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묵무침과 참두릅

 

 

 

 

주말에 갑자기 딸들 반찬을 해다 주기로 했다. 딸들은 여시 보내고 힘들어 하는 엄마를 위한답시고

반찬도 없어가면서 한 주 더 버텨 보겠다고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생각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그냥 반찬을 해서 올라 가기로.덕분에 딸들 얼굴도 보고 그래야 더 기운도 날 듯 해서 정신

없이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는 옆지기가 또 오전에 친구와 칡을 캐러 간다고,정말 생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캤다. 난 빈손으로 올 줄 알았는데 그래도 20kg 캐서 건강

원에 맡겼다고 해서 마춤해서 마트로 데리러 오라고 하여 바쁘게 짐을 부리고 얼갈이배추와 열무를

절구어 놓고 재래시장으로 향했다.그곳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마침 필요한 것도 한바퀴 돌며 시장을

좀더 봤다.씀바귀 냉이 봄나물도 사고 도토리묵도 한모 사고 무장아찌도 사고 상추도 사고 옆지기와

떡볶이도 사먹고 그야말로 재래시장을 즐기고 오는 길에 강지도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조금 시간을

지체하게 되었다.열무는 다 절었을 것 같아 부랴부랴 집으로.

 

소금을 조금 덜 뿌렸더니 마춤하게 절구어져서 바로 찹쌉풀물을 쑤어서 얼갈이배추열무물김치를 담고

오이부추김치 파부추김치 생채등을 담았다. 그리곤 옆지기는 사온 도토리묵에 베란다에서 상추 세 장

과 대파 잎을 뜯어 썰어 도토리묵에 얹어 양념장을 해서 얹었다. 참두릅은 마트에서 사 온 것인데 몇 개

들지 않았는데 삼천원.. 두릅은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게 하고 두릅이 있던 두릅나무는 물에 담구어

놓았다가 화분에 꽂아 두었다. 잘 살면 두릅을 따 먹는 것이고 아니면 말고...금방 베란다에서 상추잎을

뜯어서 해주어서인가 맛있단다. 정신없이 김치를 담고 도토리묵을 먹어 보니 맛있다. 두릅을 한 입 넣어

보니 봄의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진다.피곤한 날이지만 한접시의 도토리묵무침처럼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위안을 얻어 보는 날이다.

 

20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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