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이벤트로, 여기 있는 시인들 중 아무나 한 명의 대표작을 멋지게 패러디 한 분께 선택하시는 두 권의 시집을 드립니다. 음.. 주제는 '성형수술'로 해볼까요 ^^; 그냥 갑자기 떠오르는 단어입니다 ^^;;;

 

기한은 목요일(6월 15일) 자정까지 ^^ (기한을 넉넉히 뒀습니다)

 

앞선 이벤트에 벌써 우승자(^^;)가 각 분야(국문학 전공자, 비전공자)에서 나왔습니다. 이제 특별 이벤트, 아래 시인들의 시 중 하나를 '성형수술'이라는 주제 또는 소재로 패러디하시면 됩니다.

ㅎㅎ 당선자는 제 마음대로 -_-;; 뽑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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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6-06-13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iseau님 패러디 작품

서시(恕猜)

죽는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미모에 한 점 부족함이 없기를,
치기어린 질투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질투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모든 성형수술하는 이들을 격려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자연미를
사랑해야겠다.
오늘 밤에도 연모의 시선들이 옷깃에 스치운다.

기인 2006-06-14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패러디 작품

내 얼굴의 고향(故鄕) - 성형 외과, 백석 패러디 ㅋ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마음 앓다가
어느 아침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상을 보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충청도 공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氏)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氏)ㄹ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그분도 자기 손을 거쳤다며 수염을 쓸는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펜을 잡아 견적을 내는데

칼날은 차갑고도 싸늘한데,
내 얼굴엔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마태우스 2006-06-14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인님, 시인이 누구인지 정답이라도 좀 가르쳐 주세요. 그래야 패러디를 하죠...얼굴 봐서는 누가 누군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기인 2006-06-14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ㅎㅎ 어짜피 첫번째 이벤트는 정답자가 나왔으니 공개합니다 :)
1. 이상
2. 윤동주
3. 김기림
4. 이육사
5. 임화
6. 박팔양
7. 김억
8. 오상순
9. 백석
10.주요한

마태우스 2006-06-1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게 봐선 성형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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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광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하던 못 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거 가지고 쓰겠습니다.


제목: 광육(미친 살이란 뜻)

까마득한 날에
체중계에 올라 말했었다
"에게, 이거밖에 안나가?"

다른 친구들이
80을 향해 달릴 때에도
차마 전 70을 넘지 않았었습니다.

피와 살이 되는 것만 먹고
끊임없이 술을 마셨더니
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80을 넘어
제 학번을 체중계에서 볼 날이 머지 않았는데
'비만'이란 안내문까지 날아옵니다.

다시 열심히 운동하고
안되면 지방흡입이라도 해서
떳떳하게 체중계에서 포효할 그날을 그려 봅니다.


비자림 2006-06-1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마태우스님 패러디 재밌네요.

기인 2006-06-15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태우스님이야~ 워낙 내공이 출중하셔서~ ^^

비자림 2006-06-1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회록(懺悔錄) : 윤동주 시.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주리자.
--- 만 이십 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든가. //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웨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 보자. //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


공주병 어록

장미빛 욕망이 낀 내 거울 속에
내 얼굴이 어리어 있는 것은
어느 부모의 유전자이기에
이다지도 환상적일까

나는 나의 완벽함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
만 24년 1개월 동안
기미 주근깨 잡티 한 점 없이 뽀샤시하다니

육십이나 칠십이나 그 어느 우아한 저승반점이 내려앉은 날에
나는 또 한줄의 자서전을 써야한다
그때 그 미완성의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용안을
쌀뜨물로 황토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성형외과 앞을 빳빳이 고개 들고 걸어가는
오만한 아프로디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팬들의 함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