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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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문장과 문장 사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지적 유희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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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5-31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읽고싶게 만드는 한마디군요. 긴장과 지적 유희라니...

마늘빵 2010-05-31 14:22   좋아요 0 | URL
샌들의 칸트와 롤스에 대한 애정, 그리고 그와 다른 결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샌들은 롤스를 다른 식으로 보완한 철학자죠. 이참에 손이 쉽게 안 가는 관련된 몇몇 책을 훑어봐야겠어요. 매킨타이어의 <덕의 상실>과 홍성우의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손에 들었는데 완주할 수 있을지는 잘...

무해한모리군 2010-05-3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매우 어렵다는 뜻일까..

마늘빵 2010-05-31 14:21   좋아요 0 | URL
아,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상대적으로' 쉽게 썼습니다. ^^

2010-06-01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구판절판


분노는 자격 없는 사람이 무언가를 얻는다고 생각될 때 느끼는 특별한 종류의 화다. 다시 말해, 부당함에 대한 화다. -18쪽

탐욕은 악덕, 즉 나쁜 태도이며, 특히 타인의 고통을 망각하게 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이때는 개인의 악덕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의 미덕과 충돌한다. 사람들은 최대 이익을 실현하려 애쓰기보다는 서로를 탐색한다. 어려운 시기에 이웃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활개치는 사회는 좋은 공동체가 못 된다. 따라서 지나친 탐욕은 좋은 사회라면 가능한 한 억제해야 하는 악덕이다. -19쪽

도덕적 추론은 자신의 도덕적 신념을 가려내는 수단이자, 우리가 어떤 생각을 왜 하는가를 이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39쪽

벤담에 따르면, 공동체란 "허구의 집단"이며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진다. -55쪽

"욕구와 충동이 온전히 자기만의 것이 아닌 사람은 인격이 없는 사람이며, 그것은 증기기관차에 인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밀)-77쪽

어떤 쾌락이 고급인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고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82쪽

"오직 계약을 집행하고, 사람들을 무력과 절도와 사기에서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최소국가만이 정당화될 수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어떤 일도 강요받지 말아야 하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게 되고, 그런 국가는 정당화될 수 없다."(로버트 노직)-92쪽

우리가 배심원을 고용하기보다 징발하는 이유는 법정에서 정의를 집행하는 행위를 모든 시민이 함께 나눠야 할 책임으로 보기 때문이다.-123쪽

인간을 단순히 사고파는 상품으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인간은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이지,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존중과 사용은 가치를 부여하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방식이다. -137쪽

정의가 단지 쾌락을 극대화하여 고통의 양을 넘어서게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모든 재화를, 그로 인한 쾌락이나 고통을, 단 하나의 통일된 방법으로 무게를 달아 가치를 평가하면 그만이다. 벤담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해 공리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앤더슨은 모든 것을 공리로(또는 돈으로) 평가한다면 아이, 임신, 부모 노릇처럼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해야 마땅한 사회적 행위와 재화를 비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138쪽

인간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으니, 물건 취급받아서는 안 되며,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존중받아야 한다. 이런 시각은 (존중받아야 하는) 인간과 (언제나 사용될 수 있는) 물건의 차이를 강조하면서, 이를 도덕성의 근본 차이로 인식한다. 이런 시각을 가장 강력하게 옹호한 사람이 … 칸트다.
-139쪽

보편적 인권을 믿는 사람이라면 공리주의자는 아닐 것이다. 모든 인간은 그가 누구든, 어디에 살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면, 단순히 집단적 행복의 도구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147쪽

소유권과 제한된 정부를 지지한 위대한 이론가 존 로크도 무한정 자기소유 권리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는 우리 삶과 자유는 우리 마음대로 처분해도 좋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148쪽

도덕이란 행복 극대화를 비롯한 어떤 목적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도덕은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고 존중하는 것이다. (칸트)-149쪽

칸트는 우리가 흔히 시장의 자유나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자유에는 애초에 우리가 선택하지 않는 욕구를 충족하는 행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151쪽

칸트에 따르면,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것은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천성이나 사회적 관습에 따라서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부여한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154-155쪽

"인간은 자신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인간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재산이 아니다."(칸트)-181쪽

도덕법이 개인의 이익이나 욕구에 좌우될 수 없듯이, 정의의 원칙도 공동체의 이익이나 욕구에 좌우될 수 없다. -193쪽

정의를 고민하는 올바른 방법은 원초적으로 평등한 상황에서 어떤 원칙에 동의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롤스)-198쪽

"능력 위주 사회가 사회적 우연을 완전히 제거한다한들, 타고난 능력과 재능에 따라 부와 소득의 분배가 결정되는 상황은 여전히 허용된다."(롤스)-216쪽

롤스는 정의를 능력 위주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은 자유지상주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과 (비록 정도는 약하지만) 똑같은 이유로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린다. 즉 둘 다 분배되는 몫이 도덕적으로 임의의 요소에 좌우된다. "사회적 우연이 분배 몫을 결정하는 데 미친 영향을 고민하다 보면 결국 타고난 우연이 분배 몫에 미친 영향을 고민하게 된다. 또 타고난 우연의 영향을 고민하다 보면 사회적 우연의 영향을 고민하게 된다. 도덕적 관점에서 보면 그 둘은 똑같이 임의성을 띤다."(롤스)-216쪽

재능 있는 사람을 격려해 그 재능을 개발하고 이용하게 하되, 그 재능으로 시장에서 거둬들인 대가는 공동체 전체에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롤스)-218쪽

"노력하고 도전해서 소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려는 의지조차도 행복한 가정과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다."(롤스)-221쪽

"재능이 분배되는 방식과 사회 환경의 우연성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제도를 강제하는 것은 언제나 문제가 있게 마련이며, 그러한 부당함은 인간의 합의에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거부해야 한다. 더러 부당함을 간과하는 구실로도 이용되는 그 주장은 부당함을 묵인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와 똑같이 취급한다. 자연의 분배 방식은 공정하지도, 불공정하지도 않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특정한 사회적 위치에 놓이는 것 역시 부당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타고나는 요소일 뿐이다. 공정이나 불공정은 제도가 그러한 요소들을 다루는 방식에서 생겨난다."(롤스)-230-231쪽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의 목적은 어느 목적에도 치우치지 않는 권리의 틀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민을 양성하고 좋은 자질을 배양하는 것이다. -270쪽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의 목적이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을 거부한다. (중략) 정치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개발하게 만드는 것, 즉 공동선을 고민하고, 판단력을 기르며, 시민 자치에 참여하고,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다. -271-272쪽

공개 사죄를 정당화하는 주요 근거는 정치 공동체에 의해(또는 정치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부당함을 강요당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 부당함이 희생자와 후손에게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을 인식하여, 부당 행위를 저지른 사람이나 그것을 막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개 행위로서 공식 사죄는 과거의 상처를 감싸고 도덕적, 정치적 화해의 기초를 다진다. 사죄와 속죄를 표하는 수단인 손해배상이나 금전 지원도 비슷한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다. 더불어 희생자와 그 후손에게 미치는 부당 행위의 후유증을 줄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96쪽

칸트와 롤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을 거부하는 이유는 우리가 선을 스스로 선택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다. -305쪽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목적의 주체다."(롤스)-305쪽

삶이란 특정한 통합이나 일관성을 갈망하는 서사적 탐색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갈림길에 마주쳤을 때, 우리는 완전한 삶, 내가 관심을 갖는 삶으로 이끄는 길을 찾아내려 애쓴다. 도덕적 고민은 내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기보다 내 삶의 이야기를 해석하는 것에 가깝다. 여기에는 선택이 끼어들지만, 그것은 해석에서 나오는 선택일 뿐, 의지에서 나오는 절대적 행위가 아니다. 내 앞에 놓인 어느 길이 내 삶의 궤적과 가장 잘 어울리는지는 나보다 남이 더 분명히 알 수도 있다. 도덕적 행위자를 서사로 설명하는 방식에는 이러한 가능성을 허용하는 미덕이 있다. (매킨타이어의 입장)-310쪽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362쪽

사회는 좋은 삶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견해를 배격하고, 시민의 미덕을 키울 길을 찾아야 한다. -365쪽

도덕적 이견이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면 상호 존중의 토대를 약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동료 시민이 공적 삶에서 드러내는 도덕적, 종교적 신념을 피하기보다는 때로는 그것에 도전하고 경쟁하면서, 때로는 그것을 경청하고 학습하면서, 더욱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어려운 도덕 질문을 공개적으로 고민한다고 해서 어느 상황에서든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거나, 심지어 타인의 도덕적, 종교적 견해를 평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도덕적, 종교적 교리를 더 많이 알수록 그것이 더 싫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해보기 전까지는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도덕에 개입하는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보다 시민의 사기 진작에 더 도움이 된다. 더불어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더 희망찬 기반을 제공한다. -370-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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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0-05-30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벌써 읽으셨군요. 그런데 저자 이름이 자꾸 샌들로 읽히는지 모르겠네요...--;;;;

마늘빵 2010-05-30 07:41   좋아요 0 | URL
샌덜인지, 샌달인지, 샌들인지 정확한 건 잘 모르겠는데, 보통 그간 샌들로 읽어왔어요. 그래서 저도 태그에 샌들로. ^^ 무척 재밌습니다. 이제 매킨타이어 책 읽으려고요. 이참에 롤스도 다시 한번? 샌들이 칸트와 롤스에게 많은 양을 할애했어요.
 

 

 

 

 

  대학의 시간 강사가 자신을 노예처럼 부린 대학 교수들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시간 강사 자살은 이제 이슈  거리도 아니다. 우석훈의 말마따나 분기별로 한 명씩 자살 건이 뉴스에 오르는 듯하고, 그외에도 조용히 자살하는 사람들까지 치면 꽤나 많을 듯하다. 대학의 교수들은 제자들 등처먹고 살고 -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 제자들은 언젠가 나도 교수가 되겠지 하는 헛된 희망을 품고 지도교수에게 피빨아먹히고 산다. 자살한 강사가 대필한 논문만 50여편이 넘는다고 하던데. 어휴야. 너무하지 않냐.  

  이번 7차 개정 교과서의 저자인 어떤 교수는 여러 출판사를 돌아다니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교과서를 한꺼번에 썼는데, 사실 이건 불가능하다. 한 교과서에만 몰두해도 합격을 확신할 수 없는데, 간댕이가 붓지 않고서는 여러 출판사에서 여러 교과서를 겸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건 자신을 믿고 교과서를 맡긴 출판사와의 계약 위반은 아닐지라도, 예의는 없는 행동이다. 대개 이런 경우는 이름만 올리고서 형식적으로 회의에 몇번 참가해주고 실질적으로 원고를 쓰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면서 돈은 돈대로 다 가져가고, 함께 집필하는 몇몇 선생들만 고생한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교과서 원고를 맡길 만한 객관적 능력을 고려치 않고, 자신의 가족을 저자로 끌어들이는 경우. 인세를 두배로 가져가겠다는 속셈이고, 사실상 둘 다 불성실한 경우가 태반이다. 나머지 저자들에게 막심한 피해를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생색은 생색대로 다 내고, 가져갈 건 다 가져간다. 후배나 제자들을 집필자로 넣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교수는 이들이 교과서 대부분의 원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교과서 전체 인세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기도 한다. 어이 없고, 화딱지나지만 사실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열심히 공부했다는 사람들이 왜 이럴까. 큰 배움과 큰 가르침이 있어야 할 대학이 기업의 학원이 된 건 이미 오래지만, 이건 차치하고, 왜 이모양 이꼴로 자기 제자들과 후배들을 빨아먹고, 예의와 겸손이라고는 찾아보기도 힘든 사람들이 대학의 교수 자리에 앉아있는 것일까. 또, 12년 동안 - 요새는 유치원부터 대학 준비를 한다지만 - 공부를 한 어린 학생들은 뭘 배우겠다고 오랜 시간 잠 못 자가면서 고생한 걸까. 이들은 대학에 가서 얼마나 허탈해할까.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너무 실망했다. 겉으로 보아 꼴통이라고 생각되는 교수들 뿐만 아니라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들까지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 더욱 실망했다. 다수의 사람들이 연구 점수와 돈에 혈안이 되어 있다.  

  기업보다 학교가 더 썩기 쉬운 것 같다. 대학뿐 아니라 초, 중,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국공립이 아닌 사립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정부 기관이나 기업은 시민단체나 감사기관에서 꾸준히 보고 있기라도 하지만, 학교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 숨기려면 숨길 수 있고, 사기치려면 사기치기 더 쉬운 곳이 학교다. 제발, 이번 시간 강사 건을 비롯해서 이런 모든 류의 '불법'뿐 아니라 '부당'한 일들이 하나씩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발 좀, 대학 교수들아 정신 좀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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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8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8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0 0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0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비군 6년차.  

  첫째, 3월에 이미 산속에 들어가 훈련을 받았는데, 실은 내가 훈련 대상자가 아니었던 것. 나에게 잘못 통보를 해줬던 것이다. 훈련을 받은 나에게 다음 달에 1박 2일 짜리 훈련을 받으라고 메일이 왔는데, 나로선 황당할 따름. 전화해서 당신네 행정 착오이니 해결해달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다음달에 훈련 통지가 오더라도 무시하면 된다고 한다. 아직 구제 절차가 진행중인데 확실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 불안하다. 이것 때문에 몇번씩 전화해가며 화내고, 따져서 겨우 얻어낸 결과이니.  

  둘째, 3월 훈련 이후, 두번의 향방 작계 훈련이라는 게 있단다. 이걸 전반기 한 번 후반기 한 번 받는다고 하는데, 전반기 훈련이 지난 주였단다. 첫째 문제에 대해서 문의 전화를 했다가 이 둘째 문제에 대해서 인지했던 것. 나로선 황당할 따름. 근데 왜 나한테 연락을 안 해줌? 내가 예비군 훈련 거부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연락해주면 꼬박꼬박 간다는데, 연락도 안 해놓고 지금 나한테 훈련 무단 불참했단다. 이 어이 없는 사태에.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난다. 은유가 아니라 정말로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다. 코와 입으로는 거친 숨을 뿜어대고.    

 

 



  동에 이병인지, 상병인지가 전화를 받고 알아보겠다고 하고선 전화도 안 해줘서 내가 전화한 게 다섯번은 됐던가. 답답해서 동대장 - 나이 많은 예비역 부사관이다 - 바꿔달라고 하니, 밥 먹으러 갔단다. 그래서 한 두시간쯤 뒤에 다시 전화했다. 바꿔달라고 했더니 자리에 없단다. 그러면서 다른 전화로 몰래 듣고 있었던 것. 상병과 이야기 중인데,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허허. 몰래 듣고 있었으면서 자리에 없다고 한거니. 왜 잘못한 게 있으니까. 연락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차분히 목소리 가라앉히고 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 따졌다. 문자도, 메일도, 엽서도, 전화도 안 왔다. 어떻게 된 거냐. 문자 했단다. 안 왔다니깐. 가끔 전송했는데 발송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단다. 엽서는? 자기가 직접 전달하는 게 아니고 우체부가 보내는 거라 모르겠단다. 그럼 메일은? 보냈단다. 안 왔는데? 내가 매일 수십차례 드나드는 메일인데 안 왔다니까. 스팸으로 갔을 지도 모른단다. 요 메일은 스팸으로 오는 것도 내가 다 체크한다니깐. 정말이다. 전화는? 안 했단다. 왜 안 했냐고 물으니 인원이 많아서 할 수 없었단다. 허, 허, 웃음도 안 나온다.  

  그래서, 그럼 지난 주에 동네 학교에서 저녁에 받는 훈련을, 연락이 안와서 못 받았으니 같은 훈련을 받게 해달라 했더니, 다음달에 산으로 오란다. 이런 미친. 정신 나간 거 아님? 연락은 자기네가 못해놓고 내가 그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거임? 화가 나서 이게 말이 되냐고 또 따졌더니. 그럼 난 모르겠다, 나 이번달에 그만두니까, 니가 알아서 해라, 훈련장에서 받든 내년에 받든 니 맘대로 해라. 아 그러세요? 내년에 받을 수 있음에 그렇게 해주세요. 했더니 내년에 받을 수 없단다. 그런데 왜 내년에 받으라고 하셨어요 했더니 그냥 말이 그렇단다. 미친 거 아님. 정말 내년에 받아도 되는 줄 알았다.  

  화가 아주 머리 끝까지 올라서 김이 모락모락 정도가 아니라 머리 터질 지경에 이르렀는데, 오냐, 그러면 내가 국방부랑 통화하마 하고, 끊고, 휴우 잠시 멈춤.  

  국방부에 전화했다. 알아보고 연락주겠단다. 한참 뒤에 전화가 왔다. 원칙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아, 그래, 무슨 말 할지 알겠다. 아까 그 동대장이란 녀석하고는 말하는 태도가 완전히 다르긴 했다. 원칙이 이러한데, 동대에서 행정상 착오를 일으킨 것이 맞다. 유선 전화로 확인했어야 했다. 그건 인정하겠다. 그래서 사단과 이야기해서 행정적 잘못에 대해서는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런데, 일단 훈련이란 게 계획이 짜여져 있고, 1차 훈련을 못 받았으니 2차 훈련인 산 속으로 가야 한다. 허, 허, 허. 아저씨, 지금 그쪽에서 잘못해놓고 나보고 그걸 감수하라는 거임?  

  화를 내다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길래, 결국은, 그래 국방부, 군대라는 곳이 다 그렇고 그렇지 뻔하지, 뭐, 하고 내가 포기했다. 이건 국방부 예비군 관리자와 통화를 했는데 이지경이면 어디다 전화를 하겠냐. 헌법재판소 관할도 아니고. 꼴통 군대 일 처리하는 방식은 현역시절에 이미 다 봤으니, 어쩔 수 없지. 그래, 알았다. 너희 국가의 폭력 내가 몸으로 받아주마. 다음 달 훈련에 가마. 산 속으로 가서 훈련 받으마. 그래, 군대가 그렇지 뭐, 아주 기분 더럽다.

p.s. 국방부나 예비군 홈페이지에는 자유게시판이나 방명록 따위는 없다. 민원 받는 곳이 유일하게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어차피 거기 답변도 원리원칙만 이야기하는 셈. 오직, 공지, 훈련 통보 등의 명령만 있을 뿐이다. 피해 본 개인은 하소연할 곳도, 타인에게 알릴 방법도 없다. 그래, 군대가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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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5-27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 심정이 저까지 느껴집니다. 수고 많으십니다.ㅠㅠ
그저 답답하네요.쩝...

마늘빵 2010-05-27 17:41   좋아요 0 | URL
강간 당한 느낌입니다. 나한텐 말도 없이 무단불참이니까 산으로 오라니. 허참.

saint236 2010-05-27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러번 통지서가 날라오네요. 도대체 어느 것이 진짜인지. 다음달 16일에 동원훈련 들어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마늘빵 2010-05-27 21:46   좋아요 0 | URL
저도 언제 뒤통수 맞을지 몰라서 있는건 다 모아둡니다. 훈련받은 증거인 필증도 꼭 받아두고. 언제 또 이런 사태를 겪을지 모르니까요. 허참, 그렇게 대비했는데도 이렇게 뒤통수 맞네요. 네이버 지식인에서 찾아보니 저처럼 당한 사람들이 많은 듯합니다. 그러면서 개선은 무슨. 아마 동대장 징계를 받기는커녕 그냥 대충 마무리 됐으니 안심하고 있을 겁니다. 사과 전화라도 요구할 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BRINY 2010-05-27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동생이 의가사제대했는데도 예비군훈련 통지서 날아오더라구요. 군대에서 악화된 병으로, 지들이 제대로 치료 못하니까 내보내놓고, 치료중인 아이에게 예비군훈련 나오라구요. 저희 가족도 그때 모락모락 김 났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자식도 제대로 군대 안가고 안보낸 사람들, 완전 저희 가족에게 찍혔습니다.

마늘빵 2010-05-27 21:47   좋아요 0 | URL
어이 없는 것들이죠. 군대에서 다쳐서 의가사제대했으면 복무 부적격자이니 면제해줘야지 그걸 또 불러내서 부려먹고 있다니. 하튼 저놈들 하는짓은 알아줘야 합니다. -_-

레와 2010-05-28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화딱지야!!!

yamoo 2010-05-2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비군 6년차인데도 동원 대상자인가요?! 이건 참~ 이런 거 엔날에 함 당해봤는데...진짜 열받던데..구제받을 길도 없고...속앓이만 했던 기억이...어떡해서든지 간에 불이익당하는 부분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티핑 포인트 - 작은 아이디어를 빅트렌드로 만드는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옥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9월
구판절판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전염의 3가지 특성
1. 전염되기 쉬운 행동들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2. 작은 행동, 작은 변화가 커다란 결과를 초래한다.
3. 전염은 극적인 어느 한순가에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19쪽

티핑 포인트를 완성시키는 3가지 규칙
소수의 법칙 : 80대 20의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대개 ‘작업’의 80%는 참여자 20%에 의해 수행된다는 개념이다. 전염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고착성 요소 : 고착성 요소는 전염되는 메시지를 기억하도록 만드는 특수한 방식이다. 정보를 제시하거나 구조화할 때, 작지만 고착성이 강한 변화만 주어도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상황의 힘 : 상황과 조건과 이런 것들이 작용하는 특수한 상황에 강한 영향을 받는 것이 전염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행동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인간 행동이 훨씬 더 암시에 걸리기 쉽다는 점을 말해준다. -38쪽

커넥터가 되기 위한 7가지 습관
첫 번째 습관 - 아는 사람들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 특히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사람들을 수집하지는 마라.
두 번째 습관 - 사람을 사귀는 데 있어 공격적인 자세를 버려라.
세 번째 습관 - 상대방의 깊숙한 곳에 위치하려고 하기보다는 단순한 관찰자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라.
네 번째 습관 - 진심으로 사람들을 좋아하라.
다섯 번째 습관 - 사람들이 자신에게 계속 끌릴 수 있게 교제하고 상호 작용하는 패턴을 습득하라.
여섯 번째 습관 - 상대방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기억하라. 상대방의 이름과 주소, 어떤 상황에서 그 사람을 만났는지 자세하게 메모하라.
일곱 번째 습관 - 일단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의 교제에 따르는 의무를 회피하지 말라. 단, 친하지만 무심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무심한 만남을 즐겨라.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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