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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평점 :
오랜만에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다.
- 고등학교 때, 나는 데미안보다 수레바퀴 아래서를 더 많이 읽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거의 읽지 않았던 책을 다시 읽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다만 요즘 고등학생 때 읽었던 책을 하나하나 다시 읽고 있다. 대지,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 파리대왕, 뿌리, 그리고 다른 책도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다시 읽으면서, 한스 기벤라트처럼 공부에 열심히지도 않으면서 지치기만 해서 넋이 나간 내 모습이 보였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한스 기벤라트'도 아니고 자유를 쫓아간 '하일너'도 아닌 애매모호한 중간. 그런데도 넋이 나가버린 나.
신학 교장은 자신도 수레바퀴 아래서 깔려있다는 것을 모르고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지 않도록 아주 지쳐버려서는 안 된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미 수레바퀴 아래에 깔려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빠져 나올 힘이 없어서 그 밑에 숨죽이고 있는 나는 어떤가?
수레바퀴 아래 있다는 것은 이미 지친 삶을 산다는 것이고, 꿈도 희망도 없다는 것이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넋을 놓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일너'처럼 뛰쳐나갈수도, '한스 기벤라트'처럼 죽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수레바퀴 아래에 깔려있는가?
- 우리가 모두 수레바퀴 아래에 있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나는 '한스'도 '하일너'도 아니다. 다만 내가 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바퀴 아래서 웅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