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송이 백합과 13일간의 살인 율리아 뒤랑 시리즈
안드레아스 프란츠 지음, 서지희 옮김 / 예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저자의 책은 <신데렐라 카니발>로 먼저 접하게 되었는데 장르소설을 좋아해서인지 그의 다른 책들도 다 읽어봐야할것만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12송이 백합과 13일간의 살인>을 인터파크에서 연재한다고 해서 앞부분을 조금 맛보기로 읽어보게 되었다. 그러나나니 더 궁금하고 빨리 읽어보고 싶은데 어찌하다보니 미루게 되었다. 하지만 올해를 넘기면 안될 듯 해서 얼른 집어들게 읽게 되었는데 무겁다.아니 가슴이 아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저자가 발로 뛰면서 취재한 것들을 바탕으로 하여 쓰여진 소설이라 그런가 더 절절한 듯 하다.

 

아동성매매와 장기밀거래,얼마전에 뉴스를 보다보니 어린 소녀가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게 장기가 적출된 이야기를 보고는 정말 가슴이 아팠다.그런가하면 어느 곳에서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인 '아동성매매' 아동성매매 뿐만이 아니라 법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아이들이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거나 그로 인해 죽음까지 이르는 일들이 가끔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데 알게 모르게 일어나는 일들,출산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하면서 한쪽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12살의 카를라는 이제 초경을 막 시작하여 그 느낌이 익숙하지 않은 소녀다. 친구가 주말에 있는 파티에 가자고 하여 가게 된 그 날부터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백팔십도 바뀌게 된다. 모범생이며 성적도 우수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친구와 파티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게 빠져들다 그녀는 성매매의 표적이 되게 되고 가족과 떨어져 마약과 알콜 그리고 성매매로 인해 점점 몸과 마음이 망가져 가고 있었다. 가족은 그녀를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오빠인 파트릭은 그녀를 끝까지 찾고 있었던 것,하지만 그녀를 빼내려던 순간에 죽음을 맞게 되고 그녀 또한 반년 후에 마약과 알콜로 인해 죽고 만다. 아들과 딸을 잃은 가족은 찰나의 시간에 와해되고 아내는 영혼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삶을 살게 되고 아버지는 그런 그들을 잊을수가 없다.아니 그들이 단란하고 행복했던 그 시절을 영원히 잊을수가 없다.

 

백합 열두 송이가 제 앞으로 배달되어쓴ㄴ데,12는 아주 비범한 숫자죠.게다가 흰 백합은 무덤에 놓는 꽃이기도 하고요.은퇴한 목사인 아버지 말씀으로는 12는 우주의 질서를 표현하는 신비로운 숫자라더군요. 둥근,닫혀 있는 완전한 같은 뜻도 담고 있고요. 이 편지를 쓴 사람, 범인이 틀림없는 이 사람에게는 우주의 질서가 통제 불가능한 것이 되어버렸나봐요.

 

이 소설은 율리아 뒤랑시리즈라 율리아와 그녀의 파트너 프랑크가 한조가 되어 사건을 파헤치고 다니며 범인을 찾고 살인사건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발로 뛰게 된다.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율리아에게 쪽지와 백합꽃이 전달되고 지역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저명한 인물들이 하나 둘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된다. 왜 누가 무엇 때문에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인가? 음독으로 죽게 한 후에 남자의 성기를 잘라내고 목을 긋고 그 피로 이마에 666이란 숫자를 남겨 놓는가 하면 살인 현장에는 백합 한 송이와 성경이 담긴 쪽지를 남겨 놓는다. 왜?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명예까지 거머쥐고 있는,겉으로는 먼지 하나 찾을 수 있는 이들이 왜 살해를 당해야만 하는가?

 

겉으로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이들,그들은 부와 명예 사회적 지위등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그런 그들의 뒷모습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상상 그 이상의 행동을 하였으니 살인사건이 하나 둘 일어나면서 서서히 수면으로 떠오르게 된다.남색자라든가 아동성폭생 추악한 그들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지? 그런 그들의 거대한 조직은 아동성매매 뿐만이 아니라 마약등 독일에서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뭉쳐 거대한 조직을 형성하고 움직이고 있었던 것.그들의 조직에 딸과 아들을 잃은 그는 그야말로 자신의 방법으로 '복수'를 생각해 냈던 것이다.더이상 좌초할려고 해도 그 바닥이 보이지 않는 삶,아내는 영혼을 잃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자식을 잃고 자신 또한 살아가고 싶지 않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라면 아니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십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면에서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범인과 공범이 되어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누구라도 자신의 아이들이 끔찍하게 살해되었다면 복수를 꿈꿀 것이다. 그들의 죽음에 정당한 무언가 조사나 사건 해결에 대한 경찰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해도 영원히 그 복수의 마음을 지울수가 없을 듯 하다.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자신이 몸 담은 조직에 의해 피해자가 되고 살해되었다면 어떻게 잊고 살아가겠는가.그런면에서 범인을 옹호하게 되고 처음 살인은 끔찍하게 다가오지만 죽음 앞에서 비굴하게 자신의 목숨을 살려 달려고 비는 냉혈인들의 몸부림은 동정할 수 없게 된다.

 

살인 혹은 복수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처한 일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게 된다.돈을 벌려고 아이와 타국에 왔다가 아동성매매의 표적이 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면,아니 그 아이들이 장기매매에까지 가입이 되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다면 범인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까? 그가 살인이라는 복수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그의 자식들 죽음은 그냥 묻혀졌을 것이고 아동성매매 마약거래 장기밀거래등은 수면으로 떠올지 않았고 거대 조직은 뿌리 뽑히지 않고 사회의 그늘에서 그 뿌리를 더 깊고 넓게,뿌리 뽑지 못할 정도로 뻗어 나갔을 것이다. 범인의 응징이 있었기에 수면으로 떠오르게 되고 그들의 뒷모습이 파헤쳐지면서 거대 조직의 그림자도 드러나게 되었고 그들의 손에 의해 죽어간 아이들이나 피해자가 밝혀지게 된 것이다.누군가는 십자가를 져야 했는데 그는 스스로 가족과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메스를 들었던 것이다. 너무도 씁쓸하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는 현실이라 더 슬프다.

 

사회에서 가장 힘없는 약자가 바로 아이들인데 아이들은 맞거나 학대당하거나 성폭행당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놈들이 저지른 짓으로 인해 아이들의 영혼은 죽고 말았겠죠. 그런 아이들은 마약중독자나 매춘부, 남창 등으로 전락하게 돼요. 그리고 다시는 평범한 삶을 누리지 못하게 되죠. 어린 시절 학대와 강간을 당했던 수치스러운 기억을 영원히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가게 되는 겁니다. 제아무리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면 뭐합니까, 전부다 역겁고 추악한 놈들인걸요! 사람들은 이런 놈들을 성인군자라고 생각하겠죠...

 

어떻게 보면 범인은 누구다라고 지목해 놓고 그가 왜 범행을 저질러야 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추리소설에서 늘 등장하는 트릭과 범인을 추리해나가거나 살인동기를 찾기 보다는 미리 모든 것을 밝히고 그가 범인으로 그들을 왜 처단해야 했는지 함께 하게 만든다. 율리아 또한 마지막 살인이 일어나기까지 그냥 놔둔다. 대부분 추리소설에서 보면 마지막 살인은 어떻게 해서든지 범인을 찾아내서 막는 방법을 택하는데 이 소설은 마지막 죽음까지 모든게 다 벌어지게 놔둔다. 그리고 독자에게 그런 현실을 한번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내 가족이 그런 피해자라면?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하다. 범인의 입장이라면 정말 하루라도 눈을 뜨고 못 살 듯 하다. 무언가 스스로 찾아 나서고 스스로 해결해야만 할 듯 한 그런 상황이다. 그저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마음이지만 사람 살아가는 일이 내 뜻 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저 씁쓸하게만 다가온다.온갖 악행을 다 저질러 놓고 자신들은 죽음 앞에서 비굴해지면서 아이들이나 그외 타인의 생명은 파리 목숨처럼 여겼던 이들,그런 이들이 웃고 큰소리 치는 세상이 되지 말아야 할텐데.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마음을 참 무겁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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