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슨을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적어도 제임슨의 '원문'을 읽는 일은 말이다. 다만 시간이 꽤 걸리고, 다른 책들을 동시에 읽어야 하는, 내 내공으로는 매우 느린 작업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제임슨의 '원문'은 그닥 어렵지는 않다.

그런데, 제임슨을 읽으며 다른 책을 읽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 제임슨 관련 번역된 개설서를 보려고 하면 짜증이 만땅이다. 이것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한국어로 쓰여있다. 이런!!

심지어 제임슨에 대한 85년에 나온 서울대 영문과 석사논문 또한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어쨌든 그래서, 그냥 제임슨을 묵묵히 읽어야 겠다. -_-;

개설서여, 개설서가 아니라, 제임슨에 대한 연구서 또는 이론서라고 하면 용서가 된다.

알튀세의 "자본론을 읽는다"가 자본론보다 어렵듯이, 제임슨 연구서/이론서면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번역의 문제가 끼여든다.

어쨌든 마음에 드는 번역서를 만나기는,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는 것처럼, 인생에서 손꼽을 수 있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그냥 '눈에 드는 이성'이 아니라는 것에 주의!)

결국, 오늘 하루종일 제임슨 두어페이지 읽다가, 관련 개설서 찾아보고 읽고 내던지고 하는 통에 하루가 거진 갔구나. 소년이로 학란성이라는 것이, 이렇게 학문의 식민지에 사는 대학원생에게는 더욱 와 닿는다. (공자 같이 학문의 제국에서 태어난 이도 그 세계의 소년들에게 이렇게 말했는데, 하물며 우리야!)

내가 미국 양코로만 태어났어도, 또는 내가 중딩이후 그냥 미국에서 공부만 했어도! 제임슨 '따위'는 한큐(?)에 읽어낼 텐데.(과연?) 이런 신토불이의 괴로움이여!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7-02-2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다보면 번역에 대해서 많이 느끼는데(물론 짜증도 한가지 감정이겠지요.) 저는 번역에 대해서 좀 관대한 편입니다.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수백년 전 부터 이른바 난카쿠(蘭學)의 영향으로 서양의 언어에 대해서 접해본 역사가 길고 막부 말기에 들어서는 일본인 스스로 서양의 모든 저작들에 대해서 거의 광적일 정도록 번역했다고(아마도 마루야마 마사오의 글에서 본듯함)하니 번역에도 어느정도의 역사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고 할까요. 기술은 금방배울 수 있는 것이지만 인문학의 깊이는 역사(?)가 있어야지요. 저 칸트도 게르만 족의 수백 수천년간의 희랍철학 내재화의 산물 아닙니까? ㅋ

기인 2007-02-20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그래서 그냥 저는 납득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끊임없는 비판과 함께 그러한 '내재화'가 더 가속화 될 수 있는 것이겠죠. ㅋ 영어 공부나 빡세게 해야겠습니다;

기인 2007-02-2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결국 막판 극적 타결(?) 끝에 하비랑 알튀세 읽고 제임슨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쿄쿄

2007-02-22 1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7-02-22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ㅈ님/ 조만간 결정이 날 예정입니다. 빠르면 다음주 내로요. ㅎ 이번주 토요일에 의논을 좀 해보고요. 결정 나면 공지하겠습니다. :)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