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비,초록이들을 살찌운다

 

더덕

 

도라지

 

비를 맞더니 [적겨자] 가 싹텄다.

 

어제 오늘 비가 내리니 조용해서 좋다. 주말에는 해가 쨍쨍하길 바라는 마음.이렇게 비가 오려고

수요일에 그렇게 더웠는지. 오늘은 비가 내려서 집안에 콕 박혀 있었다. 아니 옆지기가 오후에

나와서 함께 시장도 보고 시장본 것 개인별로 정리를 해 달란다.내일 회사 야유회를 가는데 장

보기도 그나머지 일도 모두 그 책임인데 늘 그런 일을 뒤에서 해주고 있으니 이젠 당연하게 여기

는지.언니는 아침에 전화를 해서 기운이 없다며 우리집 근처 오리집에서 몇 번 먹었던 오리백숙을

사다 달라고 하는데 옆지기와 일이 있다니 팔 아픈데 그런 일 한다며 핀잔이다. 아무렇게도 아픈

언니를 더 생각해줘야 했는데 내가 팔이 아프니 더 챙겨주지도 못하고.한방닭백숙을 해다줄까

생각도 했지마 시장보는 것하며 가져가면 또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 병실 사람들에게 맛보기를

해줘야 하니 그게 또 걸린다.옻닭을 해갈까 하다 생각해보니 옻을 타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그런 와중에 언니가 오리백숙이 먹고 싶다는 것을 보면 뜻이 통하긴 통했나보다. 미안함에 조카

에게 포장해 가라고 시간여유가 나면 함께 가주겠다고 했는데 녀석 연락이 없다. 한사람 아프면

모두가 고생이다.요즘 조카도 제 엄마와 아지들 때문에 잠을 못자서 무척 피곤하다고 한다. 아지들이

할매들이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언니가 입원해 있으니 아지들이 더 난리다.

 

주말엔 옆지기가 회사 산행을 다녀 온 후에 둘이 함께 산행을 가자고 하니 언니에게 시간을 못

낼 듯 해서 미안하기도 하다.큰딸에게도 가봐야 하는데 녀석 요즘 과제 때문에 며칠 밤을 새더니

감기까지 옴팍 들어서 목소리도 말이 아니다. 손가락 골절로 팔도 제대로 못 쓰는데 과제를 하려니

더 힘들고 고통스럽고..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할텐데 걱정이다.잘 이겨내야 할텐데. 삶이라는게

조용하면 재미가 없듯이 흐린날도 비오는 날도 햇볕이 쨍쨍한 날도 분명 있어야 하는데 우리 가족

모두에게 봄비와 같은 단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비가 내리고 울집 실외기 베란다의 초록이들은

얼마나 튼실해졌는지.더덕은 난간을 타고 잘도 번져가고 도라지도 제법 튼실하게 잘 자랐다.

그런가하면 며칠전에 뿌린 [적겨자]가 씨를 뿌린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비를 맞더니 아침에 보니

싹이 텄다. 얼마나 신기한지. 집안에 있는 베란다에 있는 것들은 잘 크지 않아 몇 개 뽑아서 심기도

했는데 역시나 자연에 흔들리며 커야 튼튼하게 잘 자란다. 오늘 할 일 대충 마무리 지어 놓았으니

이제 옆지기가 오면 또 바쁘게 움직여야 할 듯 하다. 산행은 옆지기가 가는데 늘 내가 더 바쁘다.

 

201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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