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억새능선에서 서해바다를 품다,홍성 오서산 산행

 

 

홍성의 오서산 산행은 이번에 가면 세번째 산행이다. 첫번째 산행부터 무척 힘들었다.산을 잘 오르지

못하는데 오로지 정상의 '억새능선'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산을 올랐다. 그땐 지금보다 억새도 많았고

훼손이 많이 되지 않았는데 두번째 산행 때에 보니 억새가 많이 줄어 들었다.세번째 산행은 더 많이

줄어 들었다.거기에 데크길과 오서정을 없애고 커다란 무대처럼 전망대를 해 놓았기에 억새의 훼손은

더 많이 된 듯 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억새가 별로 없다는 말을 많이 하면서 실망했다는 말을 하는데

몇 해 년부터 보았던 오서산의 억새는 괜찮았다.거기에 서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니 얼마나

멋진가.

 

 

 

 

이번 오서산 산행을 하게 된 것은 옆지기가 이번 주말에 회사 야유회가 있는데 답사로 함께 하게 된

것이다.그러니까 내 역할은 사진사인가.암튼 그래도 함께 이렇게 세번째 산행을 하게 된 것이 어디인가.

두번째 산행에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그때부터 몸이 아팠는데 몰랐나보다..ㅜ) 이번에는 정상에

가리란 욕심을 버렸다. 전날 마트에 가서 사과와 감 초코렛 달걀등 필요한 것을 사왔다. 그리곤 저녁에

달걀을 삶아 놓았다. 아침 일찍 파김치에 닭볶음탕과 밥을 한그릇 먹고는 사과 감 초코렛 커피 그리고

삶은 달걀을 챙겼다.옆지기가 출근시란이라 붐빌것이라며 서두르라 했는데 그가 일어나자고 한 시간에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나도 늦게 잔 턱에 삼십분 더 누워 있다 일어났더니 늦게 일어났다고 투덜,

그것이 가는 동안 내내 이어지더니 급기야 내비를 잘못 지정해 놓아 계속 엉뚱한 길로 가는 것이다. 그러

니까 휴양림쪽이었나보다. 난 맞게 가려니 했더니 큰길이 아니고 마을길,아고 꼬부랑길만 다녀서 어질어질.

그래도 시골구경은 맘껏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했다.어찌되었든 두시간 다려서 겨우 상담주차장 도착,

하지만 마을을 통과하여 가면 시간이 더 걸리고 다리가 아플 듯 하여 정암사 밑에 간이주차장까지 올라

가리고 하고는 임도인 '단풍나무숲 체험길' 을 통과해서 간이주차장까지 차를 가지고 갔더니 한결 수월.

정암사는 내려오며 잠깐 들리기로 하고는 그냥 기분만 내고는 등산로로 향했다.

 

 

 

 

 

요즘은 웬만한 산에 가면 데크계단길이 많이 생겼다.산행객들이 많아 산이 몸살을 앓아 '등산로 휴식년'

을 하는 곳도 종종 보았는데 그래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로 막아 놓았어도 잘만 다닌다. 그런

의미에서 데크계단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와우 여기 처음부터 완전 데크계단길이더니 마지막 정상

까기 데크계단길이 이어졌다.덕분에 편하게 오르기는 한 듯 한데 다리가 아프다. 게단의 높낮이가 다

다르다는 것,조금 낮게 하여 턱을 좁게 해 놓은 곳이 오르기 좋았는데 턱이 높은 곳도 많다.그런곳은

무릎이 아팠다. 여기도 언제 바뀐 것인지,우리가 두번째 오를 때부터 정상에 전망대와 오르면서 만나는

제1전망대와 제2전망대에 자재를 날랐다 놓은 상태였고 조금 일이 진척 된 것을 보았는데 그시간 이후로

길도 모두 바뀌었나보다. 몇 년 사이 오서산은 다른 산처럼 거듭나 있었다. 헐떡고개에서 바위길을 헐떡

이며 올랐던 기억,그때 무척 힘들었는데 이제 계단만 잘 오르면 되니 오서산을 다시 또 찾을 듯 하다.

 

 

 

계단은 올려다봐도 까마득하고 온 길을 뒤돌아 봐도 까마득하다.

 

 

 

오서정이 있언 자리에 지금은 '전망대'가 들어 섰으니 이정표가 수정되어야 할텐데 그대로..ㅜ

 

 

구등산로에서 데크계단길오 바뀌고 풍경이 바뀌었다. 길이 바뀌어으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움이

가끔 이렇게 턱 나타나서 놀래켜준다. 커다란 바위가 있는 사이로 지나는 길,다들 힘들게 오르다 '와'

하고 숨을 고른다. 우리가 지나다 이 바위길을 보고는 소리를 지르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뒤에서 줌마

부대가 오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우리보고 빨리 비켜달라는 소리갔다. 그래서 대충 찍고 이동해
주셨다.산에서는 이런 예절을 소리없이 지켜 주어야 한다.특히나 정상에서 정상석에서는 얼른 찍고

비켜 줘야 다음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제일 사랑받는 것은 정상표지석이니 말이다.여기도 그런 곳이

되지 않을까.

 

 

 

중간에 제1전망대에서 바라 본 서해풍경과 상연저수지

 

 

 

계단을 힘들게 올랐다면 이제 잠깐 제1전망대에서 숨고르기를 한 후에 오르라는 의미인 것처럼

정말 전망 좋은 곳이 나타난다. 전망대를 해 놓았는데 그 앞에로 서해바다가 한 눈에 다 내려다

보인다. 안개가 약간 끼어 있었지만 정말 저 멀리 서해가 다 보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이곳에서 인증샷을 두어장 찍고 다시 숨고르기를 했으니 힘차게 오르는 길밖에 없다.

 

제2전망대...

 

역시나 이곳더 전망이 좋다. 제1전망대보다는 작다.그래도 오르면서 잠깐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다.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따뜻한 햇볕을 쬐며 점심을 먹는 부부도 있고 전망대에서 인증샷

을 찍는 인파들이 밀물과 썰물처럼 밀려왔다 밀려 간다. 이곳 또한 상연저수지및 멀리 서해바다가 다

보인다. 정말 풍경 좋다.

 

아직은 단풍은 멀었다.그래도 군데군데..

 

 

 

 

서해에서 제일 높은 산이 오서산이라 그런가 밑으로 보이는 산의 능선들이 정말 아름답다.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다. 산과 들판 그리고 서해바다가 그림처럼 보여서 더 멋진데 거기에

정상에 억새능선을 가지고 있고 서해 낙조를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 하니 더 매력이 있는

오서산이다. 두번째 올랐을 때에는 날이 좋지 않아서 정상에 올랐는데 먹구름이 머리 위에 있는

것이다.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져 내릴 듯이 무겁게 내려 앉은 먹구름이 그야말로 위압적이었는데

오늘은 정말 하늘도 바다길도 파랗게 열린 것처럼 날이 정말 좋다. 따뜻하고 날 좋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정말 아름답다. 거기에 인간꽃이 울긋불긋 산에 피었다.단풍보다 먼저 인간꽃이

피었다.

 

이제 드뎌 정상이 속살을 드러냈다

 

 

 

 

 

오르다 뒤돌아 보면 다른 풍경이 보인다. 산도 인생도 가끔씩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힘들게 오른 보람이 있는 홍성 오서산 '억새능선' 아직 덜 핀 듯 한데 그래도 정말 좋다. 날이 좋아서

인지 평일인데도 산악회및 단체로 온 팀들도 많고 개인으로 온 이들도 많고 그렇게 많지 않은 것만

같더니 정상에 오니 돗대기시장처럼 시끄럽고 많이 정말 많다. 그래도 억새가 있어 모든 것을 다 이해

하고 나도 억새와 하나처럼 바람에 휘어져 본다.

 

 

 

 

 

 

전망대와 데크길이 생기고 나니 이런 풍경이 또 탄생한다.

 

 

 

드디어 정상 표지석..그런데 오서산의 표지석은 두개다. 이것은 홍성군에서 세운 것이고 

여기에서 조금 더 가면 보령시에서 세운 표지석이 있다. 원래는 그곳에 정상 표지석이 있었는데

이곳에 전망대가 있고 사람들이 이곳에 더 많이 머무르니 이곳에도 세운 듯 하다. 보령시에서

세운 표지석도 보고 싶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로 한다. 대천항에 들러 식당도 둘러봐야 해서 옆지기가

서두른다.나 때문에 정상에 올라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암튼 다른 이들도 힘들게 오르는데

그는 늘 타박을 준다.사진을 너무 많이 찍고 많이 쉰다고..힘든데 쉬엄쉬엄 가야지 그럼 서둘러

가다가 탈이 나면 우짜라고요.암튼 덕분에 이렇게 정상도 다시 밟아보고 고맙소.

 

 표지석에서는 빨리 찍고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데 가끔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물건을 다 내려 놓고 그자리를 세라도 놓은듯 자리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그래서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한참 머물렀던 분...다음엔 찍으면 좀 비켜주세요...

 

 

오서산 저 밑으로 저수시가 있어 더 멋지다. 산과 산 사이에 저수지를 [청라은행축제]장으로

가면서 보았다. 아 그 저수지다...하면서 지났는데 그 때는 햇볕이 잔물결을 일으키며 반짝반짝.

 

 

표지석에서 다시 전망대로 이동..그 형상이 특이하다.우주선 같기도 하고..

 

 

점심이다...

 

10시에 오르기 시작해서 오르면서 사진 찍고 쉬고 사진 찍고 쉬고 그러다보니 두시간만에 올랐다.

그런데 정상에서 또 억새와 그 풍경을 담느라 사진찍다보니 또 시간이 훌쩍 흐르고 말았다. 옆지기는

가서 식당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늦었다고..늦었다면 계획을 수정하면 되지. 늦은김에 정상에서

우리가 싸 온 점심을 간단하게 요기하고 가는 길에 [청라은행축제 26~27일]가 있는 [신경섭가옥]을

들러 구경하고 가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락이 오고 점심을 예약을 해 놓았으니 가서 푸짐하게 먹으

라고.. 하지만 우린 계획수정에 들어갔으니 청라은행마을을 구경하고 이른 저녁으로 대신하고 올라

가기로 했다.그게 더 시간 절약일 듯 하다. 그래서 정상에서 싸 온 것을 먹는데 맛있다.에너지가 모두

고갈되었기에 과일도 먹고 막걸리 한 잔 하고 커피도 마시고 에너지원으로 초콜릿도 먹고...산행 올

때 우리의 먹거리는 정해져 있다.간단하게 삶은 달걀이나 만두 그리고 과일과 커피다.다른 팀들도

전망대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각자 싸 온 점심을 먹는데 어느 팀은 노래를 큰 소리도 부리기도 하니

다른 쪽에서는 시끄럽다고 조용히 해달라고 하기도 한다.정말 시장바닥같다. 우린 그저 조용히 앉아

서 자연을 벗하여 맛있게 맛있게.

 

 

 

 

정상의 억새능선도 구경하고 점심도 간단하게 먹고나니 내려오는 길은 그야말로 힘이 나서 일사

천리로 내려갈것만 같더니 점심을 먹어서일까 몸이 무겁다. 계단은 이제 지겹다. 그런데 그 계단을

다 내려가야지만 한다는 것. 처음에 올라 올 때도 망설였다. 정암사 산식각 뒤로 해서 '자연등산로'가

있다.두번째 산행시 하산길을 그 길로 잡아 내려 왔는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길을 그야말로

자연적이라 미끄럽고 낙엽도 쌓여 있고 흙길이라 하산시에는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더 힘들게 아니

조심해서 내려왔던 경험이 있다.그때 정암사 산식각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그래서 하산 하는

길을 중간에 그 '자연등산로'로 할까 하다가 또 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봐 그냥 왔던 데크계단길로

하산하기로 했다. 올라올 때보다는 시간이 더 단축되리라 믿으며.그런데 옆지기도 다리가 풀렸다고

하고 나도 내려오다보니 다리가 풀렸다.그야말로 후둘후둘.

 

 

산에서 믿을 수 없는 것,정상을 밟았다가 내려오는 사람에게 '정상이 얼마나 남았어요?' 라고

묻지 마세요..그거 믿을 수가 없어요.. 조금만 가면 되요.아님 여기서 이십분..아니 십분정도여.

라고 하는 말에 속지 말 것.내가 가보면 그게 아니다. 그러니 그냥 꾹 참고 가는 수밖에. 우리도

내려오는 동안에 많은 사람들이 헉헉 거리며 묻는다.정상이 멀었냐고..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나도 얼마나 힘들게 올랐는데 여기까지 오셨는데 더 노력해서 꼭 정상의 억새능선 구경하세요.

라고 해주고는 웃으며 내려왔다.옆지기는 이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해준다며 웃는다.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는 상황이 다르니 당연하지.거기에 난 벌써 세번째 이곳을 밟았는데.하며

함께 웃었다. 그런데 내 다리가 내 다리같지 않다는 것.그래서 하산시에 더 조심을 해야한다.

그래도 계단길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후둘거리는 것은 여지없다.

 

 

 

 

올라올 때의 감정을 되감기 하듯 다시 느끼며 내려오다보니 한시간여 걸려서 하산을 마치게 되었다.

제1전망대가 있는 곳에서는 올라오던 여자분이 그곳에서 '야호~~' 한다.웃었더니 '이곳이 정상이죠?'

묻는다. '아뇨~~한참 더 가야해요~위에 제2전망대도 있고 더 가야 억새능선이 있어요.' 했더니 망했

다는 표정이고 더이상 오르지 못하겠단다. 여자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밑에서 어떤 여자분이

자꾸 큰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거기가 정상이에요.. 다른 길이 있나요..' 설마 우리에게 묻겠어

했는데 우리한테 묻는거였다.아니 왜 오르지 않고 그러세요 했더니 일행들이 있는데 줌마들이 하도

올라오지 못해 밑에서 헤매고 있단다.그래서 더이상 오를 수가 없다며 바로 위가 정상이냐고 묻는다.

역시나 그분께도 꼭 정상까지 가보시라고 했다.그리곤 후둘거리는 다리로 내려오다보니 정암사 화장

실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화장실아 반갑다.다 내려왔네..안심이 되었다.나 정상 밟고 온 여자야...

 

 

정암사 대웅전..이곳도 많이 바뀌었네..

 

 

 

 

대웅전 뒤로 오서산이 보인다

 

대웅전 처마밑에 치우천왕인가... 

 

 

옆지기는 뒤로 겉고 있다.경사가 있는 길이라 발가락이 아프다..

 

언제 또 오서산에 오게 될까? 이번에 그렇게 힘들게 오르지 않았으니 분명 또 오게 될 듯 하다. 두번

째 왔을 때에는 정말 이런 날이 다시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도 변했고 오서산 산행길도 변했다.

변화란 어떤 면에서 좋은 것이다.오늘은 내 의지보다는 약속과 같은 것을 이행하기 위해서 오긴 했

지만 정말 좋았다.날도 좋았고 계단길이라 힘이 덜 들은 듯 하다. 거기에 간이주차장까지 올라와서

마을길로 올라오는 30~40분을 절약해서 더 금방 오른 듯 하다. 마을길을 통과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그곳을 통과해서 오신 분들은 정암사에 오시면 한마디씩 한다.'여기에도 주차장이 있네.' 하지만 이

주차장은 주말에는 막아 놓는다. 몇 대 들어가지 않으니 많은 차가 올라올 수 없다는 것. 처음 오시는

분들은 모르니 그냥 밑에 [상담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온다.우리도 처음엔 그랬고 두번재도 그랬다.

이번에는 한번 꼼수를 부려 보았던 것인데 그 덕분에 좀더 쉽게 올랐다. 무엇보다 날이 좋았다는 것이

정말 행운이다. 서해바다가 다 보이고 구름 한 점 없는 가을날은 정말 아름답다. 이런 날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오늘은 다리가 아프지 않지만 내일이면 게걸음을 걸을 것이다.그래도 좋다. 정상도 밟았고

오서산 억새능선에 가고 싶다는 그리움을 품지 않을 듯 하다. 대신에 아름다운 풍경을 곳간에서 야금

야금 꺼내어 볼 듯 하다. 오서산에서 가까운 [신경섭가옥]으로 이동을 하기 위하여 내비양과 대하를

시도,삼십분 정도라는 시간이 찍힌다. 상담주차장에 들러 에어건으로 신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간이휴게소에서 이것저것 보다가 주민들이 농사지은 애고추를 한봉지 샀다.옆지기는 막걸리 가격이며

주말산행에 필요한 것들이 있나 둘러보고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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