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은방울꽃과 은난초가 피었네,뒷산 산행

 

은방울꽃

 

토요일에도 뒷산 산행 일요일은 홍성 용봉산 산행,어제 저녁에도 아무것도 못 하고 곯아 떨어져

잤는데 아침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늦잠을 잤다. 자다가 깜짝 놀래서 깨어 보니 환하다. 몸이 조금

무겁기도 하고 다리가 뻐근하기도 하고.암튼 산행 후의 후유증은 있는 듯 하다. 시골집에서 늦에

올라와서 더 그런것 같기도 하고.그래서 얼른 아침을 챙겨 먹고 뒷산에 갈 준비를 했다. 신 열무김

치를 넣고 밥을 비벼 먹고 나니 기운이 폴폴 난다. 물 한병 챙겨 들고 기온이 높은 듯 한데도 초록

의 산에 갈 생각을 하니 기운이 나서 모자 눌러 쓰고 다리는 조금 무겁지만 산으로 고고.

 

 

 

 

 

아파트에서 뒷산으로 걸어 오는 동안 태양빛이 뜨거워 더우니 땀이 난다.거기에 다리도 무겁고

실은 팔이 무척 아프다. 어제 사진 찍고 아픈 팔로 옆지기가 잡아 주면서 바위를 올랐으니 팔에

통증으로 인해 밤새 낑낑 앓으면서 잔 듯 하다. 팔이 너무 무겁고 아프고.그래서 오늘은 뒷산

산행을 그냥 산행만으로 족하려고 올랐다. 산 입구까지 오는데 헉헉.그야말로 땀이 비오듯 한다.

땀을 흘리고나니 개운하다. 노폐물이 모두 나오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서인가.산은 이제 완전히

초록세상이다. 곤충들도 많아 지고 새들이 얼마나 지저귀는지 가다가 가만히 멈추어 서서 들으며

여기저기서 새들의 소리,정말 합창이 따로 없다. 산새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산에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자연의 소리가 마음에 안정을 준다.

 

 

 

은난초

 

토요일에도 이정도가 아니었는데 그렇다면 숲의 시계는 또 얼마나 빠른거야... 하루 이틀 사이에

은난초가 피었으니 말이다. 오늘 오지 않았다면 후회를 했을 뻔했다. 금방 피고 지는 야생화,그 시간

을 세세히 알 수 없으니 날마다 눈도장을 찍어야 이런 풍경을 만나다. 꽃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신의 시계에 충실할 뿐이다. 땀이 비오듯 흘러 내리는데도 스틱을 옆에 놓고 숨을 들이 마시고

내뱉지도 못하고 멈추어 은난초를 담았다. 그리곤 크게 토해내고 또 담고. 녀석의 시간을 살짝

훔쳤을 뿐인데 기분이 좋다. 내가 훔친 것은 '순간'인데 모두인 것처럼 행복하다.이 작은 생명이

늘 제 시간에 꽃이 피고 지고 씨를 맺어 준다는 것이 기쁨 그 자체이다.

 

 

어제가 오늘 같았다면 나의 산행은 어떻게 변했을까.어제와 오늘이 말이다. 오늘 같은 날씨였다면

홍성 용봉산 산행을 더 욕심냈을 것이다. 그렇게 했다면 엄마와의 시간은 더 단축되었을지 모르고

아니면 엄마를 뵙지도 못하고 왔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든 게 다 순조로움이다.바람도 말이다.

오늘의 뜨거움은 날 또 산에 오게 만들었고 어제의 무거움을 민들레 홀씨처럼 다 날아가게 했다.

내 몸에 붙어 있던 무거움이 홀씨처럼 날아가는 것이 보이는 듯 하다. 땀을 줄줄 흘리면서 점점

가벼워짐을 느낀다. 정상에서 멀리 보이는 다른 산을 보고는 내려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그곳에서

다시 은난초를 만나 기뻤다.

 

 

 은난초

 

 

 

 

 

 

 

은방울꽃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은방울꽃 군락이 여기저기 있다. 가만히 한 두곳을 살펴 보았더니

오마나 몇 곳에 은방울꽃이 활짝 피어 있다.정말 하루 이틀 사이에 큰 변화다. 은방울꽃 앞에서

그 작은 꽃을 담기 위하여 가만히 숨죽이고 있는데 은은하게 은방울꽃 향이 퍼진다. 예전에는

산이 개발되기 몇 해 전에 은방울꽃이 완전한 군락지가 있었다.그곳은 그야말로 은방울꽃 밭처럼

너무도 많아 은방울꽃을 꽃다발처럼 따서 집에 가져와 꽂아 놓기도 했는데 여긴 꽃대가 몇 개

없으니 그러진 못하고 그냥 마음에 담기만 한다. 그 향도 함께 담아 본다.정말 좋다.오늘 은난초

와 은방울꽃을 본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오늘 하루를 선물받은 기분이다.

 

 

 

 

내가 오늘 갈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이다.내려오는 길에 핸펀에 저장된 신날새의 해금연주를 들으

며 오는데 멀리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유치원에서 아빠와 함께 프로라도 온 것인지 아이들도 보이

길래 얼른 이어폰을 꺼내어 꽂았다. 음악을 크게 켜고 가면 그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이어폰으로

듣다보니 크게 들을 수도 있어서 더 좋았고 음악이 정말 좋다. 들으면서 힐링이다. 그것도 초록세상인

산에서 들으니 정말 좋다. 내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메밀차를 시원하게 마시고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는 다시 끝은 시작이니 다시 시작을 한다. 산 주변으로 대단지의 아파트며 원룸 큰 건물들이

마구마구 들어서고 있어 몹시 시끄럽기도 하다. 그러니 이쪽 산에서는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

 

 

때죽나무

 

 

다시 산을 돌아 나오며 보니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가 함께 산을 깨끗이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중

인가보다. 주변 회사 직원들이 함께 시간인지 쓰레기도 줍고 산에 풀이 우거진 곳은 풀도 베고...

뒷산과 이어진 작은 산을 벗어나 오솔길의 뒷산도 걸어 나오다보니 온 몸이 땀에 젖었다.그래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산의 초입인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의자에 앉아 남은 메밀차를 마시고

앉아서 계속 음악을 들었다. 신날새 음악에서 장사익으로 음악으로 바꾸어 듯는데 정말 좋다. 잠시

음악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며 온전히 나만의 시간에 젖어 본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초록

바람인양 싱그러움이 몸에 감긴다. 그렇게 앉아 음악을 듣다 산을 내려왔다. 초록세상을 벗어나니

정말 덥다. 오늘은 봄날이 아니라 완전한 여름날씨다.

 

 

 

 

대파꽃도 피고 아팝꽃도 피고...

 

힘들땐 조금 더 몸을 피곤하게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 게으름도 무기력도 내가 만드는 것이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 또한 내가 하는 것이다. 올해는 좀더 건강에 충실하기 위하여 조금 더 뒷산

산행에 채찍질을 해야할 듯 해서 강행군을 해보았는데 땀을 쫙 흘리고 나니 기분이 좋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은난초에 은방울꽃을 보았으니 더욱 기분이 좋다. 제 계절에 피는 꽃들을 꼭 봐야지

그 계절을 맞은 기분이다. 요즘 처럼 봄과 가을이 짧아 왔는지 모르게 가고 마는 이상기온의 시간

속에서 뒷산의 꽃이라도 제 시간에 맞추어 피어주니 그나마 여름이 아니라 지금이 언제인지 알겠다.

땀을 줄줄 흘려가며 집으로 향하는 길에도 아파트 산책길로 해서 오는데 나무가 모두 초록으로 뒤덮

여 그늘을 만들어주니 그게 더 시원하다. 더운날 뒷산에 잘 다녀왔다.

 

201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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