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이사를 했습니다. 신림 9동 단칸방에서 신림본동 단칸방으로 옮기는 일인지라, 가구라고는 책장. 가전제품(?)이라고는 노트북, 가습기, 진공청소기, 물끌이는 주전자가 전부. 그래도 이사하고 나니 쫌 몸이 으슬으슬 아프더라고요. 생각같아서는 책들을 모두 어떤 '질서'를 부여해서 배열하고 싶었지만.. 역시나 pass
그니까 지금 제 옆 책장에는 자본론 옆에 고진의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이 꼳혀 있어 어느정도 배열이 맞지만(그러고 보니 정치경제학 비판요강은 어디간겨! 버럭), 그 옆에는 이병률의 '바람의 사생활'이 그 옆에는 최영숙의 '모든 여자의 이름은'이 그 옆에는 임노월의 '악마의 사랑' 그 옆은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 그 옆에는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하는 식입니다. 그야말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일.
제 왼편의 책장에는 엘리아데 '성과 속'과 레비 스트로스 '야생의 사고'가 푸코의 '담론의 질서'와 함께 꼳혀있어 이게 무슨 배열이지 곰곰히 따져보려고 할 찰라에, 바로 옆에 '일본 100배 즐기기'라는 책이 꼳혀 있는 식.
아, 제가 매너님에게 항상 배우고 싶었지만, 감히 묻지 못한 ^^; 것은. 어쩌면 그리 정리를 잘 하시는지... 음. 관련 책이라도 한권 읽어봐야 겠습니다.
어쨌든 이사 온 곳은 산동네. 미로. 벌써 길을 두번 잃었습니다. 아, 나의 집은 어디인가... -_-;
근무를 끝내고 집에 겨우겨우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화요일. 그러니 어제 처음 이사한 집에서 잤는데,
오늘 소포가 와 있는 거 였습니다. 이런!!! FBI(?)가 나를 감시하고 있었나, 아님 옛 연인이 멀리서 나를 지켜보다가? 투고도 안 한 신춘문예에 합격했다는 이야기인가? 사지도 않은 로또가 된 건가? 초등학교 때 친구가 알고 보니 비밀기관에 쫒기고 있어서 결국 나에게 마지막 비밀 테이프를 넘겨준겨?
등등의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발송인은 제가 모르는 분. 그런데 받는 이는 또박또박 제 이름이 제 바뀐 주소와 함께 적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사 한 것을 아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한 줌 일텐데~!
와서 소포를 뜯어보니, 익숙한 썩소와 함께 나타나는 'from Mephisto' 오옷 캐감동! ㅜㅠ
메피님 서재를 들어가서 가끔 궁금해졌던 그 '이심전심'의 음악들! 오옷~~ 첫 곡부터 감동입니다.
메피님 감사합니다. ㅎ 이사하고 처음 받은 소포, 좋은 선물로 잘 간직하겠습니다. :)
지금도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답니다. ㅎㅎ 엠피3로 추출해서 들으면서 다닐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