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말은 흐림

 

 

금요일엔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목요일에 팔꿈치에 주사를 맞고 와서 처방받은 약이

있어 먹어야 했다.통증이 너무 심해서 하루만 약을 먹어 보기로 했다.워낙에 약골이라 약을 먹으면

잘 이겨내질 못하기에 약 처방이 있으면 제일 약하게 지어 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약국에서도

꼭 이것저것 물어본다. 목요일에도 병원에서도 약국에서도 약에 대하여 세세히 물어 보았다.

그렇게 하여 모든 약은 빼고 겨우 한 알씩 처방을 하여 주었다.그런데 취짐전에 먹는 아주 작은

알 약 한 알,그것이 조금 졸립다고 한다.그래서 취짐전에 먹으라고 하는데 겁이 났다.물론 다른 약도

조금씩 졸려서 아버지 산소를 이장하러 가는 시간에도 간간이 졸기도 하고 계속적으로 졸음을

참아가며 다녔다.그러다 저녁에 누우려고 하는데 막내가 와서 또 달려야만 했다.그런고로 취침전

약을 꼭 챙겨 먹었다. 팔에 통증이 심해 좀 나아질까 하고 약을 먹었는데 먹는 순간부터 아무 생각이

없다.아니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데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다.

 

토요일 아침에 옆지기가 깨우다 옆지기가 밥을 안쳤다. 반찬을 못하니 김장김치를 넣고 볶음밥을

했는데 겨우 한 술 어떻게 뜨는지 모르게 먹고는 그냥 다시 눕고 말았다. 그렇게 누운 것이 하루종일,

24시간을 잠에 취해 있듯 끙끙 앓으면서 잠을 잤다. 비몽사몽 일어나면 다시 눕고 일어나면 다시 눕고

낮에 그렇게 잤으니 밤엔 늦게 자겠지 했는데 아니다 잠이 또 오는 것이다.그래서 또 일찍 눕고 말았다.

아니 어떻게 잠을 잤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늘 오전도 조금 비몽사몽 하다 겨우깨어났다.옆지기는

무슨 약이 하루 온종일 24시간이 가느냐고,병원에 따진다고 하는데 나도 물론 병원과 약국에 물어보고

왔지만 약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작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고 그들은 보통 평균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일 것이다.내가 이런다고 해도 믿지를 못할 것이다.

 

주말에 막내가 한달만에 내려왔기에 녀석에게 잘해주려고 했던 것은 모조리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아니 챙겨주지도 못했다. 좀더 세심하게 챙겨 주었어야 하는데 녀석은 밀린 웹강의 듣느라 바빴고

난 약에 취해 주말을 다 보내고 말았다.아까비.겨우 정신을 차리고 내 정신으로 돌아 온 후에는

녀석을 터미널까지 바래다 주어야만 했다. 늦을까봐 오후에 직행버스로 올라간다고 해서 터미널에

가서 표를 끊어주고 버스가 바로 있어 타고 갔다. 막내를 떠나 보낸 후엔 옆지기 신발을 하나 볼까

하고는 신세계에 들러 보았는데 그리 입맛에 맞지 않아 신어만 보고 왔다. 오늘 저녁엔 또 조카가

필리핀으로 떠나기에 집에 돌아와서도 딸들과 조카들과 연락을 하다보니 저녁 시간이 다 갔다.

주말을 온전하게 보내고 싶었는데 어떻게 간 것인지 정말 나의 주말은 흐림 그 자체이다.

 

20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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