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전설이 켜켜이,부안 채석강
전날인 5일에는 변산반도 여행의 첫번째로 '내소사'를 찾아 정말 내소사의 가을을 제대로 즐겼는데
피곤했던지 숙소에 들어와서 오자마자 그냥 눕고 말았다는.하루종일 화장실행을 했으니 기운도
없었고 그런 몸으로 내소사 구경을 너무 오랫동안 했던 모양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비몽사몽하다가
그냥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보니 밖의 날씨가 흐리다. 우리가 바다에 오면 꼭 날이 흐려 해넘이와 해돋이
를 보지 못한다.이번에도 역시나 모두를 보지못하고 그냥 올라가게 생겼다. 다행히 장염은 조금 진정이
된 듯 해서 아침을 그냥 간단하게 먹기로 했다.전날 내소사에서 산 '모시송편'을 옆지기와 두개씩 나누
어 그것으로 아침 대신을 했다.그리고 따뜻한 메밀차 한 잔 하니 딱 좋다.그리곤 배가 살짝 아픈기가
있어 조금 더 진정되도록 약을 먹고 숙소에서 느긋하게 나가기로 했다. 날도 흐린 듯 하고 언제 비가
내릴지 몰라 천천히 움직이기로 했는데 그래도 서둘러야 비오기 전에 구경할 듯.
채석강은 세번째인데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변산 마실길도 생기고 못 보던 건물도 그리고 '해넘이
채화대'도 있고 인어동상도 있다. 마실길이 있어 해안을 따라 걷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도 실은
마실길을 걸어 보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나 때문에 모든 것이 계획수정으로 포기했다.아침에 바다에
나가보니 바다를 보면서 좋아라 하는 여행객들과 유람선을 타는 이들도 있고 바다에 들어가 무언가
채취하는 사람들도 있고 채석강을 우리처럼 걷는 사람들도 많다. 정말 전설이 켜켜이 쌓여 있을것만
같은 채석강 정말 대단하다.



등산화를 신었다가 운동화로 갈아 신고 다녔는데 걷다보니 미끄럽다.그냥 등산화를 신고 다닐 것을.
옆지기가 유람선을 타고 한바퀴 돌자고 한다.하지만 장염 때문에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고
기운도 없는 상태라 배멀리를 할까봐 타지 말자고 하고는 그냥 오래전 추억을 꺼내보며 함께 걸었다.
딸들이 어릴 때 왔을 때에는 봄방학 때였나 해서 춥다고 난리였는데 오늘은 비가 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비 오기 전 꿉꿉한 더위.그래서 얇은 바람막이를 입고 다녔는데 괜찮다. 마실길을 잠깐
걸어 보며 해안옆을 살피다보니 산국이 많이 피었다.향이 정말 진하니 좋다. 그리곤 바위에서 무언
가 딸것이 있는 것처럼 왜 바닷가에 가기만 하면 괜히 밑을 살피며 다니는지. 물이 들어 왔다가 빠
지면서 남은 생물들을 찾기도 하고 켜켜이 쌓인 세월을 느껴 보기도 하고.

낙석주의...
한바퀴 돌다가 미끄러워 마실길이라고 해 놓은 해안길을 따라 조금 걸었다. 이런 것들이 없었는데
많이 바뀐 것이 여행자들에겐 더 좋은 듯 한데 여행객이 많이 몰려서인지 아님 주변이 너무 지저분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모두가 함께 하려면 자신이 머문 자리는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하고
지역민들도 노력을 해야 하는데..암튼 그래도 참 좋다.

대명리조트가 보이고..
한번 왔던 곳은 왠지 모르게 더 정겹다. 좀더 컨디션이 좋았다면 유람선도 타고 바닷가도 더 많이
걷고 카페에 들어가 커피도 마실텐데 모든게 다 그림의 떡이다. 전망 좋다는 카페도 그냥 지나쳐야
했고 남들 다 잘 구경하며 걸어 다니는 변산 마실길도 에효 그냥 바라보아야만 한다는. 그래도 한
바퀴 바닷가를 거닐고 나니 기분이 좋다.바다도 정말 오래간만인 듯 하다. 이런 곳에 와서 짭쪼름한
바닷것도 먹지 못하고 그냥 떠나야 한다는 것이 아쉽고 안타깝지만 그래도 정말 구경은 잘했다.
이렇게라도 여행을 한다는 것이 다행이다. 어제 같으면 여행을 전혀 못할줄 알았는데 컨디션이 이만
한 것도 어디인가.그렇게 또 채석강을 담는다.언제 또 이곳을 찾을까.
2013.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