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에 개봉을 한 영화라지만, 내가 예매를 했을 때는 신촌 아트레온 CGV 관객과의 대화 시간밖에 없었다.

개봉 후 일주일 뒤에 본 영화.

사실 개봉을 한 주에는 엄청 심한 기침감기, 이번 주에는 기침감기 이후 몰려온 폭품 코감기로 인하여 예매를 취소할까 진지하게 고민해봤지만.

그냥 보러갔다.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내가 비싼 돈을 내고 영화관 스크린으로 야동을 보고 있구나.'였고, 연이어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생각났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 '내가 비싼 돈을 내고 영화관 스크린으로 야동을 보고 있구나.'


영화는 시작부터 섹스로 시작을 해서 계속 섹스가 나왔다.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모자르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섹스를 하지 않으면 에리카 린더나 나탈리 크릴의 나체 혹은 반나체가 나오는 장면도 부지기수였다.

뭐랄까. 정말 잘 만든 여성퀴어야동?

배우 퀄리티도 남다르고, 스토리도 있고(다른 야동에 비해).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관객과의 대화는 감기로 스킵하거나 조금만 보다 가려고 했는데 꽤나 재미있어서 그냥 끝까지 보고 심지어 질문도 하고 나왔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아무말은 역시나 '이 영화는 인터넷 소설같은 영화입니다.'라는 문장이었다.


질문을 한 사람에게는 선물을 줘서 책을 하나 집어왔는데 아직 펴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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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내일의 안녕을 보고 인증을 하면 추첨을 통해 도서를, 관객이 일정 명수 이상을 넘어가면 스페인 비행기 티켓을 추첨한다는 광고성 글을 본 기억이 난다.

- 스페인 비행기 티켓 담청 기회라는 말에 이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급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스페인 비행기 티켓 때문에 영화를 본 것은 아니다.

- 결론적으로 페이지를 찾을 수 없어 이벤트 참가 못 했음.


요즘 어떤 영화가 영화관을 차지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일의 안녕을 비롯해서 작은 영화를 상영하는 상영관과 상영시간이 매우 급격하게 없어졌다. 내일의 안녕도 원래 저번 주에 보려다가 시간대가 안 맞아서 이번 주에 본거도.

- 아니 무슨 영화를 볼래도 상영시간이 오후 2~3시, 아니면 4시. 그것도 아니면 밤 11시인데 어찌보나?


아르투로와 마그다가 사랑에 빠지고, 거의 바로 동거(혹은 결혼)을 하고, 마그다의 암이 재발하는 상황이 빠른 템포로 전개되었지만 '빠르다'거나 '정신없다'는 느낌은 적었다. 정적으로 그리고 급박하지 않은 카메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니를 생각하는 마그다의 마음이라던가 마그다의 몇몇 대사가 너무나 모성애를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져 불편했다.


문화의 차이인지 아니면 생각의 차이인지 사랑하는 마그다의 아이이지만 아무튼 혈연관계가 없는 아르투로가 마그다가 죽은 후에도 다니와 함께살며, 아르투로, 다니, 훌리오가 갓난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것이었다.

한국 영화였다면 다니의 친부인 라울이 다니를 키우니 마니 하는 장면도 포함되어있었을건데 이 영화에서는 마그다의 부탁이라는 일방적인 통보와 함께 면접교섭권을 제시하며 매우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스페인 가기 거의 바로 직전에 본 스페인 영화고 배경이 거의 마드리드였지만, 실내와 병원이 주로 나오고 외부는 바닷가와 버스, 축구장 정도가 거의 전부가 아니었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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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 종의 전쟁을 보면서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실망스러웠다.


영화를 보면서 거북했던 것은 특히 두 가지 였는데, "인간성"이라는 단어와 유인원이 말을 타는 장면이었다.


"인간성"이라는 단어에 치중해서 유인원이 "인간이 측정 가능한" 지능을 가지고 진화를 하게 되면 "인간처럼 변한다."라는 전제도 마음에 안 들었던데다가 그 단면을 보여주는 것을 유인원이 말을 타는 장면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더욱 그랬다.


반격의 서막에서도 물론 유인원이 말을 타고 있었지만, "인간처럼" 말에 안장을 채우거나 재갈을 물리지 않았다. 그저 이동을 위해 말을 힘을 빌린다는 느낌이었는데, 종의 전쟁에서는 말에 재갈과 안장이 채워져 있었고 유인원이 "인간처럼" 자연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라 꺼림직했다.


아무래도 인간은 크게 착각을 하고 있다. 진화의 모습이 "인간처럼" 자연을 지배할 것이라는 발상은 너무나 인간중심적이다. 진화의 다른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던것일까?


또 대령이 시저와 처음 대화를 하고 시저가 자비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인간성을 이야기한다.

대령의 아들이 말 하는 법을 잃게 되자 "인간성을 상실"하였다고 말하며, 인간의 언어로 대화가 가능하고 감정적이며 예측하는 시저에게 인간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대령에게는 "언어로 대화하는 방법"이 "인간성"을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실제로 "인간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중심적인 단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인간성"이라는 단어를 시저가 말하는 "자비"라는 단어로 대체가 가능하며, "자비"를 베푸는 모습은 굳이 언어로 대화를 하지 않더라고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언어로 대화하지 못 한다고 하여 생명으로서 존중받을 수 없다는 반증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말을 하지 못 하는 노바나 말을 할 수 있음에도 수화와 몸짓언어로 대화하는 오랑우탄 모리스가 다른 종에게 보여준 태도야말로 대령이 말하는 "인간성"에 더 가까울 수 있고 "자비"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시저 자신이 코바처럼 용서하지 못 하고 복수에 시달리고 있고, 코바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오히려 영화 내내 고민하고 코바의 환영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었다.


영화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유인원과 인간의 전쟁이라기 보다 인간과 인간의 전쟁처럼 보였다. 유인원은 하나의 구실이었을 뿐이다.


"인간성"이란 의미 없었다. 결국 대령은 자살했고, 인간은 서로 싸우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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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고슬링이 출연해서인지 루니 마라가 출연해서인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기 때문인지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였기 때문인지 송 투 송을 보러 간 구로CGV 상영관에는 사림이 많았다. 앞자리만 빼고 거의 모든 좌석이 다 찼으니.


영화 초반에 나왔던 특이한 구도와 샷, 캐릭터 간의 대화는 별로 없고(없다고 느껴지고), 캐릭터의 시선으로 움직이는 화면, 나래이션, 진행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구도가 계속되자 멀미가 났고, 이 영화와 캐릭터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고 뭐 어쩌라는 건지라는 심정이라 영화가 시작하고 난 지 1시간이 지나가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다.


실제로 영화 시작 된 후 1시간을 기점으로 (어떤 부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를 도저히 못 참고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음악과 사랑에 중독된 캐릭터와 자유로움에 대한 영화라지만 두 번은 안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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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는 개봉 전부터 말이 많았다.


넷플릭스에서 상영을 한다. 그거때문에 CGV나 메가박스 같은 대형극장체인에서 배급을 한다안한다 같은 배급 논쟁부터, 육식 등등등등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았다.


옥자가 개봉한 뒤 내 주위에서 옥자를 본 사람이 하나둘 늘어갔고, 나에게 전해지는 옥자에 대한 평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1. 주로 육식지향적인 삶을 살거나 고기를 먹는 사람 : 옥자를 보고 너무 슬펐다. 가슴이 아팠다. 적게는 1~2일 많게는 일주일 정도 고기를 먹지 못하였다.

2. 부분적 채식을 하거나 비건인 사람 : 나쁘지는 않은데 현실에 비하면 너무 약한데? 사람들이 이걸보고 고기를 안 먹는다고 생각한단 말이야?


부분채식을 하거나 비건인 사람은 이후로도 "아마 내가 너무 많이 알고있나봐" 내지는 "내가 워낙 충격적인 영상을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아"라는 생각을 전해주기는 했지만, 위의 평에서 딱히 달라지지 않았었다.


옥자를 보고 난 다음에 나의 생각은 다른 의미에서 봉준호라는 사람이 이야기를 어느 정도는 잘 만들었다고는 생각했지만, 평은 2에 가깝고 여러모로 불편한 영화였다.


대기업의 모순과 거짓말, "어떤 사실"을 너무나 빨리 잊어버리는 대중, ALF의 시위를 진압하는 블랙초크의 모습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제일 불편했던 것은 "왜 사람과 감정적으로 교류한 동물만이 살아남는가"하는 의문이었다.


영화 옥자의 결론은 옥자가 미자와 "가족처럼" 지냈기에 옥자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게 아닌데.


옥자가 미자와 감정적인 교류를 하지 않았다면, 많은 관객이 옥자를 여전히 고기로 보고 맛있는 음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게 너무 싫었다.


"감정적인 교류"를 하지 않아도 "가족처럼" 지내지 않아도 동물을 "고기", "맛있는 음식"으로 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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