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
제이콥 톰스키 지음, 이현주 옮김 / 중앙M&B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숙박시설을 자주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을 가게 되면 늘 고민하는 것이 어느 곳을 선택할까이다. 간단한 검색으로 고르기도 하지만 외부를 보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지명도에 의해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이번 11월 가을여행에서는 우연하게 무료숙박권을 갖게 되어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다. 12시부터 체크인이 된다고 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니 아직 청소가 덜 된 전사용자가 바로 퇴실을 하고 나간 상황이다. 프런트에 가서 방을 배정받고 그곳이 바다가 잘 보이는 방인지 물었더니 모든 방이 바다가 잘 보인단다.침대인지 온돌인지 확인한 후에 침대와 온돌이 합쳐진 방으로 배정을 받고 방에 캐리어만 올려 놓으려고 올라가는데 마침 룸매이이들이 청소를 하고 있다. 우리가 지나가니 몇 호로 가느냐고 묻는데 그 말이 사투리라 옆지기가 잘못 알아 듣고 다른 이야기를 했다. 아줌마는 웃으시며 다시 묻는데 여전히 사투리라 또 다른 대답을 하고 지나다 생각하니 '몇 호' 라고 묻는 말이었다. 몇 호인지 말해주었다면 더 깨끗하게 청소를 해주셨을까? 퇴실한 방은 그야말로 난장판,우린 우리의 뒷모습을 남기는 것 같아 너무 지저분하게 사용을 하지 않는데 그야말로 얼마동안 청소도 안한 방처럼 여기저기 정말 발을 디딜수가 없다. 캐리어를 놓고 나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난감했지만 가져 왔으니 한쪽에 잘 놓고 나왔지만 걱정이 되어 프런트에 말을 하니 괜찮단다.믿어야 할까.

 

 

저자는 철학과를 나오고 부모님이 군과 관계가 있어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늘 이사를 다니는 생활을 했다. 정착이라 보다는 여행에 가까운 생활을 했고 철학과를 나왔으니 그에 맞는 직업을 택해야 하는데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가 호텔에서 '대리 주차'를 하는 일에 우연히 발을 딛게 됨으로 하여 그의 청춘을 호텔업에 발을 담그게 된다. 우연하게 했던 일이 직업이 되고 자신의 전공과는 다른 일이지만 부모님의 직업과 자신의 전공이 합쳐져서인가 대리 주차로 시작했지만 프런트로 승진을 객실 담당 매니저로 승진을 하여 그야말로 평탄하게 잘 나가는 호텔리어로 생활하게 되었다. 대리주차를 하면서 겪게 되는 '팁'의 주인이 누구인가?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팁문화가 그들에게는 생계에도 연결이 되어 있음과 자신이 받은 팁의 사용처가 과연 어떻게 분배되고 누구의 몫인지 생각하게 되면서 대리주차의 겉과 속이 보이게 된다. 그러다 새로 개업하게 되는 호텔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곳에 주차요원으로 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일에 어느 정도 만족하게 되는 상황에서 프런트로 승진하게 된다.

 

주차요원과 프런트의 일은 겉모양새부터 다르다. 운동화게 편한 복장이었다면 자신의 명찰을 달고 근무복에  말끔한 옷을 입고 손님을 상대해야 하기도 하지만 프런트에서는 다른 직원들과도 연계가 되어 있어 그또한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비스업이란 것이 간이고 쓸개고 다 빼놓고 일해야 한다고들 한다. 자신의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자신을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된다.그야말로 좋지 않은 일이 있어도 손님 혹은 고객을 대할 때는 웃어야 하고 그들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프런트는 호텔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그곳에서 당당히 자신의 이름으로 서기까지는 술도 멀리하고 근무시간도 남들보다 더 많이 뛰면서 일을 하여 그야말로 자신이 번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통장에 먼지가 쌓일 정도로 일에 빠져 살았지만 회의를 느낄 수 있는 그 시기에 객실매니저 일을 제의받게 되고 프런트에서 다시 객실매니저로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우스갯소리로 내 통장에 먼지가 쌓이고 있었다는 얘기다. 통장에 든 돈은 사용하지 않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나는 예금만 하지 출금은 하지 않았다. 여러 달 동안 위스키를 사서 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식사는 매번 직원 식당에서 해결했는데,정말 넌더리가 났지만 비용이 절감되는 이점이 있었다.나는 집에 오래 머물지도 못했고 외출도 하지 못했다.그저 출근하는 중이거나 퇴근하는 중이었다. 쉬는 날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잠만 잤다. 쉬는 날에 걸어 다니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분에 넘치는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숫제 건드리지도 않고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는 내 통장에는 수천 달러가 모아졌 있었다.

 

대리주차를 할 때 그는 같은 동료들과의 조화 및 손님들에 대해서도 그런가 하면 주차일을 하는 이들이 어떻게 해야 손님이 만족하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고발한다. 여행지에 가서 차를 랜트할 때는 차에 현상태를 사진을 모두 찍어 둔다.그래야 차를 반납할 때 문제가 생기면 바로 제시를 할 수 있고 랜트한 차를 타고 다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즉각 전화를 해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발견되었음을 그때 그때 이야기 해줘야 다음에 더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처럼 대리주차를 할 때도 차의 문제를 먼저 살핀 후에 되도록이면 고객이 해 놓은 상태를 변경하지 않는 상황에서 운전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자신이 몰아볼 수 없었던 고급차를 보고 잠시지만 자신의 것처럼 즐기는 일들이며 운전을 못해 해를 끼치고 다른 일로 바꾸는 일등이며 결코 웃을 수 없는 일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객실매니저로 객실에서 고객이 취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는가 하면 매이드들이 고객의 맘에 들게 하기 위하여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일들로 눈속임하듯 하는 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소비자고발처럼 모든 것을 알고 나면 왠지 속이 더 쓰리고 아프다.알지 못하고 고객이 되는 입장과 내부사정을 알고 나서 고객이 되는 입장은 다르다.

 

호텔리어로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고 한동안 사용하지 못한 자신의 계좌에 들어 있는 현금에 먼지를 털기 위하여 한동안 유럽에서 시간을 보내고 겨우 기본을 유지할 수 있는 현금만 들고 돌아 오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보려 해도 결국에는 다시 호텔리어로 다시 돌아가야 했던 일. 호텔리어로 다시 시작하며 자신은 서비스를 팔고 있지만 호텔측에서는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여 하는 일에 결국에는 밀리어 호텔을 나오게 되고 자신이 10년차 호텔리어로 살아 온 이야기를 쓰게 되었고 그것이 이슈가 되어 내부고발자가 되어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은밀한 호텔의 뒷모습' 에 씁쓸함이 베어난다.호텔 뿐만이 아니라 어디든 파고 들어가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겉모습과는 다른 뒷모습을 보고 씁쓸함에 발길을 돌기게 되지만 그렇다고 그곳을 평생 이용하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이용자가 되어야 할 때가 있다.사회란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저자가 호텔리어가 아닌 경영자의 눈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고 고객의 입장이었다면 그 또한 달라졌을 것이다. 그가 대리주차에서 프런트 객실매니저까지 모든 일들을 거치면서 호텔 전반에 걸친 그 뒷모습을 보게 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더 자신이 몸 담았던 일에 발칙한 고발을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일들을 경험했고 이젠 호텔 종업원이 아니라 작가의 시선이기 때문에 자신의 십년을 돌아 볼 수 있지 않았을까.좋든 싫든 어느 정도 사회에 발을 담그게 되면 자신이 하던 일의 음과 양을 다 보게 된다. 그렇다고 음을 보았다고 그곳에서 과감하게 발을 빼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그래도 그만한 일에 적응되고 길들여졌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진정 자신의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꿈이 있어도 어쩔 수 없이 꿈과는 다른 일을 하며 사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던 일을 그만두고 과감하게 다른 일에 도전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 취업문제 취업전쟁이 발목을 잡고 있고 대학등록금에서부터 신용불량자가 된 이들도 많아 빚쟁이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빚쟁이 초년병들도 많은데 자신의 꿈이 아니라고 당장 계좌에 들어오는 일을 포기하기란 달콤한 꿀을 포기하는 일과 같을 때가 있다.그렇다고 반짝이는 컵이 의심스럽다고 평생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않지는 않을 것이다.산다는 것은 거짓을 알면서도 눈 감아 주고 알면서도 속으며 살아야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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