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1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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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책은 <기관,호러 작가가 사는 집>으로 만났다.으시시 하면서도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호러 미스터리,이 책은 겉표지부터 반은 여자 반은 남자의 모습이라고 봐야할까? 암튼 특이한 인물(?)이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한데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 민속신앙 토속신앙과 미스터리가 만나서일까 더 일본적이고 시골 어느 마을에서 만날 수 있는 토속신앙과 연쇄살인사건이 결부된 이야기 같아 좀더 빠져들며 읽게 된다.

 

타칭 명탐정이라 불리는 괴기환상 작가 도조 겐야와 그와 함께 하는 편집자 소후에 시노,그 둘은 하미 지방을 방문하게 되고 그들은 하미 지방의 증의와 마주하게 된다. 이들이 방문했을 때만해도 마을의 위쪽에 위치한 진신호에는 물이 많이 말라 있었다. 증의제가 필요해 13년만에 기우제를 지내게 된 것인데 증의는 사요촌에서 준비하게 되고 류지의 양녀였던 사기리는 전쟁 후에 만주에서 고향으로 돌아온다. 사기리와 그녀의 딸 쓰루코 사요코 그리고 아들 쇼이치는 일본까지 오는 동안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오게 되는데 무언가 자신들을 보호해주는,자신들의 어머니에게는 무언가 대단한 힘이 존재한다고 믿게 되고 쇼이치도 그와 비슷한 것을 배에서 느끼게 된다. 그들은 고향에 돌아 오지만 할아버지 류지의 힘보다는 자신들의 힘으로 살아가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자신들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과 아버지없이 몸으로 부딪혀 일궈 나가기엔 힘에 부쳤던지 어머니는 허망하게 돌아가시게 되고 그들은 할아버지의 밑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왜 류지는 사기리를 양녀로 맞이했고 그녀의 딸 쓰루코를 편애하게 될까?

 

사요촌에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외눈 광'이라 불리는 곳이 있고 이상한 '우물'이 있으며 외눈 광에 가려면 대숲을 지나야 한다.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는 외눈 광과 그리고 증의 때 신남인 류조가 살해된다. 그의 형인 류이치도 13년 전에 증의 때 밀실과 같은 물 속에서 놀란 눈으로 죽어 있는 모습으로 발견되었고 범인은 누군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또 13년만의 증의에 또 이런 류지의 아들인 신남이 죽은 것이다. 밀실과 같은 공간에서 누가 신남을 죽였을까? 모두가 바라 보고 있었고 진신호에서 배의 아주 작은 움직임이 잠깐 있었을 뿐 누가 접근한 것도 아니고 사공이 있었을 뿐인데 그렇다면 자살인가 타살인가? 신남의 살인사건 이후 신관이 차례대로 죽는 신남연쇄살인사건,신관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류지는 경찰에 알리지 않으려한다. 경찰에 알려지만 덮어야 할 것들이 수면으로 올라오기도 하지만 피해가 더 많다고 생각하는 중에 살인사건은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증의 때문인지 비는 계속적으로 내려 마을을 위협한다.

 

물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사는 산골마을,그들이 중요시 하는 것은 미즈치 님이다. 물신에게 재물을 바치며 비가 오지 않으면 증의를 비가 많이 오면 감의제를 지내며 그야말로 자연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토속신앙과 민속신앙이 전부인것처럼 떠받들며 산다. 그런데 그 기우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왜 자꾸 신남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인지.마을에 쇼이치네가 다시 돌아오게 되면서 사건은 겁잡을 수 없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도조 겐야는 경찰도 아니면서 탐정도 아니면서 명탐정이 되어 연쇄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추리하게 된다.그렇다면 누가 왜 살인사건을 일으키는 것일까? 그는 명탐정이 갖추어야 할 덕목인 '철저한 메모' 그 메모를 정독하고 냉철하게 판단한다. 물의 신을 섬기며 농사를 짓고 사는 촌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에서 자신들의 삶을 지탱해 주던 물의 신 때문에 빚어지는 전통과 금기가 시간이 흐른 뒤에서 그 전통이 변하지 않고 지켜져야 할까? 토속적인 것은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가면서 어느 정도 변화를 거치지만 그 뼈대는 변하지 않고 지켜지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전통이 변질되어 지켜져 내려오듯 인간의 욕심이 보태어지면서 전통은 무섭게 그 모습을 바꾸지만 많은 이들의 눈을 속이면서도 그들이 지키려 했던 것을 전통이라 부를 수 있을까. 분명 류지가 사기리를 어릴 때부터 세뇌교육을 시키며 가르칠 때도 잘 되지 않았던 것이 그녀의 딸들이나 쇼이치에게 통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전쟁도 끝났고 시간은 흘러 세상이 변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전통은 어쩌면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수단으로 밖에 보일 수 있으며 인간이 바라는 염원에 자연이 맞추어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보면 산골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이들이라 순박하고 순진하다 할 수 있는데 그들이 감추어 왔던 진실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순간에 진실은 또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린다.그들이 모시는 미즈치 님처럼 가라앉아 진실을 은폐하여 진실되게 살아가라 이르는 것처럼 물은 넘쳐 흘러 길을 바꾸어 버린다. 물과 함께 사람의 삶의 길도 바뀌어 진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그 위에 다시 피어나는 전통, 전통은 그 뿌리를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다시 새로운 생명의 수액을 빨아 들인다. 도조 겐야의 추리를 따라가다 '아' 하던 순간 모든 것이 한순간에 변해버리고 나도 진실을 덮어야 할것만 같은 이야기에 그의 다른 이야기를 펼쳐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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