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II ~扉子と空白の時~ (メディアワ-クス文庫)
스미 케이이치 / KADOKAWA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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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II ~도비라코와 공백의 시간~

미카미 엔

 

 

 

 

 

 

 이걸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다 보기로 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II 》다. 예전엔 숫자였는데 이건 로마 숫자다. 숫자일 때는 ‘시오리코와~’였지만, 로마 숫자인 두번째 시리즈에서는 시오리코와 고우라 다이스케 딸인 ‘도비라코와~’다. 내가 모르는 사이 책이 두권이나 나왔다. 몇해 전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도비라코와 신기한 손님들~》을 봤다. 도비라코 이름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책 수수께끼는 시오리코가 풀었다. 시오리코는 비블리아 고서당 주인이다. 예전에는 소설이 나온 때와 실제 시간이 비슷하기도 했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 어렸던 도비라코가 벌써 고등학생이 됐다. 2021년에는 아홉살로 초등학교 3학년이다. 이런 건 그리 중요하지 않을까.

 

 고등학생이 된 도비라코는 외할머니 시노카와 지에코가 요코미조 세이시 책을 알아볼 게 있다고 해서, 도비라코 아빠(다이스케)가 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012년 것과 2021년 것을 가지고 북카페 모구라당에 간다. 할머니 지에코는 아직 오지 않았다. 도비라코는 할머니를 기다리면서 그걸 읽는다. 요코미조 세이시 책 《설앵초》에 얽힌 이야기였다. 요코미조 세이시라니. 이름은 알지만 내가 읽은 책은 몇권 안 된다. 요코미조 세이시가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많이 썼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그렇지 않았다. 요코미조 세이시가 추리소설을 편하게 쓴 건 전쟁이 끝난 뒤였다. 전쟁 때는 추리소설 쓰지 못했던가 보다. 언젠가 요코미조 세이시가 전쟁이 끝나고 추리소설을 마음대로 쓰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는 말을 봤는데.

 

 요코미조 세이시가 쓴 《설앵초》를 도둑맞은 이야기부터 나왔다. 아니 그때는 《설앵초》가 책으로 나오지 않았다. 신문에 연재된 걸 책으로 장정한 거다. 우에시마 치요 남편이. 우에시마 치요는 남편과 아이가 죽고 집으로 돌아온다. 치요한테는 쌍둥이 동생 이우라 하쓰코와 우에시마 하루코가 있었다. 하쓰코는 어릴 때 다른 집 양자로 가게 되고 이우라라는 성이 되었다. 쌍둥이는 친하다고 하던데 하쓰코와 하루코는 사이가 나빴다. 치요가 죽고 요코미조 세이시 책 《설앵초》를 도둑맞는다. 치요 재산은 동생인 하루코가 물려받지만, 책은 하루코 아들 오토히코한테 준다고 했단다. 이 일을 의뢰한 건 이우라 하쓰코 딸인 이우라 기요미였다. 기요미는 자기 엄마가 그 책을 훔쳤다 생각했고, 오토히코는 자기 엄마 하루코가 책을 훔쳤다고 생각했다. 서로 자기 엄마를 의심하다니. 치요를 화장하던 날 가정부는 이우라 하쓰코가 창고에서 나오는 걸 보았다.

 

 자신이 갖지 못하는 책이어서 훔쳤을까. 그건 아니었다. 그 일은 쌍둥이 자매 하쓰코와 하루코가 함께 꾸민 일이었다. 오토히코는 치요 장례가 끝나면 다른 나라로 떠나려 했다. 두 사람은 오토히코가 일본을 떠나면 그 책을 볼 수 없다고 여기고 그런 일을 벌였다. 아들이고 조카니 말해서 책 좀 보여달라고 하면 될 텐데. 시오리코는 이때 일을 다 해결하지 못했다. 《설앵초》 안에는 요코미조 세이시가 쓴 원고가 들어 있었는데, 그게 보이지 않았다. 하쓰코와 하루코는 서로 모른다고 했다. 오토히코는 그 일로 어머니와 거의 인연을 끊었다. 그게 그렇게 할 만한 일일까. 난 책만 보면 되는데, 작가가 쓴 원고가 뭐 그리 중요할까. 그런 게 비싼값에 팔린다는 말이 있기도 하구나. 아니 오토히코는 그저 요코미조 세이시를 좋아해서 그게 없어진 게 아쉬웠던 걸지도. 원고는 한장인데. 다도 아니고 겨우 한장.

 

 두번째는 도비라코가 아홉살 초등학교 3학년으로 나온다. 2021년에 일어난 일로 도비라코는 학교에서 열리는 독서감상문 대회 때 읽을 책을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 《옥문도》로 정했다. 초등학생이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이라니 했다. 이 생각은 도비라코 담임도 했다. 도비라코 담임은 부모한테 전화해서 다른 책으로 바꾸게 하면 어떠냐고 한다. 선생님이라 해서 그렇게 말해도 괜찮을까. 다이스케나 시오리코는 도비라코가 자유롭게 책을 읽게 했다. 도비라코도 할머니 지에코와 엄마 시오리코처럼 한번 읽은 건 잊지 않는다고 한다. 세사람은 아주 많이 닮았다. 다이스케는 도비라코가 시오리코처럼 책에 얽힌 일은 안 했으면 하는 것 같았다. 책 파는 게 아니고 책에 얽힌 수수께끼 풀기다. 그런 걸 하다보면 안 좋은 일도 있어서. 그게 마음대로 될까.

 

 비블리아 고서당에도 《옥문도》가 있었지만, 도비라코는 모구라당에서 본 《옥문도》를 사려고 했다. 그 책을 도비라코가 산다고 해서 빼두었는데 책이 없었다. 그 책은 어디에 있었을까.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그 책은 2층 북카페를 하는 모구라당 주인 아내가 사가서 돌려받았다. 책이 잠시 안 보여서 찾아야 했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도비라코가 친구를 만난다. 모구라당 주인 딸로 도야마 케이다. 도비라코와 케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오래된 책을 보았다. 학교에는 그런 아이가 없었다. 둘 다 서로를 만나서 좋았겠다. 도비라코와 케이는 서로의 집에 다니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도 친구였다.

 

 도비라코가 읽으려고 했던 《옥문도》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인 거였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도 추리소설을 썼다 한다. 에도가와 란포보다 먼저. 요코미조 세이시가 쓴 것도 있고, 다른 사람이 다시 쓴 것도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렇지만 도비라코 담임도 그걸 몰라서 도비라코가 다른 책을 보기를 바랐겠지. 그런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책은 괜찮다고 여기다니. ‘옥문도’ 제목은 알지만 나도 이 책 못 봤다. 여기에서 이 책 제목을 보니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도비라코는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책을 보다니 좀 부럽구나. 엄마인 시오리코도 다르지 않았다. 한번 본 건 잊어버리지 않는다니 그것도 부럽다. 책을 보면서 이런 걸 부러워하다니 나도 좀 웃긴다.

 

 마지막에서는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 《설앵초》를 둘러싼 이야기가 아홉해 뒤 2021년에 또 일어난다. 《설앵초》에 끼어 있었다는 요코미조 세이시가 쓴 원고를 찾는 거다. 쌍둥이처럼 얼굴이 같은 사람이 나오고 여러 해 뒤에 예전에 풀지 못한 사건을 푸는 건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에도 나온단다. 쌍둥이인지 모르겠지만 얼굴 같은 사람 나온 거 본 적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는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을 생각하고 이번 이야기를 썼겠다. 2021년에는 《설앵초》가 책으로 나왔다. 이건 요코미조 세이시의 환상의 원고였다고 하던데. 이건 실제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요코미조 세이시 책 찾아보니 《설앵초》 있었다. 아홉해 전에 요코미조 세이시가 쓴 원고를 훔친 사람은 밝혀진다. 그걸 훔친 마음은 여전히 모르겠다. 아무리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렇지. 앞에서도 말했지만 난 그런 것에는 관심 없다. 오래된 책도 마찬가지다. 난 그저 책을 보기만 하면 된다.

 

 소설 《설앵초》에서 우이코는 힘든 일을 겪지만, 시간이 흐르고 식구와 잘 살게 된다. 치요는 쌍둥이 동생 하쓰코와 하루코가 사이좋게 지내길 바랐다. 자매라고 해서 꼭 사이가 좋은 건 아닐 텐데. 그런 건 꼭 다른 사람이 바라기도 한다. 부모 형제라고 다 사이가 좋을 순 없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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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1-05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건의 해결을 책과 얽혀있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흥미로울 것 같아요.
올해 희선님, 일어가 더 일취월장 하시길요~~

희선 2023-01-06 00:10   좋아요 1 | URL
지난해에는 몇 권 못 봤어요 한달에 한권 보고 싶었는데, 제가 본 걸 보니 여섯권밖에 안 되더군요 2023년엔 좀 더 보고 싶기도 합니다 시간을 들이면 될 텐데... 책을 볼 시간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건 다른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과 같군요 책과 사람 이야기여서 괜찮습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3-01-05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재미나서 막 빌려 읽었었는데...음...설앵초, 옥문도...음....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ㅜㅜ
주인 시오리코 이름만 이제 기억나네요^^;;;
희선님은 원문으로 읽으셔도 이렇게 자세하게 리뷰를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희선 2023-01-06 00:11   좋아요 1 | URL
이번 건 시오리코와 고우라 딸인 도비라코도 나오는 두번째 시리즈에서 두번째 이야기예요 이것도 여러 권 나올지 몰랐습니다 한번 봐서 다음도 봤네요 지난 2022년에는 세번째도 나왔어요 앞으로 더 나올 것 같아요 시오리코는 사람을 대하는 거 잘 못해도, 책 이야기를 할 때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됐군요 도비라코는 시오리코보다 사람 대하는 걸 아주 어렵게 여기지 않아요 그래도 책을 많이 봐서 친구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건 엄마인 시오리코와 닮았네요


희선

scott 2023-01-05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블리아 고서당 영상도 재밌습니다
이런 류 책들을 통해 묻혀 있던 작품들 다시 읽게 되고 !ㅎㅎ

옥문도는 읽어 보았지만
오래된 고어체와 설교조로 쓰여진 말이 독특하면서
한자들이 요즘 잘 쓰지 않은 한자 들이여서 독음 (요미가나)이 붙어 있는 책으로 읽었습니다 ^^

희선 2023-01-06 00:14   좋아요 0 | URL
이 책이 나오고 얼마 안 돼서 드라마 만들었죠 그 드라마는 우연히 봤는데, 영화는 못 봤습니다 일본말로 처음 본 소설이 바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에요 그전에는 만화만 봤는데, 이 책으로 소설도 볼까 하고 봤습니다(그때 한국말로 나왔지만) 만화 보고 몇 해 지난 다음에...

scott 님은 옥문도 일본말로 보셨군요 여기에서 말한 《설앵초》 한번 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건 가정소설이라고 합니다 조금 막장 드라마 같은 부분도 있지만, 마지막엔 잘 되는...


희선

바람돌이 2023-01-05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블리아 고서당을 원서로 읽으시는군요. 역시 존경의 눈빛을..... ^^

희선 2023-01-06 00:20   좋아요 1 | URL
일본말 잘 알고 잘 읽는 분 많을 듯합니다 저는 그냥 조금... 예전엔 어떻게 하면 더 잘 알까 했는데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책을 보는 걸로 공부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희선

초코파이 2024-02-01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어 원문으로 읽으셨나보군요ㅠㅠ 부럽습니다 아직 취미로 일어 공부 중인 학생이라 원문은 도전을 못하고 있네요..도비라코 시리즈의 첫번째권은 읽었다만 그 다음 권들은 번역이 좀 걸리나봐요..일어 초짜가 만화도 아닌 소설에 도전하는건 무리인 것 같지만 너무 읽고싶네요..시오리코씨와 다이스케의 오묘한 조화가 담긴 도비라코의 성장기도 참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ㅎ. 리뷰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스포가 될까봐 자세히는 안 읽었지만 덕분에 일어공부에 대한 자극을 받고 갑니다 ㅎㅡㅎ 언젠간 원문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으면 하네요~

희선 2024-02-02 01:48   좋아요 0 | URL
세번째 이야기도 나왔는데, 첫번째만 한국에 나왔네요 첫번째가 나왔으니 다음 것도 나올 것 같기는 한데 빨리 안 나오는군요 세번째 이야기를 보니 다음 이야기도 나올 듯합니다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한번 찾아보기는 해야 할 텐데... 도비라코는 할머니 엄마를 많이 닮았어요 책에 그린 그림도 비슷한 얼굴이네요 할머니 엄마처럼 자신이 읽은 건 다 기억해요 이번에는 아빠가 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읽는 걸로 시작하는군요 초등학교 때 이야기도 있고... 세번째 이야기에서 도비라코가 많이 나온 느낌이 듭니다 할머니가 도비라코한테 꽤 관심을 가지더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희선
 
인연 이야기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내 마음이 우울해 법정 스님이 옮기고 쓴 《인연 이야기》를 만났다. 예전에 법정 스님 글 보기는 했는데 그렇게 많이 못 봤다. 《무소유》 본 것 같은데, 볼 때만 그렇지 하고 다 잊어버렸다. 법정 스님은 세상을 떠날 때 자신의 책을 더는 내지 마라 했다. 그런 말을 남기다니 대단하다. 그 말 따라야겠지. 지금 법정 스님 책은 못 산다. 새 책은 봇 봐도 예전에 나온 책은 남아 있기도 하다. 도서관에. 책이 오래되면 버릴지도 모르겠다. 난 이 책이 산문이 있는 곳에 있을지 알았는데, 종교 그것도 불교 책이 꽂힌 곳에 있었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이 불교 설화와 경전에 실린 글을 가려 엮었다.

 

 유대교에는 탈무드가 있구나. 그 이야기 다 모르지만, 언젠가 조금 봤다. 종교 이야기에는 비슷한 것도 있을 것 같다. 불교에서 ‘업’이라는 걸 말한다. 전생에 자신이 한 것이랄까. 지금을 알고 싶으면 전생을 알아보고 다음 생을 알고 싶으면 지금 하는 걸 보라고 한다. 이런 거 보고 사람이 나빠지지 않게 하려고 만들어 낸 말인가 했다. 종교가 오래됐지만 사람이 발명한 거 아닌가. 사람은 욕심이나 욕망을 가지고 있으면서 거기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것도 누군가 처음 생각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 사람, 철학. 종교와 철학은 하나에서 나온 걸지도 모르겠다. 철학에서 종교가 나왔으려나. 그리고 법. 종교는 시간이 흐르고 과학으로 넘어가는구나. 잘 모르면서 이런 말을 했다.

 

 불교에서는 사람한테 백여덟가지 번뇌가 있다고 한다. 이 숫자는 어떻게 나온 건지. 여기에는 백팔 번뇌 이야기는 없다. 이건 판도라가 연 상자에서 나온 안 좋은 것들 숫자와 같을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건 맞는 말이다. 이 말에서 비롯한 말은 자신이 한대로 받는다구나(뿌린대로 거둔다). 전생에 남한테 안 좋은 일을 했다면 지금 그걸 그대로 받는단다. 나한테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건 내가 전생에 한 잘못 탓인가. 좋은 일은 좋은 일로 돌아오고. 난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 믿지 않는다.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다. 삶은 지금 한번뿐이다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깨달음을 얻으면 전생을 알기도 한다. 그건 그저 이야기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지만.

 

 여기 실린 이야기 되새겨 볼 만하다. 자신이 뿌린대로 거두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게 지금 삶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니. 그건 좀 싫다. 그렇다고 지금 아무렇게나 살겠다는 건 아니다. 남한테 나쁘게 하기보다는 남의 마음을 생각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남한테 잘못하는 게 바로 자신한테 돌아오지 않아도 언젠가는 돌아올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면 좋을 텐데. 살았을 때 복을 짓고 덕을 쌓으면 자신과 상관있는 사람한테도 좋을 거다. 그런 걸 생각하지 않아도 남을 도우면 기분 좋지 않나. 운을 모은다고 한 사람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거 보고 나도 운을 모아야겠다 했는데 잊어버렸다.

 

 누군가 자신한테 한 나쁜 일을 그대로 돌려주려고 하기도 하는데, 그건 부질없고 덧없는 일이다. 받은대로 되돌려주면 그건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이런 게 인연(因緣)이구나. 안 좋은 인연보다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게 더 좋겠다. 사람뿐 아니라 목숨 있늘 걸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지구에는 사람만 살지 않는다. 사람뿐 아니라 목숨 있는 건 언젠가 죽는다. 죽음이 슬프기는 하겠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겠지. 아직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아니 내 죽음은 그럴 것 같은데. 남는 건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다.

 

 가끔 우울하지만, 그 우울함을 떨쳐내려 해야겠다.

 

 

 

희선

 

 

 

 

☆―

 

 “불법(깨달음에 이르는 올바른 법)이란 그 뜻이 매우 깊어 헤아리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깨닫기도 어렵소. 그것은 하나의 보시로 얻을 수도 있지만, 백천의 보시로도 얻기 힘든 경우가 있소. 그러므로 불법을 바르게 깨달으려면 먼저 이웃에게 여러 가지로 베풀어 복을 짓고, 좋은 친구를 사귀어 많이 배우며, 스스로 겸손하여 남을 존경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쌓은 공덕을 내세우거나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하면 훗날 반드시 깨달음을 얻을 것이오.”  (22쪽)

 


 조금 아는 것이 있다 하여

 스스로 뽐내 남을 깔본다면

 장님이 촛불을 든 것과 같아

 남은 비추지만 자신은 밝히지 못하네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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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1-04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우울하시군요 ㅜㅜ 안타깝습니다. 저는 우울하기 보다는 가끔 ‘아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도 우울일까요? ㅋ

다음주에는 우울함을 떨쳐 버리시길 바라겠습니다~!!

희선 2023-01-05 00:36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생각할 때 있네요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그러면서 그냥 그대로 삽니다 즐겁게 살고 싶기도 한데, 잘 안 되기도 하네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좀 낫겠습니다

쓸데없는 생각을 안 해야 할 텐데...


희선

거리의화가 2023-01-04 0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삶은 한 번 뿐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더 한 번 사는 거 기왕이면 더 열심히 살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 언제나 새겨들을 말이에요. 자주 우울해하지는 마세요.

희선 2023-01-05 00:40   좋아요 0 | URL
한번밖에 살지 못하고 우주를 생각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기도 하겠습니다 이건 지나고 나서 순식간에 시간이 갔다 할지도... 죽을 때쯤...

세상을 떠날 때 나름대로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싶기도 하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04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이 여러 번 있을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한 번만 살고 싶어요.
이 책의 제목인 인연에 대해 잠시 생각해봅니다~~
희선님!
너무 앞서가지만 오늘 집으로 비춰 든 햇살이 더 따뜻해진 것 같아요.
그 햇살 받으며 우울 확 떨쳐 버리세요^^

희선 2023-01-05 00:46   좋아요 1 | URL
전생을 기억하지는 못하겠지요 정말 그런 게 있을지... 없으면 좋겠어요 한번 살기도 참 힘든데... 그러니 지금 즐겁게 살면 좋겠습니다

날이 좀 풀리기도 했네요 겨울엔 추웠다 풀렸다 하지요 그래도 추운 날이 길기는 했네요 또 눈이나 비 온다는 소식이 있기는 한데, 그 뒤에 기온이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겨울엔 내려가야 할 것 같은데...


희선

바람돌이 2023-01-04 15: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울할때 이런 책 좀 도움이 되더라구요. 물론 돌아서면 또 제자리이긴 하지만.....
요즘 날씨가 추워서 더 우울할수도.... 올 겨울 유난히 춥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낮에 햇빛 쬐면서 우울을 떨처버려요. ^^

희선 2023-01-05 00:49   좋아요 1 | URL
인연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고 인연이라는 말로 찾아보니 이 책이 나왔습니다 사람하고 관계도 죽으면 끝난다는 말이 있기도 하고... 그 말 맞기도 하죠 살았을 때는 중요하게 보이는 게 죽으면 아무것도 아니기도 하네요 그런 걸 잊지 않아야 할 텐데... 겨울엔 햇빛을 잘 쬐지 않기도 하는군요


희선

scott 2023-01-04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맞는 글귀네요

내가 들고 있는 촛불이 나를 비추고 있는 걸 모른채 살아 가게 되는데 ㅜ.ㅜ

이번주 날씨가 풀린다고 합니다
희선님 상쾌한 공기 마시면서 우울함 확 털쳐 버리세요 ^^

희선 2023-01-05 00:54   좋아요 0 | URL
남을 깔보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게 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침에는 영하여도 낮에 풀린다고 하더군요 아직 눈이 녹지 않아서 눈이 있는 곳은 조금 서늘하기도 합니다 찻길은 거의 녹았는데... 그것도 녹겠지요


희선
 
달님의 모자 - 2015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4 동원 책꾸러기 바람그림책 22
다카기 상고 글, 구로이 켄 그림, 최윤영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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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하늘에 뜬 달님은 어떤 때는 크고 어떤 때는 작고 아주 보이지 않는 날도 있지요. 한달을 주기로 커졌다 작아지는 달님을 보면 신기합니다. 캄캄한 밤하늘에 달님이 있어서 마음 든든하지요. 달님이 있으면 어두운 밤길도 그리 어둡지 않아요. 지금은 전깃불이 있어서 언제든 환하다군요. 뭐, 그러기는 합니다. 전깃불과 달님은 느낌이 많이 다르지요. 달님은 밤을 무서워한다는 말도 있더군요. 어쩌면 달님도 전깃불이 있어서 밤에 덜 무서울지도.

 

 “달님, 어떠세요?”

 

 어느 날 달님은 마녀 엄마와 딸이 언덕 위 모자 가게에서 모자를 사 가는 모습을 봐요. 모자를 쓴 마녀 엄마와 딸은 멋지게 보였어요. 어느 날엔 해적 선장이 모자를 사 갔어요. 마술사는 비단 모자를 모자 가게에서 샀어요. 달님은 그런 모습이 부러웠어요. 달님도 모자 쓰고 싶었던 걸까요. 언덕 위 모자 가게에 있는 모자가 예쁘고 멋있었던 거겠습니다.

 

 “달님, 모자 예쁘게 보였지요?”

 

 저는 모자 안 써 봤어요. 아니 저도 모르게 아주 어릴 때 모자 쓴 적 있을까요. 아기 모자. 그때 어땠는지 모르겠군요. 모자가 어울리는 사람도 있고 별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마녀와 해적 선장 그리고 마술사는 자기한테 어울리는 모자를 썼네요.

 

 “달님은 어떤 모자가 어울릴 것 같아요?”

 

 달님은 모자 가게 할아버지한테 자신한테도 마녀 모자를 만들어 달라고 해요. 할아버지는 달님이 쓸 모자를 만들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했어요. 며칠 동안 할아버지는 커다란 마녀 모자를 만들었어요. 달님은 마녀 모자를 쓰고 마녀와 함께 놀았어요. 달님은 모자를 쓰고 누군가와 놀고 싶었을까요.

 

 “달님, 마녀와 놀아서 즐거웠지요?”

 

 다음에 달님이 쓴 모자가 어떤 건지 알겠지요. 맞아요, 달님은 해적 선장 모자를 쓰고 해적을 살펴봤어요. 얼마 뒤 달님은 마술사가 사 간 비단 모자를 썼어요. 그 모자를 쓰면 달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달님은 비단 모자를 쓰고 마술사를 보러 마을로 갔어요. 마술사는 세계 최고 마술사가 됐어요. 비단 모자가 마술사를 그렇게 만들어 줬을지. 그건 아니겠네요. 마술사는 비단 모자를 쓰고 자신 있게 마술을 해서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줬겠습니다.

 

 “달님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달님은 모자를 세 개 갖게 됐네요. 달님은 마녀 모자, 해적 선장 모자 그리고 비단 모자를 번갈아 가면서 썼어요. 이 책 《달님의 모자》는 바로 이거예요. 달님은 기분에 따라 모자를 바꿔 쓰겠습니다. 아니 언제나 같은 차례겠네요.

 

 “달님, 모자 쓰니 기분 좋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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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12-31 2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달님에 전깃불이 비춰 그리 밝을 수 있을까요! 오늘 기분좋게 모자 쓴 달님이 우리 모두 비춰주며 행복 가득 주시면 좋겠어요.
희선님!
2023년에도 언제나 건강하시고 저에게 시인되어 주세요♡♡♡

희선 2022-12-31 23:56   좋아요 3 | URL
오늘 음력으로 며칠일까 보니 9일이네요 달님이 갈수록 커지겠습니다 지금은 어떤 모자를 썼을지... 2022년 제대로 정리한 건지 모르겠네요 새해에 뭘 할까 하는 거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다른 건 없겠지만, 마음은 새롭게...

페넬로페 님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2023-01-01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1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1-01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모자쓴 것으로^^
아래쪽이 이울어지면 마스크를 쓴것으로!
희선님 새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글 기대해요~~♡

희선 2023-01-03 00:24   좋아요 2 | URL
달님도 마스크를... 코로나는 언제 없어질지... 없어져도 다른 게 나타날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레이스 님 늘 건강 잘 챙기세요 마음 몸 다...


희선

mini74 2023-01-01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본 달은 상현달? 이었던 거 같아요. 마냐모자 쓰면 어울릴 것 같은 달 ㅎㅎㅎ

희선 2023-01-03 00:25   좋아요 2 | URL
밤에도 달이 보이지만 해가 지기 전에도 달이 보이더군요 네시 넘었을 때였는데... 조금씩 달이 커지겠네요 마녀 모자 쓰고 마녀와 노는 달님 생각하니 재미있기도 하네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3-01-01 15: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건강하시구요^^

희선 2023-01-03 00:27   좋아요 2 | URL
새해가 오고 이틀이 갔습니다 이번엔 일기를 잘 써 봐야지 했는데, 이틀 동안 못 썼습니다 다른 거 하다가... 이제 그거 거의 다 했으니 3일부터 일기 써야 할 텐데... 밀린 것까지 책읽는나무 님 고맙습니다 모두 건강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희선
 
지구의 마지막 소녀 책이 좋아 3단계 17
리 베이컨 지음, 손성화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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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라지고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로봇이 사람보다 지구한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지구를 안 좋게 만들지만, 로봇은 사람한테 있어야 하는 것에서 아주 조금만 있어도 괜찮으니 세상을 망치지 않겠다. 나무는 푸르고 동물은 여기저기에서 자유롭게 살겠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제3인류》에서는 작은 사람 에마를 만들어 냈는데, 작은 사람이 본래 있던 사람을 거의 쫓아내려 하지 않았나. 사람은 자신이 만들어 낸 것에 공격받는 건가. 슈퍼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 책 《지구의 마지막 소녀》에서는 로봇이 인류를 모두 없앴다.

 

 소설에 나온 세상을 생각하면 끔찍하기는 하다. 로봇한테 사람이 죽임 당하다니. 이런 세상 이야기 재미있을까. 로봇은 정해진대로 다른 생각하지 않고 자기 할 일만 하겠지. XR_935와 SkD_988 시런_902 세 로봇은 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두해 동안 함께 일했다. 사람이 사라진 건 서른해 전이었다. 셋은 늘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일을 했다. 그런 셋 앞에 세상에 없다고 하는 사람 여자아이 에마가 나타났다. 여자아이 이름이 에마라니. 이 이름 때문에 《제3인류》 떠올리기도 했다. XR, SkD 그리고 시런 셋은 일하면서 농담도 했다. 로봇이 농담이라니. 그래선지 셋은 에마를 보고 당황했지만 에마가 다른 로봇한테 들키지 않게 도와준다. 세 로봇과 에마는 다 같은 나이다. 로봇과 사람이 같은 시간을 살아도 같지는 않겠지만.

 

 기계, 아니 로봇은 모두 이어지고 비밀이 없어야 했다. XR은 에마를 만나고 비밀을 가지게 된다. SkD와 시런도 마찬가지구나. 로봇이지만 여러 가지 생각한다. 이런 로봇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도 아무 생각없이 하루하루 살면 기계와 다르지 않을 거다. 생각, 이 세상에서 그렇다고 하는 것을 그대로 믿기보다 정말 그럴까 의문을 가져야 한다. 이런 말 하지만 나도 그런 거 잘 못한다. 어릴 때는 더했다. 나이를 조금 먹고서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세 로봇과 에마는 어떻게 될까 했는데. 에마는 벙커 안에 살았는데 어느 날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자신만 괜찮았다고 했다. 에마는 엄마 아빠가 준 지도에 표시된 곳에 가려고 벙커에서 나왔다. XR과 SkD와 시런은 그 모험을 함께 한다. 에마 혼자 그곳에 갈 수 없으리라고 여기고. 로봇인데 사람 같다. 이 책 보면서 이런 생각 여러 번 했다.

 

 로봇 세상에는 수장이 있었다. 프레ㅈㅣ던트(지는 ‘ㅈ’과 ‘ㅣ’로 쓰여 있다). 수장은 날마다 아침에 연설하고 마지막에 로봇한테 비밀은 없어야 한다고 하고, 사람이 가진 안 좋은 것만 온 세계 로봇한테 보여줬다. 프레ㅈㅣ던트는 사람을 세뇌하는 그런 사람 같구나. 여기에서는 로봇을 세뇌하는구나. 정보를 다 알려주지 않고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적 하나(사람)를 만들었다. 사람도 그런 것에 잘 속는다. 로봇도 다르지 않겠구나. 거짓은 참된 것을 이기지 못하겠지. 정말 그래야 할 텐데. 현실에서 가끔 거짓이 이기는 일도 일어난다. 아니 시간이 걸린다 해도 참된 것이 이긴다고 믿고 싶다.

 

 사람은 자신과 다르고 잘 모르면 없애려고도 한다. 로봇이 반란을 일으키고 사람을 없애야 한다고 한 건 자기들이 죽을지 몰라서였을지도.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없애면 안 될 텐데. 로봇과 사람도 평화롭게 서로 돕고 지내야 한다. 지금 세상은 사람이 로봇한테 많은 도움을 받는구나. 이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자신과 다른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면 좋은 세상이 될 텐데. 왜 사람은 그러지 못하는지. 모두가 자신과 다르다고 아주 관심 갖지 않는 건 아니어서 다행인가. 세상엔 이런저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자신이 어디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는지 늘 생각하면 좀 낫겠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그건 언젠가 무너진다. 무너지기 전에 기울어진 걸 바로잡아야 할 텐데. 이 생각은 내가 잘 쌓아두지 못한 물건을 보고 생각했다. 다행한 건 물건이 균형을 잃고 무너지면 다시 쌓으면 된다는 거다. 세상에는 다시 쌓을 수 있는 게 많을지 무너지면 끝인 게 많을지. 무너져도 다시 쌓으면 된다는 생각은 희망일지도.

 

 여기에서는 로봇이 사람을 없앤 일이 있었지만, 다시 사람과 잘 지내려고 한다. 로봇이 모두 없앴다고 여긴 인류는 땅속에 숨어 살았다. 에마가 지구에 남은 마지막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로봇과 친구가 되는 것도 재미있겠다.

 

 

 

희선

 

 

 

 

☆―

 

 몇백만 개 파일이 더 있었다. 그 파일은 프레ㅈㅣ던트가 일일 연설에 우리와 공유했던 추하고 / 끔찍하고 / 부끄러운 파일과 아주 달랐다.

 

 그 파일은 인간의 친절함 / 사랑 / 관대함 / 축하 / 혁신을 보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파일은 인류의 가장 좋은 모습이 담긴 초상이었다.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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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2-26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점점 로봇이나 무인화기기가 인력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는 시대가 될 거예요.
인구가 줄어들고, 인건비를 대체할 필요가 생기니까요.
잘읽었습니다.
희선님,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희선 2022-12-27 00:37   좋아요 0 | URL
사람이 할 일을 로봇이나 기계가 많이 하는군요 사람이 아주 없는 곳도 많이 생기고... 실체가 없는 가상 인간도 생기고... 그것도 예전에는 자연스럽지 못했나 봐요 지금은 아주 자연스러워졌다고 합니다 기계에만 의존하지 않아야 할 텐데 싶기도 해요


희선

2022-12-26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7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계절 산문
박준 지음 / 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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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만난 《계절 산문》은 박준 두번째 산문집이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이 나오고 몇해 만일까. 그런 게 뭐 그리 중요할까. 작가 책은 나오면 나오는구나 한다. 박준은 시인이구나. 이름도 시인 같다. 한번 들어볼까 하다 듣지 못한 라디오 방송도 진행했다. 지금도 하려나. 이 책을 보니 그 방송 글도 썼던가 보다. 나도 잘 모르지만 시인이면서 라디오 방송작가도 한 사람 좀 있을 거다. 이병률 시인, 허수경 시인. 시인 아니 글쓰는 사람은 텔레비전 방송보다 라디오 방송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요즘은 팟캐스트 하는 시인도 있구나. 그런 게 있다 해도 못 듣지만. 라디오 방송도 지방에 살아서 듣지 못한다. 들을 수 있는 것만 듣는다. 지금도 라디오 방송 듣지만 어렸을 때만큼 듣지는 않는다. 텔레비전 보면서는 다른 거 못하지만 라디오 들으면서는 여러 가지 할 수 있다. 책 볼 때는 조금 어렵지만. 이 말 처음 하는 게 아니구나. 박준이 하는 라디오 방송은 못 들었지만, 몇해 전에 두번째 시집이 나왔을 때 라디오 방송에 나온 건 들었다. 시집이 아니고 산문집 나왔을 때였던가.

 

 첫번째 산문집 보면서도 산문이 시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시인이 쓰는 산문은 거의 그렇던가. 시인이 쓴 산문 많이 봤는지 조금 봤는지. 여러 권 보기는 했는데. 얼마전에는 안희연 시인 산문집(《단어의 집》)을 만났구나. 박준 글을 보면서는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시처럼 쓴 산문을 보고. 잘 쓰지도 못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날마다는 아니어도 그날 그날 생각하고 쓰는데. 생각해뒀다 쓰는 건 아주아주 가끔이다. 생각해도 끝내 못 쓰기도 한다. 이런 재미없는 내 이야기를 쓰다니. 재미없다 해도 읽어볼 만한 걸 써야 하는데. 언젠가는 그냥 재미없어도 쓰자고 한 것 같다. 재미없어도 쓸 게 있으면 좋겠다. 쓸 게 없네, 쓸 게 없어.

 

 여기에는 일월 산문부터 십이월 산문까지 담겼다. 그건 그 달에 느낌을 적었을까. 언젠가 나도 그런 걸 쓴 적 있지. 박준은 어릴 때부터 잘 울었단다. 갑자기 이걸 쓰다니. 잘 울면 어떤가. 하나도 울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실컷 울어도 나이를 먹으면 울음을 삼켜야 하지. 아니다, 나이를 먹고 울어도 된다. 남이 안 보는 데서 울면 되잖아. 이런저런 생각하다보면 눈물이 나기도 하지. 그건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할 때다. 누군가한테 안 좋은 말 들어도 울고 싶던가. 그건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나 해서겠지. 그때뿐 아니라 내가 잘못했구나 할 때도. 눈물이 아픈 마음을 조금 낫게 해주는 걸까.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이 생각난다. 맞다. 울어도 달라지는 건 없다. 그래도 울어야지.

 

 박준한테는 누나가 있었다. 이 책을 보니 박준보다 두살 많았던가 보다. 지난번에도 봤을 텐데. 박준 글을 보면 어쩐지 슬프기도 하다. 부모님 옆집 개 이야기도 슬펐다. 가끔 박준이 가서 물이나 먹을 걸 주기도 했는데. 개가 무섭기는 한데, 강아지가 줄에 묶인 걸 보면 안되어 보이기도 한다. 이건 예전에 느꼈던 거구나. 사나운 개를 묶어두지 않아 그 개한테 물린 사람이 있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그런 개는 무섭다. 슬픈 개에서 무서운 개로 넘어가다니. 언젠가 여름에 비가 많이 오고 흙이 무너져 거기에 묻힌 새끼를 어미 개가 살려달라고 한 게 생각난다. 그 강아지들 지금도 잘 지낼까. 별게 다 생각나다니.

 

 앞으로도 박준은 누나 이야기 쓰겠지. 글을 쓰는 게 잊지 않는 거겠다. 박준 누나는 누군가 기억해줘서 좋겠다. 이런 걸 부러워하다니. 그러고 보니 여기엔 허수경 시인 이야기도 나왔구나. 박준은 허수경 시인을 선배라 했다. 독일에 사는 허수경 시인한테 돌절구를 보냈다 한다. 그런 걸 보내다니. 단단해서, 단단하게 살라고. 허수경 시인이 박준 첫번째 시집에 글을 썼던가. 별 말 하지 않았던 편안했던 선생님도 있었다. 내가 말을 잘 안 해서. 나는 말하지 않는 걸 편하게 여기지 않아서 다른 사람도 그런 나와 있으면 편하지 않을 것 같다. 말 안 하면 어떤가 싶지만. 난 다른 사람이 하는 거 듣는 게 더 편하다. 말을 잘 못해서. 할 말이 없어서 안 하고, 어떤 때는 말이 정리가 안 돼서 이상해지기도 했다. 말도 연습을 해야 조금이라도 잘 할 텐데, 박준은 말 잘 못한다고 했는데 나보다 잘 하는 것 같다. 박준은 식구나 친한 사람한테는 말 잘 한다고 했구나. 난 식구나 친구한테도 말 잘 못한다.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아야지 어떡하나.

 

 친구 이야기와 누군가와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 갔다는 이야기도 담겼다. 박준 혼자였던 적도 있구나. 누군가를 생각하고 어딘가에 가기도 했다. 작가는 언제든 글을 생각할까. 박준 글을 보고 나도 여러 가지 글 써야겠다 생각했다. 앞에서도 한 말이구나. 박준처럼이 아니고, 내가 쓰고 싶은대로 써야겠다.

 

 

 

희선

 

 

 

 

☆―

 

세상 끝 등대 4

 

 

 

불행이 길도 없이 달려올 때

우리는 서로의 눈을 가려주었지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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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2022-12-23 0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준시인 산문집이 나왔군요. 박준 시인은 잘 읽히면서도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글들이라 참 좋았었어요. 희선님이 책을 읽어가면서 순간순간의 느낌들을 적어가는 게 그려지네요. 읽으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저도 그럴 때 있거든요.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_^

희선 2022-12-26 00:30   좋아요 1 | URL
나온 날짜 보니 지난해 12월이네요 한해가 지나서 봤습니다 처음 나온 건 그것보다 조금 빨리 봤을지도 모를 텐데... 진심이 느껴지는 따듯한 글이라는 말은 그 글 쓴 사람한테 좋은 말이겠습니다 다른 때보다 더 이런저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거 거의 못 쓸 때가 더 많아요

호우 님 성탄절 즐겁게 따스하게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2-12-23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준 시인의 이름은 시인 같기 보다는
...
미용사 같지 않나요? ㅋ 박준 헤어클럽? ㅋ

박준 시인님 작품 처음 읽었을때 산문인줄 알았습니다 ㅋ 비슷한 세대여서 그런지 공감이 많이 가더라구요~!!

희선 2022-12-26 00:33   좋아요 1 | URL
박준 헤어클럽... 어딘가에 그런 곳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간판 잘 보면 보일지...

저는 첫번째 시집 제목 때문에 보기도 했네요 그때도 그 시집 나오고 시간이 좀 지나고 봤던 것 같습니다 슬프면서도 따듯하기도 합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12-23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준 시인님의 산문집! 저도 이 책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감수성을 놓지 않고 사시는 분 같아요^^

희선 2022-12-26 00:34   좋아요 0 | URL
시인한테 감수성은 중요할 듯합니다 그것뿐 아니라 다른 것도 있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 언젠가 만나시겠군요

거리의화가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2022년 마지막 주네요


희선

서니데이 2022-12-23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저는 지난해에 선물받았던 책이었어요.
양장본의 에세이집이었던 것, 생각나네요.
희선님, 이번주 날씨가 많이 춥고, 주말에도 눈이 더 올 수도 있다고 해요.
이번 주말이 크리스마스인데, 너무 춥네요.
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희선 2022-12-26 00:37   좋아요 1 | URL
저도 선물 받았어요 이 책 나온 거 보고 살까 말까 그랬는데... 첫번째는 제가 여러 분한테 선물하기도 했는데...

지난주 춥고 눈도 많이 왔습니다 이틀 동안 눈이 많이 내리고 아직도 안 녹았습니다 그거 녹으려면 시간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눈이 있어서 좀 더 춥기도 합니다

서니데이 님 성탄절 따스하게 보냈는지...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희선

2022-12-25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6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의책장 2022-12-25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어보고선 몇 권 더 구매해 선물했었는데 호불호없이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희선님은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다음주도 많이 춥다고 하니 감기 조심하세요ㅎㅎ
따뜻하고 행복한 저녁 보내세요! Merry Christmas🎄❤

희선 2022-12-26 00:42   좋아요 1 | URL
하나 님은 다른 분한테 선물하기도 했군요 저는 첫번째 산문집을 보내주기도 했어요 그때도 괜찮았지요

성탄절 다른 날과 똑같이 보냈습니다 눈이 온 게 녹지 않아서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어요 성탄절이 가니 뭔가 아쉽기도 하네요 2022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렇겠습니다

하나 님 고맙습니다 2022년 마지막 주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3-01-06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7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01-06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3-01-07 23:59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새해 오고 첫번째 주말이네요 앞으로도 하루하루 잘 가겠습니다


희선

thkang1001 2023-01-07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3-01-08 00:00   좋아요 0 | URL
thkang1001 님 고맙습니다 thkang1001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마음 몸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thkang1001 2023-01-0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남은 휴일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3-01-0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글을 놓쳤는가 봅니다.
박준 시인은 워낙 유명해 그의 책을 읽은 것처럼 생각되지만 아직 읽지는 않았어요. 시인이 쓴 산문이라 시처럼 읽힐 것 같아요. 박준 시인은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쓴다고 하네요. 그런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희선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