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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굴라.오해 ㅣ 알베르 카뮈 전집 1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9년 9월
평점 :
품절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고 나니, 칼리굴라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2014년 추석 때,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연극 칼리큘라를 보고 책을 읽었었다.
- 그 때는 연극이 너무 충격적이라 책을 읽고도 글을 쓸 수 없었다.
칼리큘라. 칼리굴라. 둘 중에 어느 것이 맞는 표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로마의 3대 황제이자 로마를 불로 태운 네로보다 더 한 폭군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25세에 로마 황제의 자리에 즉위하였는데, 즉위 초에는 민중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축소하고 검투사시합과 전차 경주를 부활시켜 원로원이든 귀족이든 시민이든 할 것 없이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 후 열병을 한 차례 앓고 난 뒤, 미쳐서 폭정을 했다고는 하나 그런 자세한 역사까지는 모르겠다.
알베르 카뮈의 희곡 칼리굴라에는 이 젊은 황제가 미친 이유가 바로 불가능한 것을 시행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 초반에 칼리굴라는 헬리콘에게 말한다. "달을 갖고 싶었어" "내가 누워 자면 누가 달을 따다 주겠어" 라고.
많은 사람이 칼리굴라가 사랑했던 누이가 죽어서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보았을 때 칼리굴라는 미치지 않았다. 그가 미친 것처럼 보였던 이유는 불가능한 것을 시행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 나라에 세금이 필요하면 귀족이 죽는다. 그리고 귀족의 돈은 국고로 환수한다.
- 국고를 채우는 일에 황제가 직접 매음굴을 운영하고, 그 매음굴에 제일 많이 다니는 사람에게 상을 준다.
- 황제가 부리는 종이 너무 많으므로 노예와 종을 풀어준다. 그리고 황제의 수발은 귀족이 든다.
많은 귀족이 이에 반발한다. 당연할 것이다. 아무 이유 없이 죽는 것도 억울하고, 죽은 뒤에 모든 재산이 국고로 환수되는 것은 더 억울하고.
국고의 증대를 위하여, 아내나 딸을 매음굴로 보내야 하고 노예가 해야하는 일을 귀족이 해야하다니 당연히 억울 할 것이다.
근데 이런 상황에 전혀 억울해하지 않는 사람이 딱 세 명이 있었다.
1. 황제 칼리굴라 2. 노예의 신분이었다가 칼리굴라 덕에 평민이 되고 궁에서 일하게 된 헬리콘 3. 집정관 케레아.
황제 칼리굴라는 자신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시행하는 일이니 당연히 전~혀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헬리콘은 노예로 태어나서 귀족 밑에서 엄청난 수모를 겪으면서 인생을 살았다.
칼리굴라 덕에 평민이 되었지만, 귀족의 상판떼기는 보기도 싫을 것이다. 게다가 최소한 자신이 미치광이의 수발을 들고 있다는 분별력이 있다.
집정관 케레아. 사실 연극에서도 희곡에서도 제일 솔직하고 냉철하며 이성적인 사람은 케레아라고 생각한다.
케레아는 황제가 직접 미치광이 짓을 하면서 궁 내부에서의 혁명을 하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에 심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케레아가 황제에게 반발하고 나중에 칼로써 죽이는 이유는 그 방법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 극에서 케레아가 멋지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귀족처럼 사적인 이유에서 반락을 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칼리굴라를 읽으며, 황제가 나서서 혁명을 하려고 해도(반은 미친 짓이기는 했지만) 결국 기득권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혁명이고 개혁이고 뭐고 황제만 죽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오해는.. 칼리굴라 읽다가 덤으로 읽게 된 희곡이라 그냥.. 후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