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와 사회생물학 (양장)
이상원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7년 1월
품절


도킨스는 최적자의, 즉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자의 후보는 종과 같은 집단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체만이 특히 생존 투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며, 개체의 관점에서 진화가 이해되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25쪽

사회생물학이 일으킨 논란은 사회성 동물의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 자체엥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그런 유전 결정론적 구도 안에 우리 인간 종마저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촉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인간의 모든 행동, 즉 사회 현상과 사회적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면, 현재의 사회적 배치, 즉 인간의 현 상태는 자연에 의해서 고정된 것이 된다. 인간의 현상태는 자연이 빚어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예를 들어, 사회적 불평등, 남성 지배 등등은 자연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므로 이것을 탓하거나 바꿀 수 없게 된다. 이는 가종할 이데올로기적 저의를 담는 것이었다. 만약 사회가 그 사회를 구성하는 각 개인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면, 그 사회의 현 상태는 단순히 자연적 사실이 되어 버린다. 즉, 이러한 시각 안에서 현재의 인간 세계의 계급 제도, 인종주의, 가부장제, 엘리트주의 등등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생물학은 이데올로기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91쪽

사회생물학자들은 스스로 과학성을 들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주장은 정당화되기 어려운 측면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생물학자들은 각 인간의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노선을 취하는데, 이는 오류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은 단지 생물학적 삶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생물학적 삶이며 동시에 문화적 삶이다. 생물학적 특성은 우리의 삶에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생물학적 특성이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고 볼 만한 어떠한 유력한 근거도 없다.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 특히 유전자가 우리의 삶에 심오한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와 유전자에 의해서 우리의 삶이 결정된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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