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샀을 때만 하더라도 정말 세계는 중국이 주도하는 날이 올 것 같았고, 명동과 강남과 제주도에 넘쳐나는 중국인과그들을 상대하는 가게들을 보며 저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빠져나가면 큰 일이 날 것 같았다. 내수 시장에만 집중해도 가뿐히 세계 순위권에 올라가는 중국 기업들과 한류 바람을 한번 타고 일약 중화권 스타가 된 연예인들이 한국으로 금의환향하는 것을 볼때마다 역시 대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이 역사적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면 왠지 뒤쳐져버리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지금은 어떻냐고? 금한령, 한한령 이후에 분명히 피해를 보는 분들이 늘어난 것은 맞겠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더 좋다는 사람들도 있다. 백번 양보해 금한령, 한한령은 험한 세계 정세에서 자국의 이익과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경제 발전의 정도와 마치 반비례하는 것 같은 정치 및 사회 분위기와 최근 미국과의 충돌사를 보면 분명히 '세계의 시장'은 맞지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이 책은 나처럼 중국이란 나라는 왜 그럴까?하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세계에 뻗어나가 있는 중국의 힘, 인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강력한 공산당의 지도력. 앞으로 어떻게 세계 정세가 바뀔 수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옆에서 위축된다면 이사가라고 했던 앨빈 토플러의 반어적 지적처럼 한국 사람이라면 어느 분야에 있는 사람이든 한번쯤 중국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양이나 멸시가 아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