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에 처음 만나 친구가 되었던 칠월과 안생.
서로 정말 다르고 그 다름때문에 질투를 했지만, 결국은 친구였고 가족이었고 자매나 쌍둥이 같았던 두 사람.

정말 관람하기 어려운 영화였다.
대학로, 명동, 종로, 신촌아트레온, 여의도, 영등포, 상암 등등등등
CGV에서 하는 곳은 많았고 집과 가까운 곳도 많았지만 문제는 상영시간!
조조 아니면 아예 밤 9시가 넘어서 시작하는 곳도 많았고 어떤 상영관은 26시에 영화 시작.
어쩌라는 거냐?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는 누가 안생이고 누가 칠월인지 구분이 힘들었다.
자유분방하고 10대 때부터 일을 하던 사람은 안생이었고, 학교를 가서 공부를 하던 사람은 칠월이었는데 왜 구분하기 힘들었을까? 단순히 피로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둘은 나에게 비슷해보였다.

딱 한 번 다르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안생과 칠월이 처음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떠난 여행의 식당에서. 안생은 거래를 해서 음식을 먹으려고 하였고 칠월은 돈을 내려고 하였다.
안생이 살던 인생은 거래로만 존재했던걸까?
칠월은 안생의 방식을 '빌붙는 것'이라고 표현했지만, 그게 정말로 '빌붙는 것'이었을까?
안생이 살면서 제안했던 거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빌붙다'라는 단어로만 정의할 수 있었을까?
칠월은? 칠월이 돈이 있으니 낸다고 하였을 때, 안생은 계산적이라고 하였다.
안생과 칠월은 닮았지만 그렇게 달랐다.

단순히 안생은 부모님이 안 계시고 정착하지 않은 삶을 살았고, 칠월은 한 곳에 정착하는 삶을 살아서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생은 거래를 제안하는데 능통했고, 칠월은 돈을 지불하는게 익숙했다.

두 여성이 모두 좋아했던 가명이 별 쓸데없는 비중의 남성이어서 좋았다. 가명의 역할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여성중심의 극을 방해할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 그럼에도 가명의 존재는 딱히 안 나오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상암CGV에서 관람. 두 번째로 보는 헝가리 영화.

처음 봤던 헝가리 영화 화이트 갓은 차갑고 무거운 분위기였지만 동물의 권리와 차별를 생각하며 감정이입이 되었는데 이 영화는 힘들었다.

차갑고 무겁고 건조한 분위기.
꿈은 무의식의 발현이라고 하는데, 당췌 알 수 없는 두 명의 사슴 꿈.

심리학자가 정서적, 심리적으로 꿈을 분석하는게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남의 무의식을 알 수는 있는걸까?

사람은 같은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여도 자라온 환경, 공부한 전공, 평소에 관심있는 주제, 자주 읽는 책이나 TV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습득하고 사용하고 이해하는 언어가 다르다.
꿈에서 나오는 상징 역시 그렇다. 나는 같은 나라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더라고 하나의 꿈에 나온 상징의 의미가 다를 것이라 생각하는데 성별도 나이도 살아온 환경도 다른 두 명의 사람이 같은 꿈을 꾸었을 때, 그게 외로움의 발현이나 사랑에 빠지고 싶다고 해석할 수 없지 않을까?

도축장이라는 장소를 화면에서 사실은 듯 사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 점은 새로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콜라보M

2017. 11. 9. - 11.

2017. 11. 9. 관람

피아니스트 김태형, 배우 김석훈,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
플라멩코 댄서 롤라 장, 플라멩코 댄서 카를로스 J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으로 뮤지컬이나 연극이 아닌 다른 종류의 공연을 보았다.

다른 장르의 공연을 하나로 합치는 콜라보M.

3일 동안 각기 다른 공연이 진행되는데, 첫째 날은 피아노+성악+플라멩코+나래이션의 조합이었다.

성악과 플라멩코를 거의 보지 않는 습성 탓에 공연은 낯설었다.

낯선 공연을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많은 사람에게 '500일의 썸머'가 어떤 의미를 가진 영화인지 알 수 없다.
나에게 '500일의 썸머'는 조셉 고든 레빗이 찌질했다는 인상, 배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캐릭터 썸머의 개썅마이웨이, 톰이 썸머와 헤어진 후 그린 건물 그림만이 어렴풋하게 기억날 뿐이었다.
썸머의 최근 재개봉까지도 나는 '500일의 썸머'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가 각종 지인이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 500일의 썸머 재개봉 우아아~ 이런 글을 읽고 알았다. 아. 대다수 혹은 많은 사람은 500일의 썸머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구나.

리빙보이 인 뉴욕은 썸머 이후, 어텀의 이야기라고 홍보를 하길래 '최소한' 여자주인공 이름이 어텀일 줄 알았다.
- 500일의 썸머 마지막 부분에 조셉 앞에 나타난 여자 이름이 어텀이었으니까.
- 최소한 조셉이 출연은 안 해도 뭔가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했었지.

내 착각은 영화 시작 후, 얼마 안 되서 깨졌는데 첫 번째로 여자주인공 이름이 어텀이 아니었으며 두 번째로 500일의 썸머 같은 로맨스는 아니었던걸로.
영화 장르가 드라마/멜로/로맨스로 지칭되어있던데, 드라마까지는 동의해도 멜로/로맨스에는 의문부호 하나를 던지겠다.

영화 거의 후반부까지는 평범해서 찌질한건지 찌질해서 평범한건지 아니면 그냥 평범한 애가 찌질한건지 알 수 없던 남자 1인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모습을 보며 '어쩌라는거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반전 아닌 반전이 튀어나오면서 이게 치정극인지, 사랑극인지, 가족극인지 알 수 없게 영화가 끝나자 든 생각은 '뭐지?'라는 생각이었다.
뒤늦게 집에 와 네이버 영화소개에 올라와있던 제작노트를 읽는데 감독이 자기만족으로 만든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느낌에는 소프트하고 아주 잘 풀린 치정극이었다. 치정극이었어.
- 아빠, 엄마, 아들 + 아빠와 엄마의 친구 + 아빠와 아들의 애인 + 아들의 여자친구의 치정극
- 되게 미국같고 깔끔한 치정극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선생님의 일기 이후로 두번째로 보는 태국 영화 '배드 지니어스'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까지 '배드 지니어스'가 태국 영화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
은연 중에 대만이나 일본 영화라고 생각을 하다가 태국 영화라 하니 당황과 기대가 묘하게 섞이기 시작했다.
- 대만/일본 영화가 아니라 당황했지만, 이전에 '선생님의 일기'를 재미있게 보았기에 기대가 일어났다.

'배드 지니어스'는 스릴러에 포함되는 영화였다.
이 영화가 멜로/로맨스/코미디/액션 등등등의 영화는 아니지만, 스릴러 영화에 포함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아시아 문화권(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모두)에게 시험과 수능이 <스릴러>스러워서 그런가?

공부를 (거의 천재급으로) 잘하는 린.
공부를 잘 하기에 장학금을 준다는 학교로 전학을 가는데(태국의 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몰라 영화에 나온 학비가 비싼지 학교가 어떤식으로 운영되는지 1도 모르겠어서 그에 대한 언급은 못 하겠다.), 거기서 (집에 돈은 좀 있는 것 같은데 공부를 못 하거나 관심이 없어 성적이 잘 안 나오는) 그레이스와 절친이 된다.

자. 학교 연극에 참여하려면 일정 평점을 넘어야 하는 그레이스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지만, 결국 안 되니까 답안지 자체를 아예 주고 이 사건 때문에 학교 내 "집에 돈은 많고 공부는 못/안 하는데 부모님의 기대에 맞는 성적은 최소한 받아야 하는" 부잣집 자식놈이 린한테 제안을 한다. "돈을 줄테니 답을 알려달라."

영화 초반부에 나는 주인공 린이 그냥 공부에 재능이 있거나 잘 하면 천재겠거니 생각을 하였는데, 영화를 볼 수록 더 무모한 답 알려주시를 할 때마다 린은 그냥 천재가 아니라 설계자이며 계획자이고 뭘 하든 잘 하는 인간, 성공하는 인간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 돈을 받은데 대한 책임감으로 돈을 낸 인간이 최소한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의 설계, 2. 자신도 컨닝을 한 사람도 안 들키게 하기 위해서 치밀하게 작전을 짜는 모습, 3. 짧은 시간에 문제를 다 풀고 계획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능력, 4. 압박과 긴장에 쫄려도 할 일은 하는 모습
이 4가지 이유 때문에라도 이 사람은 엄청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 능력을 컨닝에 쓴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린처럼 공부를 잘 하지만 대담함, 치밀함, 계획이 허술한 뱅크는 정말 선비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린은 기업가라면 뱅크는 학교 선생이나 학자나 교수나 연구원을 해야한다. - 영화 말미에 가서는 약간 성격이 바뀌었지만.

사실 나는 린과 뱅크 모두 약간의 돈이 있는 집의 자식이었으면 "돈을 벌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나쁜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거라는 믿음이 있다. 목적이 있기에 그 좋은 머리를 효과적으로 쓰기는 했지만 그게 결국 옳은 일은 아니었으니까.

린의 친구 그레이스와 부잣집 도련님 핏처럼 돈은 많고 공부 능력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노력도 거의 안 하는데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이런 도둑 심보 같은 인간 때문에 "능력"이 있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기는 했다. 영화 맨 마지막에 파티를 하다가 약간 허탈해하는 두 사람의 표정이 컨닝을 도와준 린을 잃어 더 이상 컨닝을 할 수 없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 그레이스나 핏 같은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부모 문제도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