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초록의 싱그러움이 좋다,뒷산 산행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병이 날것만 같은 그런 날이 있다.오월 첫날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옆지기가

있었다면 함께 산행 가는데 그는 회사동료들과 함께 산행을 가고 나 혼자,에이 혼자라도 뒷산에

다녀와야 맘이 싱숭생숭이다. 이런저런 이유 다 떨쳐버리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뒷산에 갈 준비,

갔다 오는 길에 잠깐 은행 볼일이 있어 통장을 챙겨 나갔다. 동창회 일을 맡았더니 올해 일이 많다.

친구 둘이나 부친상을 당했다. 올해 정말 일이 많다. 며칠전에 그 친구를 동창회 체육대회에서 보았는데

아버님 병원에 모시고 왔다는 소리를 하더니... 암튼 낼은 언니도 큰 수술이 있어 더 맘이 싱숭생숭.

할 일은 많은데 그냥 나갔다. 나가려고 준비하는데 여시가 눈치채고 난리,저도 데려가라고 발뒤꿈치를

졸졸 따라 다니며 낑낑 거린다.이 지지배는 완전히 사람같다.낑낑거릴 때는 정말 인간인가 하고 의심.

암튼 그래서 또 여시 목줄을 해 데리고 나가기로.. 이러면 내가 힘든데.

 

황매..흔들렸다. 여시 때문에

 

애기똥풀..이것도 역시나 제멋대로 찍혔다..ㅠ

 

화살나무 꽃

 

각시붓꽃..

 

산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농사를 지으느라 바쁜 일손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 온다. 그런데 정말

보기 흉하다.현수막을 뜯어다 울타리를 해 놓아서 무슨 난민촌을 연상케 한다. 그냥 나무를 심던가

다른 하면 좋을텐데. 산은 며칠사이 그야말로 초록으로 갈아 입었다.정말 이쁘다.연초록의 잎들이

아기손처럼 이쁘기도 하고 복숭아꽃이 아직 분홍빛으로 남아 있기도 하고 아가배나무에도 꽃이 하야서

이쁘다. 여시가 모처럼 밖에 나오니 좋아서 난리가.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아 가며 좋아서 코가 벌릉

벌릉.여기저기 냄새를 맡느라 잘 따라오지도 못하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또 짖느라 바쁘다.

그래도 여시랑 오니 심심하지 않고 한가지 흠은 사진을 제대로 찍을수가 없다는 것.

 

 

 

 

 

오월은 오월이다. 산을 오르니 정말 덥다. 늘 집에서는 산에 가니 하나 더 껴입어야지 하는데

산에 와서 후회 한다는. 오늘도 역시나 덥고 땀이 줄줄 흐르니 에공 바람막이를 껴 입고 온 것을

후회한다. 그래도 나보다 더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근로자의 날이라 그런가 한사람 한사람

여유롭게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이고 애견을 데리고 온 사람들도 있고 늘 마추치는 사람들도

보이고. 거기에 산은 초록으로 옷을 갈아 입어서 눈이 피곤하지 않고 좋다. 벌써 둥굴레도 많이

올라왔고 각시붓꽃은 진것이 많은데 가끔 가다 하나씩 보이는 것은 사람들 손을 타서 뿌리채 뽑혀

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 온다.이쁜 것을 그냥 볼 것이 왜 그리 뽑아 놓거나 뽑아 가려 하는지.

 

 

 

둥굴레

 

 

 

오월은 좀더 뒷산에 오는 횟수를 늘려야 할텐데 사월에는 몇 번 오지 못했다. 괜히 하는 일 없이

바쁘게 지내느라 이 좋은 맑은 공기도 쐬지 못하고.오월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뒷산 산행부터

하고 나머지 일을 해야할 듯 하다. 여시가 겨우 오르막만 조금 오르더니 '헥헥~~' 그럴줄 알았다,

할마시.그래서 중턱부터 안고 오르느라 내가 더 땀범벅. 팔에 안겨 킁킁 거리며 좋아하는 지지배,

거기에 사람만 지나가면 '컹컹' 짖어 시끄럽게 한다. 저도 모처럼 나오니 밥값을 하려는지. 땅은

수많은 생명들을 감추어 두었다가 봄이 되어 다시 꺼내어 놓는 것처럼 겨울에는 고요하던 산이

봄이 되고 갑자기 분주해 진것처럼 여기거지 새로운 생명들로 넘쳐 난다. 둥굴레도 나오고 은방울꽃

도 나오고 꽃이 피었던 곳에 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맺히고 있다. 나비들도 날개를 팔랑팔랑 새들도

여기저기 바쁘다.가끔 꿩이 '꿩 꿩' 하는 소리가 산을 흔들고 그 소리에 꽃비가 내린다.

 

아가배나무 꽃

 

 

 

 

 

 

지난번 씀바귀를 뜯었던 곳으로 가 보았다. 꿀꽃이 완전 보라색 융단을 만들어 놓아서 정말 이쁘

기도 하고 제비꽃이 활짝 피어 완전히 제비꽃밭 같기도 한 곳인데 가끔 씀바귀가 있다.지난번에

뜯지 못한 것이 남아 있는지.그래서 여시를 안고 한 손으로 씀바귀를 쑥쑥 뽑았다. 그래도 다행히

잘 뽑아져 흔들어 흙만 털어 봉지에 담았다. 그런데 지난번에 뜯어서 그런가 얼마 없다. 한 줌도

나오지 않는데 그냥 봄을 맛보려고 캤다. 그리곤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앉아 메밀차를 마셨다.

먼저 여시에게 손바닥에 물을 따라서 주었더니 힘들었던지 세번이나 해 주었는데 모두 싹싹

핥아 마신다.그리고 나도 목을 축였다. 산행 후에 마시는 물은 정말 달콤하니 좋다.오늘 산행은

여시가 있어서 그런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했더니 기분이 좋다. 막내에게 산에서 찍은

사진을 톡으로 보내 주었더니 정말 좋다고,공부하다 보는 사진이라 그런가 더 좋은가보다. 함께

이런 시간을 한다면 좋을텐데. 오월 열심히 산행해야 겠다.

 

20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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