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은 맛있다
강지영 지음 / 네오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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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를 보면 무섭다기 보다는 핫한 느낌일 듯 한데 전혀 그렇지 않은 미스터리다. 저자의 작품은 처음인데 강하게 남아 다른 작품들을 읽어봐야 할 듯 하다.아버지의 병원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특수청소일을 하게 된 이경은 외모로 보나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한 이에 속한다. 부모가 부유한 것도 아니고 남보다 뛰어난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다.신입생때 '취업이 목적'이라고 했듯이 그녀에게는 그야말로 살면서 돈이 절박하게 지금까지 그녀의 목숨줄을 옮아매듯 살아왔다.그런데 그녀가 특수청소를 나가가 만나게 된 '청소현장' 아니 그곳은 살인이 일어난 장소이면서 그녀하고는 너무도 다른 세계에서 살던 여자의 원룸이다. 돈 많은 부모에 그녀보다 뛰어난 외모에 그래도 명문대라 할 수 있으며 원룸을 채우고 있는 모든 것들이 명품이다. 왜 이런 모든 것을 가졌는데 죽어야만 했을까? 아니 살해된 것인지 자살인지 모르겠지만 돈으로 휘감고도 부족한 것이 있어 죽음을 택한 것인가.그녀하고는 너무도 다른 세계에서 그녀는 유품 하나를 챙기며 원룸 주인에 강한 호기심을 가진다.

 

 

특수용역업체 사장은 전직 경찰이다. 남사장,그는 어떻게 일을 따오는지 모르겠지만 살인현장이나 남들이 기피하는 청소를 도맡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그런가하면 현장에서 챙겨온 물건은 즉각 처분을 하는데 이번 살인현장이었던 원룸에서 챙겨 온 '다운'의 유품은 그대로 사무실에 보관을 하고 있다.그런가하면 이 일은 임대리라는 전직 엔터테이너 일을 했던 사람이고 그가 '다운'을 알고 있는 듯 하다. 아니 그 원룸은 그가 한때 애인으로 사귀었던 여자 가을의 집이다. 가을은 그와 헤어진 후 연락이 끊겼다. 가을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한편 유품을 하나 챙겨 온 이경은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자신이 '다운' 되는 꿈,꿈속에서 다운이 되어 그녀의 엄마와 생활하는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가동된다.꿈과 현실이 뒤바뀌듯 하면서 그녀는 다운의 삶이 궁금해진다.그녀가 정말 죽은 것일까?

 

이경에게는 어릴 때 특별한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늘 이경의 옆에 앉게 되었는데 어느 날 사라지듯 그녀의 삶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그러다 우연하게 다시 그녀의 행적을 알게 되었는데 그녀는 만신인 엄마를 따라 그녀 또한 만신의 삶을 살고 있고 이경이 모르는 그녀의 과거 삶에 대하여 이야기 해 준다.이경의 엄마는 유나엄마의 단골이었고 그때 그녀의 생년월일을 바꾸지 않았다면 단명할 운명이라는데 지금 그녀에게 또 한번의 위기가 닥쳤다. 신들이 노했다는 것일까.왜 자신이 죽었다고 하는 다운과 삶이 뒤바뀌는 꿈을 꾸게 되며 점점 꿈은 현실처럼 다운이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지. 다운과 그녀의 엄마의 삶은 그야말로 의문부호처럼 오리무중의 삶을 살면서 왜 다운이 죽어야 했는지.

 

소설은 꿈이라는 현실이 아닌 환몽을 통해 서로의 삶이 뒤바뀌기도 하고 지배하기도 하면서 다운모녀의 과거와 현재가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용역업체의 사장인 남사장의 의심스럽던 가면뒤의 얼굴도 나오게 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타면서 다운의 행방이 드러나게 되고 남사장의 검은 속이 드러나게 된다. 꿈을 통해 어느 누군가의 삶을 지배하게 된다면 둘 중 한사람의 생은 끝나야 더이상 꿈을 통한 교환은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누가 죽어야 할까? 한번 고비를 넘긴 이경일까 아님 죽었다고 알려진 다운일까? 이경은 사회에서 인정받지 않는 외모라고 할 수 있고 다운은 반대다.연애인이 되려고 했으니 빼어난 외모다.그것이 비록 성형이라는 의술의 탓도 있지만 우리 사회는 성형을 인정하면서도 외모지상주의처럼 외모가 뛰어난 사람을 더 취급한다. 그렇다면 이경을 살린다면 누구의 몸으로 환생해야 하는지는 답이 나왔다. 어떻게 보면 소설은 현시대를 꽉 꼬집어 비트는 듯 하다. 눈물을 찔끔 나오게끔 심하게 비틀고 있다.우유주사를 맞아야 잠을 이룰 수 있는 여자,그런 여자가 꿈으로 누군가를 지배하려 하고 그녀의 삶을 자신의 삶을 덮듯 그녀의 삶 속으로 파고들려 한다. 아니 이경과 다운의 삶은 서로 크로스오버가 되듯 서로를 교묘하게 넘나들지만 어느 순간 한 삶은 불이 꺼진다.그리고 드러나는 이경 엄마의 존재,악은 악을 낳고 거짓은 거짓을 낳는 것일까.

 

요즘 한창 유행하는 드라마처럼 이 소설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서 온 사람이 현재를 바꾸려 하는 것이나 꿈으로 현재를 바꾸려 하는 것이나. 하지만 이 소설은 '살인사건' 이 개입되어 있는 미스터리다.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인간의 존엄성은 이미 바닥에 떨어져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일들이 자행된다.건조하게 매말라 가는 인간성을 꼬집듯 건조장에 고추처럼 말려진 생명은 다시 캡슐의 '약'으로 불로하고 싶은 이들의 위장으로 들어간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는 어딘가에서는 자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에 나오니 살벌하다고 해야할까 끔찍하다고 해야할까.암튼 인간성은 점점 매말라 가고 성형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이경의 영혼을 가진 다운의 몸이 살아갈 세상은 어떻게 펼쳐질지.그녀 또한 조애정이라는 괴물이 나은 괴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손에 피를 묻힌 그녀가 살아갈 세상은 '하품은 맛있다' 일까.하품후에 나오는 눈물처럼 짠맛일까.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야기로 빠져 들어 읽게 되었는데 꿈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우리네 인생도 그렇다.늘 꿈처럼 달콤하길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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