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게도 문화가 있다
리 듀거킨 지음, 이한음 옮김 / 지호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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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은 아이 때부터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간이 더 하등한 동물들보다 우월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그가 세상에서 가장 모방하기 좋아하는 생물이며 처음에 모방을 통해 배우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13쪽

유전자와 다윈의 관계는 기묘하다.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은 유전자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제시되었는데도 옳았다. 더구나 그 이론은 유전을 다룬 구체적인 항목들에서는 틀린 부분이 많았는데도 전체적으로는 옳았다. 다윈은 "제물 gemmule"이라는 용어를 중심으로 형질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과정을 나름대로 설명했다. 그는 몸의 각 부위에서 제뮬이라는 아주 작은 입자들이 떨어져 나와 성세포로 모여든다고 믿었다. 그리고 자손의 몸 속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제뮬들이 서로 뒤섞인다고 보았다. 다윈의 생각에는 두 가지 중요한 오류가 있었다. 첬재, 몸의 각 세포는 성세포로 아무것도 떼어 보내지 않는다. 둘째, 유전의 단위(다윈의 제뮬이라고 불렀고, 우리가 유전자라고 부르는 것)는 서로 뒤섞여 자신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 아니라, 대개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멘델을 제외한 그 시대의 다른 거의 모든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다윈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유전학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깨닫지 못했다. 달리 보면, 이렇게 자연선택 이론이 유전자를 전혀 모르는 진공 상태에서 개발되었다는 사실은 그가 정말로 놀라운 통찰력과 창조성을 지닌 인물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21-22쪽

"유전자는 그 안에 담긴 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을 복제해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일을 하도록 선택된 것이며, 나머지는 세부 사항에 해당할 뿐이다." (진화생물학에 대한 요약) -22쪽

짝 선택 모방 연구가 명확하게 말하고 있는 사항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작은 뇌를 반드시 모방의 장벽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직관에 반하는 발견은 우리가 문화를 말할 때 떠올리는 모든 것들을 뒤엎는다. 문화는 "고등"동물들만의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지능의 표지도 아니다. 평범하게 볼 때 문화는 우리가 지금껏 생각해 왔던 것보다 훨씬 근본적인 힘이다. -93쪽

프리버그의 발견은 문화적 전달이 짝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첫째, 그것은 생애 초기에 전달된 정보가 개인이 성숙할 때까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다가, 일단 겉으로 드러나면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둘째, 이 연구는 문화적 전달이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암시한다. 수컷들은 자신을 키워준 어른들의 행동을 모방함으로써 어떤 노래를 부를지(그리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배우는 것이 분명했고, 한편 암컷들도 교사들을 지켜봄으로써 어느 수컷 형질을 매력적으로 볼 것인지 배우는 듯했다. -107-108쪽

문화가 동물 세계에서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증거들은 문화가 천성과 대립하는 힘이라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다. 우리는 이 힘의 작용 방식에 관한 기존의 견해를 수정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문화적 전달은 영장류처럼 인지 능력이 가장 뛰어난 동물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실 이 현상의 연구는 대부분 이른바 "하등" 척추동물이라고 하는 생물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왔다. 거피에서부터 새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뇌가 작은 동물들도 일종의 문화 규칙들을 짝짓기 행동과 연관짓는다. 따라서 문화적 전달은 뇌 크기와 상관이 없다. 그것은 대단히 중요한 이야기이다. 인류가 이 강력한 진화적 힘을 독점하고 있지 않으며, 영장류나 다른 어떤 장엄한 거대 동물들이 독점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09쪽

나는 추측이 없이는 뛰어난 관찰도 독창적인 관찰도 없다는 것을 굳게 믿네.
(찰스 다윈이 앨프레드 월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1867년) -111쪽

문화는 "학습이나 모방을 통해 당대 사람들로부터 얻는 개인의 표현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이다". 여기서 "표현형"이란 개체가 지닌 형질들의 복합체를 말한다. -113쪽

밈 개념을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이렇다.

- 모방 같은 비유전적 수단을 통해 전달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문화요소
- 인간의 정신에 기생적으로 감염되고 인간의 행동을 바꿈으로써 복제하는 전염성 정보 양상으로서, 인간에게 그 양상을 전파하도록 만드는 것. (도킨스가 "유전자"에 비유해 만든 용어이다.) 구호, 표어, 짧은 선율, 도상, 발명품, 유행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밈에 해당한다. 개념이나 정보 패턴은 누군가가 그것을 복제할 때까지는 밈이 아니다. 전달되는 지식은 모두 밈이다.
- 밈은 뇌에 들어 있는 정보 단위로 여겨져야한다. 그것은 뇌가 어떤 물리적 매체를 사용해 정보를 저장하든 간에 특정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 모방을 통해 전달되는 것은 무엇이든 밈이다.
- 문화 유전 단위. 문화 환경에서 자신의 생존과 복제에 "표현형적"결과를 미침으로써 자연적으로 선택되는, 입자성 단위인 유전자에 비유해 가정한 개념.

(* 밑줄그은이 주 : 마지막 것이 저자 리 듀거킨이 마음에 들어하는 정의) -145-146쪽

"밈은 나름대로 복제할 기회와 자신의 표현형 효과를 갖고 있으며, 밈의 성공이 유전자의 성공과 반드시 관련되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리처드 도킨스) -150쪽

어떤 행동이 자연선택의 관점에서 부적응할 때, 밈학자들은 그것을 밈이 작용한 결과라고 보는 반면, 진화심리학자들은 그런 행동이 제대로 설계된 정신의 반응이라고, 단지 그 정신이 원래 그 설계가 의도했던 세계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154쪽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과학이 상호 연관되어 있으며, 각각을 별도로 연구하는 것보다 함께 연구하는 편이 훨씬 더 쉽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따라서 사물의 진리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싶은 사람은 과학의 특수한 한 분야를 선택해서는 안된다. 모든 과학은 서로 결부되어 있고 상호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네 데카르트, <정신 지도의 규칙>, 1629)-167쪽

오류와 과장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고의 대담성이다. 결과를 걱정하지 않고 자신이 미든 것이 옳다고 선언하는 용기인 것이다. 절대적인 진리를 소유하고 싶다면, 바보가 되든지 벙어리가 되든지 해야한다.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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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와 사회생물학 (양장)
이상원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7년 1월
품절


도킨스는 최적자의, 즉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자의 후보는 종과 같은 집단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체만이 특히 생존 투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며, 개체의 관점에서 진화가 이해되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25쪽

사회생물학이 일으킨 논란은 사회성 동물의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 자체엥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그런 유전 결정론적 구도 안에 우리 인간 종마저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촉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인간의 모든 행동, 즉 사회 현상과 사회적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면, 현재의 사회적 배치, 즉 인간의 현 상태는 자연에 의해서 고정된 것이 된다. 인간의 현상태는 자연이 빚어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예를 들어, 사회적 불평등, 남성 지배 등등은 자연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므로 이것을 탓하거나 바꿀 수 없게 된다. 이는 가종할 이데올로기적 저의를 담는 것이었다. 만약 사회가 그 사회를 구성하는 각 개인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면, 그 사회의 현 상태는 단순히 자연적 사실이 되어 버린다. 즉, 이러한 시각 안에서 현재의 인간 세계의 계급 제도, 인종주의, 가부장제, 엘리트주의 등등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생물학은 이데올로기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91쪽

사회생물학자들은 스스로 과학성을 들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주장은 정당화되기 어려운 측면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생물학자들은 각 인간의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노선을 취하는데, 이는 오류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은 단지 생물학적 삶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생물학적 삶이며 동시에 문화적 삶이다. 생물학적 특성은 우리의 삶에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생물학적 특성이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고 볼 만한 어떠한 유력한 근거도 없다.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 특히 유전자가 우리의 삶에 심오한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와 유전자에 의해서 우리의 삶이 결정된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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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 너무 멀리 나간 교실 실험
토드 스트래서 지음, 김재희 옮김 / 이프(if) / 2006년 7월
품절


독일일들의 경험은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한국의 근대현대 100년은 일제의 신민통치와 독재정치로 이어져있다. 그 속에서 수많은 민간인 학살과 인권유린이 자행되었다. 독재체제 아래서 자란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독재 성향에 젖어들게 된다. 우리 또한 권력의 반인간적 행위에 대해 눈감고 침묵했던 탓에 이런 비극이 일어났던 것은 아닌지 짚어보아야 한다.
(해제 : 기억하지 않는 비극은 되풀이 된다 中) -267쪽

학교 전체로 퍼져나가는 '파도'에 아이들 대부분은 열광하지만, 여기 속하지 않는 소수는 배척 당하고 심지어 폭력까지 난무한다. 이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총회가 열리고, 전국파도연합 지도자가 화면에 등장하니, 그는 나치의 독재자 히틀러. 집단광기에 휩쓸린 채 너도나도 이성을 잃고, 돌이킬 수 없는 죄악을 저질렀던 나치 독일의 과거, 그 작동 방식과 파시즘의 원리를 배우려다 엉뚱한 길로 빠져든 학생들은, "파시즘은 역사상의 사건일 뿐만 아니라, 우리들 안에도 똬리를 틀고 있다"는 벤 로스 선생님의 설명과 실험의 요지를 깨닫고 환각 상태에서 간신히 깨어난다.
(역자 후기 中)-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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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3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11월
구판절판


다윈이 이른바 생존 경쟁이라고 말한 데 있어서 경쟁하고 있는 단위가 종이라고 한다면 개체는 장기판에서 졸로 볼 수 있다. 졸은 종 전체의 더 큰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희생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각 개체가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하여 희생할 수 있는 종 내지는 종내 개체군과 같은 집단은, 각 개체가 자기 자신의 이기적 이익을 우선으로 추구하는 다른 경쟁자 집단보다 아마도 절멸의 위험이 적을 것이다.
따라서 세계는 자기 희생을 치르는 개체로 이루어진 집단이 대부분 점령하게 된다. 이것이 '그룹 선택설'이다. -50쪽

노쇠는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와 반치사 유전자가 유전자 풀에 축적되는 현상의 부산물에 불과하다. 이들 치사 및 반치사 유전자는 단지 휴기에 작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연 선택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게 허락되어 온 것이다. -102쪽

유전자 풀은 유전자의 장기적인 환경이다. '우수한' 유전자란 맹목적으로 선택되어 유전자 풀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그것은 이론이 아니다. 그것은 관찰된 사실도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동어 반복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전자가 우수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첫 시도로서 유전자가 우수하다는 것은 유능한 생존 기계, 즉 몸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진술에 단서를 달지 않을 수 없다. 유전자 풀은 하나의 진화적으로 안정된 유전자 세트이다. 어떠한 새로운 유전자에 의해서도 침입될 수 없는 유전자 풀로 정의된다. 돌연변이 재조합이나 이입에 의해 생기는 새로운 유전자는 대부분이 자연 선택에 의해 벌을 받아 즉시 도태되고 진화적으로 안정된 유전자 세트는 복원된다. 때때로 어떤 새로운 유전자가 그 세트에 침입하는 데 성공하여 유전자 풀 내에 퍼져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불안정한 과도기를 거쳐 드디어 하나의 새롭고 진화적으로 안정된 조합을 이룬다. 작은 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공격전략의 예에서 말한 것처럼 개체군에는 둘 이상의 대체 가능한 안정점이 있어서 때때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갑자기 비약이 일어나기도 한다. 진화란 부단한 상승이 아니라 오히려 안정된 수준에서 안정된 수준으로의 계기적인 불연속의 전진인 것 같다.
-168-169쪽

즉 개개의 이기적 유전자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증대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개개의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장소인 몸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도와 주고 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유전자가 다수의 다른 개체 내에 동시에 존재하는 분산된 존재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172쪽

"...... 밈은 비유로서가 아닌 엄밀한 의미에서 살아 있는 구조로 간주해야 한다. 당신이 내 머리에 번식력이 있는 밈을 심어 놓는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당신이 내 뇌에 기생한다고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유전기구에 기생하는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나의 뇌는 그 밈의 번식용의 운반자가 되어 버린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예컨대 '사후에 생명이 있다는 믿음'이라는 밈은 신경계의 하나의 구조로서 수백만 번 전 세계 사람들 속에 육체적으로 실현되어 있지 않은가." -336쪽

컴퓨터를 사용해 본 독자는 컴퓨터의 연산 시간과 기억 용량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를 잘 알 것이다. 많은 대규모의 컴퓨터 센터에서는 그것을 돈으로 환산하거나, 사용자에게 초 단위의 사용 시간과 '문자' 단위의 기억 용량을 각각 일정량씩 할당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밈이 살고 있는 컴퓨터이다. 거기서는 시간이 아마도 저장 용량보다 중요한 제한 요인이며, 심한 경쟁의 대상일 것이다. 인간의 뇌와 그 제어를 받는 몸이 동시에 하나 또는 몇 종류 이상의 일을 해치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밈이 한 인간의 뇌의 집중력을 독점하고 있다면 '경쟁자'의 밈이 희생되는 것은 틀림없다. 밈은 라디오와 텔레비젼의 방송 시간, 광고 게시판의 공간, 신문 기사의 길이, 그리고 도서관의 서가 공간 등과 같은 상품을 대상으로 경쟁하고 있다. -342-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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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2-1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기적 유전자 읽고 계신모양이네요. 다시 읽어봐야되는데...

비로그인 2007-02-1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셨다면,
다음에 읽을 책으로 '에드워드 윌슨의 인간본성에 대하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일상적 behavior의 근저에 존재하는 본능의 작동 메카니즘을 이해하면
현실적 삶의 양상을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아프락사스님께서 요즈음 '열심히'에 일등이신듯.. 하하


마늘빵 2007-02-14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늘사초님 / 네 다 읽었어요. 저도 가자 오래된 초판본을 중학교 땐가, 고등학교 때 구입하고 제대로 안봤더랬는데, 이번에 30년판 다시 사봤습니다.
한사님 / 아 추천 감사합니다. 보관함에 바로 넣겠습니다. 전 이 책 다음으로 주문한 책이 최근에 <이기적 유전자와 사회생물학>이라고 나왔던거 같은데, 이 책이 이기적 유전자가 가지고 있는 함의와 비판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해서요.

비로그인 2007-02-1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윌슨의 저서를 같은 맥락에서 추천했답니다.
아시다시피 윌슨은 사회생물학의 '대부'격인 인물이지요.


드팀전 2007-02-14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결코 '똘레랑스'할 수 없는 가치 중에 하나가 '사회진화론'입니다.특히 '의식의 척박성과 취향의 고급성'은 가슴 속 밑에서 무언가 불끈 올라오게 합니다.
계보적 근원을 밝히는 것과 사회적 적용함의는 다릅니다.푸코의 계보학에 대한 근원적 비판이 되기도 하지요.인간이 근원적으로-유전자적으로-이기적일거라고 생각합니다.개체보존의 본능은 무엇보다 우선할테니까요...그런데 인간의 역사에는 경제학이나 생물학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타적 인간이 나타납니다.
이기적 유전자들이 왜 가족이나 친밀한 관계에서는 작동하지 않을까?...혈연선택가설이라는 것도 등장하더군요.개체보존과 확산을 위해 '혈연'을 위한 이타적 행동도 크게는 이기적 유전자의 이기적 행동이라는 측면이겠지요..그런데 그것만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이타적 행동이 존재합니다.인간이나 동물이 게폼잡느라 그랬을까???
학문적으로 인간의 이기적 동인과 이타적 행동들에 의문을 품고 공부하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분명히 할 것 이 있지요. 현재의 가진 사람들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이기적 개인'을 주장하는 것은 현 토대의 부정의와 왜곡된 분배구조를 은폐하기 위한 저열함이 보입니다.결국 능력있 개인의 승리..그러지 못한 건 당신들의 무능함.못가진자들의 징징거림....
....고담준론과 관념론의 허우적을 걷어내고 이것 한가지만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최근에 본 책의 서문에 나오는 말인데..
"우리의 풍요를 보장해주는 불평등한 대우"........'우리' 대신에 여러가지 이름을 넣어보면 아주 직접적입니다.우리사회의 특권층 역할을 하려면 국가와 사회가 특권행사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보장해주어야 합니다.선생님이시니 선생님의 안정성이 어떻게 보장되느지 아시겠지요? 또 어떤 제도적 변용으로 한번에 무너질 수 있는지도? 의사도 마찬가지고 변호사도 마찬가지입니다.그 틀(토대)의 규정에 대해서는 생득권처럼 받아들이며 그것이 개인의 능력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라고만 생각한다면...글쎄요.진중권이 비판한 한국식으로 하지말고 서구식으로 하지요."참..유감스럽습니다"
아프락사스님의 리뷰에 달린 댓글을 보다 결국 긴 댓글을 썼습니다.죄송 아프님.
게임이론으로 풀어본 이기적 인간과 이타적 인간의 내용이 담긴 <이타적인간의 출현>도 기회닿은다면(벌써 보셨을 수도 있구요...그 책은 인간 사회가 이기적 인간에 의해서가 아니라 합의를 통한 이타적 인간들에 의해 변화해 왔다고 말합니다.)

마늘빵 2007-02-1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드팀전님 이렇게 긴 댓글로 의견을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천히 한문장 한문장 읽으면서 다른 시각을 제게 전해주시는군요.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많았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낸 여러 예의 나열이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그런 예들의 경우 다 읽지 않고 넘겼답니다. 아직 이 책에 대한 비판서는 한권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전부터 보관함에 있던 책이기도 하고, 최근 본 복거일씨의 몇몇 책에서 복거일이 자기주장의 근거로서 어떤 경제학자와 리처드 도킨스의 이론을 자주 들먹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회가 생긴 김에 바로 구입해 봤죠.

드팀전님 마지막에 추천하신 <이타적인간의 출현>은 아직 못봤습니다. <이기적 유전자와 사회생물학>, <동물에게도 문화가 있다>가 현재 주문배송중에 있는데, 추천하신 책도 이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이에 대한 책도 많이 못봤고, 생각도 많이 안해봐서, 제 생각이 어떤지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드팀전님의 댓글을 토대로 다른 시각에서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법천자문 2007-02-14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주장이 복거일 같은 사람들에게 이용당한다는 사실을 리처드 도킨스가 안다면 매우 크게 화를 낼 것입니다. 대부분의 진화심리학자들은 진화심리학 이론이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이데올로기에 이용당하는 것에 명백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화심리학 이론을 좌파들의 입맛에 맞는 이데올로기에 이용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물론 '진화심리학 이론이 객관적인 진리이냐 아니냐' 가 어떤 이데올로기에 이용되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겠지요. 저는 지금까지 인류가 생각해낸 이론 가운데 진화심리학 만큼 인간본성을 완벽에 가깝게 합리적으로 설명해준 이론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마법천자문 2007-02-14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혹시 영어 잘하시면 복거일이 도킨스를 인용한 부분을 번역해서 도킨스 박사 이메일로 한번 보내보세요. 도킨스 박사가 복거일이한테 개망신을 주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켁. ㅎㅎ

마늘빵 2007-02-15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애리님 / ^^ 그러게요. 그쪽 사람들이 사회진화론을 주장하는 것과, 그것이 이용되는 건 엄연히 다르지요.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글쎄 아직 잘 판단이 안섭니다만, 헛점이 많아 보입니다. 관련된 책들을 더 읽어봐야겠지요.

영어는 ... -_- 거의 문맹에 가깝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거의 손도 안댔습니다. 시험 볼 때만 했죠. 대학에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져서 이제는 기본적인 스펠링조차 기억도 안납니다. ^^

승주나무 2007-02-21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 님의 서재에 들어오면 이렇게 커닝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사실 이기적 유전자는 군대에서 읽었는데, 지금도 도킨스 병에 걸려서 남은 저작들에 눈길을 주고 있답니다. 저도 책의 목록들이 늘어나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도킨스의 숙적이자 동료인 '제이 굴드'의 풀하우스는 도킨스와 전혀 다른 관점에서 논의를 전개하면서도 도킨스와 세트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마치 오월동주나 와신상담과 같은 성어처럼요.
이 둘의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책은 '악마의 사도'였습니다. 도킨스의 에세이라기보다는 편집자가 도킨스의 동의에 의해 신문사설이나 서평 같은 것을 모았는데, 제이 굴드에 관한 인상이 있어서 '인간적'인 느낌을 갖게 한답니다.
앞서 댓글을 단 분들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도킨스였습니당~~

마늘빵 2007-02-21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을 읽다보니, 어떤 논쟁에서는 도킨스와는 굴드가 대립하지만, 또 다른 논의에서는 이 둘이 연합전선을 펴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아 꼼꼼히 안읽어서 제대로 안들어옵니다. 승주나무님 말씀하시는거 보면 관련 책 많이 보신듯 합니다. 저는 더 진행 안하고 여기서 멈췄어요. 더 읽고 싶은데 이러다간 다른 책들을 또 못볼거 같아, 다음번에 다시 한번 도킨스가 땡길 때 보려고 합니다.

kleinsusun 2007-02-25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댓글들이 정말 잼있군요.^^
보관함에 넣었어요. Thanks to할께요.
근데....요즘 책 정말 열씨미 읽으신다. 아프님 쵝~오!

마늘빵 2007-02-25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러게요. 밑줄긋기에 이렇게 진한 댓글 달리긴 처음이에요. 제가 아직 이 책 리뷰를 쓰지 않아서 여기에 다셨나봅니다. 근데 저 책 실적은 요새 부실해요. 영화만 들입다 많이 봤어요. 정말 한해 볼 영화의 1/3을 두달동안 본거 같아요.
 
제자, 스승에게 길을 묻다
이선민.최홍렬 엮음 / 민음인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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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200편까지 나오곤 했지. 그러니 어떤 배우는 심지어 20편을 동시에 촬영할 때도 있었어. 신인 감독의 진입도 쉬워졌찌. 양이 질을 지배한다는 논리엔 수긍을 하지만, 양에 함몰되는 순간 그때부터 매너리즘에 빠진 것도 사실이야.
(영화감독 유현목) -31쪽

"물론입니다. 학교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지만 책을 통한 배움도 이에 못지 않아요. 우리는 책에서 인생의 다양한 좌절과 성취와 깨달음을 발견하고 그로부터 자극을 받습니다. 요즘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 과외에 치중하는 것을 봅니다만, 사람이 성숙해지는 것은 책을 만났을 때부터라고 말하고 싶어요."
(민음사 회장 박맹호) -41쪽

"세계적인 어느 수학자가 한 말인데, 자기가 두렵게 생각하는 수학자는 머리가 좋다든가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자기보다 수학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저 사람이 어떻게 저리도 수학을 좋아할 수 있는가 하고 두려운 마음이 든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가 더 수학을 잘하는가는 누가 더 좋아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그만큼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은 자기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서 그 길을 택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인 것 같습니다."
(이화여대 명예교수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68쪽

"저는 인문학을 '기본적 학문'이라고 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기본' '기초'라고 하면 왠지 초반 일정 기간만 배우고는 '졸업'할 대상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근원적인 것을 천착하는 '일상적인 학문'으로 인문학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젊음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고 싶은대로 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삶은 의외로 높고 깊고 넓습니다. 아무리 부지런하게 살아도 모자랍니다. 약삭빠르게 계산하고 재는 삶은 이미 젊음이 아닙니다."
(한림대 특임교수 종교학 정진홍) -156쪽

"요즘 교육이 경쟁력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대학을 비교하는 수치가 있는데, 그 수치에는 속임수가 많아요. 대학의 서열 매기기는 미국의 잣대를 사용한 겁니다. 유럽 대학은 수치를 매기는데 모두 빠져 있는 상황이죠. 대학 강의를 영어로 하면 경쟁력이 커진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하짐나 학문의 모국어가 영어일 수 없는 한국에서 영어로 바꾸느라 힘만 들 뿐 소득이라곤 별로 없지요. 우리 학문은 우리 말로 강의해야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국산품의 질을 높여야 하듯 우리 학문도 기술 도입과 같은 문제나 주문자 생산 방식의 수준에서 벗어나야 해요. 국내에서 생산한 물건을 외국 것과 비교하는 작업을 통해서만 외국어로 바꿀 필요가 있겠지요."
(계명대 석좌교수 국문학 조동일) -172쪽

"저는 후학들이 '철학자로서의 지식인'이 되길 바랍니다. 지식인은 활자나 기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파하여 그 사회의 문화 향상에 영향을 주는 사회 계층을 지칭합니다. 교수와 언론인, 종교인이 대표적인 계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지금 국제 정치학자들을 대상으로 말씀드립니다. 지식인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기술자로서의 지식인'입니다. 강대국 국제 정치 이론을 충실히 전파하는 집단인데, 이들의 역할은 긍정과 부정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강대국 이론을 전달하는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전달 자체가 자기 해석이 결부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전달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문화 제국주의의 첨병 역할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둘째, '이념 전달자 또는 이념 창조자로서의 지식인'입니다. 특정 정당, 정치 집단의 명분을 선전하는 집단인데, 그들이 지탱하려는 집단의 성격에 따라 역할이 상이하고 이른바 선진국과 후진국에서의 그들 역할도 상이합니다. 1960년대 이후 너무 많은 교수들이 이 유형에 해당하는 것이 한국 국제 정치학 발전에 과연 도움이 되는 일인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셋째, '철학자로서의 지식인'입니다. 자신이 처한 국가나 사회의 역사적 발전 방향을 설정해 이에 대한 원칙을 제시할 수 있는 지식인입니다. 저는 후학들이 이런 지식인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철학자로서의 지식인에게는 자연히 뒤따라 발생하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한림대 한림과학원 특임교수 김용구) -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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