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하자 맨 처음 든 생각은 해리엇이 너무 외로워보였다는 것이다.


2층으로 된 꽤나 넓은 집. 몇 명의 집 관리인이 있었지만, 딱히 해리엇과 감정적인 교류가 있어보이지 않았고 혼자 먹는 저녁은 일상으로 보였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안부 전화도 없는 삶.

영화 초반 몇 개의 흰색 약을 와인으로 넘긴 뒤 찾아온 쇼크 때문에 해리엇이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실려나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해리엇의 집에 매일같이 찾아오는 가정부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 날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리엇이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어서 집에 매일같이 찾아오는 가정부와 정원사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 날 죽었을거고 며칠 뒤 발견되었을거다.


해리엇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녀의 부고 기사에 어떤 글이 쓰일지 궁금하지는 않았다.

단지 해리엇이 완벽한 부고기사를 만들기 위해 나아갈 때 그녀가 다시 할 일이 생기고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는게 더 중요했다.


완벽한 부고기사보다는 무언가 할 일이 생기고 만날 사람이 생긴다는게 더 중요해보였다.


해리엇이 처음 "봉사활동을 하기 위한 기관"에 찾아갔을 때 한 말은 "위험을 무릅쓰고 어리석은 일을 하겠는가, 위험을 무릅쓰고 대단한 일을 하겠는가."였다. 그 대사가 그녀의 가치관이었다.

하지만 죽기 전 앤에게 해주었던 말은 "실수하고 실패해야지 더 많이 배울 수 있다."였다.

아마 두 개의 대사가 해리엇이 하고 싶은 말이었을 거다. "위험을 무릎쓰고, 실패하고, 실수해라."

우리는 위험을 무릎쓰기 싫어하고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다는 말.


해리엇이 죽고 난 다음에 위험과 실패와 실수를 옆에 두었던 그녀가 앤&브랜다와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이 참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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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평등한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래도 모든 사람이 평등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평등이라는 단어 앞에 사람뿐이 아니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이 서 있기를 원한다.


뒤늦게 박열을 관람하면서 많이 웃었고, 많이 씁쓸했다.


권력만 주구장항 까는 박열과 후미코였고, 스스로 개새끼가 된 미치광이였기에 더 웃겼고 씁쓸했다.


일본 권력자가 만들어놓은 광대놀음을 알고서도 발을 디밀었고, 그 상황을 이용하여 천황이라는 권력에 저항하는 자신의 생각을 들이밀었다.


그 과정 속에서 행동은 검사와 판사로 하여금 박열과 후미코가 미치광이인지 개새끼인지 아니면 천재인지 알 수 없게 만들 뿐이었다.

- 중간에 박열때문에 다테마쓰가 빡쳐서 "또 뭐가 문제야"라거나 "또 또 뭐 또"라도 한국어 하는 대사는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열은 아나키스트이자 민족주의자이고 후미코는 아나키스트이자 사회주의자라고 생각된다.


같은 아나키스트로 만났지만 생각은 조금씩 달랐고 지향도 달랐다. 그럼에도 잘 어울리는 두 사람 이었다.


후에 이 영화가 연극으로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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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dge of seventeen을 굳이 "지랄"발광 17세라고 의역한 영화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청소년 영화를 청소년&장애인 차별적인 단어로 제목을 지은 것은 참 마음에 안 든다.

- 사실 이거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싶기에 왜 이 영화의 한국 제목이 청소년&장애인 차별적인지에 대해서는 글을 읽는 사람이 천천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네이든이 다른 사람에게 날카롭게 대하고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며, 연출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이든의 행동만 보이고 행동의 이유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이든과 데리언이 사이가 나쁜 남매라는 설정은 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 어느 영화처럼 사이좋은 남매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 둘의 어머니가 네이든보다 더 구제불능이 아니었을까싶었다.


데리언이 잘난 아들이기에 더 챙겨주면서 모든 것을 의지하고 게다가 엄마로써 해야하는 역할까지 아들에게 넘겨버리는데, 이 사람이 엄마인지 아닌지도 의심스러웠다.


외국 영화이니 문화가 달라 공감이 안 된다고 덮어두기에는 "시도는 좋았으나" "연출이 너무 별로"였다.


여기저기서 미국에서 봤을 때 너무 공감갔다 내지는 좋았다고 표현한 리뷰가 많아 은근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실망이 좀 크다.


영화를 보면서 손발이 오글거려 뛰쳐나가는 것을 겨우 참았다.


다 보고 나올 때, 어윈의 부모님이 누구인지가 더 궁금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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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보러간 영화 The Bar.


이번 주 개봉영화 중 스페인 영화 The Bar, 중국 애니메이션 나의 붉은 고래, 한국 영화 중독 노래방 중 무엇을 볼까 치열하게 고민을 하다가 The Bar를 보기로 결정을 하였다.


The Bar보다는 나의 붉은 고래의 개봉관이 많은 편이었고, 중독 노래방은 아무래도 한국 영화다보니 다른 두 영화보다 볼 상황이 더 많을 것 같아서 일단 패스.


스페인 영화를 거의 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 시놉시스를 읽어도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 지 알 수가 없어서 그 어떤 기대나 예상을 하지 못하고 영화를 보러갔다.


마드리드의 한 바Bar에서 일어난 일인데, 영화의 반 이상을 폐쇄된 공간 안에서 전개하였음에도 집중도가 꽤 높은 편이었다.


이유 없이 내지는 아무도 모를 이유 때문에 사람이 바에서 나가자마자 2명이나 죽어나갔는데, 방송에는 아무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경찰은 바 앞에 타이어를 쌓아두고 불을 피우고.


유럽 지역이 테러 때문에 몸살을 났기에 처음에는 테러인가 싶다가도 정부의 언론 장악과 인간성을 끝을 보여주는 사건이 테러보다 더 무서운 영화였다.


끝까지 맨 처음 총메 맞아 죽은 2명의 남성과 군인으로 추정된 남성의 죽음을 설명해주지는 않아서 진짜 궁금하다. 왜 죽은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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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일기를 쓴다.


피곤한 하루가 이어지고, 일이 끝나면 지쳐 퍼져있기 십상인 나를 본다.


크게 하는 일이 있어도 없어도 하루가 피곤으로 물들고 이어진다.


무언가를 하는 것도 지쳐갈 무렵이면 잠이 들고,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몸을 일으켜 집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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