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가벼움을 그리 즐기지는 않는다. '관광'은 일종의 광고 보기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품으로서의 타국을,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보는 것.
여행은 이에 비해서, 일상을 벗어나서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마주침들과 함께 하는 것일 터이다. 홀로 하는 여행은 더 그러할 것인데, 이번에는 애인과 함께 체코라는 공간을 다녀왔다.
철도와 비행기의 발달 이후의 여행은, 전근대의 여행처럼 낭만적이지 못하다. 그리고 그 때의 사람들만큼 '외국'이라는 것이 타자로 나타나지도 않고, '새로움'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익숙한 새로움일 뿐이다.


연암의 '열하일기'나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처럼 널리 알려진 명 여행기들은, 몇개월, 몇년에 이르기까지 걸어서 말을 타고, 또 배를 타고 가면서 풍경과 사람들과의 마주침과 이를 통해 자아의 원숙함, 새로움을 도모한 기록들이다.
이렇게 여행이라는 것은 최소한 1개월 이상 한 곳에 머물면서 새로운 삶의 형식과 마주치는 것이어야 비로소 '여행'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여행'이라는 것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1년이상 외국에 산 곳은 코스타리카라는 중남미, 1주일이상 '다녀본 곳'은 미국, 중국, 그리고 이제 체코.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았기 때문인지, 나는 외국에서 사는 것이나 유학하는 것에 대한 환상이 없고, 오히려 두려움과 걱정이 꽤 있다. 이번에 체코를 함께 간 애인은 외교관이 될 예정이라, 앞으로 40여년 중의 20년이상은 외국에서 생활해야 할 것이다. 걱정인데, 외국에서 산다는 것이,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니, 장점을 키우면 될 것이다.
체코 여행기, 프라하 여행기를 적어둔다. 5월말쯤에 다시 한번 가게 될 터인데, 1월말에 8일간 다녀온 체코와는 또 다를 것이다.
앞서 계속 밝혔지만, '여행'이라기 보다는 다녀온 것 정도. 그리고 애인과 함께 프라하라는 도시를 둘러본 것 정도이니 별반 적을 것도 없고, 감상도 없다. 나는 여행을 별반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적어볼 만한 것은, 기억할 만한 것은, 프라하에서 읽은 밀란 쿤데라 뿐. 싱겁지만, 밀란 쿤데라의 '농담'에 대한 서평으로 프라하 '여행기'를 대체한다. 또는 내 프라하 '여행기'는 밀란 쿤데라의 '농담'에 대한 감상으로 대체될 수 있을 성질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