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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FTA 시위 현장?을 지나다 강제 연행된 사연
6656 | 2006-07-12 추천 : 75 | 조회 : 58953

오늘 오전에 폭우속 서울의 표정을 스케치 하기 위해 광화문에 갔습니다. 광화문에 도착하니 한미FTA 저지 2차 범국민대회 때문인지 전의경들이 병력이 많이 배치돼 있더군요.

 

근데, 광화문 우체국쪽에서 고함소리와 신음소리 그리고 몸싸움 하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학생들과 시민들이 전의경들에게 강제로 연행되고 있는 겁니다.

 

광화문에서 시청쪽으로 가려는 시민들과 학생들을 경찰이 아무런 이유없이 무작정 강제연행하고 있었습니다. 끌려가는 시민들은 '왜 끌고 가냐?'며 풀어달라고 하자 한 전의경이 시민을 향해서 'X까는 소리 하지말고 그냥 따라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작정 끌려가는 시민들을 향해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자 현장에서 지휘하는 분이 저를 가르키며 '이 XX도 끌고가'라고 하더군요. 그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전경들이 저를 덮치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무작정 끌려 갔습니다.

 

전경버스로 끌려 가면서 '도데체 왜 끌고가냐?' '이유나 듣고 난후 순수히 따라 가겠다' '폭우속 서울의 모습을 스케치하기 위해 광화문에 왔다'고 하자 저를 끌고가는 경찰들은 제말은 무시한 채'X또 말 안듣네'하며 뒷통수를 3차례 가격하고 목을 조이며 끌고 갔습니다.

 

저도 끌려가면서 억울하였기에 순수히 연행에 응하지 않고 풀어 달라고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경찰들에게 폭행과 심한 욕설만 들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아무런 이유없이 경찰들에게 강제연행됐던 시민들도 폭행과 욕설을 들으며 전경버스에 강제연행됐습니다.

 

버스에 오르자 저를 포함해 19명의 시민들이 있더군요. 다들 억울하다며 나가게 해달라고 하자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난 다음 풀어주겠다' 딱 이 말만 했습니다.

 

더이상 말을 해 봤자 먹히지 않고해서 미디어다음과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서 제 사정을 얘기했습니다. 그냥 가만히 버스에 앉아 있기를 한시간. 그때서야 강제 연행됐던 시민들은 서울에 있는 각 경찰서로 흩어졌습니다.

 

경찰서로 가는 도중에 강제 연행된 시민들에게 물어보니 그냥 광화문앞을 지나가는 시민인데 무작정 강제 연행해서 전경차에 태웠던 겁니다.

 

구로경찰서에 도착해서 조사를 하는 담당 형사에게 지금까지의 사정을 얘기했더니 그냥 웃으면서 밖에 나가서 담배나 피자고 하더군요. 다행히 저는 미디어다음 김 모기자님께서 경찰서에 와서 간단한 확인조사만 받고 금방 풀려났지만 정말 억울하더군요.

 

제가 알기로 경찰들이 시민들을 체포하거나 연행할때는 '변호사를 선임할수 있고...'뭐 그런 말을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말은 한마디로 없고 오히려 폭행과 욕설을 해가며 아무런 이유없이 체포해서 강제연행 한다는게 이 시대에 말이 되는 소립니까?

 

태어나서 처음 황당하고 억울한 경험을 당하고 보니깐 정말 제가 낸 세금이 아깝더군요. 저를 비롯한 함께 연행된 시민들과 학생들의 억울함을 누구에게 호소해야 하나요?

 

아래 사진들은 제가 전경버스에 끌려가기전과 끌려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인데 사진 찍고나서 빼앗겨버려 많은 사진을 찍진 못했습니다. 버스에 오르니 카메라를 주더군요. 하지만 전원이 안 켜집니다.ㅠ

 

<덧붙히는글>

 

아직도 절 시위대라고 하시는데요. 제가 전에 썻던 한미FTA와 관련해서 쓴 글중 하나입니다. 이글을 보고도 제가 시위대라고 할수 있는지 한번 판단해 보시죠. 링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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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07-14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ㅆㅆ ....이분 그래도 그 동안은 참 평안하게 사셨네요....이런 일은 처음 당하셔서 놀라셨나보네요.이제는 끌려 가는 사람들의 억울함과 모욕에 대해 좀 다르게 느끼시겠군요....끌려가서도 곤봉으로 맞고 그랬는데...

기인 2006-07-19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반갑습니다.. 그래서 한국 경찰이 많이 민주화되기는 했죠? '그나마'라는 것이 문제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