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태우스 > 된장남이 본 된장녀 현상

 

 

 

 

조금만 관심을 안가지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게 작금의 현실, 요즘 화제가 되는 된장녀가 뭔지 사실 난 몰랐다. 어제 아침, 마음을 잡고 된장녀에 대해 공부를 해봤다. 별 게 아니다. 스타벅스 커피를 먹는 젊은 여자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된장을 발라주고 싶다고 해서 된장녀라나.


된장녀 퇴치법이라는 글이 베스트에 올라있다. 봤다.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는 여인을 차에 태워 강원도 산골에 던져놓고 왔다나? “멧돼지라도 만났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를 일주에 두 번 정도 먹는 사람으로서 말을 하자면, 스타벅스 커피는 카페에서 파는 커피보다 양도 많고 더 싸다. 커피도 맛있고, 물도 좋다. 자, 그렇다면 이제 난 된장남인가? (갠적으론 쌈장을 더 좋아한다. 풋고추 쌈장에 찍어먹으면 겁나게 맛있다.)


여자들이 거기서 커피를 마시는 게 왜 그리도 얄미울까? 그곳의 커피값이 아무리 비싸봤자 남자들이 마시는 술값보다야 훨씬 쌀 텐데 말이다. 정 욕하려면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에 가는 사람들을 욕해야지 않는가? 스타벅스 커피값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고 욕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양주 수입액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걸 탓해야지 않을까? 남자들은 술마시는 것도 업무의 연장이라고 우기지만, 진짜 그런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일이다.


네이버에서 여자를 욕하는 글을 올리는 남자들이라고 여자를 싫어하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여자가 나타나면 좋아라 하겠지. 하지만 그들은, 필경 그들이 욕하는 부류의 여자들을 사귀지 못할 것이다. 손에 안닿는 포도를 시다고 욕하는 여우처럼, 그들 역시 그 여자들을 ‘된장녀’라 칭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네이버에서 논리가 아닌 쪽수의 힘으로 여자들을 욕하면서 카타르시스를 얻고 있는 게 아닐까?


남녀대결을 조장하는 기사는 조회수가 높고, 그래서 더더욱 그런 기사가 양산된다. 싸움의 장만 만들어 주면 그런 곳이 아니면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는 가엾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이런 기사를 봤다. 남녀 맞벌이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남자의 가사노동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고. 이런 기사를 보면 “나도 가사분담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인지상정일텐데, 네이버는 안그렇다. “왜 이렇게 남자들에게 불리한 기사만 올리냐?”는 놈은 그래도 양심이 있는 거다. 진짜 황당한 논리, “남자는 군대 가잖아?” 여기에 어떤 여자분이 댓글을 달아 주셨다(사실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할 필요는 없는데) “군대 간 게 그렇게 자랑스럽구나. 취직은 왜하니? 군대 갔다왔으니 아예 계속 놀지.”

또 다른 여자분이 글을 썼다. “맞벌이 하고, 출산한 지 5개월 되었고, 애 젖먹이느라 하루 두시간 잔다. 근데 시아버지가 ‘생일인데 새벽부터 아침 안차렸다’고 뭐라고 한다....”

어떤 남자분이 댓글을 단다. “넌 시아버지는 부모로 생각 안하는구나?”


이게 그들의 수준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니까 네이버에서라도 이렇게 마초 노릇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거다. 이런 사람을 인터넷 용어로 찌질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들의 의견이 진짜 여론인 것처럼 과대포장되고, 된장녀 같은 이상한 단어가 사회에 유포되는 것이리라. 그러고보면 월드컵 때가 좋았던 것 같다. 찌질이들의 관심이 온통 축구에 가 있으니, 말도 안되는 이상한 단어가 상대적으로 덜 만들어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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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8-0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인님, 오셔서 상품 골라주세요.
캡처 이벤트 당첨 상품 고르셔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