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의 역습 -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의 심리학
랜디 O. 프로스트 & 게일 스테키티 지음, 정병선 옮김 / 윌북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 이른바 '저장강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읽다 보면 은근히 위로가 되는 부분도 있고(특히 나같이 정리 못하고 물건 잘 못 버리고 자질구레한 것 사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더더욱!) 한편으로는 갑갑하지도 하고... 마치 신기한 TV 서프라이즈나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는 것 같은 재미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겪는 고통에 비해 그 해결책이라는 것이 사실 너무 미미하게 느껴지고(어디까지나 내 입장에서!) 사례는 흥미롭지만 나열식이라 읽다 보면 그 얘기가 그 얘기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살짝 지루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좀 더 심도 깊은 내용을 원하는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바닷마을 다이어리 1~6 세트 - 전6권 바닷마을 다이어리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이 세계를 소장하고 싶다.

 

소설가 김중혁이 팟캐스트에서 한 말에 200퍼센트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원래 이런-딱 봐도 힐링을 줄 것 같은-최근 영화 개봉과 맞물리는 트렌디한-방송을 타서 갑자기 관심이 높아진-일본 만화는 진짜 내가 제일 안 사는 종류이다.

 

이상하게도, 학술서나 인문학, 교양서적이 아닌 소설을 살 때마다 어쩔 수 없는 죄스러움이 느껴진다. 하물며 만화는 더하면 더했지.

 

아마도 내가 이 만화를 덥썩 사게 된 것은, 최근의 내가 지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번 아웃-

 

달랑달랑하게 꼭대기에 있는 상태에서 한줄기 획 바람이 불어 나를 안쪽으로 밀어넣어 주는 느낌.

 

밤샘 근무로 몽롱한 상태에서 마시는 한 잔의 뜨거운 코코아.

 

모니터에 몇 시간 동안 고정한 눈을 잠깐 들어 돌렸을 때 눈 앞에 환히 펼처지는 밤하늘.

 

바로 이런 것들. 순간이지만, 나를 붙들어 놓는 것.

 

이 만화는 나에게 당분간은 그런 존재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이 만화의 세계를 소장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톤 다이어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캐롤 쉴즈 지음, 한기찬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요즘 나를 꽉 잡고 있는 화두이다.

 

정말 어린 시절에는 나의 정체성을 '여자'라는 단어에 꾸겨 넣는 것을 거부했었는데, 나이가 먹어갈수록 나의 수많은 특성 중 '여성'을 긍정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서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로 발전하기까지.

 

나 또한 이런 저런 일들을 겪었다. 데이지만큼은 아니지만, 아니 데이지와는 다른 나만의 이야기들.

 

 

딸, 아내, 엄마, 며느리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아들, 남편, 아빠, 사위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과 확연히 다르다. 단순히 빨강과 파랑, 녹색과 노랑 처럼 대비되는 느낌이 아니라, 명도와 채도가 완전히 다르다.

 

어린 시절 딸이면서도 아들과 구분점을 찾지 못했던 나는, 이제 서서히 타협을 한다. 세상이 여자를 보는 기준에 타협한다기보다는, 내 안의 본질적인 여성을 인정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주인공 데이지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딸, 아내, 엄마의 역할을 감내했다는 것은 같지만, 10년도 되지 않는 시기에 지역 신문에 칼럼을 썼던 데이지에 비해, 저자는 대학 총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소설과는 상관없이, 책의 주인공보다 저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을 만들어나가는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는 스토리, 그리고 스타일일 것이다.

 

정유정 작가는 누가 뭐래도 스토리에 탁월하다. 7년의 밤도 그랬고, 28도 그랬다.

이 소설 또한 그렇다. 정신 병원에 있는 동갑내기 환자가 병원에 입원한 생활을 그려내며, 그들의 이야기와 회상을 통해 과거를 풀어내고 결론까지 도달한다.

 

하지만 읽는 내내 더 좋은 소설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것은 아마도 정유정 작가의 스타일 때문이겠지. 예를 들면,

 

334P그럼 우리는 이수명씨의 첫 비행을 지켜본 사람들인가요?”

 

336P수명아. 승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눈을 뜨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간 입원해 있던 병동의 사람들이 흡연실 창가에 붙어 있었다. 잘 가리고 소리치며 손을 흔들었다. 하늘에는 석양이 번지고 있었다.붉은 하늘 어딘가에서 승민이 충동질했다. 우리 모처럼 트위스트 한번 출까 ... 컴온 에브리바디 .클랩 유어 핸즈 컴온, 렛츠 트위스트 어게인, 라이크 위 디드 라스트 서머....”

 

와 같은 부분들은 읽는 순간 오글거린다고 해야 하나, 일부러 작가가 감동을 주려고 멋을 부린 부분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좀 더 담백하게 갈 수도 있었을 텐데. 평범한 문장이 어디에 배치되느냐에 따라서 묘한 감동을 주는 법인데, 작정하고 이 부분에서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느낌이랄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인지 그 말에 지치는 느낌이었다. 또 두 주인공에 접근하는 방법이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좀 더 인물에 깊이 집중하면 어땠을까, 두 인물이 하는 행동뿐만 아니라 정신병 환자의 생각을 좀 더 보여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그러고나서 생각해보니, 맞다, 이 작가 이 작품 이후에 7년의 밤과 28을 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작가는 자기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는 중인지도. 따뜻하고 보드랍게 품어주는 것이 아니라 차갑고 냉정하게 급소를 찌르는 게 이 작가의 장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기작에서는 부디 그 장기를 살려나가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 스무 살 때는 알 수 없었던 여행의 의미
박정석 지음 / 시공사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두 종류의 나를 만난다. 책에다 밑줄을 긋는 이유는 두 가지 중 하나다.

 

1)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멋진 문장을 만났을 때

2) 내가 원하는 문장을 만났을 때

 

내게 독서란 단순히 작가의 생각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온 세상을 여행하는 행위다라고 했던 앙드레 지드의 말을 긍정하며 독서를 여행에 비유한다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비로움을 느끼는 것은 1)의 경우일 것이고, 낯선 장소에서 익숙함을 발견하는 것은 2)의 경우일 것이다. 여행에서는 1)2) 모두 중요하다. 1)로만 가득한 여행은 쉽게 지칠 수 있으며, 2)로만 점철된 여행은 여행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방문일 것이다.

 

책을 읽을 때에도 두 가지가 곁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의 문장들은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안도감을 준다. , 이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었구나. 반면에 1)의 문장들은 우리의 생각을 넓혀준다. 절대 건너지 못할 것 같은 냇가에서 징검돌 역할을 해준다.

 

어떤 경우에는 내가 2)의 문장들만을 찾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2)의 문장만을 찾게 된다면, 독서는 쉽고 간편해진다. 새로운 걸 찾을 이유는 없다. 알고 있는 걸 확인하면 된다. 아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증거를 찾기만 하면 된다. 책을 읽는 것이 발목을 잡게 된다.

 

소설가 김중혁이 위즈덤하우스 문학 연재 블로그에 연재했던 글의 일부이다.

 

 

이 책은 나에게는, 전적으로 2)에 일치하는 책이었다. 읽으면서 마치 내 생각을 그대로 뒤집어놓은 것 같은 문장, 미처 알고는 있었지만 말로는 표현 못했던 것들을 남이 써 놓은 문장으로 확인할 때 사이다같은 청량함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치려다가 포기했던 것은 이 책이 밑줄로 점철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고, 정작 책을 다 읽고 나서 며칠이 지난 지금은 신기하게도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이 책에서 내가 감탄했던 문장들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처음에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제목 때문이었다. 화내지 않기, 그리고 핀란드까지.

아직 핀란드를 다녀온 지 만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일상에 점점 희미해지지만 사진을 꺼내 보면 다시 그 때의 감동이 생생히 되살아나는 시기. 구태여 이 책을 집어 든 것은 최근 개봉한 공유와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남과 여의 영향이었다. 영화 예고편을 보면서 내가 겪어보지 못한 핀란드를 겪고 싶다는 생각과,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교차하다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이 책을 집어들었고, 목차에 나온 저자의 여행 목록에서 핀란드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들이라는 생각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편안했다. 깊이 행복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들인데도 그곳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놀랍게도 익숙했다. 마치 내가 다녀와서 쓴 것처럼. 그리고 안도했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었어. 그리고 놀랍게도 책을 다 읽고 나서 내 머릿속을 오랫동안 꽉 잡고 있는 문장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희미하게 내용이 떠오르는 것 같기는 한데, 구체적인 단어나 묘사는 떠오르지 않는다.

 

어쨌든 비 오는 날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며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익숙한 그리움, 친숙한 외로움으로 평화로웠다. 그리고 물론 화도 내지 않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