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하자 맨 처음 든 생각은 해리엇이 너무 외로워보였다는 것이다.


2층으로 된 꽤나 넓은 집. 몇 명의 집 관리인이 있었지만, 딱히 해리엇과 감정적인 교류가 있어보이지 않았고 혼자 먹는 저녁은 일상으로 보였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안부 전화도 없는 삶.

영화 초반 몇 개의 흰색 약을 와인으로 넘긴 뒤 찾아온 쇼크 때문에 해리엇이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실려나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해리엇의 집에 매일같이 찾아오는 가정부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 날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리엇이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어서 집에 매일같이 찾아오는 가정부와 정원사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 날 죽었을거고 며칠 뒤 발견되었을거다.


해리엇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녀의 부고 기사에 어떤 글이 쓰일지 궁금하지는 않았다.

단지 해리엇이 완벽한 부고기사를 만들기 위해 나아갈 때 그녀가 다시 할 일이 생기고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는게 더 중요했다.


완벽한 부고기사보다는 무언가 할 일이 생기고 만날 사람이 생긴다는게 더 중요해보였다.


해리엇이 처음 "봉사활동을 하기 위한 기관"에 찾아갔을 때 한 말은 "위험을 무릅쓰고 어리석은 일을 하겠는가, 위험을 무릅쓰고 대단한 일을 하겠는가."였다. 그 대사가 그녀의 가치관이었다.

하지만 죽기 전 앤에게 해주었던 말은 "실수하고 실패해야지 더 많이 배울 수 있다."였다.

아마 두 개의 대사가 해리엇이 하고 싶은 말이었을 거다. "위험을 무릎쓰고, 실패하고, 실수해라."

우리는 위험을 무릎쓰기 싫어하고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다는 말.


해리엇이 죽고 난 다음에 위험과 실패와 실수를 옆에 두었던 그녀가 앤&브랜다와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이 참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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