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세계사 - 거꾸로읽는책 3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스스로를 '얼치기 역사학자'로 규정하고 있는 유시민의 유명한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 초판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나는 역사를 '암기과목'으로 규정하고 이를 매우 싫어했던 평범한(?) 학생이었고, 짜증을 내면서 읽었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다시 이 책을 집어든 것은, 고등학생에게 읽히려고 하면서 다시 나도 읽어야 되겠어서이다. 3판이 되어 내용과 문장이 많이 바뀌었고, 사진이 늘어났으며 읽기 편하게 편집도 잘 되어 있다.

그리고 '얼치기 역사학자'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도 나름 사실(史實)과 해석이 잘 섞여 있고, 판단에 동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유시민 스스로도 이 책이 중판을 내고 개정판이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지만, 나도 어리둥절하다.

유시민은 경제를 전공한 사람이고 지금은 정치인이다. 물론 예전에 그가 이 책 초판을 낼 때의 상황에서 이 책의 의의와 필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는데, 지금 정치인이 된 유시민 역사학, 세계사와 전혀 상관없는 그의 이 세계사 관련 책이 이렇게 잘 팔리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 이는 분명 2차 사료를 바탕으로, 아니 3차 사료(국내외의 역사교양서)를 바탕으로 만든 책에 불과하다. 이 땅의 역사학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이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전문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 보다 정확히,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잘 팔리는 책을 쓰기는 힘든 건가?

이렇게 내가 까칠하게 반응하는 것은 '정치인' 유시민에 대한 내 까칠한 반응과 연결되어 있고, 유시민의 진보적 이미지를 유통시키는 방식으로 이 책이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러하다. 정치인이 된 후의 그의 말, 행적을 보라.

어쨌든 이 책에 내용은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정치인 유시민에게는 동의할 수 없다. 그가 이 책을 다시금 살펴보고 '저자'로서, 같은 역사관과 동일한 실천 강령으로 살 수 있다면...

그래도 눈에 밟히는 표현들은, 홍군이 얼마나 힘든 투쟁을 하며 '대장정'을 감행했나하면서 '호전적인 미개부족이 사는 티벳 삼림지대(167)'를 지나서 등의 표현이다. 이는 '중화주의'적 마인드로 바라보고 있는 것과 다를게 없지 않은가? 미개부족이라니! 왠지, 민노당 찍으면 사표라고 했던 그의 언행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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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6-12-06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시주였던가..이 시리즈.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신화 편이 유시민 여동생분이 지은거더라구요 신기했어요 무척.

기인 2006-12-07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래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