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에 가을휴가를 보내게 되었다.어디로 가야할지 정말 가을단풍을 볼 생각을 하니 가고 싶은 곳이
너무도 많은 것이다. 그런데 가지고 있는 숙박권을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숙박권에 맞추다보니 거제,강원
그리고 경주와 변산 중에서 내가 제일 가고 싶은 곳은 [내소사]가 있는 변산 여행이다. 이곳은 딸들이
어릴 적에 함께 가족여행을 했던 곳인데 그때 내소사 바로 앞에서 시간이 너무 늦어서 격포로 차를 돌렸다.
정말 그때 생각만 하면 늘 아쉬움,그리곤 그 다음에도 몇 번 근처에 여행을 갔지만 내소사까지 이어지지
못해서 늘 아쉬움이 남는 곳이었다.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내소사만이라도 여행을 하자는 생각에 옆지기
에게 '내소사'가 있는 변산여행을 하자고 의견을 물으니 좋다고 한다.그런데 단풍철이라 숙박권이 날짜가
맞지 않았고 옆지기가 바빠 시월말 여행으로 했다가 다시 한 주 연기되었다.그에 맞추어 숙박일을 잡으
려고 하니 힘들었는데 다행히 우리 휴가 기간에 방이 있다고 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예약을 해버렸다.
결정을 하고 나니 일사천리로 계획이 수정되고 그냥 편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다녀오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변산에 내려가게 되었는데 전날 인천 차이나타운을 다녀온 후 내가 장염에 걸렸다는 것,새벽부터
화장실 나들이를 하다보니 옆지기는 여행을 포기하자고 휴가포기라고 하는데 어떻게 잡아 놓았는데
그럴수 없다며 아침에 약이란 약은 모두 털어 먹고 병원에도 들러 약을 받아 챙겨 들고 여행가방을 싸
길을 떠났다. 떠나고나니 조금 잠잠 한 듯,아니 긴장하니 조금 덜 한 듯 해서 먹는 것만 조심하며 다니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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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휴게소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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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속인 변산 대명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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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주변에서 점심으로 먹은 바지락죽-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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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도로를 따라 내소사 가는 길에..
내소사 일주문..일주문 앞에는 당산제를 지내는 할배나무(수령 700년)가 있다
내소사 전나무숲길
드디어 내소사 전나무숲길에 왔다. 쭉쭉 하늘을 향해 뻗은 백년이 넘은 전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듯
나란히 나란히 늘어서 있어 정말 멋지다. 전나무숲길에도 가을이 완연하다. 단풍이 빨갛게 들어
있고 나무향이 정말 좋다. 벌써 공기부터 달라진것처럼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어 숨을 깊이
들어 마셨다. 그리곤 나무의 표피를 스다듬어 보았는데 좋다. 이 나무들이 지난해 태풍 볼라벤의
피해로 몇 그루 스러져 있다. 백년의 세월을 바람이 쓰러뜨리고 말았다. 자연에서 온 것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분비를 하고 있다.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면 이 길 끝에는 다시 단풍나무 길이 이어진다. 전나무도 단풍나무도 결코
어제 오늘의 나무가 아닌 아름드리 나무들이다. 세월을 말해주듯 그만큼의 사람들을 불러 들이는
전나무숲길과 단풍나무길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아니 내소사를 찾는 이들이 정말 많다. 거짓
없이 자란 전나무처럼 내소사의 단청없이 아름다운 꽃문살이 또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는가보다.
능가산과 내소사의 조화가 아름답다
멀리 내소사의 부도가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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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촬영을 했다는 연못
천왕문
내소사의 유명한 당산 할매 나무,수령이 1000년이란다.
합각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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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살의 느티나무인 당산나무..할매나무다.어마어마하다
내소사는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나무로 시작해서 나무로 끝나는 것 같다. 입구에 있는 당산할배
나무는 700살이라 하는데 당산할매 나무는 1000살이고 전나무도 백년이 넘었지만 단풍나무도 오래
되었다. 그런가하면 [가을벚꽃나무]가 두그루 있는데 하얗게 꽃을 피웠다.요거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사람들은 철을 모르고 꽃을 피웠다고 하는데 딱보니 가을벚꽃이다. 천리포수목원에서 보았
기에 너무도 반가웠다. 이 당산나무를 지나면 그 유명한 꽃문살이 있는 대웅보전이며 그외 내소사
를 만날 수 있다. 가을단풍 구경을 나온 여행객이 정말 많았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많으니 주말에는
얼마나 많을까.
대웅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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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보면 꽃살 안에서 보면 마름모 무늬만 보인다는 문살
불기단...부처님전 공양물을 올려 놓는 곳
이곳에서 발길을 돌릴 수가 없다.나무가 주는 아름다움,단청을 입히지 않았어도 자연스러운 멋이
깃들어져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드러나 더욱 아름다운 대웅보전이다. 나무는 그렇게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디어 온 것인지.
며칠전에 행사가 있었다고 하더니..아쉽다. 정말 장관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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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3층 석탑.고려시대 만든 탑이나 신라 탑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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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각 문양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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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벚꽃이 활짝~~~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행운이 있다.생각지도 못하게 만난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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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벚꽃
새벽부터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속을 완전히 비워내고 기운이 없어 후둘 거리는 다리로 겨우 내소사에
온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며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전나무가 주는 피톤치드의 힘이었을까
겨우 정신을 차리고 숲길을 걸어 단풍나무숲길로 그리고 천왕문을 지나며 건강하게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해달라고 빌고 나서려고 하는데 어떤 아저씨가 어디서 왔는지 왜 이곳에 왔는지 묻는다.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는 헤어졌는데 그 아저씨와 서너번 만났다.
물론 이곳 가을벚나무 앞에서도 만났다.아저씨가 반가워 하시며 역시나 하신다. 여행을 할 줄 안다며.
무슨 나무인지 아느냐고 묻는다.천리포수목원에서 보았다며 가을벚꽃에 대하여 말했더니 정말 잘 안
다고 하시며 왜 지금 여행을 하게 되었는지 물으며 어디를 여행할 것인지 묻는다. 고택에 빠져 고택
여행을 할 듯 하다고 했더니 정말 좋아하신다.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한다며. 지나치던 분들도 내가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모여들며 사진도 찍고 이것이 가을벚꽃인지 알아가고 담아
가고.그렇게 우린 가을벚꽃으로 하나가 되듯 이 여행에 추억을 만든다.단풍이 빨갛게 물들었는데
유독 두 그루에는 하얗게 눈이 온것처럼 벚꽃이 피었다.시절모르고 피는 꽃이 아니라 이것은 가을에
피는 벚꽃,그래서 더 관심을 갖게 만드는 꽃이다. 가을벚꽃이라 그런지 봄벚꽃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이쁘다. 한참동안 또 가을벚꽃 앞에서 떠날줄을 모르고 사진을 찍고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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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해주시고 가시는 아저씨...여행은 이렇게 사람과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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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근처에도 가을벚꽃이 피었다.
내소사의 가을을 잊지 못할 듯 하다.처음 왔던 내소사였고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대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담아 가는 것 처럼 정말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전나무숲길만 걷는 것으로 족하려고
했는데 당산나무인 느티나무도 그렇고 꽃문살도 그렇고 빨간 단풍도 멋지고 모든 것이 정말 멋지다.
능가산이 뒤로 배경으로 있어 더욱 아름답고 운치 있는 내소사의 가을은 정말 멋지다. 사람들도 가을
만큼이나 울긋불긋 물들듯 밀려 왔다 다시 밀려오고 그렇게 가을을 즐기고 담아가고 나도 비우고
다시 담아가듯 넘치게 담았다. 새벽부터 힘들게 속을 비워내면서 이런 행복이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기분 좋다.
볼라벤에 쓰러진 전나무
새끼손톱보다 작은 꽃이었던 듯.이름은?
내소사 앞 가람식당에서 산채비빔밥과 청국장을..
모시송편..쫄깃하고 맛있다.
내소사는 입구에 유료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시간당 할증이다. 정액으로 하면 좋을텐데.ㅜ
아쉽지만 우린 언제 또 오나 하고 오랜시간을 머물렀더니 주차료가 5900원이나 나왔다. 3시간이나
있었나보다. 여기저기 구석구석 살펴보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거기에 장염으로 기운이
없어 더 천천히 내소사의 가을을 담았더니 시간이 오래 걸렸나 보다. 무척 많았던 인파는 몰려 나
가고 날이 쌀쌀해지니 드문드문. 그래도 볼것 다 본것처럼 후련하다. 언제 또 찾아 오겠는가. 철마
다 온다면 좋겠지만.
그래도 무탈하게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이 어디인가.그것에 만족하고 아름다운 내소사의 가을을
담았으니 행복으로 여기며 내소사를 벗어나기 아쉬워 내소사 앞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어디가 좋을까 하다보니 메뉴가 비슷한 듯 해서 그냥 '가람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아줌마들이
친절하시다. 옆지기는 산채비빔밥 난 청국장을 시켜 먹었는데 맛있다. 반찬도 단체객이 있어 했던
반찬이 남았다며 더 주신다. 옆지기가 좋아하는 꽁치조림이라 더 맛있게 먹었다. 맛있게 먹고 약도
챙겨 먹고는 벗어나다 모시송편을 샀다. 잘 상하지도 않는다고 하고 아침에 먹으면 아니 간식으로
먹으면 좋을듯 해서 두봉지 5000원어치 구매를 했다. 그리곤 주차장에 오니 저녁까지 챙겨 먹었으니
시간이 많이 흘러 주차료가 5900원이 나온 것이다.
해안도로를 타고 다시 변산 대명리조트로 가면서 솔섬을 구경 하기로 했는데 날이 흐려져서 일몰을
구경하지 못할 듯 하기도 하고 벌써 어둑어둑하다. 낯선 곳에서 괜히 추운데 다니면 안될 듯 하기도
하고 성하지 못한 몸으로 다녀서 피곤하기도 하여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옆지기는 모처럼
바닷가에 왔으니 회라도 먹었으면 했지만 장염 때문에 모든 것은 포기하기로.밤바닷가를 거니는 것도
추워서 그냥 숙소에서 쉬기로 하고 숙소로 들어갔더니 정말 따뜻하니 좋다. 난 들어가서 바로 눕고
말았다. 내겐 힘든 하루였지만 정말 좋았던 하루였다.
2013.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