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이미 실린 작품이 많아서 비교적 친숙했던 1권에 비해 2권에는 비교적 새로운 이야기가 많았다.특히 이강백의 영월행 일기가 인상적이었다.누구나 알고 있는 단종의 이야기를 소재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구나.자유에 대한 의지와, 그것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하다가 빠르게 구겨져버리는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란 얼마나 힘들고 속박이라는 것이 얼마나 습관적이며 벗어나기 힘든 것인지를 단종의 이야기에 빗대어 형상화한 순간, 수백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두려움에 질린 무표정 통제와 억압의 상태 인식에서 오는 슬픔정신적 자유를 획득한 기쁨으로 점점 변모해가는 단종과, 그것을 없애지 않고서는 안 되는 세종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현대의 누군가와 연결되는 순간은 짜릿하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한국 희곡선은 2권으로 나뉜다. 아마도 시대순인 것 같다. 1권에 나와 있는 희곡들 중 상당수가 예전에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어서 익숙했는데, 특히 유치진의 소오영진의 살아있는이중생각하차범석의 산불이근삼의 국물있사옵니다의 경우 일부만 실려있던 글을 전부 읽어봐서 좋았다.우리나라의 급격하면서도 아픈 근현대사를 생각해보면 역시 시대상을 반영해서 좋은 부분도 분명하기는 하지만 이근삼의 원고지처럼 시대를 초월해도 의미가 느껴지는 작품이라면 더 좋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제인 에어도 보바리 부인도 전부 소화해내는 미아 와시코브스카를 위한 영화.
치매에 대한, 환자에 대한, 삶에 대한 내 생각과 태도를 15도쯤 바꾸어 놓은 책.
무언가 실패를 하고 지금까지의 나 자신을 되돌아볼 때마다난 항상 같은 일로 실패를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곳을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침울해지고......하지만 난 경험을 많이 해봤으니까 그게 실패건 성공이건 완전히 같은 장소를 헤매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원'이 아니라 '나선'이라고 생각했어.맞은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보여도분명히 조금씩은 올라갔던지 내려갔던지 했을 거야.그럼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근데 그것보다도인간은 '나선' 그 자체일지도 몰라.같은 곳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그래도 뭔가 있을 때마다 위로도 아래로도 자랄 수 있고, 물론 옆으로도...내가 그리는 원도 차츰 크게 부풀고 그렇게 조금씩 '나선'은 커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더 힘을 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처음 읽었을 때는 편지 내용을 잘 몰랐었다...애써서 밭농사 지을 준비를 다 해놨는데.올해는 감자를 심지 않기로 했다.내년 겨울에 여기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