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 - Movie Tie-in 펭귄클래식 139
솔로몬 노섭 지음, 유수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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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섬노예'라고 해서 우리나라 어느 섬에서 염전일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무엇인가 해서 보았더니 직업소개소의 소개로 간 곳이 염전이있고 그들은 그곳에서 임금도 받지 못하면서 오랜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섬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들이 정상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혹은 신용불량자라는 이유로 섬까지 흘러 들어가 갖은 노역을 하면서도 자신의 임금이 통장 잔고로 쌓이고만 있는 줄 알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그런 이들에게서 노동과 임금을 갈취하는 이들은 누구란 말인가? 그들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섬을 아니 '천연소금'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게 만들어 정말 찝찌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오랜 전통으로 모두가 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따라갈 수밖에 없는 '섬노예' 제도는 현대판 노예 이야기라고 볼 수 있었다.그뿐만이 아니라 심심치 않게 들려 오는 이런 일들이 비단 다른나라 혹은 다른 시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내 주변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말로는 다 못할 고뇌에 사로잡힌 채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이제 내 앞에는 상상도 못할 끔찍한 형벌만이 남았다. 활화산처럼 분노를 뿜어내고 나니, 남은 건 가슴을 찌르는 후회뿐이었다.친구 하나,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노예가 도대체 뭘 말하고 뭘 할 수 있겠는가? 무려 '백인' 에게 극악무도한 행동을 저지르고 말았는데,모욕과 학대에 못 이겨서라고 변명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긴 한 걸까?

 

'노예 12년'은 소설이 아니라 자유인 이었던 흑인남성,결혼하여 아내와 자녀를 둔 한가족의 가장이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하여 뉴욕에서 다른 주로 갔다가 노예를 잔인하게 다루기로 악명 높은 루지애나 주로 팔려가 이 농장 저 농장 다니며 일을 하고 그곳에서 겪었던 일들을 써 놓은 글로 농장에서 노예에서 다시 자유인으로 벗어났던 긴박했던 이야기와 증거자료들을 과감없이 풀어 놓아 '노예해방 전쟁'의 도화선이 된 작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솔로몬 노섭은 자유인이 되어 작가로 노예 생활의 이야기를 강연을 다니기도 했지만 4년 후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고 하니 그가 자유인으로 자유를 다 누리고 살았다고 볼 수도 없겠다. 하지만 그가 풀어 낸 '노예 12년'이라는 작품은 많은 생각과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솔로몬 노섭,그의 아버지는 노예였다가 자유인이 되었으니 그는 탄생부터 자유인이었던 것이다. 노예들은 주인의 이름을 따서 짓는지 그야말로 그들의 이름부터 누군가에게 귀속된 주종의 관계를 나타내듯,아니 물건 취급을 하듯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는 아버지 그리고 솔로몬 노섭까지 자유인이라는 신분이 되었으니 그들에게는 '자유'를 가져다 준 이름이기도 하니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 그가 자신이 살던 곳에서 그냥 살았다면 좀더 자유롭고 여유롭게 살았을텐데 좀더 욕심을 부려 본다고 타지로 나갔다가 그야말로 노예상인에게 붙잡혀 팔려가게 된다. 자유인이었지만 감금되고 자유인이라는 증서를 빼앗겨 아무런 행동도 해보지 못하고 이름도 바뀌어 그야말로 노예아닌 노예로 팔려가야 했던 노섭은 갖은 방법으로 자신이 탈출할 방법을 생각해보지만 너무 위험하다. 아니 사람들이 흑인이라고 믿어주질 않는다. 그러다 악명 높은 루지애나까지 가게 되고 그곳에서 노예로 살아가게 된다.

 

유색인종을 자기와 똑같이 창조주가 만들어낸 인간이 아니라 '순수 동산' 으로 취급했기 때문이다.노예는 가격만 더 셀 뿐 집에서 기르는 개나 노새와 다름없다고 여겼다. 내가 자유인이라는 명확한 증거를 들이밀었을 때나 여기를 떠나던 날 나한테도 아내와 자식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을 때도, 엡스는 나를 떠나게 만든 법 조항을 비난하며 욕만 퍼부어 댔다.

 

솔로몬 노섭처럼 노예로 팔려 온 사람중에는 자식들과 뿔뿔히 흩어져 와야했던 여인도 있고 다른 이유로 팔려 왔다가 주인이 와서 데려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솔로몬에게는 가족들이 찾아 오는 그런 행운을 얻지는 못했다. 좋은 주인을 만나면 그나마 일은 힘들어도 참고 견디겠지만 주인도 그 밑의 감독관으로 있는 이들도 정말 인간 말종을 만난다면 그들의 삶은 짐슴보다 더 못한 물건과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 주인은 좋았지만 감독관이 그야말로 솔로몬과는 앙숙과 같은 이를 만나 호되게 고생을 하게 되고 옮겨가게 된 곳이 이번에는 주인장이 그야말로 인간 바닥이다. 그는 나름 힘도 좋고 재주도 좋아 눈에 띄는 일들을 하게 되고 남을 매질할 수 있는 자리까지 오르게 되지만 어느 자리나 마음이 편할 수는 없기도 하지만 눈 뜨고는 못 봐줄만큼 백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인간을 업신여기도 동물처럼 대하는 것에는 모두가 분노할 일이다.왜 유색인종이라고 멸시를 받고 냉대를 받아야 한단 말인가.백인이라고 모두가 우월인자는 아닐 터인데 백인이라고 텃새를 부리듯 하는 우월주의에 흑인이라는 이유로 목숨도 인간취급을 받지 못했던 노예,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런 그가 그를 도와 탈출을 도와줄 백인을 만나고 마음을 터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 해서 자유인라는 것이 밝혀지고 노섭 변호사로 인해 루지애나 노예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야기는 동명의 영화로도 나왔지마 이런 이야기는 영화보다는 원작으로 읽고 싶어서 읽게 되었는데 가슴 찡하다. 솔로몬의 이야기도 정말 어처구니없고 가슴 아프지만 이야기속의 엘리자의 삶은 정말 가슴 아프다. 어머니로 자식들과 헤어져 자식들의 생사도 모르고 살아가면서 가슴에 자식에 대한 그리움만 자리하고 있어 그 슬픔이 너무 커서 끝내 자식들 얼굴도 생사도 모르고 죽어가야 했던 여인,그런 삶이 비단 엘리자 뿐일까? 그런가하면 팻시는 주인이 기르는 동물 취급을 당하면서도 생명을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가슴 아팠다. '팻시는 주인이 기르는 동물이나 다름없었다.'

 

'흑인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자유를 향한 투쟁은 시작된다.' -넬슨 만델라

왜 그들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자유를 박탈 당하고 짐승처럼 백인들의 노예가 되어 인간존엄은 어디에서도 찾아보지 못하고 학대와 차별을 받아가며 살아야 했는지. 노예해방은 주마다 다르게 되었는지 솔로몬 노섭이 일자리를 찾으러 나간 1841년부터 자유인이라는 증거가 확실시 되던 1853년까지의 이야기는 많은 아픔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그 후의 삶 또한 결코 평탄지 않았음을 직잠할 수 있다. 솔로몬 노섭이 노예선에 타기 전에 자신의 신분을 밝혔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가 자유인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자유인이라는 증명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빼앗기고 노예가 되어 살아야 했는데 자신을 증명해즐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흑인이 말이 통했을까? 흑인으로 태어남부터가 인생의 걸림돌이 되어 그야말로 짐짝취급을 당하고 짐승처럼 살아가야 했던 이들의 삶이 가련하다. 그런가하면 가려운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듯이 그를 도와 준 '배스'라는 인물이 뱉어내는 이야기들은 생각해 보게 만든다. 너무도 당연한 이유들이 통하지 않던 시대에 노예라는 삶을 운명처럼 이겨내고 견뎌내야 했던 솔로몬 노섭의 이야기는 현재에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멸시하거나 냉대 혹은 노동을 갈취해서도 안된다.

 

이 책이 예나 지금이나 사회적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자신이 겪은 일을 통해 잘못된 사회제도에 반격을 가했기 때문일 것이다.이 책을 읽다보니 얼마전에 읽은 <미시시피 미시시피>도 생각나고 어릴적 보았던 <뿌리>도 생각이 났다.<미시시피 미시시피>에서는 백인과 흑인, 그것이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같은 아버지의 자식이면서 나중에는 경찰과 용의자로 만나게 된다. 어릴적에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에는 백인인 친구가 더 월등한 대접을 받으며 살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아니 그가 살인용의자로 지목 된 후에는 그야말로 피폐한 삶을 살게 되는데 그것이 흑인 친구를 만나 과거와 해후를 하면서 현재 그들이 짊어진 삶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인데 흑인과 백인의 갈등이나 대립을 혹은 학대를 받는 이야기는 다른 문학작품 속에서도 많이 다루어졌지만 솔로몬 노섭의 '노예 12년'은 그가 겪은 이야기라 더 사실감 있고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인간은 인갑답게 자유를 누리며 살아야 하는데 우리의 현재를 둘러보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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