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박스세트 (4disc) - 레이더스(1981)+죽음의 사원(1984)+최후의 성전(1989)
파라마운트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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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중 영화관에서 본 것은 샤이아 라보프가 아들로 나온 마지막 편뿐이다. 세 편은 1980년대에 개봉되었고, 약 20년이 흐른 후 네 번째 시리즈가 개봉되었다.

인디아나 존스하면 떠올리는 주제가. 그 주제가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면 이 시리즈의 팬이라고 할 수 있다. 나또한 그렇다. 20년 전,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 개봉되었던 영화를 보면서 최첨단 무기와 CG로 화려하게 꾸민 현재의 액션 영화를 볼 때 보다 더 설레다니 신기하다. 개봉 당시에는 전 세계를 뒤흔들었을 만하다.

미이라, 캐리비안의 해적,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조로 등 후대에 나온 액션, 어드벤처 시리즈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미이라의 경우에는 고대 유물을 탐험하는 남녀의 활약과 주인공들의 캐릭터, 유쾌하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가 정말 흡사하다고 느껴진다.

4편에서 나온 샤이아 라보프의 엄마로 나오는 배우는 실제로 20년 전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중 첫 번째인 레이더스에서 해리슨 포드의 연인으로 나왔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는 수십 년 만에 존스와 재회하게 된다. 20년 만에 아들과 옛 연인을 만나게 된 존스처럼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팬이라면 당연히 그녀가 반가웠을 것이다.

이 DVD는 앞의 세 편을 묶은 상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편이 가장 재미있었고, 두 번째 편은 조금 늘어지긴 했지만 음산한 느낌이 인상적이었고, 세 번째 편은 재기발랄한 느낌이었다. 케이블 TV로 세 편을 연속해서 볼 수 있었는데 조금 긴 시간이었지만 아깝지 않았다.

어렸을 때 읽은 책의 주인공이 고고학자를 꿈꾸는 것이 인상 깊게 느껴져 나도 한동안 꿈이 고고학자였던 적이 있다. 아마도 이 영화 때문에 고고학자라는 직업이 많은 어린이들의 선망이 되었고 자연스레 그 당시 발간된 책에도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디아나 존스의 뒷이야기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무궁무진하게 많다. 첫 번째 편에서 칼을 들고 존스 앞에서 까불던 적이 총 한 방에 그대로 쓰러지는 허무 개그의 명장면이 사실은 원래 대본에 없던 애드립이라든지 두 번째 시리즈의 인디걸이 현재까지 스필버그 감독의 두 번째 부인이 되어 현재까지 잘 살고 있다든지 하는 등이다.

영화관에서 본 네 번째 시리즈에서는 해리슨 포드가 몸을 아낀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이 세 편의 영화에서는 펄펄 날아다니는 그를 볼 수 있으니 반갑다.

너무나 재미있고 대단한 이 작품을 제한된 문장으로 표현하기는 참 힘들다. 이 영화는 아마도 액션, 어드벤처 영화에 한 해서는 평가의 밖을 넘어서는 고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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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 - 할인행사
마이클 호프만 감독, 조지 클루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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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이 남자가 망쳐버렸다. 너무도 근사하게...”

 

이 영화가 나온 지는 10년이 더 넘었다. 1997년 우리나라에서 개봉했을 때 당시의 반응은 아마도 뉴욕이라는 도시의 아름다움과 이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두 남녀의 사랑이 놀랍고도 선망의 대상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2009년의 한국의 모습이라면 자연스러울 것이다. 우리나라 중년 배우를 캐스팅하고 비슷한 스토리의 서울에서의 하루를 찍었다면 꽤 인상 깊은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직 남녀의 로맨스를 그리는 것에서는 우리나라가 할리우드의 수준을 따라가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거기서 거기인 사랑물에 길들여진 나에게 10년이 넘은 미국 영화의 로맨스가 이렇게 깔끔하고 여운 있게 다가올 수 있다니 말이다. 물론 보이는 것이 진실만은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어쩌면 뉴욕이라는 도시의 특징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있고 외부의 문화가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뉴요커들은 개방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찾아오는 사랑, 평소와는 다르게 돌아가는 하루를 그냥 받아들이고 넘어갈 수 있다 보다. 미국인들조차도 뉴욕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미국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할리우드 로맨스의 주 무대가 뉴욕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일단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설렘이 들게 한다.

 

이혼한 아내의 '재혼여행'때문에 급작스레 딸아이를 맡게 되는 남자(조지 클루니)와 자신의 음악세계에 심취한 나머지 아내와 이혼을 한 전남편이 하나뿐인 아들의 축구경기에 꼭 와주기를 바라는 여자(미셸 파이퍼)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매개가 되어 서로에게 호감을 같게 되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간혹 떠오르는 정서적인 이질감을 제외한다면 무척이나 재미있고 기분 좋은 영화이다.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는 마지막 장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이다. 수많은 영화를 봤지만 이렇게 남녀주인공의 뒷이야기가 궁금했던 적은 없다. 그리고 흐르는 영화의 원제와 동명의 노래 “One fine day” 영화의 원제와, 번역한 우리말 제목과 OST, 영화 내내 펼쳐지는 뉴욕의 가을과 정신없이 바쁜 두 가족, 그리고 매력적이지만 조심스러워 하는 두 남녀, 영화 포스터로도 사용된 물웅덩이 앞에서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 장면. 모든 것이 하나로 압축되는 느낌이다.

 

조지 클루니와 미셸 파이퍼는 정말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역에 딱 맞는다. 나이가 들어도 이렇게 멋지고 예쁠 수가 있다니. 실제 조지 클루니의 이상형이 미셸 파이퍼였고 나중에 인터뷰에서는 영화 찍는 내내 진짜 사랑에 빠진 것 같아 수시로 흥분(?)해서 대본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럼 연기를 한 게 아니라 실제로 사랑에 빠졌다는 건가?ㅋ

 

성격이 까칠하고 덜렁대지만 기자로서의 사명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자신감 넘치는 잭 테일러(조지 클루니)와 홀로 개구쟁이 아들을 키우면서도 그 누구의 도움도 구하지 않고 당당하게 직장생활과 양육을 병행해나가는 멜라니 파커(미셸 파이퍼)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를 키우는 편부(편모)의 고초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그들에게 갑작스레 찾아 온 '어느 멋진 날'이 그들에게 정말 멋질 선물이 되기를 열렬히 응원하였다. 그들은 다시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히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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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할인행사]
알폰소 쿠아론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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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에서의 소년 소녀의 키스의 장면이 유명한 영화이다.

영화가 나온 지 10년이 넘어서야 보게 되었지만 어릴 때 보았던 이 장면만큼은 기억하고 있다. 기네스 펠트로의 초록색 옷까지 기억 날 정도이다.

 

이 영화가 크리스마스 캐럴의 작가인 찰스 디킨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지는 처음 알게 되었다. 워낙에 유명한 영화이고, 평론가와 관객으로부터 고루 찬사를 받은 작품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난 후에는 생각보다 밋밋한 느낌이었는데, 이리저리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고 원작의 내용까지 알고 나니 다시 보이는 영화이다.

 

아마도 10년 후, 20년 후,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이 영화를 보면 달리 보이겠지. 처음으로 좋아했던 사람을 떠올리게 될까. 아니면 어렸던 시절을 되새기게 될까.

 

여자 입장에서는 에스텔라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고 얄밉기만 하다. 남자들 입장에서는 신비롭고 매력적이겠지만. 결혼 전 에스텔라는 예쁘지만 잘 꾸며진 인형 같은 느낌이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활짝 웃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확실히 기네스 펠트로는 멋지고 영리한 배우다.

 

처음 만날 때 에스텔라가 입고 있던 녹색 옷. 마지막 장면에서 핍이 입고 있는 셔츠의 색이다. 핍의 흰색 양복과 똑같이 에스텔라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다. 처음으로 돌아왔지만 처음과는 같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장소는 똑같지만 시간은 흘렀고 그들도 변했다.

 

찰스 디킨스가 의미한 위대한 유산은 무엇일까. 아마 단어 그대로 유산만을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이라고 해석한 사람도 있던데 아마도 마지막 장면을 해피엔딩으로만 보아서 그런 것 같다. 내 생각엔 온전히 영화만 놓고 봤을 때 마지막 장면은 둘의 미래의 암시가 아니라 어리석은 시절을 보낸 서로에 대한 위로와 격려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에스텔라에겐 자신과 꼭닮은 딸이 위대한 유산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핍은? 인생 전체를 통찰하게 된 복합적인 깨달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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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형제 사기단
라이언 존슨 감독, 레이첼 와이즈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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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거짓이군요.

속는 기분을 안 느끼려면 속이면 돼요.

그러다가 거짓 이야기가 진실이 됐죠.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들어내는 게 그의 꿈이에요.

그래야 형의 인생이 진실이 되어요.

우리 모두가 그래요.

하지만 거짓말은 진실이 될 수 없어요.

 

각본 없는 인생 같은 건 없다. 각본의 질이 다를 뿐.

 

모두가 원하는 걸 얻는 것이 완벽한 사기이다.

 

 

형제 사기단과 그들이 호구로 삼은 어마어마한 부자.

그 순수하고 매력적인 상속녀와 사랑에 빠져버린 동생.

이렇게만 보면 정말 뻔한 내용인 것 같은데 살짝살짝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는 센스 때문에 즐거운 영화이다. 대체 어디까지가 사기이고, 어디부터가 진짜인지 계속 의심하며 봐야 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기들. 형제들과 사기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그 중 압권은 마지막으로 스티븐이 블룸에게 하는 사기이다.

남자 주인공인 애드리언 브로디의 연약하면서도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모습은 꼭 양조위의 젊은 시절의 느낌과 비슷하다. 레이첼 와이즈의 엉뚱한 매력도 사랑스럽지만 몇 년 전 영화인 미이라 시리즈보다는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일본 여성 뱅뱅도 흥미롭다.

픽픽 터지는 웃음은 슬며시 웃게 만드는 일본 영화들의 느낌을 닮았고, 마지막 장면은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떠오르게 했다. 물론 그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지만.

올해 여름에 개봉한 영화인데 의외로 평이 좋지 않아 좀 놀랐다. tv를 통해서가 아니라 돈을 내고 영화관에서 봤으면 나도 점수를 박하게 주었을까. 어쨌든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정말정말 재미있고 살짝 감동적이고 아주 재치 있게 느껴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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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발렌타인
양윤호 감독, 전지현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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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기다림은 스스로 사그라드는 법을 배워가지만 그리움은 그칠 줄을 모른다. 

떠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는 건 그리워해야 할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온통 그리워해야 할 사람들뿐이다. 

 

마지막 전지현의 저 독백 때문에 영화평을 쓰게 되었다. 

화면도 예쁘고 내용도 잔잔하지만 뭔가 2% 부족해서 보는 내내 지루했었는데 

저 대사만으로 이 영화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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