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향 가득한 뒷산 가야지

 

 

 

박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요즘은 딸들 베란다 창을 열고 먼저 뒷산을 보는게 일이다.

아카시아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향기도 좋고 보기도 좋은 뒷산,쳐다보고 있으면 설레고 울렁이고

정말 첫사랑에 빠진 여인네처럼 아침부터 울렁울렁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젯밤엔 내일은 꼭 붙어 앉아 밀린 일을 해야지 했는데 아침이 되니 그 마음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얼른 서둘러 밥을 챙겨 먹고 초록이들 물 주고 스프레이 해주고 그리곤 뒷산에

갈 마음을 챙기고 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와 늦어졌다. 그래도 얼른 챙기고 나가볼 일이다.

 

이맘때가 제일 좋은 듯 하다.아니 언제라도 뒷산에 가는 순간은 모두 좋다. 하지만 초록이 짙고

아카시아와 찔레향이 뒤흔들어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만드는 요맘때가 제일 좋은 듯 하다. 숲에

있으면 나무냄새 흙냄새 새소리 싱그러운 바람 어느것 하나 맘에 나쁜 것이 없다. 마냥 머무르고

싶고 초록숲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는 시간,오월의 숲이 참 좋다.

 

오늘 뒷산에 가는 목적은 정상부분에 무척 많이 자생하고 있는 '박하'를 몇 개 꺾어다 삽목하려고

한다. 삽목해서 심으면 잘 자란다고 하니 한번 화분에 심어서 꽃도 보고 박하가 잘 자라면 박하차도

만들어 보고 싶다. 박하인가 바질인가 다른 무엇인가 확신이 서지 않아 한참 찾아보고 향기를 맡아

보니 박하가 틀림없다.누가 심은것도 아닌데 정말 많이 자라고 있는 박하,꼭 한번씩 잎을 따서 향을

맡아고 하는데 정말 '쏴...'하니 좋다. 가끔 숲에 가면 모르는 것은 잎을 비벼본다거나 뜯어서 향을

맡아보곤 하는데 그렇게 하면 자연의 냄새를 아니 그 식물의 특성을 좀더 알 수 있을 때가 있다.

이름을 정말 알고 싶은데 알지 못할때는 얼마나 막막한지 늪에 빠진 기분이다가도 이름을 알고 나면

정말 기분 좋고 태양이 '쨍' 하고 난것럼 환하다.그렇게 또 하나 뒷산에서 박하를 발견하고 기분좋은

뒷산행이 되었는데 오늘 같은 날은 박하향이 잘 어울릴 듯 하다. 그 향을 맡으러 뒷산으로...

 

201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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