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마지막 소녀 책이 좋아 3단계 17
리 베이컨 지음, 손성화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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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라지고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로봇이 사람보다 지구한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지구를 안 좋게 만들지만, 로봇은 사람한테 있어야 하는 것에서 아주 조금만 있어도 괜찮으니 세상을 망치지 않겠다. 나무는 푸르고 동물은 여기저기에서 자유롭게 살겠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제3인류》에서는 작은 사람 에마를 만들어 냈는데, 작은 사람이 본래 있던 사람을 거의 쫓아내려 하지 않았나. 사람은 자신이 만들어 낸 것에 공격받는 건가. 슈퍼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 책 《지구의 마지막 소녀》에서는 로봇이 인류를 모두 없앴다.

 

 소설에 나온 세상을 생각하면 끔찍하기는 하다. 로봇한테 사람이 죽임 당하다니. 이런 세상 이야기 재미있을까. 로봇은 정해진대로 다른 생각하지 않고 자기 할 일만 하겠지. XR_935와 SkD_988 시런_902 세 로봇은 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두해 동안 함께 일했다. 사람이 사라진 건 서른해 전이었다. 셋은 늘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일을 했다. 그런 셋 앞에 세상에 없다고 하는 사람 여자아이 에마가 나타났다. 여자아이 이름이 에마라니. 이 이름 때문에 《제3인류》 떠올리기도 했다. XR, SkD 그리고 시런 셋은 일하면서 농담도 했다. 로봇이 농담이라니. 그래선지 셋은 에마를 보고 당황했지만 에마가 다른 로봇한테 들키지 않게 도와준다. 세 로봇과 에마는 다 같은 나이다. 로봇과 사람이 같은 시간을 살아도 같지는 않겠지만.

 

 기계, 아니 로봇은 모두 이어지고 비밀이 없어야 했다. XR은 에마를 만나고 비밀을 가지게 된다. SkD와 시런도 마찬가지구나. 로봇이지만 여러 가지 생각한다. 이런 로봇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도 아무 생각없이 하루하루 살면 기계와 다르지 않을 거다. 생각, 이 세상에서 그렇다고 하는 것을 그대로 믿기보다 정말 그럴까 의문을 가져야 한다. 이런 말 하지만 나도 그런 거 잘 못한다. 어릴 때는 더했다. 나이를 조금 먹고서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세 로봇과 에마는 어떻게 될까 했는데. 에마는 벙커 안에 살았는데 어느 날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자신만 괜찮았다고 했다. 에마는 엄마 아빠가 준 지도에 표시된 곳에 가려고 벙커에서 나왔다. XR과 SkD와 시런은 그 모험을 함께 한다. 에마 혼자 그곳에 갈 수 없으리라고 여기고. 로봇인데 사람 같다. 이 책 보면서 이런 생각 여러 번 했다.

 

 로봇 세상에는 수장이 있었다. 프레ㅈㅣ던트(지는 ‘ㅈ’과 ‘ㅣ’로 쓰여 있다). 수장은 날마다 아침에 연설하고 마지막에 로봇한테 비밀은 없어야 한다고 하고, 사람이 가진 안 좋은 것만 온 세계 로봇한테 보여줬다. 프레ㅈㅣ던트는 사람을 세뇌하는 그런 사람 같구나. 여기에서는 로봇을 세뇌하는구나. 정보를 다 알려주지 않고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적 하나(사람)를 만들었다. 사람도 그런 것에 잘 속는다. 로봇도 다르지 않겠구나. 거짓은 참된 것을 이기지 못하겠지. 정말 그래야 할 텐데. 현실에서 가끔 거짓이 이기는 일도 일어난다. 아니 시간이 걸린다 해도 참된 것이 이긴다고 믿고 싶다.

 

 사람은 자신과 다르고 잘 모르면 없애려고도 한다. 로봇이 반란을 일으키고 사람을 없애야 한다고 한 건 자기들이 죽을지 몰라서였을지도.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없애면 안 될 텐데. 로봇과 사람도 평화롭게 서로 돕고 지내야 한다. 지금 세상은 사람이 로봇한테 많은 도움을 받는구나. 이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자신과 다른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면 좋은 세상이 될 텐데. 왜 사람은 그러지 못하는지. 모두가 자신과 다르다고 아주 관심 갖지 않는 건 아니어서 다행인가. 세상엔 이런저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자신이 어디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는지 늘 생각하면 좀 낫겠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그건 언젠가 무너진다. 무너지기 전에 기울어진 걸 바로잡아야 할 텐데. 이 생각은 내가 잘 쌓아두지 못한 물건을 보고 생각했다. 다행한 건 물건이 균형을 잃고 무너지면 다시 쌓으면 된다는 거다. 세상에는 다시 쌓을 수 있는 게 많을지 무너지면 끝인 게 많을지. 무너져도 다시 쌓으면 된다는 생각은 희망일지도.

 

 여기에서는 로봇이 사람을 없앤 일이 있었지만, 다시 사람과 잘 지내려고 한다. 로봇이 모두 없앴다고 여긴 인류는 땅속에 숨어 살았다. 에마가 지구에 남은 마지막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로봇과 친구가 되는 것도 재미있겠다.

 

 

 

희선

 

 

 

 

☆―

 

 몇백만 개 파일이 더 있었다. 그 파일은 프레ㅈㅣ던트가 일일 연설에 우리와 공유했던 추하고 / 끔찍하고 / 부끄러운 파일과 아주 달랐다.

 

 그 파일은 인간의 친절함 / 사랑 / 관대함 / 축하 / 혁신을 보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파일은 인류의 가장 좋은 모습이 담긴 초상이었다.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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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2-26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점점 로봇이나 무인화기기가 인력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는 시대가 될 거예요.
인구가 줄어들고, 인건비를 대체할 필요가 생기니까요.
잘읽었습니다.
희선님,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희선 2022-12-27 00:37   좋아요 0 | URL
사람이 할 일을 로봇이나 기계가 많이 하는군요 사람이 아주 없는 곳도 많이 생기고... 실체가 없는 가상 인간도 생기고... 그것도 예전에는 자연스럽지 못했나 봐요 지금은 아주 자연스러워졌다고 합니다 기계에만 의존하지 않아야 할 텐데 싶기도 해요


희선

2022-12-26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7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