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때 난생 처음 발 마사지라는 것을 받아봤다. 한국의 '안마' 업소들은 대부분이 유흥업소라고 알고 있어서 갈 수 없었다. 나는 항상 마사지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고,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발 마사지를 받으러 가니 이게 꽤나 불편하다. 물론 마사지는 좋았지만, 마음에서부터 꺼름칙하다. 이것이 '나' -마사지 하는 사람이라는 권력 관계 때문일까. 이는 야시장에서 나-물품 판매자와는 다른 속성의 권력관계이다.
내가 물건을 살 때면, 나는 노동력이 집적된 물품을 사는 것이라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 되며 물건을 매개로 두 사람의 '협상'이 이루어진다. 반면에 마사지는 내가 직접적으로 노동력을 구매하고, 노동력의 실현-즉 사용가치가 내 몸에 작용되는 것이라서 이 권력 관계라는 것이 너무 직접적이다.
그래서 생각한게, 아마 내가 매개되지 않은 '노동력을 구매'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마음이 꺼름칙 했구나 라고 했다. 노동력 자체의 구매야 말로 '자본가'의 핵심이니까. 그리고 나는 자본가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니까, 마사지라는 행위를 하면서 이것이 유사-자본가 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불편하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얼마전까지 연명의 수단으로 삼았던 '과외' 같은 것도 직접적인 노동력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내가 다니기 시작할 피아노 학원 같은 것도 말이다.
그럼에도 이것보다 '마사지'가 더욱 불편 한 것은, 역시 '몸'-'몸'이라는 것 때문인 듯. 날 것의 노동력을 구매하고 그 노동력의 실현이 내 몸에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화폐를 매개로 하는 권력관계가 너무 직접적으로 압박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또 준중심부-주변부 국가 사이의 권력관계의 불편함도 있고. 남-여 사이의 권력관계의 불편함도 있고 (이것도 정말 크고...)
이것저것 겹쳐서 불편함을 만든 듯.
그래도, 또 어디 태국 가면 좋다는 마사지를 받아볼 것 같으니. 아, 나라는 놈의 이중성(?)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