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와 함께한 여름 푸른숲 작은 나무 18
전성희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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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면 외가댁에 놀러가서 외할아버지와 함께 천렵도 다니고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 놓고 모두가 함께 둘러 앉아 저녁도 먹고 구운 감자도 찐옥수수도 먹으며 밤하늘의 별을 보던 그런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외가댁 근처 냇가에 나가 민물조개도 잡고 물놀이도 하고 그런 시간들은 다시 오지 않는 귀한 추억이 되었고 늘 방학을 기다리게 하던 할아버지도 이젠 계시지 않지만 누구도 꺼내갈 수 없는 값진 추억으로 그리고 그리운 이들과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희준이 또한 할아버지댁에 다녀오던 길에 손가락에 붙은 아주 작은 벌레와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녀석의 이름을 붙여주게 되었고 포크를 먹던 녀석을 보고 '불가사리'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전설속의 불가사리처럼 죽지 않고 영원히 남는다면 희준과 함께 오랜시간 성장을 하겠지만 추억이란 지난 시간의 잊지 못한 것들,언젠가는 잊혀지겠지만 마음 속에서는 영원하게 살아 있는 것이다.그리곤 언젠가는 그런 것들과 이별을 해야 하는 날이 온다는 것. 밥이나 야채 그외 곤충을 먹는 것도 아닌 쇠붙이를 먹는 불가사리에게 집안의 쇠로 된 것들을 하나 하나 엄마 몰래 훔쳐다가 주는 것도 어린 희준이게는 한계가 있었다. 숟가락 젓가락 등 쇠붙이로 된 것들을 몽땅 가져다 주어 불가사리는 무럭무럭 크고 털에서도 빛이 났지만 집안에는 이젠 더이상 불가사리에게 먹일 쇠붙이가 없다는 것.그렇다면 이젠 밖에서 얻어 와야 하는데 문구점이나 그외 다른 곳에서 쇠붙이를 얻으려면 돈이 필요하다.엄마 몰래 지갑에서 돈을 훔치기도 하고 친구에게 돈을 꾸어서 쇠붙이를 사보려고 하지만 그것이 맘대로 되지 않는다.엄마 몰래 지갑에서 훔친 돈은 잃어버리게 되고 친구에게 꾼 돈으로는 문구점에서도 화원에서 꽃삽도 사지 못한다. 고물상에도 가보았지만 턱없이 모자라는 돈,이젠 어떻게 할까?

 

 

불가사리는 남들이 모두 잠든 밤에 몰래 희준의 창을 두르린다.그렇게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엄마에게도 친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다.친구에게는 살짝 불가사리의 존재를 알려주지만 불가사리는 자신이 희준을 보고 싶을 때에만 찾아 오기 때문에 친구에게 보여 줄 수도 없다. 불가사리의 등에 올라 타 아파트를 위를 날기도 하고 밤여행을 떠나는 희준은 언제고 불가사리가 곁에 있어 주길 바라지만 희준에게도 불가사리에게도 영원이란 없다는 것. 희준은 불가사리에게 바다에 가고 싶다고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쇠붙이를 먹이로 주어야만 하지만 그럴만한 것이 없다.친구가 건네 준 것으로 겨우 먹이를 충당하고 바다로 떠나는 불가사리와 희준,그렇게 바닷가에서 즐거운 술래잡기 놓이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불가사리는 희준에게 이젠 안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별을 경험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지만 희준도 불가사리와 영원히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불가사리를 보내준다.

 

이 책은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듯 하다.책을 읽으며 엄마 아빠의 어린시절 방학에 얽힌 이야기도 하고 어린시절 집에서 키우던 개나 고양이 그리고 식물이나 그외 사람들과 이별을 했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어 본다면 좋을 것이다. 뒤돌아 보면 우린 많은 것들과 이별을 하며 살아 왔다. 이별의 시간은 지나가지 않을 것만 같은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빛은 바래지고 흐릿해져 그때 슬픔에 빠졌던 그 아픔도 지나고 나면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소중한 추억이나 소중한 사람들은 가슴에 간직되어 있기 때문에 더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다. 비록 희준이가 불가시리와 함께 하기 위하여 잘못된 일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희준이는 소중한 추억도 간직하게 되었고 이별을 배우게 되었다.자신이 잘못했다는 것도 깨우치게 된다.여름이 지나고 나면 희준이는 누구보다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거짓말학교>을 쓴 저자의 작품인데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시기에 맞춤하게 나오기도 했고 책을 읽은 후에 나만의 불가사리를 그려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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