되냐구요. 휴지나 줍고. (웃음) 뭐하는 짓이냐고 그게. -100쪽

김규항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한없이 사나운 얼굴로 말한다. '세상이 바뀌려면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한없이 온유한 얼굴로 말한다. '세상이 바뀌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현명한 사람들은 조용히 말한다. '세상이 바뀌려면 사회구조도 바뀌고 나도 바뀌어야 한다. 둘은 본디 하나다.'"
그런 면에서 신해철은 더욱 현명한 사람이다. 그는 '세상이 바뀌려면 사회구조도 바뀌어야 하고, 나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니 같이 바꿔나가자'고 끊임없이 말한다. 한국의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제도와 함께 남들의 인식이 다 바뀌길 바라면서도 정작 자신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지승호)-107쪽

내 논법 자체가 나의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최상으로 올릴까를 목표로 두고 있지 않다. 내 논법은 흰색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주위에 까만색을 칠하면 흰색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적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다면 예의상 주먹으로 한 대 쳐야 맞는데, 외투가 너무 두껍다면 망치로 때려버리는거다. 욕먹더라도 망치로 때려야 주먹으로 때리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고, 그래서 적들에게(?) 많은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는 것이다.-108쪽

오히려 저를 당혹시키는 것은 싸움에서 파생되는 문제가 아니라 남들이 그걸 싸움이라고 규정한다는 점입니다. 그게 오히려 당혹스러워요. 제 가사에 대해서 논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사회참여적이며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가사를 쓰는데, 그 이유가 뭐냐?'고 하면 너무너무 당혹스러운 겁니다. 그러니까 제 입장에서는 앨범 한 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타령으로 도배하는 게 비정상적인거고 힘든 것이고,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는 것이거든요. 10대 시절에 이미 간접적인 스승들로부터 받은 영향으로 '음악은 인생 전체의 반영일 뿐만 아니라 그 한 개인을 포함하고 있는 사회 전체 혹은 세계 전체의 반영이자, 거꾸로 그걸 반사시켜서 세상을 향한 외침이기도 하다'는 기준이 이미 확립됐단 말입니다. 외국에 나가서 외국 청년들이나 뮤지션들하고 얘기를 해보면 제 생각을 스탠다드로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당연하지 않냐, 뭘 그렇게 새삼스럽게 얘기하냐'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걸 너무나 궁금해 하는 기자 분들의 질문을 받으면 제가 얼마나 당혹스럽겠어요.-109-110쪽

"신해철은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길 꿈꾸고 서태지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세상을 바꾸려 한다. 신해철이 우리가 다 같은 공범이라고 하는 반면 태지는 기성세대만을 탓한다. 이는 신해철이 더 현학적이고 어둡고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데 반하여 서태지는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도 사회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는 차이를 나타내주는 것이다."(김용희, <기호는 힘이 세다>) -134쪽

소중하게 여긴다는 태도를 LP시절에는 LP가 상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바늘을 내려놓는 순간 학습이 되는 것이죠. 뭐, 더 이상 긴 말도 필요 없고, 그런 현장 학습이 없습니다. LP에다가 조심스레 바늘을 내려놓으면서 근육과 신경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콘텐츠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자연스럽게 생겨났습니다. 콘텐츠를 깔보는 태도는 마우스를 함부로 클릭함으로 해서 생겨나고, 소비자들이 음악을 우습게 여기는데 좋은 음악이 나올 수가 없죠. (중략) 뮤지션을 깔보고 핍박하고, 콘텐츠를 우습게 알고, 가급적이면 돈을 쓰지 않고, 문화비를 최대한 절감한 상태에서 콘텐츠를 마구 긁어모으며 함부로 평을 찍찍 갈겨대는 태도 이외에 너네들이 가지고 있는 시대정신이 뭐냐. 저는 없다고 봅니다. 그 슬로건을 초창기에는 굉장히 거창하게 내걸었죠. p2p가 가지고 있는 정신을 과장해서 얘기하고 공유라는 것에 대해서 엄청난 의미를 부여했잖아요. 저는 인민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줄 알았습니다. 공유를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고.-158-159쪽

그러니까 하이텔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아마추어 문장가들의 전통이 있는데요. 아마추어는 아마추어 안에 머물러 있을 때의 미덕이란게 있잖아요. 아마추어기 때문에 눈여겨볼 만한 점도 있구요. 아마추어들이 프로 평론가가 되고 싶다면 검증 과정을 거쳐야 되지 않습니까? 본인들이 글을 쓸 자격이 있으며, 대중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할 자격이 있느냐를 따져봐야 하는데요. 그걸 뛰어 넘어서 이 사람들이 비평 권력을 손에 넣으려고 하니까요. 그때도 제가 글을 쓰면서 막상 글을 쓴 사람한테는 별 말을 안 했잖아요. 오마이뉴스를 공격했죠. '너네가 얘기하는 시민기자 제도의 허라는 것이 여기서 드러나지 않느냐. 모든 시민이 기자라고는 하지만, 모든 시민이 전문가일수는 없지 않느냐' 하는 거죠. 일반 시민들을 촉각으로 이용해 각 사회의 세세한 부분들의 뉴스를 끌어당기겠다는 기본 콘셉트는 좋았는데요. 문화비평이라든가 하는 것은 전문지식이 필요하고, 또 지식하고 소양은 다르잖아요. 지식+소양이 있어야 비평을 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소양하고 담을 쌓은 애들을 평론가로 둔갑시켜주는 구실을 하니까요.-217-218쪽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것은 기성세대가 자신을 정당화하는 멘트들, 그중의 하나가 우리는 입을 것 못 입고 먹을 것 못 먹고 너희들을 기르는 데다가 우리 인생을 희생했다고 하잖아요. 자식들이 입지 말라고 얘기한 적 없고 먹지 말라고 얘기한 적 없거든요. 자기가 좋아서 한 거잖아요. 그게 사실이라고 쳐도 그게 사실이라면 자기 좋아서 한 것을 가지고 아래세대들에게 그것을 인정해달라고 외치는 순간 모든 게 끝나는 거구요. 점잖게 앉아 받아먹는 수밖에 없는 건데, 사실은 입을 것 못 입고 먹을 것 안 먹고 자식들한테 투자한 이유가 나중에 덕 보려고 그런 것 아니냐, 자기 인생으로 쇼부가 안 나는 걸 자기 자식들을 마음대로 조정해서 자식들 꿈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투입해서 최대한의 매출을 올리려는 게 아니냐는 거죠. 그 매출이라는 게 우리 사회 특유의 체면상으로 동네방네 자랑할 수 있는 입신양명의 개념이잖아요. 투자해놓고 투자한 만큼 안 빠지면 절규하고, 그런 기성세대의 위선이 삼풍하고 성수대교에서 산산이 무너진거죠. 사실 노래 제목은 '우리가 만든 세상을 보라'였지만, 솔직히 말하면 '니네가 만든 세상을 보라'거든요. -222-223쪽

사실 제가 사회에 대해서 이런저런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서 저한테 악플다는 새끼들이 웃긴 새끼들인 게 저는 제가 가진 다른 카드를 안 쓰고 있다는 거거든요. 신해철이 가진 다른 카드는 뭐냐, 나 혼자 좋은 세상에서 잘 지내고 싶은 거였다면 이런 멘트 안 하고, 대중들 비위에 맞는 멘트나 찍찍 날리고 평소 소신과는 달리 남이 원하는 대답이나 하고 그러다가 이민 가면 되는 거거든요. 내가 원하는 조건이 되어 있는 나라로. 내숭 떨고 계속 돈 모은 다음에 이민 가면 되는 건데, 남들한테 욕먹어가면서 이건 이런 거고, 저건 저런 거고 이런 얘기 뭐할라고 하겠어요? 다 같이 잘살아보자는 거 아닙니까? 기왕이면 여럿이 잘살아보자는데.-237쪽

미덕이라는 것이 남이 미덕을 갖고 있으면 칭찬을 해주면 되는 거구요. 미덕까지는 안 갖고 있어도 그 사람이 나쁜 사람 아니면 되는 거지, 미덕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손가락질까지 해서야 되겠습니까? 예를 들면 겸손이란 필수 덕목이 아니고 미덕인데, 성공한 누군가가 겸손까지 가지고 있다고 하면 박수를 쳐주면 되지만, 성공한 그 사람이 겸손하지 앙ㄶ다고 해서 욕을 할 수가 있느냐는 겁니다. 겸손하지 않다는 것과 잘난 척한다는 것은 또 다른 얘기구요. 그러니까 연예인이 대부업 광고를 보고 '내가 공인의 성격을 띠고 있으니까 이런 건 하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 하는 건 미덕이니까 칭찬할 수는 있어도 그렇지 않다고 해도 비난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242쪽

애기가 태어나고 나서 내가 생각하던 것이 강화가 됐지 생각이 바뀐 면은 많지 않아요. 제가 생각할 때 애기를 기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애기를 위해서 부부 생활을 양보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집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우리 부부고 그 사이에서 애가 태어난 거지, 애가 중심이 되고 부부가 부가 되는 이런 일이 절대로 생겨서는 안 되겠다,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출발점은 엄마, 아빠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아이한테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런 다음에 애기하고의 문제가 시작되는 거지, 애기한테 열심히 잘하는데 엄마랑 아빠랑 사이가 좆나게 안 좋고, 맨날 '너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산다'고 하면 애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겠어요? 차라리 이혼을 하는게 낫죠. -243쪽

공부는 제가 생각했을 때 아주 특수한 인간들이 하는 거거든요. 이 문구 좋다. 공부는 특별하고 선택받은, 공부에 재능있는 소수의 인간들이 하는 것이다. 나머지 사람들이 하는 공부라는 것은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 불편을 안 겪을 정도의 기본적인 지식, 앞으로 살면서 학교를 안 다니더라도 학습할 수 있는 능력과 방법을 배우는 거죠.-244쪽

선정성이 에로티시즘을 얘기하는 거라면 그건 크게 잘못된 얘기가 되겠구요. 마치 집에 고3이 하나 있으면 온 가족이 숨죽여 살고 TV를 치우는 것처럼,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성인들이 금욕적으로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 선정성이 무조건적인 자극과 사람들 눈에 띄려고 페어플레이 원칙을 파기하는 거라고 얘기하는 거라면, 어떻게 보면 맞다고 볼 수 있죠. 페어플레이를 포기한다고 하는 건 방송에서 모럴 헤저드가 일어난다는 말이잖아요. 지금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아무 말이나 막하고, 없는 얘기 지어내고, 그렇게 튀려고 하고, 그러면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도를 지나친 것 같아요. -286쪽

"우리는 황혼이 지는 절벽 위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는 자와 같다. 그래서 당장 굴러 떨어질 수 있을 정도로 항상 위험하고 위태위태하고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인생 전체가 파탄 날 위험도 감수해야 되는 놈들이다."(신해철이 후배들에게 자주하는 말)-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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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8-03-05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다 밑줄을 그어두시면 책이 안팔리자나요. 버러럭~~~ 신입사원 생활은 재미있으신가요? ^^

이잘코군 2008-03-05 20:16   좋아요 0 | URL
흐흐흐. 밑줄그은 부분에 필받아서 사는 분들도 많으실듯. :) 신입사원 생활은 재밌습니다. 일도 재밌고, 사람들도 좋고, 복지도 괜찮고.

순오기 2008-03-06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다 치느라고 힘드셨겠어요. 가끔 오타도 있어 주시고~^^
'시비돌이'님 책이 나온 거군요. 신해철은 진중권과 같이 100분 토론에도 가끔 나와줘야 하는데...^^

다락방 2008-03-06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1,82 쪽이 제 생각과 같아요. 물론 다른 부분들도 다 맘에 들지만요. 이거 옮기느라 힘드셨겠네요. 살거예요, 산다구욧!!

이잘코군 2008-03-0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 치느라 힘들었어요. -_- 오타는... 찾아보면 많겠죠?
다락방님 / 인터뷰집이라 읽는데는 시간이 별로 안 걸리더라고요. 우석훈 인터뷰집도 찜해놨는데 언제 살진 아직.
 


  유인촌의 배용준 운운 CF로 돈벌어 이만큼 재산 축적했다, 발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다. CF를 찍어 이렇게나 돈을 많이 벌 정도라면, 그가 가져간 비용은 고스란히 그가 광고한 상품을 구입한 고객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 아니더냐. 그러면 CF로 이만큼 돈을 벌지 못하게 - 너무 쉽게 많이 벌잖냐 - 상한선을 두는 것이 어떨까. 전에 영화 스텝들 처우 문제로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 몸값에 대한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던 걸로 아는데, 정말 그렇게 했음 좋겠다. 그 논의 이후로 그들의 처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유명배우가 된 건 그가 그만큼 노력했고 오랜 고난의 세월이 있었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유명해진 이후에도 지금과 같이 몇 억씩 박박 긁어가는건 아닌거 같다는 생각. 배우건 탈렌트건 할 것 없이 출연료나 CF에 상한선을 두고 그 이상은 가져가지 못하도록 했음 좋겠다. 그들이 돈을 쉽게 많이 벌어가는 것이 샘나서가 아니라, 그들이 가져가는 만큼 못 받는 이들이 있고, 그들의 몫에서 뺀 금액이 다른 이들에게 얹어진다면 두루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다. 촬영 현장에서는 모두가 같이 고생하지만 결국 뜨는 건 주인공 뿐이다. 그리고 돈도 주인공이 다 가져간다. 이름 없는 무명 배우들은 주인공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촬영하고 돈도 많이 받지 못한다.

  특급배우가 덜 가져가면 영화 한 편 어렵게 찍어 몇 백만원 가지고 일년 생활하는 영화 스텝들에게 고생한 만큼 돈을 줄 수 있다. 갑자기 미국 헐리우드에서였나 어디였나 모르겠는데 극단의 스텝들이 거리에 나와 임금인상 파업을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한국의 경우 그들과 전적으로 같다고 볼 순 없지만 그 정도(파업)는 해줘야 한다. CF의 경우 상한선을 두고 그 이상을 못 가져가게 하면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상품의 금액이 조금 내려갈 수 있지 않겠나. 언젠가부터 특급 배우들의 몸값이 왕창 뛰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돈을 왕창 벌 수 있어 좋겠지만 그들이 가져가는 만큼의 돈은 어디서 뚝 떨어지는게 아니라 우리 주머니에서 나간다. 배우의 몸값이 뛰면 뛸수록 우리 주머니 사정은 점점 안 좋아질 수밖에 없는 것.

  전에 어느 매체에서 읽은 내용인데, 김장훈씨는 무대에 오르고 받은 비용을 자신이 가져가지 않고, 함께 무대에 오른 주목받지 못하는 연주자들에게 나눠준다고 한다. 김장훈 본인은 다른 곳에서 돈을 또 벌 수 있지만 그들은 무대에 오를 때에만 돈을 벌 수 있으므로. 신해철 또한 과거 넥스트 시절 이익 배분 비율을 따로 정하지 않고 사정에 따라 한 멤버에게 몰아주기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요는, 그들은 왕창 가져갈 수 있는 상황에 자신이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나름 배려했다는 것이다. 밴드나 그룹의 경우 뜨더라도 보컬만 뜨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함께 하는 이들을 배려해주니 얼마나 좋냐. 옆에 있는 이들도 할 맛 나고.

  CF를 찍을 기회를 잡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오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오랜 무명시절이 있었을 수 있다. 길거리 전단지 받듯 마구 쏟아지는 시나리오를 읽고 골라가며 영화에 출연하는 특급배우들도 오랜 힘겨운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CF를 찍으며 돈을 벌고, 골라가며 영화에 출연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하루 세 끼 못먹고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 자신이 덜 받음으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많이 돌아갈 수 있다면, 무명 시절의 자신을 생각해서라도, 그들을 배려하는 것이 아름답다. 마찬가지로 내가 받는 돈이 결국 소비자의 주머니를 터는 짓이라면, 딱 고생한 만큼만 돈을 받고 나머지는 사양해주는 센스를 보여줌은 어떨지. 
   
  사회의 모든 영역에 적용해불 수 있는 문제인데, 넓게 보면 정규직들이 자신이 덜 받음으로 인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거나, 아니면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에게도 자신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면 지금과 같은 8자형 사회의 모습을 ◇ 형태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대학에서 고생하는 시간강사도 마찬가지. 대학의 정규직 교수들이 나서서 시간강사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여준다면 지금과 같이 천막치고 들어앉아 농성을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누구는 커다란 책장 끼고 편안한 쇼파에 앉아 차 마시고 누구는 천막에서 물 마시고. 대학뿐 아니라 대학의 정규직 교수들이 부끄러워야 해야 할 것.

  유인촌의 CF 발언에서 시작해 시간 강사 처우 문제까지 왔다. 유인촌이 CF로 그만큼 돈 벌었다고, 그건 이름 있는 배우라면 누구나 다 그렇다고 당연한 듯 말할 수 있는 것부터 문제가 아닐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문제 있는 게 아닐까. 다른 식으로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유인촌이 CF를 통해서 그만큼 부를 축적했다면 그는 잘못했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서 나는 그가 가져가는 만큼 주머니를 비워야 하는 이들을 떠올렸고, 그때도 그랬는데 천문학적으로 단위가 높아진 지금은 어떻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분야를 막론하고 한 개인이 가져갈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을 정해놓는다면 -그보다는 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면 더 아름답겠지만 -  지금보다 상황이 많이 나아질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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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이런 것 저런 것 따져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헐리웃 배우들 몸값이 더 싸다고 나오더군요..CF모델들도 모델이지만 소속사 장난에 광고주 장난까지..저것도 까발리면 엄청 큰게 나올텐데 말입니다.

이잘코군 2008-03-01 21:38   좋아요 0 | URL
이게 몇 년 전부터 터무니 없이 높이 치솟았어요. 배우들 몸값이. 사실 신자유주의의 흐름을 타면서, 경쟁이다 능력이다 뭐다 하면서 가져가는 놈은 무한으로 가져가고, 못 가져가는 놈은 하루 세 끼 다 굶어가면서 살고 뭐 그런 체제로 바뀌면서 그리 된걸 알지만, 거대한 상층과 거대한 하층으로 이루어진 8자 사회의 '8'자가 점점 동글뱅이만 커지는거 같아 우울합니다.

바람돌이 2008-03-02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진 자에게 더 내라고 하는게 항상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당장 우리도 힘들다 아우성들을 질러대니 참.... 진짜 살기 힘든게 뭔지 체험 삶의 현장을 단체로 시킬까요?

이잘코군 2008-03-02 01:20   좋아요 0 | URL
네. 사실 특정 회사의 비정규직에 관한 처우 개선 요구는 정규직이 연대해서 해줘야하거든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인데. 학교도 마찬가지에요. 시간강사, 기간제 교사들 문제에 대해서 같이 일하는 정교사들 알면서 관여 안하거나 아예 관심 없거나 알아도 함께 해주지 않거든요. 같이 일할 때에만 친한거고 챙겨주는거고 부당한 일을 당하면 그건 어쩔 수 없는걸로 치부해버려요. 대학 시간 강사 처우 개선도 정교수들이 나서서 연대해 목소리를 내줘야 합니다.

L.SHIN 2008-03-0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