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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이스라엘에 대해 알고 있던 것들

 

 제가 이스라엘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한 편의 창작동화를 통해서였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절약정신을 길러주려고 쓰여진 그 동화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일화가 담겨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처음 와보고 세 번을 놀랐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하늘이 맑고 높아서 놀라고, 두 번째는 물이 맑고 깨끗해서 놀라고, 세 번째는 이 좋은 환경에서 왜 못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놀랐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읽었던 당시 어린이였던 저는 우리나라의 자연이 아름답고, 경제발전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인상만을 느꼈을 뿐입니다.

 

 그 이후로 성장하면서 알게 모르게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정보들이 조금씩 쌓여갔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쉰들러 리스트>나 <피아니스트>같은 영화를 감상하면서, 유대인의 성공 비결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책을 읽으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관한 저의 지식은 아인슈타인, 탈무드, 모사드, 팔레스타인 분쟁과 같은 키워드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신간 평가단 도서로 선정된 『경제기적의 비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스라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다각도로 분석해서 유대인 경제성장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덕분에 단편적인 지식의 수준에서 벗어나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이 책을 읽어가면서, 어린 시절 읽었던 일화의 의미가 좀 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우선 "한국에서는 땅에 묘목이나 씨를 심어 놓으면 때맞추어 비가 내려서 식물들이 저절로 큽니다"(p.244에서)라는 지은이의 말에 이스라엘 고등학생이 깜짝 놀랄만큼 이스라엘의 자연환경이 척박하기에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이 당연히 부러웠다는 점입니다. 다음으로 "가장 도드라지는 유대인의 특징은 격식을 차리지 않고 요점을 소신있게 말하는 것"(p.13에서)이라고 저자가 지적할 만큼 직선적인 화법을 구사하기에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해서 가난하다는 점을 거침없이 지적했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세계 인구의 0.2%로 22.3%의 노벨상을 수상하고, 벤처왕국을 일궈낸 이스라엘 '경제기적의 비밀'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해  모르고 있던 것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스라엘의 강함은 그들의 다양성과 유대교를 통한 국민통합에서 나온다"고 단언합니다. 유대인의 다양성이 저절로 얻어진 것은 아닙니다. 2천여년에 걸친 긴 방황의 역사 속에서 탄생한 슬픈 민족성입니다. 유대인들은 살다온 지역에 따라서 유럽에서 살다온 아쉬케나지, 중동에서 온 유대인인 미즈라히, 에티오피아에 정착했던 흑인 유대인, 소수의 사마리아 유대인까지 다양합니다. 게다가 이슬라엘에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5백 7십만의 아랍인, 20만의 베두인, 4만의 드루즈인, 5만의 난민까지 다른 민족들도 거주하고 있습니다. 유대인의 종교적 믿음 또한 다양합니다. 유대인의 신앙을 신실한 정도로 구분하면 일하지 않고 종교생활만 하는 정통파 종교인 10%, 일하는 신실한 유대인 15%, 신실하지 않지만 유대적 문화를 지키는 유대인 55%, 세속적 유대인 20%로(p.121에서) 나눌 수 있습니다.

 

 민족적, 종교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것은 바로 구약성경을 바탕으로 한 유대교의 힘입니다. 유대교는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유대인들을 통합시키는 정신적 지주이자, 그들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전하는 파수꾼이자, 히브리어를 익히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과서였습니다. 이러한 유대교를 통한 통합의 정신이 있었기에 전세계의 유대인들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막강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유대인 지혜의 원천으로 여겨지는 탈무드가 마치 우리나라의 유학(儒學)처럼, 소수의 종교인들이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는 점은 의외였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읽었던 한 권짜리 탈무드는 그야말로 요약되고 편집된 내용이고, 원본은 <바빌론 탈무드>와 <예루살렘 탈무드> 2가지 버전으로 6개의 주제로 각 63권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다양성과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이룩한 이스라엘 경제의 현주소는 어떠한 모습일까요? 이스라엘의 주력 산업은 다이아몬드 가공수출업, 방산산업, 신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벤처산업, 대체에너지 산업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오랜 세월 세계를 방황했기에 소지와 처분이 용이했던 보석 가공업을 , 이슬람과의 실전을 통해서는 방산산업을, 구약성경을 가르치는 전통에서 벤처산업이,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대체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킬 수 밖에 없었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부와 기술, 무력을 쌓아왔던 것입니다.  이런 이스라엘이 우리나라에 대해 부쩍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휴대폰, 자동자, 가전, 건설 능력이 최고로 인정 받고 있고,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보다 활발한 경제 교류를 원하고 있다고 저자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 

 

  이 책은 저자가 이스라엘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느낀 경제 감상문(p.6에서)입니다. 책의 분류나 홍보는 '경제'에 무게가 실렸지만,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감상문'에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3장의 분량을 이스라엘의 정치, 문화, 사회를 설명하는데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마지막 1장에서 다루고 있는 경제에 대한 분량이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의 전반적인 상황을 먼저 설명해서 경제기적의 비밀을 풀어내려는 저자의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그리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저자가 전하는 내용들은 현지에서 경험한  최신 정보이지만, 그 정보를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한계는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요? 바로 정보의 양과 질, 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작가 한 사람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계화를 외친지 십여년이 넘어가지만, 과연 우리가 얼마나 세계의 여러 나라들을 이해하고 교류하려고 노력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세계는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이 전부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하가 될까요? 반대로 우리 자신을 알리는 일 또한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한류가 전세계적인 붐을 일으키고, 한식 세계화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 교과서에 실린 우리나라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합니다. 2003년부터 외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내용을 검토해 해당 국가에 수정을 요청해온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이길상 교수가 쓴 『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를 보면, 아직도 무수한 오류와 왜곡, 무지와 편견으로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전세계의 교과서가 다수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의 다양성을 통합을 통해서 국가의 강점으로 만든 이스라엘을 모습을 분명 우리가 본받야 할 점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 가정 또한 정치적인 이슈가 될 만큼 중요시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좀 더 적극적인 교류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책 한 권을 통해서 그러한 일을 이룰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스라엘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이스라엘과 업무를 담당하게 될 이들이 읽어야 할 입문서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책 속에는 저자가 경험한 이스라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전반적인 모습을 생생한 현재 진행형의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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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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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착각의 경제학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혼재하는 2013년, 지금의 복잡한 경제상황을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특히 '국채 투자'라는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경제 위기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적인 석학의 지혜만큼이나, 우리 실정에 맞는 비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갈등의 전략

 노벨경제학상에 빛나는 게임이론의 바이블이라는 부제가 매력적으로 다가는 책입니다.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대화와 협상에 적용한 이 책은 국제적 위기와 국내적 불안을 떠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특히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3.생각과 행동사이

  "졸속(拙速)이 지완(遲完)을 이긴다"을 이긴다는 역발상이 눈에 띄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생각과 행동 사이에 관한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 심사숙고나 속전속결이냐를 두고 갈등하는 우리 모두가 읽고, 정답을 찾았으면 합니다.

 

 

 

 

 

 

 

 

 

 

 

4.마음은 어떻게 오작동하는가  

 근심걱정을 솎아내는 하루 10분 마음훈련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마음의 평화를 구하지 않는 이는 없습니다. 문제는 하루하루가 전쟁같은 현실입니다. 혼란 속에서도 고요한 마음을 얻기 위해 지금 당장 10분을 투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5.60분 공부법

  60분과 공부법으로 이루어진 제목에 매료당했다고나 할까요? 60분은 하루에 이 정도는 가능할 것은 유혹이 공부법에는 쉽고 특별한 방법이 담겨져 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 저자 자신이 이 방법으로 일본에서는 '공부의 신'으로 대접 받고 있다니, 더욱 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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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6 1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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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효과]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낯선 사람 효과 - 《80/20 법칙》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리처드 코치 & 그렉 록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케빈 베이컨 게임을 알고 계신가요?

 

 

 

< http://gruhnb.wordpress.com/에서 발췌>

 

 케빈 베이컨 게임이란 어떤 배우와 케빈 베이컨까지 최단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놀이입니다. 일단 케빈 베이컨과 영화를 함께 출연한 영화배우와의 관계를 1단계로 설정합니다.  그리고 다른 배우들이 베이컨과 몇 단계 안에 연결될 수 있는가를 더 빨리 찾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1994년 MTV 인기 프로그램 '존 스튜어트쇼'에 세 명의 대학생과 케빈 베이컨이 출연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대학생들은 '케빈 베이컨이 모든 사람을 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 증거로 청중들이 영화배우 이름을 댈 때마다, 케빈 베이컨과의 관계를 막힘없이 보여줍니다.

 

 이를 계기로 한 때 이 게임이 미국에서 대유행 하기도 했고, 케빈 베이컨의 여섯 다리(Six Degrees of Kevin Bacon)라는 이름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학술적인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2006년에는 six degrees라는제목으로 뉴욕을 배경으로 서로 엇갈리는 인연을 펼치는 여섯 명의 모습을 담아낸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이 이론에 열광한 까닭은 아마도 넓은 이 세상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과 신비감 때문일 것입니다. 고독할 시간마저 부족한 현대인의 정신없는 삶에서 사람과의 관계는 때론 업무의 연장선이 되기도 하고 때론 부러운 사치가 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전 세계 31개국에서 번역된 《80/20 법칙》의 저자 리처드 코치와 네트워크 전문가 그렉 록우드가 신작 『낯선 사람 효과』로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왔습니다. "왜 친한 친구나 가족보다 그냥 아는 사람이 내 인생을 더 흔들어놓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인간 관계에 대한 종래의 상식을 뒤집는 도발적인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인맥도 스펙의 하나가 된 요즘, 과연 낯선 사람 효과는 우리에게 어떤 관계의 비밀을 알려줄지 궁금합니다.


 

낯선 사람 효과란?

 

 http://blog.naver.com/nextwave7/171517541 에서 발췌

 

 

 낯선 사람 효과란 그냥 알고 지내거나 별로 가깝지 않은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처럼 일상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인맥이 우리의 삶을 흥미진진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기회와 정보, 혁신의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책 또한 낯선 사람 효과의 산물입니다. 2001년까지 서로 모르던 두 저자는 2001년 벳페어(Betfair)라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서로를 알게됩니다. 새로운 책을 구상하던 리차드 코치는 그렉 록우드와 의기투합해서 책을 구상하고, 예전 동료들을 통해서 출판 에이전트 샐리 할로웨이를 소개받게 됩니다. 이 책의 탄생 과정은 낯선 사람들의 우연한 연대가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인 셈입니다.

 

 낯선 사람 효과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우선 인간 관계, 즉 우리가 살아가는 네트워크라는 시스템이 이루어진 구성 요소를 알아야 합니다.  네트워크는 개인과 그룹을 연결하는 가족, 친구, 동료와 같이 매일 만나며 친밀한 괸계를 맺고 있는 강한 연결과 아주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얼굴 정도를 알고 지내는 약한 연결, 이러한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는 중심축으로 가족, 교회, 학교, 기업, 국가와 같은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허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저자가 중요시하는 것은 허브를 통해 연결된 약한 연결입니다. 우리는 약한 연결을 통해서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나 정보를 얻음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적인 움직임을 훨씬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소수의 사람을 저자는 슈퍼커넥터라고 저자는 부르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세계는 전과 같지 않습니다. 약한 연결과 허브는 우리가 막연히 바랬던 새로운 인맥, 구직이나 이직의 기회, 관심있는 취미나 정보에 이르는 길을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 같은 이념과 아이디어가 전파되어 공유되어 사회 전반에 받아들여지는 과정은 달리 말하면  네트워크 구축 과정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네트워크의 힘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는 위키피디아(Wikipedia)입니다. 18세기 프랑스의 디드로가 혼자서 고분분투했던 백과사전 편찬사업은 결국 미완의 작업으로 끝이 났지만, 2001년 지미 도널 웨일스는 다양한 언어로 언어로 구성된 자유로운 형식의 온라인 백과사전을 만들게 됩니다. 누구나 참여하여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내용를 쉽게 수정하도록 만든 이 사전은 260개의 언어와 1,200만건의 자료를 지닌 세계적인 백과사전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네트워크보다 우리의 마음가짐이 먼저다.

 

 저자들은 네트워크의 수평적 구조와 약한 연결이 가지는 잠재능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분명 네트워크 구조에는 새로운 정보와 기회,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만남과 협업, 개인의 능력을 뛰어넘는 효율성과 같은 놀라운 가능성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또한 자연스런 현상에 의도가 개입되면 그로 인한 만만치 않은 부작용 또한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네트워크의 그림자 또한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는 작년 한 해 SNS를 통해 악의적인 내용이나 거짓 정보가 여과되지 않고 그대로 확산되어 곤혹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투표와 선거기간 동안 상대방을 향한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비즈니스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세계적인 인터넷 사이트나 서비스가 자국으로 들어오기 전에 유사한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가, 합의를 통해 거액을 챙기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기업도 존재합니다. 먼 거리에 존재하는 아이디어를 허브를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는 저자의 주장이 얼마나 순진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사례입니다. 

 

 결국 어떠한 수단도 그 자체로서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수단을 사용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서 그 쓰임새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첨단 네트워크 시대에도 우리가 여전히 인문학 고전을 버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 자신의 마음을 바로 닦는 것, 그것이야말로 모든 일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채근담의 한 구절은 수단이 당연히 목적이 되는 이 시대에 여전히 달콤쌉싸름한 맛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心地乾淨,方可讀書學古.
不然,見一善行,竊以濟私,聞一善言,假以覆短.
 是又藉寇兵而齎盜糧矣.
 

마음 바탕을 깨끗이 한 다음에야 비로소 책을 읽고 옛 것을 배워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착한 행실을 보아도

이것을 훔쳐서 자기 욕심을 채우는 데 이용할 것이고,

한 마디 좋은 말을 들어도

이것을 빌어 자기의 잘못된 점을 덮는데 이용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바로 강도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주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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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0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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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해리 S. 덴트 & 로드니 존슨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궁극의 호기심; 미래예측

 

 동물과 인간의 다른 점 중의 하나는 바로 호기심입니다. 호기심이란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입니다. 동물은 본능에 따라 일정한 패턴대로 살아가기에 호기심이 생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을 지니고 있기에 호기심을 통해서 지식을 쌓고,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런 호기심의 가장 정점을 꼽자면 아마도 미래에 대한 호기심이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미래예측은 점술(占術)이나 신탁(神託)처럼 비이성적인 측면이 강했습니다. 그 뒤로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미래에 관심은 가진 것은 자연과학과 SF소설 분야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통해서 시간여행이 불가능함을 입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임머신'을 비롯한 수많은 소설과 이를 영상화한 작품들이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이 얼마나 커다란 것인지 나타내주는 사례입니다. 가장 늦게 하지만 가장 성공적으로 미래예측에 접근한 분야는 바로 사회과학의 미래학(futurology)입니다.

 

 미래학은 철저하게 과거와 현재를 연구해서 이를 바탕으로 비교적 단기간의 미래 사회를 예측하려는 학문입니다. 이같은 미래학이 주목받고 있는 까닭은 그만큼 우리의 현재가 불안하다는 반증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경제적 위기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우리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은 아마도 미래의 경제상황일 것입니다. 그런 세태를 반영하듯 이번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 책은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입니다. 세계적 경제예측가 해리 덴트가 말하는 세계 경제의 청사진은 과연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활 주기로 보는 세계경제의 미래

 

사람들에겐 사실상 자연발생적인 '생활 주기'가 있다 우리는 삶의 매단계들을 거치면서 각기 다른 필요와 욕구, 능력을 갖게 된다. 때로는 저축이 훌륭한 결정이고 때로는 지출이 스스로에게 최선이 되며 때로는 부모의 돈을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환경 변화에 따른 소비 성향의 변화다. 이러한 소비 성향의 변화야말로 전통 경제학이 놓치고 있는 것이며 케인스학파 경제학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이다. -p.54에서

 

 위의 단락에 나타나 있듯이 저자가 경제 현상의 원인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세대별 인구규모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경제위기는 바로 '베이비 부머'-1946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세대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이들이 소비에서 저축으로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들 세대를 양육하기 위해서 거대한 복지예산이 쓰이면서 민간부분과 공공부문에서 막대한 부채가 쌓였고, 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인위적인 부양정책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거대한 위기가 도래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그리 밝지는 않다고 합니다. 저자는 해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2014년 2015년 초 즈음에 코스피 지수가 950포인트로 떨어질 것이며, 부동산 가격은 43~57퍼센트까지 감소하며, 부채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구를 중심으로 한 저자의 이론은 쉽고 간결하게 경제상황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통계자료를 통한 이론의 증명은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신뢰감을 줍니다. 하지만 다른 여타 경제이론과 마찬가지로  생활 주기가 전세계의 경제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책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부의 양극화 현상입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미국 상위 1%의 부는 중간층의 288배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부의 양극화로 국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 경제위기가 발생한다고 정치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는 그의 저서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에서 주장한 바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봄은 찾아올 것인가?

 

 문제는 어떻게 어두운 미래에 대처하느냐는 것입니다. 저자는 경제 주기상 겨울에 해당하는 지금 되도록이면 개인은 고정적인 수입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저축에 집중하고,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라고 조언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 전략을 취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기에 호황기를 위한 투자 또한 게을리하지 말라고 합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불황기가 끝나면 반드시 호황기가 도래한다고 저자는 우리에게 희망을 전합니다. 특히 저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세계 각국에서 독재정권을 몰아낼 만큼 놀라운 위력을 보여준 네트워크 기술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우리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2013년에 들려오는 우리나라와 주변국들의 정세를 보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보호주의를 넘어서 우경화하려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혁신을 통한 기술의 진보도 결국은 기업 주도로 이루어져 더 큰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정치도, 경제도, 기술도 우리 모두의 행복보다는 점점 부와 권력으로 가기 위한 티켓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우리들이 있습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 경제 전망은 분명 밝아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우리는 현재를 살아갈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고, 소통하고, 합의해 나가야하지 않을까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소설 『카산드라의 거울』에서 미래를 보는 소녀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분명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마도 <볼 수 없다>일거야.

 

하지만 지금 우리가 미래를 만들겠다면, 그걸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카산드라의 거울 2권 p.454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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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09: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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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경제 성장이 반드시 국민의 행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깨달아 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문제는 원인과 해결방안입니다. 우리와 점점 비슷해져가고 있는 중국의 경제학자, 그것도 유력한 차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랑셴핑의 혜안이 궁금합니다.

 

 

 

 

 

 

 

 

 

 

 

2.경제학자의 영화관

 영화를 통해 철학, 심리학, 과학을 설명한 책은 많이 나왔지만, 경제학를 살펴본 책은 낯설고 반갑기만 합니다. 경제 전문 기자가 바라본 독특한 영화와 그 속에 담겨진 경제 법칙이 궁금합니다.

 

 

 

 

 

 

 

 

 

 

 

3.애플 콤플렉스

 "애플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세계 최초의 책"이라는 문구가 도발적인 책입니다. 애플의 장점이 따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오히려 기본과 우리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은 당연하면서도 분명 설득력을 갖춘 주장입니다.

 

 

 

 

 

 

 

 

 

 

4.유태인 자기 대화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최초의 안내서입니다. 세상 누구보다 가깝지만, 그래서 더욱 알 수 없는 존재인 바로 나 자신. 그와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5.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경영학의 ‘이론’을 우리 인생의 중요한 국면에 접목하여 현재의 일, 가정, 관계를 점검하도록 하는 책입니다. 나 자신을 바르게 보는 일은 변화를 위한 첫단추입니다. 이 책을 통해 2013년을 더욱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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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9 2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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