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뒷산에서 만난 개금 엉겅퀴 족제비싸리

 

개금

 

 

엉겅퀴

 

 

 

어제 외출을 했더니 몸이 묵지근하다. 날도 좋고 더 덥기 전에 뒷산에 다녀와야 할 듯,새벽에 일찍

일어났더니 괜히 더 조금해서 아침을 일찍 먹고 움직였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구하는게

아니라 하루가 길다. 물 한 병 챙겨 들고 가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산행 온 사람들이 많다. 아줌

마들이 삼삼오오 보이고 혼자 온 아저씨들도 많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으니 더 많은 사람들이

산을 이용할 듯 한데 좀더 가꾸면 좋을텐데 시에서는 요기까지인가보다. 체육시설 몇 개와 의자

몇 개,그래도 이 산마져 다 허물지 않고 주민의 쉼터로 남겨 놓은 것이 어딘가.내가 늘 이 산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실 수도 있고 자연과 교감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산의 초입에는 주말텃밭처럼

밭을 일구는 곳이 있다. 불법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정말 어디 자투리 공간만 있으면 부지런하게도

무얼 그렇게 심어 놓았다.이곳도 마찬가지다. 내 땅인양 표시를 해 놓고 이것저것 심어 놓았다.

밭을 구경하며 가는 재미도 있다.

 

 

 

은난초가 씨를 맺었다

 

 

개암나무.. 개금이 열렸다.도깨비이야기에 나오는 '딱' 소리의 개금.

 

 

날이 덥긴 더운가보다. 오르막을 조금 올랐는데 땀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모자를 쓴 머리속이

다 젖었다. 땀이 줄줄,그런데 이렇게 땀을 흘리고 나면 정말 개운하다.어제의 피로가 다 빠져 나오는

것처럼 땀이 줄줄 흐르고 나니 시원하다.바람이 얼마나 시원하고 좋은지 의자마다 아저씨들이 자리를

잡고 누우셨다. 에고 잠시 앉아서 바람을 맞아볼까 했는데 사치를 부렸나보다.그냥 올라가다보니

체육시설에는 아줌마부대가 있어 시끄럽다. 동네분들이 짝을 이루어 오셨나보다.아침엔 이린 단점이

있기도 하다.조금 시끄럽다는 것. 정상에 의자가 있는데 이곳 역시나 아저씨 한 분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스마트폰 삼매경이시다. 이곳 역시나 내 자리는 없어 그냥 나무와 꽃을 구경하며 하산 길로 향

했다. 은난초는 벌써 씨가 맺혀 있다. 피자마자 꽃이 지고 바로 씨를 맺었다. 노루발풀은 아직도 하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여기저기 꽃몽오리가 이쁘다. 하루가 다르게 밤꽃도 보이기 시작이다.

 

뽕나무

 

 

 

 

 

 

이젠 뒷산에 오는 것이 습관이 되려나 안오면 몸이 무겁다. 와서 한바퀴 돌며 땀을 흘리고 돌아가면

얼마나 개운하고 좋은지.높은 산을 가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낮은 산이라도 자주 찾으며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이 산은 어디에 무슨 나무가 있는지 그래도 알 수 있다. 그런 날 보고

옆지기는 신기하다고 하는데 늘 오다가다 하면 어디에는 무슨 나무가 많고 야생화는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고 눈여겨 보며 다니게 된다. 녀석들과 교감하는 그 순간이 너무 좋다. 정상에서 하산길을

음악을 들으며 혼자 오다보니 소나무숲이 있는 곳의 길 끝,때죽나무에 꽃이 주말보다 더 떨어졌다.

꽃의 시간은 하루가 정말 다르다. 시원하게 메밀차를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바람과 조우하다 천천히

나무냄새를 맡으며 오솔길로 접어 드는데 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늘이 좋다. 여름에는 덥기도 하지만

산에 오면 이런 나무그늘이 좋아 더 산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산딸기

 

족제비싸리...벌이 앉아 있다

 

 

 

오늘도 뒷산에 내 발도장을 하나 콕 찍었다. 하루의 시간중에 뒷산 산행의 '점' 하나를 찍는 것이

정말 어렵다. 많은 망설임의 시간 끝에 문을 나서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를 먼저 생각하며

게으름에 빠지게 되는데 모든 것은 습관을 어떻게 들이냐가 중요한 듯 하다. 아무 이유도 따지지

않고 뒷산에 먼저 가는 것을 그 이유로 했더니 올해는 그래도 나름 많이 찾게 된 것 같다.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지 시작하고 나면 정말 쉽다.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더 어려운것 같다.마음이 움직이면

몸은 그냥 따라가는데 마음이 싫으면 별거 아닌 뒷산 산행도 몹시 힘든 일이 되고 만다. 오늘 하루

'점'하나 찍었다는 그 이유가 정말 기분 좋다. 다른 일을 한가지 못했다고 해도 이것 하나로 흡족함,

혼자 만족이지만 정말 좋다.초록의 싱그러움 속에 잠시 몸을 담갔다는 것이 좋다. 날마다 똑같은

자연도 없고 똑같은 하루도 없다. 오늘 하루,내가 만들기 나름이다.

 

20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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