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날이 좋아서 뒷산 산행도 가고 옆지기와 주말 산행도 다시 시작하니 무척 바빠졌다. 거기에
시월은 옆지기가 행사가 정말 많은 달이라 덩달아 옆에서 바빠졌다. 주말에 산행을 가야 좋은데
그가 다리도 아프다고 하고 노조체육대회가 있어 다리가 아파 공은 차지 못하지만 참여를 해야
한다고,그러니까 예비 후보로 이름을 올려 있어 이른 아침부터 가야해서 아침 일찍 표고버섯땅콩밥
을 해서 주었더니 맛있게 먹고 간다. 그러면서 준비하고 점심 먹으러 운동장으로 나오란다.나와서
사진도 찍고 밥도 먹고 주변 구경하고 있으라니... 해야할 일은 많은데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이른 아침부터 친구의 전화,가가운 산 함께 산행 가자고 하는데 옆지기가 운동장
나오라고 해서 잠시 기다려 보는 중이라 하는데 옆지기가 그새를 못 참고 전화,빨리 나오란다.
그가 있는 종합운동장은 옆동네나 마찬가지인데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 가야한다. 날이 좋아 가
볍게 준비하고 책 한 권 가방에 넣고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그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전화,그렇게
그가 말한 경기장에 도착을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없다.이상하다 생각을 했더니 그가 말한
경기장이 내가 간 경기장이 아니라 다른 경기장이라 한바퀴 더 돌아서 가야했던 것.가면서 그가
말하는 경기장과 내가 생각한 경기장을 생각나는대로 이야기를 하는데 그가 표현을 잘못하여 알고
있는 경기장이었는데 조율이 잘 되지 않았지만 운동장 정문으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더니 다행
히 그가 그곳으로 오고 있어 만나 함께 경기장으로 향했다. 날이 좋아서일까 여기저기 보조경기장에선
체육대회가 한창이라 시끌벅적,그가 있던 경기장에 들어서니 각기 다른 회사들이 모여 있어서 더욱
시끄럽고 먼지 폴폴 날리고.직원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간만에 회사 식당 밥도 식판에 타서 두어숟갈
맛을 보았다. 점심을 워낙에 먹지 않는데 그래도 그가 날도 좋으니 집에 있는 것보다 바깥 공기도
쐬고 구경하라고 해서 갔지만 내 목적은 읽어야 할 책이 대기중이고 이곳은 딸들과도 자주 오던 곳이라
혼자 운동장 옆 시냇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 물들어 가는 가을 구경도 하고 마땅한 자리를 찾아 앉아
책을 읽으려 하는데 가족이 놀어 나온 집들이 많아 아이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시끄럽다.그래도
내가 앉을 자리는 있는 듯 하여 시냇물이 흐르는 옆에 바위 하나를 점 찍어 두고 그곳으로.
산수유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운동장 한바퀴 돌며 구경하고 시냇물 따라 올라 왔더니 땀이 줄줄 흐른다.
그러지 않아도 옆지기 만나느라 운동장 돌아서 땀이 흘렀는데. 여기저기서 시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읽고자 하는 책을 꺼내들면 집중해서 잘 읽는다.그곳이 어디가 되었건 말이다. 시냇물 소리를
벗삼아 바위에 앉아 땀을 식히며 책을 읽으니 재밌다. 그래서 여행에세이를 가지고 나왔다. 무거운
책을 들고 나오면 읽지 못하고 막힐까봐 그리 무겁지 않고 관심 갖고 읽을 책을 골라 나왔더니 술술
잘 읽히고 야외에 나와서 읽으니 더 좋다. 여행서라 말이다. 지나는 이들은 내가 이상하게 보이는지
와서 쳐다보기도 하고 아이들도 옆으로 와서 한참 서서 보기도 하며 장난을 친다. 요즘은 책을 읽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하거나 그외 다른 것을 하는 이들은 많이 보아도 책을 읽는 사람을 보는 것은
정말 드물다. 그래도 시냇물을 벗삼아 두어시간 앉아서 읽으니 한 권을 거진 다 읽었기도 하지만
그가 말한 시간에 비슷하게 된 듯 하기도 하여 천천히 구경하며 내려가면 될 듯 싶어서 준비하고
일어나 그가 있는 운동장으로 향했더니 그러지 않아도 마침 전화가 울린다.내가 바로 뒤에 있는데.
그렇게 마지막 결승전인 족구를 함께 구경하고 행운권추첨도 함께 했지만 뭐 행운의 여신이 그렇게
쉽게 우리에게 오겠는가 주최측 행운권은 모두 휴지처럼 버리게 되었지만 회사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
의 행운권 추첨이 있어 직원분들은 또 요걸 고대하고 있었다. 옆지기도 무척 기대하는 눈치,그렇게
사람들과 작은 것이 당첨되어도 박수를 쳐주며 기분 좋게 기다리다 옆지기는 영양제 선물 난 커플시계
가 당첨되어 기분 좋게 마무리를 지었다. 저녁 회식자리까지 마련되어 있었지만 그가 그 자리에 참석
하면 술을 먹어야 하니 그냥 집으로 가자고 해서 집에 와 표고버섯땅콩밥에 집반찬으로 저녁을 차려
주었더니 집밥이 더 맛있단다.날도 좋은데 집에 혼자 있었으면 별 재미 없었을텐데 그래도 밖에 나가
시냇물을 벗하며 책도 읽고 깊어가는 가을도 맘끽하고 주위에서 계절을 담은 듯 해서 기분 좋은 하루.
201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