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코 씨의 명랑 생활 일기
쓰카구치 히로코 지음, 민성원 옮김 / 마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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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희망과 용기를 꿈꾸고 있나요?

 

작년 한 해, 나는 내 인생에서 1년을 건 나만의 도전을 했다. 결과는 실패다.

아무리 괜찮다고, 수많은 책에서 이야기하는 나는 그래도 변함없는 나 자신이며, 존재 자체로 귀한 사람이라고 수없이 이야기해도 아직은 힘들다.

 

나라는 사람이 따로 존재하고, 내가 그 사람의 친구였다고 하더라도, 인생에서의 이번 일은 별 게 아니라고 위로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마음이 허하고 답답해 미치듯이 책을 읽고 있는 무렵이다.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의 자기계발서를 훑어 보면 결과적으로 이 모양 이 꼴인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보이고, 역으로 '괜찮아요, 수고했어요' 류의 책들, 영감을 주는 그림, 휴식을 주는 사진, 위안을 주는 글귀로 이루어진 책들이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시점이다.

 

그 때 이 책을 만났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연한 만남이 지나고 나면 필연이 되는 것처럼, 책과 사람의 만남 또한 그러하다. 처음에 이 책을 집어 든 것은 남아도는 시간을 때우기에 딱 적절한, 그러면서 글이 너무 많지는 않고, 지나치게 생각에 빠지지 않게 하며, 너무 발랄하거나 슬프지 않은, 딱 그런 책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내 눈에 띈 것이다.

 

고등학교 때 눈이 찔려 수술을 했고, 대학교 때 뇌염에 걸려 기억상실과 언어장애를 겪어야 했으며 여전히 실명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저자이기에, "인생이란 높은 산이 있는가 하면 저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듯한 계곡이 있는 것이구나"라는 말이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도 분명 여러 일이 일어나겠죠. 저처럼 갑자기 병으로 쓰러질 수도 있고, 입시에 실패할 수도 있고, 원하는 직업을 갖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에 다가올 좋은 일을 생각하며 용기를 갖고 웃으며 나아가면 어떨까요?'하는 말이 상투적인 위로로 다가오지 않는다.

 

언제 실명할지, 언제 뇌염이 재발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저자의 소개에서는, 참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좌절, 용기, 도전을 하나하나 떼어서 과하게 의미부여하지 않고 인생이라는 큰 틀 안에 넣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는, 그 자체만으로 지금의 나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책 표지를 들추자마자 보인 질문, 그 질문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희망과 용기를 꿈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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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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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단연 말이 필요없는 작가다. 가가형사 시리즈를 비롯한 추리 소설은 물론이고, 최근에 발표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따끈따끈한 소설로도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괴소 소설, 독소 소설, 흑소 소설 같이 3개의 단편집을 채울만한 블랙유머로 가득한 단편들도 썼다.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 많은 작품 중 막상 읽은 것은 몇 권 되지 않는데, 이 책은 그의 팬들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작품인 것 같다. 명탐정의 규칙을 깔깔대며 읽었는데, 그 책을 낸 작가의 소설답다. 범인은 초반에 밝혀지고, 더 이상 반전이 있을 수 있을까, 하다가 막판에 몰아치는 그때의 속도감,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느낌. 정말 '악의'라는 제목 이외에 다른 그 어떤 제목도 이 소설에 어울리지 않으며, 거꾸로 '악의'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던(나왔는지 어쩐지는 내가 잘 모르지만) 혹은 앞으로 나올(지도 잘 모르지만) 책 중 단연 이 책을 뛰어넘을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히다카 구니히코의 팬이거나 실제로 문학 애호가일 가능성은 낮다고 나는 내심 짐작했다. 아니, 오히려 그들 중 대부분은 지금까지 히다카 구니히코라는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아닐까. 적극적으로 남을 비난하는 인간이란 주로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을 통해 희열을 얻으려는 인종이고, 어디 그럴만한 기회가 없는지, 늘 눈을 번득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는 누가 됐건 상관없는 것이다.

 

하마오카가 학교폭력의 표적이 되었던 이유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어느 날 갑자기 악령의 봉인이 떨어져나간 것처럼' 폭력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건 요즘의 학교폭력에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피해자를 덮치는 폭력에 특별한 이유는 업슨 것이다. 하마오카는 그런 폭력에 굴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점차로 그의 가슴은 공포감과 절망감으로 가득차게 된다.

-그가 특히 끔찍하다고 생각한 것은 폭력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을 미워하는 자들이 발하는 음陰의 에너지였다. 그는 지금껏 이 세상에 그런 악의가 존재한다는 건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에서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평한 구절 중 이런 부분이 있다.

 

악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유대인학살의 주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하던 한나 아렌트를 떠올린다. 이 재판을 참관하면서 한나 아렌트가

놀란 것은, 악행 자체의 논리적 완결성(치밀하게 준비해 근면하게 학살했다는 점에서)

에 비하면 그 일을 행한 자의 정신적 수준은 너무나 천박하다는 점이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아이히만 역시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에 자신은 유대인을

증오하지 않았지만,다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했다고 대답했다. 악행의

이유는 그렇게 짧거나 사실상 거의 없다. 그러니까 케빈이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 건

너무나 사실적이다. 이렇게 이유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악행은 정신적

수준이 저열하고 천박한 사람들도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선행을 행하려면 수준이

좀 높아야 한다. 세 살배기도 악행은 저지를 수 있지만, 선행을 행하려면 좀더 배워야만

한다. 한나 아렌트가 나를 위로한 건 바로 이 지점이다. 어떤 사람들은 끔찍한 악행을

행하는 사람들이 무슨 대단한 괴물인 양 생각하던데, 한나 아렌트에게 배운 바에 

따르면 끔찍하면 끔찍할수록 천박한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갖게 되는 '악의'라는 것이 사실은 아주 하찮고도 보잘 것 없는 이유일 수 있다. 어쩌면 애시당초 이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소름이 끼쳤다. 또 한 편으로는 말꼬리, 꼬투리를 잡아 늘어지는 인터넷 악플들이 어디서 어떻게 나온 것일까 이해가 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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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20대를 보낸 사람이 30대에 변화하기 위해 알아야 할 좋은습관 리스트 100
센다 타쿠야 지음, 박은희 옮김 / 함께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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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제목에 만점 주고 싶다. 30대는 뭔가 이뤄야 할 것 같고, 안정을 찾아야 할 것 같고, 계획이 서야 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꼭 밀린 숙제를 하지 않은 것처럼 찝찝한 이 기분! 20대를 위한 책은 20대에 하도 많이 읽었고, 나름(!) 주위 사람들에 비해 후회되지 않을 만한 20대를 보냈다는 생각에 자기 위안은 해 보지만, 그래도 '그저 그런 20대를 보낸 사람'이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한 것은 여전하다. 더 이상 도전과 열정을 부르짖는 2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는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고... 하지만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언제나 인생의 1지망에 도전해 나가'라는 것은 크나큰 위안이 되었다. 나의 20대는 늘 내 인생의 1지망에 도전해 나가는 과정이었기에. '과감하게 1지망에 도전하면, 실패했을 때의 충격도 성공했을 떄의 감격도 한없이 커진다. 또한, 2지망에 만족한 경우와 비교하면, 희노애락의 차이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성장한다는 것은 희노애락의 감저의 폭을 크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이 구절들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다.

 

2. 20대, 30대, 100가지... 굳이 20대가 지날 필요도 굳이 30대를 목전에 두지 않아도 여기 나와 있는 것들은 나이를 초월해서 가져야 할 장점이다. 심지어 100가지라... 억지로 숫자를 채우려고 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이 100가지 중에는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것도 있지만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드는 항목도 만만치 않게 있다. 사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찾아본 책도 아니고 다른 책을 보려고 했다가 우연히 제목이 눈에 들어와 집은 책인데 수많은 자기계발서들 중에서 이 책이 선두에 서지 못한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20대를 마치고 30대로 넘어가는 과정, 참 할 말이 많을 것 같고 쓸 이야기도 많을 것 같은 좋은 화제인데, 좀 심심하다는 느낌이다.

 

3. 책의 소제목이면서도 각각이 하나의 리스트가 된다.

1. 첫인상은 버린다(O)->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정답이겠다.

2. 호감을 사기 위해 노력할수록 미움받는다(X)->내 생각에는 아닌 것 같다. 설령 맞다고 하더라도 타고난 호감이 없는 사람이 노력마저 하지 않는다면 더 막막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타고난 인간관계의 달인이 아니라면 노력이나마 해야 중간은 가지 않을까 싶다.

3. 인사는 스피드가 생명이다(O)->인간관계론으로 유명한 카네기도 그랬다는 일화를 어디서 들은 것 같다. 록펠러였나?

4. 미인으로 태어나도, 미소가 없으면 가장 인기가 없게 된다(O)->당연한 이야기 같다.
5. 남의 이야기를 들을 떄, 팔짱을 끼지 마라(O)->역시 기본 사항.

6. '그건 왜죠?'라고 시비조로 말하지 않는다(O)->마찬가지로 마땅한 것.

7. 양말에 돈을 투자한다(O)->양말, 속옷 등 보이지 않는 부분이 언뜻 보였을 때, 그때 깔끔하다면 깔끔한 대로, 추레하다면 추레한 대로 모습이 언제까지고 인상에 남게 되겠지.
8. 명쾌한 말투로 'NO!'라고 말한다(O)->맞는 것 같다.

9. 상대가 묻지 않는 한, 변명하지 않는다(△)->사사건건 변명을 늘어놓지는 말 되, 이유 자체는 설명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변명대신 사죄를 하면서 말이다.
10. 늘 진심을 말하는 사람이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O)->지나치게 남의 눈을 의식할 필요 없다.

11. 돈과 시간 이야기는 초반에 끝낸다(O)->시간 도둑이 되지 말라는 뜻

12. 결론은 서두에 말한다(O)->결론을 뒤로 미루지 말라.

13. 얼마만큼 납득하고 있느냐가 당신의 설득 능력이 된다(O)->누군가를 설득하지 말고 납득시켜야 하며, 그 전에 우선 자신을 납득시키자.

14. 상대를 화나게 하라(△)->감정 분출 이후 유대감이 깊어진다는 말인데 충분히 타당한 말이지만 일부러 할 필요는 절대 없는 것 같다.

15. 들은 시간이 긴 쪽이 승리한다(O)->7할을 듣고 말은 3할만 하라.

16. 반론할 때일수록 ‘과연, 그렇군요!’라고 맞장구친다(O)->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라.
17. 키보다 앉은 키가 중요하다(O)->재미있는 말. 생각지 못했는데 맞는 말 같다.

18. 돈을 벌려고 하면 진다(O)->다른 책에서도 읽은 구절이다. 교섭시 상대에게 이익을 벌어준다고 생각하고, 나는 그 이익의 일부만 가져간다고 생각할 것이며, 그렇게 상대를 이해시켜야 나에게 이득이 온다는 것이다. 여기서 비슷한 구절을 보게 되었다.

19. 교섭 전반의 토론에서 일단 한 번 져 준다(O)->전반에 한 번 져 주고 후반에 이기라.

20. 웃는 얼굴은 3번이면 족하다(O)->시작, 교섭 중 반드시 웃어야 할 포인트, 헤어질 때.

21. 바쁜 사람은 가짜 리더이다(△)->내가 리더가 아니라서 그런가, 잘 모르겠다.

22. 들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되라(O)->30대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20대에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한 사람이다.

23. '좋은 아침!' 아침 인사는 항상 내가 먼저 한다(O)->이런 리더가 내 조직 안에 있다면, 생각만 해도 즐겁다.

24. ‘내가 틀렸군’ 자신의 실수를 빨리 인정한다(O)->이런 리더를 부하는 믿고 따른다.
25. 말끝을 흐리지 않는다(O)->틀렸더라도 말끝을 흐리지 말고 딱 부러지게 말할 것.

26. 대표로 꾸중을 듣는다(O)->대표로 꾸지람을 듣는 사람이 차기 리더이다.

27. 어느 쪽이든 상관없는 것은 입에 담지 않는다(O)->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항은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

28. 성격이 느긋한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다(O)->요즘 같은 세상에는 더더욱 맞는 말 같다.

29. 서툴러도 포기하지 않는다(O)->그렇겠지.
30. 우선 한 사람을 완벽한 내 편으로 만든다(O)->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31. ‘~시쯤 찾아뵙겠습니다’에서 탈피하자(O)->'몇 시에 찾아뵙겠습니다'라고 못 박는 습관.
32. 맘이 맞지 않는 사람과의 성공보다 맘이 맞는 사람과의 실패가 낫다(O)->'비록 실패할지라도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되면 성공.

33. 결단에 근거는 필요치 않다(O)->'세간의 이목'을 무시하라는 뜻

34. 판단은 논리적으로, 결단은 감정적으로 한다(O)->판단을 통해 좁힌 여러 개의 옳은 선택 사항을 두고 결단은 좋고 싫음으로 해도 된다.

35. 0초 만에 결단을 내리는 사람에게 자극을 받는다(O)->빠른 결단은 모두 정답. 늦은 결단은 모두 오답.

36. 결단에 실수 같은 건 없다. 지각만이 있을 뿐이다(O)->재빠르게 결단하면 실수가 생겨도 궤도 수정이 가능하다.

37. 결단은 버스와 같다. 결단이 늦어지면 점점 더 뒤쳐진다(O)->100개를 결단내릴 수 있는 사람만이 차근차근 꿈을 이뤄갈 수 있다.

38. 하루에 결단하는 횟수는 그 사람의 연 수입과 비례한다(O)->눈 앞에 놓인 결단을 피하지 않는 것이 연 수입을 늘리는 지름길.

39. 주위 사람들이 어이없어하는 결단일수록 당신을 성장시킨다(O)->나의 진심이 중요하다.

40. 계획서를 쓰고, 속이지 않는다(O)->계획서를 만들어 놓고 만족만 하지 마라.

41. 1번 나는 것보다 100번 나는 것이 쉽다(O)->일단 무조건 도전해 보자. 그것이 공포심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42. 거절당해도 발끈하지 않는다(O)->가장 높은 곳에서 전지적인 시점으로 거절당한 지금의 나를 본다면? 마음에 여유가 생길 것이다.

43. 바람기를 잠재우면 돌파할 수 있다(△)->1지망 하나만 보라. 여기저기 바람 피우지 마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게 쉬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플랜 B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니까.

44. 진심을 다해 싸우면 돌파할 수 있다(O)->계속해서 강조되는 진심.

45. 돌파력은 순발력이 아니라 지속력이다(O)->단발로 끝이 나는 것을 경계하라.
46. 타인과 경쟁하는 사람은 돌파하지 못한다(O)->경쟁 상대는 언제나 자기 자신.

47. 온리 원보다 넘버 원을 목표로 하라(O)->넘버 원을 목표로 패배를 경험해 온 사람만이 그 분야에서 온리 원이 될 수 있다.

48. 처음에는 혼자 해 본다(O)->시작은 반드시 혼자서 해봐야 한다.

49. 돌파하는 사람은 힘을 빼고 담담하게 살아간다(O)->돌파할 수 있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돌파하기 위해 힘을 빼고 담담하게 살아간다.

50. 100마리의 양보다 1마리의 사자에게 인정받는다(O)->주위에 영합하지 마라. 단 한 명의 운명의 상대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51. 많은 업무양을 소화해내면 겸허해진다(O)->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의 양과 질 모두 압도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겸허해질 수 있다.

52. 헤어질 각오를 하고 있는 사람이 주도권을 잡는다(O)->공과 사 모두 해당된다.

53.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전화를 받으면 불쾌감을 준다(O)->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굳이 핸드폰을 받지 마라!

54. 감사 메일에 부탁 메일로 회신을 하는 사람은 미움을 산다(O)->보답을 기대한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55.  ‘죄송합니다’를‘고맙습니다’로 속이지 않는다(O)->사과해야 하는 상화을 피하지 마라.
56. 술자리의 참석률과 그 사람의 가치는 반비례한다(O)->세 번 중 한 번 참석이 적당하다.

57. 꿰뚫어보려고 하는 사람은 미움받는다(O)->결점을 꿰뚫어보지 말고, 장점을 빛내 주어라.

58. 예정 시간 5분 전에 끝내는 사람이 사랑받는다(△)->시간 낭비 엾이 상담이나 회의를 끝내고, 상대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사람이 일류라고 저자는 말하지만, 때로는 바쁜 와중에 나에게 이만큼이나 더 시간을 내주었다는 사실에 감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 않을까?

59. 시간이 없는 바쁜 부자가 아닌 시간과 돈이 넉넉한 부자로 살자(O)->그저 바쁘기만 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노력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증거.

60.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 많은 사람을 끌어당긴다(O)->사랑이 넘치면 모든 것이 순조로워서 스트레스를 모르게 된다.
61. 뉴스에서 보도되는 피해자와 가해자는 실은 반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O)->옳다고 믿고 있는 상식을 한번쯤 의심해 보자.
62. 1분 후에 추락한다면, 어떤 유언을 남길까(O)->인생의 끝을 상상해 보고, 후회 없이 살자. 

63. 애당초 문제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닐까(O)->주어진 문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학생이나 하는 발상이다. 프로는 일단 눈앞의 문제가 풀어야 할 문제인지를 검토한다.

64. 모범 답안을 고집하면 바로 퇴장당한다(O)->과거의 데이터나 모범 답안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

65. '상식'과 '비상식'을 모두 바꿔서 생각한다(O)->동서고금 모든 역사를 돌아보면 상식과 비상식의 끊임없는 교체가 인류를 발전시켜 왔다는 것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66. 여성의 '미모'와 '연애'에 돈이 철철 흐른다(O)->여성 마케팅에서 정체에 빠지면 '미모'와 '연애'에 주목하자.

67. 남성의 '권력'과 '실력'에 돈이 철철 흐른다(O)->남성마케팅에서 정체에 빠지면 '권력'과 '실력'에 주목하자.

68. 어릴 적, 시험지 뒷장에 했던 낙서를 떠올리자(O)->세간의 이목을 빼낸 뒷장에 남아 있는 것이 당신이 창의력을 발휘할 대상이다.

69. 무엇보다 사람의 희노애락에 경제의 본질이 잠들어 있다(O)->경제란 인간의 본질이나 심리 상태의 집대성이다. 진정한 마케터는 인간의 희노애락에 주목한다.

70. 10초 생각한 뒤에 검색한다(O)->검색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모두 심부름꾼 역할만 하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자신의 머리로 먼저 생각하는 훈련을 하자.

71. 집합 장소에는 가장 먼저 도착한다(O)->성질 급한 여자가 성공한다는 다른 자기계발서에서 읽은 내용이 떠올랐다.
72. '5분만 만나주세요'는 NG 단어이다(O)->맞는 것 같은데, 현실에서는 을의 입장에서 이 말을 하지 않기도 힘든 것 같다.

73. 무난하게 잊히기보다 미움받고 기억에 남자(△)->연예인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라는 이야기와도 일치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현실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이야기가 더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너무 소심한 탓일까?

74. 제시받은 일정 중에 가장 빠른 일정을 선택한다(O)->맞는 것 같다. 실제로 기회도 더 빨리 잡을 수 있고, 인상도 좋을 것 같다.

75. 선반 위에는 떡을 굴러 떨어질 정도로 올려둔다(O)->'선반 위의 떡'이라는 일본 속담은 우리나라 속담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다'와 의미가 같다고 한다. 우리 식으로 변형하면 호박씨를 이곳저곳에 많이 뿌려 놓아라 정도가 되지 않을까? 평상시에 꾸준히 씨를 뿌려온 사람만이 '필요에 따라 선반을 흔드는' 임기응변으로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고!

76. 의식해서 혼자 걷는다(O)->사람은 혼자 있을 때 자신만의 매력을 가장 잘 발산할 수 있고 개인의 실력을 연마할 수 있다고 한다.

77. 집이 좁아져도 도시에 살아 본다(O)->기회비용을 말하는 것 같다. 젊을 때일 수록 나의 기회를 늘리는 데에 집중해야 하니까.

78.  ‘회사에 돌아가서 검토해 보겠습니다’라는 발언은 절대 하지 않는다(O)->제안자는 결정권자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의 귀한 시간을 빼앗은 시간 도둑에 지나지 않는다.
79. 당신의 험담을 하는 사람을 칭찬해 본다(O)->두번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결심한 후에 다음과 같이 시험해보자. '그래요? 나는 그 사람 좋던데.'

80. 머리와 구두는 반짝반짝 윤이 나게 해 둔다(O)->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의 경우, 최종 결정에서 선택받는 것은 기회를 얻는 사람이다.

81.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의 대화이다(O)->본질적으로 사람은 사람으로부터만 위로받을 수 있다.

82.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타인에게 너그러워진다(O)->맞는 말이지만, 이런 행운을 가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83. 울컥 화가 치밀 때는 입에 담지 말고 글로 적는다(O)->냉정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으며 일에도 응용할 수 있다.

84. 무엇이든 단 하나의 최고급품을 몸에 지닌다(O)->인간은 나약하기에, 물건에서 힘을 얻을 수있다. 이것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한 것 하나를 몸에 지니면 괴롭거나 절망스러울 때에 힘이 되어 준다.

85. 존경하는 OO씨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할까(O)->'이런 사람의 고생에 비하면 지금 나에게 일어난 일은 하찮은 거구나.'라고 생각해 보면 틀을 깨고 밖으로 나갈 수 있다.

86. 사랑받고 있다는 안도감은 인내력과 비례한다(O)->'사랑하고 있는 것'과 '사랑하고 있다는 걸 확실하게 전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87. 강인한 사람은 인생의 1지망에 도전하고 있는 사람이다(O)->2지망으로 타협하는 버릇이 생기면 쟁취했을 때나 거절당했을 때 얻는 것이 적고 쉽게 좌절한다.

88. 참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 인내심이 생긴다(O)->마음속 깊은 곳에 '내가 참고 있는데.'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떄문에, 주위 사람들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인내를 강요한다. '나는 이렇게 좋아하는 일만 하고 있다.'는 마음은 주위에 감사할 줄 알게 한다. '좋아하는 일만 해서 미안해.'라는 믿음은 더욱 인내하게 한다.

89. 수면을 최우선으로 하면 강인해진다(O)->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불필요한 사교 모임은 전부 잘라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90. 알코올 이외에 취할 수 있는 것을 일로 삼으면 세상은 천국이 된다(O)->일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고 기운이 넘치는 사람이 인생의 승자.

91. 수수하고 차분한 사람이 비약한다(O)->수수한 일을 하면서, 화려한 일을 하는 양 얼굴에 생기가 넘치는 것이 비약하는 사람의 공통점이다.

92. 막대한 업무량을 나만의 페이스로 처리해 내는 사람은 단발로 끝나지 않는다(O)->책 한권을 집필하고 힘이 다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치 폭주하듯 곧이어 10권, 20권을 출간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차이이다. 전자는 책을 내는 것 자체가 목표였던 사람이다. 후자는 무명의 배고프던 시절부터 언제나 같은 페이스로 꾸준히 글을 써 오다가 기회를 만난 사람이다. 많은 양의 일을 나만의 페이스로 꾸준히 해 온 결과가 비약하는 힘이 된다.

93. 억눌렸던 경험의 횟수가 성공의 발판이 된다(O)->억눌려 있던 사람일수록 환경 변화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귀중한 경험이 성공의 발판 역할을 해 준다.

94. 질투받는 것쯤은 당연하다(O)->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시샘을 받아왔다. 이런 것은 성공으로 가는 통과 의례라고 생각하고,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95. 24시간 365일, 이미 성공한 사람으로 살아간다(O)->이미 성공한 사람이 되어 '미래완료형'으로 살아가는 편이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96. 비약을 방해하는 최대의 수갑과 족쇄는 세간의 이목이다(O)->세간의 이목을 버리면 나락의 바닥이 천국으로 바뀐다. 세간의 이목이란 절벽 낭떠러지에서 한 쪽 손으로 필사적으로 잡고 있는 나뭇가지와 같다. 100명 중 99명은 손을 놓지 못한다. 그러나 실제로 가지를 놓아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두려움에 떨며 손을 놓았더니, 이미 발이 땅에 닿아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97.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는데 칭찬받은 것이 당신의 재능이다(O)->반드시 '노력한 것=재능'은 아니다. 무의식이나 예상 밖의 것에 당신의 진정한 재능이 잠들어 있다.

98. 반드시 '아게망'과 사귄다(O)->'남성을 출세시키는 여성'은 상대를 끌어올려주는 사람이다.

99. 반드시 '사게망'과 헤어진다(O)->'언제나 무리지어 있고, 남의 험담을 하는 무리'에서 빨리 빠져나오자.

100. 비약하지 못하는 것은 2지망 이하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O)->1지망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손에서 놓아야 할 짐이다. 도전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준비하는 인생에서 지금 바로 졸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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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겐 일생에 한 번 냉정해야 할 순간이 온다
한상복 지음 / 예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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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히려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을 위한 책 같다,고 처음 읽었을 때는 생각했는데 계속 읽을수록 생각이 바뀌어갔다.
내가 처음에 이 책이 남자들 대변처럼 느껴졌던 이유는 엄마의 희생이 나의 희생을 당연시하게 만든다는 여자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받은 사람은 두려움없이 사랑을 주고 받는다는 것, 일반적인 여자들의 생각과는 조금은 다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그 일반적인 생각이라는 게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또 호적에만 남지 않은 이혼남이었던 사실을 시댁 식구 모두가 합심해 속인 후 마음 고생을 한 것을 팔로우쓰루 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 일반적인 결혼 생활의 어려움으로 포장한 것(이건 누가 뭐라고 해도 충격인 것 같다. 아무래도 글쓴이가 남자라서 팔은 안으로 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이다. 하지만 몇 가지 부분을 글쓴이가 남자라서 어쩔 수 없다고 감안해서 보면 나름 책 속에서 줄을 긋고 싶은 부분도 있다.

단 한 구절을 꼽으라면 이것이다.


인연의 인은 운명, 연은 도와주는 것.

 

 

읽으면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새삼 감사하게 된다.


1.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
2. 행복한 부모로부터 행복 성향을 물려받은 사람.
3. 주변에 관대하고 스스로에겐 엄격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
4. 부모가 열심히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사위나 며느리의 호주머니를 수시로 넘보지 않는 사람.

 

 


1. 져주는 연습을 할 겆
2. 어른의 지시에 일단 네하고 대답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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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샀어
조경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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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풍선을 샀어

 

서른일곱이라는 나이는 등에 웬 낙타 한 마리를 짊어진 것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하루의 삼분의 이를 자신을 위해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시간의 노예나 다름없다고 니체는 말했지만 환갑이 훌쩍 넘은 부모와 네 살짜리와 백일 된 조카가 둘 있는 집 안에서 자유인으로 살기란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여전히 니체의 생활신조를 나의 생활신조로 여기고 있었다. 가볍게 잠을 자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자세로 걸으며 술을 마시지 않고 명예를 탐하지 않는 것, 그리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비상하력 하며 지산에게는 야박하게, 다른 삶들에게는 부드럽게. 그러나 지금 나에게는 다른 삶들이라고 할 만한 게 거의 없는 형편이었다. 친구도 없고 친구처럼 지내는 옛 애인도 없다. 스무 살이던 십 칠 년 전에도 나는 혼자였고 십 년 전에도 혼자였다. 나는 지금 서른일곱 살이나 되었는데도 처음 태어날 때처럼 혼자다.

 

나는 종종 내가 아무런 쓸모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게 가족들하고 있을 때만 그런 건지 아니면 집에 있을 때 그런 건지 잘 분간이 안 가지만. 그래도 나는 공부라는 걸 십 년 동안이나 했는데 말이다.

 

"불안을 느낄 때는 확실치는 않지만 어떤 위험이 곧 닥쳐올 거라는 생각에 압도당해서 긴장될 때야. 그리고 공포는 두려운 대상이 뚜렷하기 때문에 피할 수가 있는 거고. 그 대상이 사라지면 더 이상 공포는 지속되지 않는 거야. 그러니까 무엇을 피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불안과는 구분이 되는 거지."

 

J를 만난 후 수많은 철학자들 중에서 내가 니체를 선택한 그 오래전의 이유를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그것은 많은 철학자들 중에서 오직 니체만이, 인생의 완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의 모든 어려움을 기꺼이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은 철학자였기 떄문이다. 나에게는 직면한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고 더러는 극복한 것도 그러지 못한 것도 있다. 철학의 힘이 아니더라도 이제 나는 나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또 그것과 화해하고 싶다. 정말로 지키고 싶은 게 생겼으니까. 그러자면 화살을 밖으로 향할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 돌려야 한다.

 

병은 시간과 함께 진행된다는, 병에 대한 히포크라테스의 견해는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모든 병에는 발단이라는 게 있고 그것은 점차 심각해져서 위기라든가 절정 같은 것을 맞게 된다. 마치 소설처럼 말이다. 그 다음에는 다행스러운 결말 혹은 치명적인 결말에 이른다고 그는 말해다. 이렇게 해서 히포크라테스는 '병력'이라는 개념을 의학에 도입하게 된 것이다.

 

내가 하이델베르크를 떠나기 전에 그는 나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너의 장점은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학문을 하겠다면 그것은 아주 큰 장점으로 작용할 거야. 그런데 너는 바로 그것 때문에 고립적으로 살아갈 운명에 놓이게 될 거야, 영원히.

 

 

달팽이에게

 

'의심하라, 그리고 움츠러들지 마라'

어렸을 적에 나는 뜻하지 않은 일이나 기쁜 일, 슬픈 일, 혹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의심하라, 그리고 움츠러들지 마라, 자신에게 되뇌고는 했다.


 

형란의 첫번째 책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쓰야키 씨. 쓴다는 건 종이 위에 나를, 나의 표상 하나를 거기에 내려놓는다는 게 아닐까요.

버지니아 울프를 만났다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지만 그러나 나는 내 인생이 옳은 쪽으로 흘러가는지 그렇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는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완전히 혼자가 된다는 것은 생각할 게 많아진다는 것을 뜻하는 건지도 몰랐다. 생각을 하는 것만이 지금 내 운명과 맞서는 가장 열정적인 저항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밤이 깊었네

 

누구나 어떤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기도 한다. 나는 B라는 한 남자를 만난적이 있었다. 그의 죽음은 나에게 머뭇거리다 포기하게 한 것들을 떠올리게 했다. 어떤 사람은 아내가 되고 어떤 사람은 부모가 되고 배우가 되고 죽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글을 쓰기도 한다. 중요한 일을 겪고 났을 때 사람들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나의 체념은 그를 잃음으로써 완성된 것인지도 모른다. 새 희곡을 한 편 쓰기로 했다. 쓰겠다는 생각보다 쓰겠다는 의지가 더 중요한 그런 때가 온 것 같다.


 

2007, 여름의 환(幻)

 

적어도 거짓말에 관해서라면 아우구스티누스가 최고의 이론가이자 분석가인 것 같다. 그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여덟 가지로 분류했다. 누군가를 종교적으로 개심시키기 위해서, 순전히 악을 행하기 위해서, 속이는 일을 즐기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는 해를 주면서 누군가에게는 기쁨을 주기 위해서,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 흥미를 돋우기 위해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모욕이 일어나는 일을 막기 위해서. <거짓말에 관하여>란 책을 쓴 후 그는 '어둡고 가시가 돋쳐 다루기 힘든 어려운' 텍스트를 썼다고 술회했다고 한다. 거짓말에 관해서는 쓰기도 힘들지만 하는 것도 힘들며 내 경험에 의하면 거짓말을 한다는 건 때로 지적인 노동에 속하기도 한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여덟 가지 분류 중 거의 모든 사항에 속할 만큼 다양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아무 이유가 없을 때가 많다. 나는 그것이 진정한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거짓말쟁이는 진정한 미식가처럼 혀로 음식을 맛보거나 말을 밖으로 뱉어낸 후 입술이 맞닿은 뒤에 탄성이 이어지는 정교한 소리에 큰 만족감과 기쁨을 느낀다. 아무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거짓말이 왜 나쁜가?

 

어쩌면 거짓말의 탄생이라는 것은 나약한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태어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을 때도 나는 약하고 둘이 있을 때도 약하고 사랑이 없을 때도 약하고 사랑이 있을 때도 나는 약하다.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 것처럼 진실을 진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불편하고 때로 고통스럽다.

 

두 번뿐이기는 했지만 의사를 만난 것은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의사는 여전히 심드렁한 얼굴로 그게 다 지루해서 그런 거라고 말했다. 그때는 흘려들었던 말이 지금 생각난다. 그때 나는 내가 지루하거나 무료하거나 혹은 심심하다는 생각 같은 건 전혀 하지 못했으니까. 이제야 그 말이 생각난다면 어쩌면 내가 지루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더는 큰 변화가 생길 것 같지 않은 내 일상이. 여름은 너무 길잔항요. 의사가 그 말도 했던 것 같다. 일 년에 넉 달씩이나 차지하고 있으니 여름이 너무 길긴 길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알 것 같다. 여름이 없이는 가을과 겨울이 시작될 수 없고 계절은 언제나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흘러갈 거라는 사실을. 


 

마흔에 대한 추측

 

만약 내 구두 속에 돌멩이 한 개가 들어간 정도라면 구태여 카운스링 같은 건 필요 없었을 것이다. 구두를 벗어 그냥 흔들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될 테니까.

 

타인에게 친화적이고 관대하며 게다가 능동적인 사람들을 보면 더럭 겁부터 난다. 나는 잘하는 것도 별로 없는 사람이넫 중요한 것은 꼭 더 못한다.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글쓰는 일만큼 어렵게 느껴질 떄가 많다. 특히 남녀관계 같은 것 말이다.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통의 관계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닫고 있었다. 그것은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일종의 생명체의 결합 같다. 글쓰기와 연애의 공통점이 있다면 언제나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된다는 것이다. 결과를 짐작할 수도 없다. 김선생이 전화를 걸어와 P라는 사람을 한번 만나보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떠보았을 때 나는 한동안 잊고 있던, 그 관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일상의 유익한 윤활유 같은 것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걸 느꼈다. 그리고 책 한 권의 무게.

 

만약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면 입고 있는 옷 위에다 언제나 내가 서너 겹의 조끼를 더 껴입고 상대방과 마주 앉아 있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경계심이 많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신중하다는 뜻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편협하다는 뜻이다. 특히 대인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고치려고 애써본 적도 있지만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단점을 지니고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게 바로 단점을 극복하는 거라는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다.

 

한 사람을 신뢰하게 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가. 나에게는 주로 상대방과의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한 일화를 통해서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개 이미지로부터 온다.

 

어떤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그게 나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더 나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확대된다. 나를 안정시켜줄 만한 것이 필요하다. 프로작은 싫다. 그날 밤, 눈에 띄는 책 중에 가장 무거워 보이는 것으로 골라 그것을 활짝 펼쳐서는 가슴 위에 올려놓고 불을 껐다. 한 시간이 지나갔다. 그도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긴 했다. 또 한 시간이 지나갔다. 하지만 피할 수 있는 일들도 있었다. 때로는 아무리 무거운 책도 위로가 안 될 때가 있다. 나는 440쪽 양장본에 가로세로 242X176밀리미터나 되는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를 침대 밖으로 밀쳐버렸다.

 

에니어그램이라는 것은 '아홉 개의 점이 있는 그림'을 뜻한다. 고대 수도자들 사이에서 구전되던 에니어그램은, 인간은 아홉 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되며 어떤 사람이라도 그중 하나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걸 기본 원리로 삼고 있는 심리학의 한 분야라고 한다. 그 아홉 가지란 것은,

1. 개혁가

2. 돕고자 하는 사람

3. 성취하는 사람

4. 개인주의자

5. 탐구자

6. 충실한 사람

7. 열정적인 사람

8. 도전하는 사람

9. 평화주의자

이다.

 

그렇다면 4번, 개인주의자란 어떤 타입일까.

 민감하고 안으로 움츠러드는 유형. 생각이 많고 소심함. 다른 사람들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 유지.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과 특별한 결함이 동시에 있다고 여김. 사회적인 기술이 부족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사람들과는 깊은 관계를 맺기를 바라고 있음. 통찰력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음. 자신을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함. 너무 효율적이거나 너무 행복한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함. 예술적인 작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의 어두운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고 함.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우울증과 무력감을 갖고 있음.*
 인간의 마음은 두뇌의 화학작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내가 지금 우울하다고 느끼는 것은 인생의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그 의미를 찾지 못해서일까.

*돈 리처드 리소`러스 허드슨, <에니어그램의 지혜>, 한문화, 2000

 

닥터 현은 우리가 줄곧 두려움을 갖고 행동하면 그 두려움이 현실이 되는 법이라고 말햇다. 내가 줄곧 토끼를 갖고 행동했기 때문에 토끼가 현실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와의 상담을 통해서 내 문제를 극복했거나 해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좋은 의사가 아니었을지도 모르며 나 역시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른다. 한 이야기보다는 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헐씬 더 많았으니까. 그러나 그와의 상담을 통해서 나는 나한테 일어난 한 가지 변화에 주목했다. 그것은 내가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개인주의자답게, 나는 언제나 내가 가진 문제가 가장 중요했으며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상태를 훨씬 더 익숙하게 여겨왔었다. 닥터 현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귀를 열자, 이야기가 들렸다. 세상에는 아주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고 그것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닥터 현은 나에게 분석적이고 명상적이며 생각이 많다고 했다. 그것은 나의 장점이며 내가 아직 모르고 있는 나 자신의 일부라고 지적해주었다. 나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대신,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나는 무엇을 피하고 싶은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다. M은 종교를 가졌으며 Y는 먼 데로 떠났고 나는 닥터에게 갔으며 수형은 에니어그램에 빠졌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든 것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 즉 자기 발견의 과정일 테니까.

내 나이에 다른 사람들은 뭘 하고 있을까?

 

패를 읽거나 패를 숨기는 것은 여전히 잘하지 못했지만 마작을 하고 있는 이 순간, 내 손에 쥐고 있는 이 패가 지금 이 순간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이며 가장 난처하기도 하고 가장 힘들고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지나간 패에 미련이 남아 뒤돌아보는 순간,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닥터 현이 말한 두 가지 두려움은 첫째 타인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에 대한 두려움이며 둘째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 두려움들이 바로 나를 최상의 상태에서 글 쓰는 것, 나만의 방식으로 글 쓰는 것과 내가 나인 채로 존재하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지적하였다. 만성적인 우울과 장기적인 무력감, 그리고 다른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하는 행동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닥터 현이 나에게 내려준 처방은 긍정적인 일과표를 만들어보라는 것이었으며 어느 날 불쑥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리지 말고 잘 안 되더라도 다시 글쓰기를 시도해보라는 것이었다. 세상과 잘 연결되어 있을 때 영감은 더 잘 떠오를 것이라는 게 닥터 현의 판단이었다.

 

나는 내가 이제 실존주의자라는 것에 동의한다. 개인적인 자유, 의미 있는 삶, 책임을 강조하는 삶. 역시 나는 그런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문제에 대면하는 일은 언제나 불안을 야기하며 그 장애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내가 올바른 실존주의자가 된다면 내 목적은 그 일을 실천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닥터 현의 말처럼 외부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꿈에 대해 생각했다. 또한 내 질문이 이렇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나는 무엇을 얻고 싶은가.

 

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떤 일이 나에게 세게 부딪쳐 왔을 때 적어도 그것이 토끼 때문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것 같다. 좀더 유연해진다면 좋겠다. 내가 갖고 있는 신념이란 게고착되어 있다면 스스로를 새롭게 발전시켜나갈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추구하고 부딪쳐봐. 

 

 

달걀

 

한 사람은 원하고 한 사람은 그것을 원하지 않을 때, 두 사람 사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요구와 저항과 압박과 위협과 그리고 마침내 한 사람의 굴복, 그리고 그 후에는 그것들의 반복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지금껏 내가 만난 여자들과 나의 관계였다. 이모와 나의 관계였다. 이모가 어떤 요구나 위협도 하지 않았다는 것, 압박과 질책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내가 느낀 저항과 굴복은 책임감과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두려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건 바로 이모의 질병 때문이었고 그때는 이미 모든 것이 늦었다.

 

무엇이 나를 때리고 갔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나는 한 사람은 원하고 한 사람은 원하지 않을 떄의 경우만 생각했기 때문에 한 사람도 원하고 다른 한 사람도 바로 그것을 원할 때가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요구와 저항과 압박과 위협과 그리고 마침내 한 사람의 굴복, 그리고 그 후에는 그것들의 반복이 계속되는 관계 말고도 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으로 가득 찬 관계가 존재할지도 몰랐다. 이것이 착각이 아니라 인식이 될 수 있을까.

 


해설 원의 형상학, 책의 조재론_차미령

 

삶은 아마도 둥글 것이다.-빈센트 반 고흐

 


작가의 말

 

글 쓰는 일은 저에게는 이를테면 창문 같은 것입니다. 제가 속해 있는 공간 너머의 세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한 제가 머물고 있는 이쪽 공간을 밝혀주는, 환하디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뜨거운 책, 엄격한 책, 자유로운 책, 다 읽은 책, 다시 읽을 책 등등 책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일은 이제나저제나 큰 즐거움입니다. 책 자체가 좋습니다. 위안과 힘이 되는 책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책을 읽고 쓰는 행위를 통해서 저는 사랑의 가능성과 일상적인 것들 안에 감추어진 변화의 힘을 믿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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