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낯선 문체는.
낯설고 차갑게 느껴져서, 감정을 이입하는 것도 내용에 집중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
단, 3주 동안 일어난 사건이었고, 열서너살이 채 되지도 않은 뱀파이어 소녀와 인간 소년의 미묘한 감정을 다루는 내용이 정말 차갑고 낯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춘향전과 비슷한 나이의 사랑이야기인데, 북유럽이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사회계층의 차이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고전물과 현대물의 차이 때문인 것이지 열정적이지도 뜨겁지도 않은 사랑이야기였다.
사실 사랑에 대한 내용인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외로움에 관련된 이야기인 것 같았고, 외로움 때문인지 차갑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낯설다는 느낌은 문체 때문이라기보다는 평소에 생각지도 않았던 이야기 진행방식 때문인지도 모른다.
왕따 소년과 외로운 뱀파이어 소년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서로의 외로움을 조금씩 채워가는 이야기라서.
우리 모두 외로움을 느끼지만, 외로움에 대해 솔직하지는 않는다.
오스카르와 앨리는 외로움에 솔직한 사람 같았다.
그 외로움 때문에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몇 년 전 보았던 영화의 이미지가 문뜩 지나가서,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