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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 - FBI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심리학
조 내버로 & 토니 시아라 포인터 지음, 장세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그 섬에 가고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섬」
정현종님의 이 시처럼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는 더욱 멀어지고 있습니다. 사람과 대화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정신이 없는 사람을 보면 이제는 우리 자신이 하나의 섬이 되어간다고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과 사이가 멀어질수록 타인의 알고자 하는 욕망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인문학은 물론 사회심리학이나 뇌과학같은 학문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목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드라마도 예외는 아니어서 독심술을 통해서 범인을 찾는 『멘탈리스트』나 사람의 표정을 연구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라이 투 미』 같은 미국 드라마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상대방과 대화하고, 설득하며, 협상하기를 반복하는 우리의 일상이야말로 가장 치열한 관계의 장(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관계는 만질 수 없는 안개나 다가갈 수 없는 신기루처럼 여전히 그 실체가 모호합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도 때론 타인보다 더 멀게 느껴질 때면, 그런 마음이 극에 달하곤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간절히 원했을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당신의 행동이 바로 당신이다!
"내가 취하는 행동은 나라는 사람, 내 마음가짐, 직업의식, 감정, 의도를 어떻게 나타내는가?"
이는 마땅히 던져볼 만한 질문이다. 어떤 분야에 몸담고 있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느냐가 곧 우리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나를 믿어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당신이 믿을 수 있는 존재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신의 행동에 담긴 마음가짐이다. 비즈니스에서는 그것을 '평판'이나 '프로세셔널리즘'이라 한다. 삶 전체를 놓고 보면 '인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p.121에서
이 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아닌 '비언어'입니다. 비언어는 신체, 외모, 말, 듣기, 행동, 환경, 인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런 비언어가 말보다 진실을 말해주며, 영향력 또한 크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은 이런 비언어를 몸, 행동, 외모, 분위기, 감정으로 나누어서 설명합니다. 비즈니스 상황에서 진실과 거짓을 효과적으로 판단하고,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딱딱한 이론보다는 각 장마다 풍부한 사례와 더불어 바람직한 비언어를 담아서 독자들이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입니다.
인격을 연마하고, 습관을 다듬고, 자신있게 행동하자.
"이런 자질을 어떻게 갖추겠습니까?"
바로 이 지점에서 분석은 한계를 드러낸다. 그와 같은 자질을 갖추는 것은 단지 옷을 잘 입고, 체계적으로 행동하고, 높은 학위를 소지하고, 전문기술이 있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p.308 에필로그에서
위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여타의 자기계발서와는 차별화된 주장을 펼칩니다. 아마도 행동과 태도조차도 하나의 기술로 치부해버리기 쉬운 세태와 자신의 책을 그런 '트릭'으로 오해하지 말라는 저자의 항변일 것입니다. 저 자신도 이 부분을 읽기까지는 이 책을 그렇게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에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안경을 얻게 된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처음 안경을 얻었을 때, 매우 기뻐했지만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는 오히려 실망하게 됩니다. 동화는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단추를 달고, 사람들을 만나러가는 아이의 모습으로 끝을 맺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그를 이용하려는 욕심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닦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한다는 소박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